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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곡성을 이제서야 봤습니다. (스포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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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8-25 16:41:49

어찌저찌 하다가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봤습니다.


1. 나홍진 감독을 만난적이 있습니다. 나 감독도 세월 앞에 조금 변했군요.
전 사실 나홍진 감독을 개인적으로 만난적이 있습니다. 제가 잠시 몸 담았던 학교의 선배라, 술을 사줘서 같이 잠시 얘기해본적이 있죠. 실제로 본 나홍진 감독의 성격은 마초, 그 자체였습니다. 그의 영화에 등장한 모든 인물들이 엄청난 인생의 짊을 지고 엄청난 사투속에 살아가듯, 그 역시도 매사에 그런식이고 극단적으로 비장합니다. 그래서 일도 그렇게 하고 영화찍을 때도 엄청 비장해서 스텝들이 엄청 고생한다고 합니다. 예전 황해 찍을 때는 조감독에게 날라차기도 해서 다시는 영화 못 찍을거라고 충무로에선 소문도 돌았죠. 엄청 기가 쌔고 그 앞에서는 그 누구도 자기 주관을 펼 공간이 없는 사람이었고 자기 자아로 가득 차 있어서그래서 무척 외로워 보였습니다.

암튼 저도 웬만한 영화를 보고 어려움을 안 겪는데, 영화 곡성을 보고 나서 바로 느낀 느낌은 "뭐지? 결말에 진짜 악마가 나오네? 예전에 키아누 리브스와 알파치노 나오는 '데블스 에드보켓'짝인데? 좀 마무리가 클리쉐한데? 이 사람이 이런 영화를 만들사람이 아닌데?"였습니다. 뭔가 계속 찜찜한 느낌을 지울수 없어서 리뷰를 찾아보고 여러 글들의 도움을 받으니 이제야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이해가 되는 것 같은데 아직도 미스테리가 많네요. 하지만 결말 전까지의 몰입감과 긴장감은 최고였습니다. 

이렇게 여러사람들의 해석이 가능하게끔 하고 싶었던 것이 감독의 의도였던 것 같고 나홍진 감독도 나이가 들면서 자기 주관보다는 남의 생각이 들어갈 수 있게금 열어두는 변화가 생긴 것 같네요.


2. 더 무서운 얘기. 실제 우리 곁에 있는 악마는 영화와 다르다. (그냥 기독교 상식 이야기)
- 전 사실 기독교인이고 종교적인 얘기를 하려는 의도는 아니나, 굳이 이 얘기를 해야 하는 이유는 '곡성'에서 악마의 존재는 기독교의 근거하여 만든 악마 캐릭터이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신부 앞에서도 예수님 오마주를 하며 손가락에 못 자국을 보여주며 예수님이 했던 말들을 그대로 다시 신부에게 하죠. "왜 믿지 못하고 의심하느냐?" 또 영화 시작에도 성경 구절로 시작하죠.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저도 종교적 해석을 하게 되네요.

