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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보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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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2 02:34:29

부산행의 의의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나온 좀비 블록버스터 (‘좀비로 한정하면 다른 작품도 꽤 있습니다.) 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메이저한 좀비 블록버스터로써의 기준을 충족한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동시에 기차 내부라는 제한된 공간을 활용한 서스펜스와 액션도 굉장히 인상적인 작품이면서도 분명 연상호 감독이란 이름에 기대하게 되는 요소는 부족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부산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속도와 돌파라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과 일행이 끊임 없이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 영화의 전부라고 표현해도 다르지 않을 거예요. (이런 부분이나 기차가 하나의 사회로 상징되는 부분은 개인적으로는 <설국열차>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런 부분에서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감, 그리고 (호러 영화의 규칙인 뒤를 조심하라는 것을 비롯해) 서스펜스가 뛰어난 작품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애초에 장르의 초창기가 사회 비판 혹은 풍자와 크게 맞닿아 있던 좀비물로써도 분명 흥미로운 묘사가 군데 군데 심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연상호 감독의 이름에선 좀 아쉽다. 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 서늘함의 부족에 있을 듯 합니다.

일단 저는 신파를 괜찮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솔직히 안 좋아하긴 하는데 막상 안 좋아한다기엔 감독이 울라고 만드는 씬에 다 울어서여튼 앞서 말한 속도감이 중반부-후반부로 갈수록 느려지는데 이 부분이 조금은 늘어집니다. 약간은 뜬금 없기도 하구요. 개인적으로 후반부 신파가 아쉬운 이유를 생각해보면 일단 그닥 세련된 형태의 신파는 아닌게 첫째 이유일테고 (실은 꽤 촌스럽게 느껴지는 부분과 꽤 있습니다.) 두 번째는 캐릭터 간의 관계에 있을 듯합니다. 이게 개인적으로 아쉬운 두번째 이유로 연결 되는데요.

좀비 영화가 사회 비판 풍자와 연관성이 있는 건 사실이고 이 영화에서도 그런 묘사들이 꽤 인상적으로 얽혀있습니다. 그런데 좀비 영화로써 생존자 내에서의 관계 묘사는 조금은 아쉽습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이기적인 인물을 통해서 침묵하는 다수라든지 아니면 팩트 대신 정정당당하게 날조와 선동(?)으로 승부하는 그런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라면 인물 간의 관계에 집중했어야 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약한 캐릭터 간의 고리로 인해서 인물의 행동에 대한 당위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거든요. 동시에 인물들의 행동에 관해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런 부분으로 인해서 분명 인상적이었던 초-중반부에 비해 후반부는 사회적 메시지이든 이야기의 힘이든 상당히 아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솔직히 인물들이 대체로 평면적입니다. 인상적인 캐릭터라고 할만한 마동석씨도 엄밀히 말하면 배우의 아우라(…)에서 나오는 느낌이 강하구요.

특히 더더욱 아쉬운 부분이 바로 엔딩 직전의 장면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여운을 남기는 것도 앞의 비관적 상황과 어울리는 것도 아닌 애매모호한 결말이라는 아쉬움이 좀 남는 결말이기도 합니다. (뭐 근데 생각해보면 제가 아쉬워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이랬으면 하는 부분대로 하면 너무 암울하긴 할거 같아요. 흐흐)

결국에는 이 영화에 대해서는 크게 나뉠 수 밖에 없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감독의 전작들 같은 사회적이고 서늘한 사회적 좀비물을 기대하기에는 분명 지나치게 부드러운 부분들이 있고 이러한 요소들이 이야기 끝까지 연결되지 않는 아쉬움이 분명 존재하지만 좀비 블록버스터로써는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하는 상황을 꾸준히 던져주면서 긴장감을 길게 끌어가는 영화거든요. (분명 아쉬운 엔딩이지만 이 상황에서도 설마? 싶게 만들기도 합니다.) 결국 어느 부분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영화를 보느냐에 따라서 만족스러운 작품일 수도 아쉬운 작품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P. S. 연상호 감독의 특유의 스타일이 좀 아쉬워서 그런지 프리퀄로 예정된 <서울역>이 더 기대되기도 하네요. 흐흐

P. S. 마동석의 캐릭터, 그러니까 좀비를 맨손으로 때려잡는 캐릭터는 세계 어느 좀비 영화에서도 보기 힘든 캐릭터가 아닐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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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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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2 06:37:30

저는 100점 만점에 95점 정도 줄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게 봤습니다. 따로 원인이나 이런 것들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고 그랬지만, 좀비영화로써 가져야 할 긴박함과 시작하자마자 거의 시작된 긴장감 넘치는 상황은 중간에 다소 늘어진다고 표현해주신 부분이나 이런 부분들 저는 딱히 못느끼면서 지나간 것 같습니다. 신파가 구렸다고 하기엔 제 좌석 주변에서 보고 있던 여자분들은 엉엉 눈물 흘리시는 순간 제가 부산행을 보러온 것인지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 보러온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관객들이 눈물을 훔치는 그런 장면이어서 개개인적으로는 그 부분이 안좋았다 할 수 있을지라도 관객들 비율로 보자면 그 장면에서 눈물 흘렸을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그 정도만 되도 성공이라 봅니다.


결말이 조금 아쉽긴 했습니다. 오히려 좀비영화니깐 끝까지 꿈도 희망도 없이 마무리 했어도 사람들은 탄성을 지르면서 더 아쉬워하면서도 이래서 좋았다 이렇게 말 할 여지가 있었던 것 같으나 영화는 사실 상 그래도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 것 같습니다.

흔히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대혼란 속에서 어른들이 보여준 집단이기심이나 이런 것들 바로 옆에서 보고 자라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을 더 보듬어 줄 수 있는 아이, 그리고 거의 멸망에 가까울 정도로 무너져버린 도시에 새롭게 태어날 또 하나의 희망이 남아있다 그런 메시지를 준 것은 아닐까 하고 저 혼자 생각을 하면서 극장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던 영화였네요.

좋은 감상평 잘 봤습니다.
WR
2016-07-22 10:59:00

신파의 아쉬움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이니까요. 흐흐 서늘한 전작이나 초반부에 비해 분위기가 약간은 어색한 느낌도 있구요. 그래도 저도 재미있게 봤어요.

2016-07-22 08:06:04

개인적으로 좀비영화 좋아라하는데 그 한계도 많이 겪어봐서 좀비영화가 이정도 했으면 훌륭하다고 봅니다.

2016-07-22 15:41:15

저도 이정도면...정말 훌륭하다 할 정도로 잘 만든 영화같습니다...

90점 이상 줄수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화약류를 사용못하는 한국에서...좀비를 때려잡는 모습도 멋있지만...
타격감이 좀 아쉬웠습니다...야구방망이로 때리는 모습이...조폭영화느낌?
좀비라면...방망이로 빡!하고 때리면...뭔가 쩍하는 느낌이 아쉬웠습니다...

WR
2016-07-22 15:53:42

근데 그런 묘사를 했으면 19세를 받지 않았을까.. 싶어요.
애초에 좀비 블록버스터로 넘어오면서 아주 센 묘사들은 잘려나가는 추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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