그리고 영화에서는 악마가 하는 일이 사람들을 물리적으로 죽이고 제물로 만드는 것이 목적인데, 실제 악마 더 나아가서 사탄의 세력(여기 대장은 루시퍼)이라 불리는 이 집단들의 목적은 우리 실 생활에서는 매우 다릅니다. 기독교에서 그들(악마)의 목적은 이 현세에서 인간들을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죽어서 구원과 천국으로 가는게 아니라 지옥으로 영혼들이 오게 하는 영원한 파괴가 목적이죠. 기독교적으로는 육체의 죽음은 죽음이 아니라 단순한 육신의 옷을 벗는 것일 뿐이고 진정한 생명이냐 죽음이냐는 영혼이 어떻게 되는냐거든요. 이 얘길 왜 하냐 하면 이런 사실을 알고 영화를 보면 이런 영화보고도 어두운 길 가는데 무서워 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악마, 마귀, 사탄은 성경에서 신(하나님)과 인간들의 영혼을 놓고 거대한 전쟁을 하고 있죠. 실제 악마는 우리들이 삶 속에서 우리를 고생과 파괴로 몰고가 괴롭히고 죽음에 이르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잘 먹고 잘 살아서 교만하게 되어 신(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애초에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을 더 원합니다. 참호 속에 무신론자 없다고, 사람은 전쟁과 같은 실제적인 물리적 악의 세력 앞에서는 오히려 신앙심이 더 깊어지는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악마가 가장 사람에게 하기 좋아하는 행위는 사람이 쾌락에 빠지거나, 자기 교만에 빠지거나, 자기 의로움에 빠지거나, 비관주의에 빠지거나, 돈과 성공에 빠지거나 등등을 통해서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지 않게 하여 결국 죽어서 지옥에 가게 하는 것이 궁극의 목적입니다. 오히려 영화 곡성에서처럼 악마가 진자 악마처럼 세상에 등장하면 우리 인간들은 오히려 선과 신앙심이 깊어지고 서로 단결하여 악마에게 대항하게 되겠죠. 악마는 무섭게 하는 것을 즐기기 보다는 속이고 분장하는 것이 더 그 특성에 가깝습니다. 무서운 괴수라기 보다는 매우 영악하고 교활하고 치밀하죠. 아담과 이브에게 등장한 뱀의 모습을 한 악마의 모습은 그들을 파괴하고 죽이기 보다는 속이고 꾀어서 죄를 짓게 해서 결국 천국에서 떨어지도록 하여 자기 세계로 떨어지도록 합니다. 이렇듯 진짜 마귀의 속샘을 알면 영화 '곡성'에서처럼 마귀를 무서워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마귀, 사탄 같은 거대 세력이 있는가 하면 조무래기 귀신들도 세상에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마귀들의 킹인 사탄 루시퍼처럼 거대 목적을 가지기 보다는 자기를 무서워 하여 신으로 섬기게 하거나, 그 몸과 영혼에 들어가 그를 조정하기를 원하죠. 조무래기로 갈 수록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가하려 하거나 물리적으로 뭔가를 하려고 하죠. 그래서 무당들이나 무속신앙은 이런 잡귀신들과 관계하는 일들입니다. 그러나 이 잡귀신들도 실제로 우리 인간계에서 물리적인 해를 끼칠 순 없고, 다만 사람들을 현혹해서 대신 행동하게 하는 것만 가능합니다. 귀신이 들린 것도 그 사람이 허락하고 그것에 굴복하기에 가능한 것이죠. 어쨌든 이러한 잡 귀신들은 기독교적으로는 아주 간단한데, 이는 너무 종교적으로 깊이 들어가는 것 같아서 그만 하겠습니다.


P.S. 정말 영화에서 몇 가지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왜 절벽에서 일본인이 인간처럼 괴로워하고 울었을까요?
이 사람도 결국 악마에게 조정당하는 사람일 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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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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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5 02:10:05

결국엔 onemok의 종교적인 철학이 글에 듬뿍 묻어나네요
종교글로 분류될법합니다

2016-08-25 03:02:13

일본인이 괴로워한것은 그가 악마(혹은 일본의 요괴)가 되기전 아직 인간의 육신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인간성이 조금이나마 남았고 그로인해 인간처럼 고통을 표현했다고 생각됩니다.

2016-08-25 03:04:40

안타깝게도 종교글로 분류되리라 예상되지만,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이렇게 성경(모든 믿음과 신학의 근거)을 기반으로 한 올곧은 사실적 글이 얼마만인지요. 저는 곡성을 보고 현실과의 차이와는 별개로 참신한 신성모독이라고 느껴서 매우 화가 났었는데, 글쓴이님은 어떠셨는지 궁금하네요. 

2016-08-25 16:40:32

기독교 인이라면 화가 안날수가 없는 영화죠~

참신한 정도가 아니라 이렇게 대놓고 신성모독한 영화를 찾기도 어려울듯 합니다.

맨 마지막 장면, 마지막 대사가 모든걸 말해줍니다.~

2016-08-25 03:10:41

위험하네요, 엄청 종교적인 글이네요


ps.육신의 옷을 벗고 영혼만 붕붕떠다니는 것은 기독교 교리가 아닙니다!
2016-08-25 15:28:32

악마 마귀 사탄이 인간의 영혼을 놓고 신과 거대한 전쟁을 벌이는 부분은 성경 어느편에서 찾을 수 있나요 ? 궁금해서 찾아보고 싶어지네요

2016-08-25 16:43:25

성경에 그런 내용이 나오는 부분은 없습니다~

2016-08-26 00:52:10

엄밀히 따지자면 성경에는 여느 판타지 설정같은 신마대전은 없습니다. 믿고 안 믿고를 떠나 성경에서는 신(하나님)이 마귀사탄보다 무한히 세기 때문이죠. 그래서 비교적 대등한 상대끼리 벌일 때 쓰이는 전쟁이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고 느껴집니다만, 직접적으로 사탄이 언급이 되는 장은 창세기와 욥기 정도로 기억합니다. 욥기에서는 사탄이 하나님에게 내기를 겁니다. 덧글로 언급하기에는 역시 종교적인 내용이라 더 궁금하신 내용이 있으시다면 쪽지 주세요! 아는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해 답해드리겠습니다.

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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