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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강제로 휴가냈습니다.

 
  1010
2016-02-12 20:15:42

사실 저에게 휴가는 큰 의미는 없는 편입니다. 막 계획을 해서 여행을 간다거나 휴가를 내서 쉬더라도 제 일상은 똑같거든요. 그게 제 치유의 방법이고. 계속 일하러 나가도 아무렇지않은? 그런 사람이라고 말씀드리면 될거 같아요.

그런데 올해 첫 날에 커피타임하면서 갑자기 원장님,파트너샘이 '송년회는 못했으니 신년회는 해야된다'면서 휴가날짜를 정해라고 하더군요. 저희는 미리 휴가를 올려놓는 시스템이라.
그래서 당시에 1월 중반으로 잡았었는데 그 날짜는 다른 직원분들과 휴가일이 겹쳐서 저는 참석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저를 제외하고 남자직원 4분이 모임을 가졌고, 등산갔다가 막걸리 마시고 볼링치고 재밌게 노셨다는 후문을 들었습니다.(등산은 구색이고 사실상 술파티였다고 함. 아침부터 저녁까지 마셨다고)

그 시간이 지나고, 저도 빠져선 안된다는 이유로 1달전에 내일날짜(2/13)로 휴가를 냈었는데요.
이전과는 다르게 모임에 대한 적극적인 이야기가 없습니다. 1월모임때는 이미 2주전부터 등산루트짜고 뭐 먹을지 고민하고 그랬거든요.
이번에는 별 다른 이야기가 없어서 제가 '저희 그 날 모임안하나요?'라고 물어보면 '아~하긴 해야되는데 생각해봐야지' 이런 식으로 답이 온게 바로 오늘입니다.
사실 제가 그 분들에 비하면 재미없는 사람이긴 하거든요. 술도 안먹지 담배도 안피지 커피도 안마셔 운동도 안하지 말도 안하지 교회다니지..
'모여서 뭐 하지'라는 고민이 있긴 하실거에요. 스크린야구장 이야기하던데 그것도 한 30분이지. 시간보내기가 적절한 곳은 아니잖아요? 결국 시간보내기위해서 또 술먹는게 기본일텐데 저는 술을 안먹으니까요. 흔히 말하는 술맛이 안나는거죠. 저랑 술먹을때는 주량의 반의 반도 안드시더군요.
-_-;;
또 신경쓰지 않으려해도 몇주전에 자동차사고낸게 원장님 심기를 건드렸을 가능성이 있고요.(저는 이제 털어냈는데 솔직히 눈치보이는게 사실입니다.)

퇴근전에 내일 모임 어떻게 될지 문자 좀 달라고 했는데 아직 연락이 없네요; 며칠전에 근무교대하면서 "쉬츠쌤~ 혹시 그 날 약속 취소되거나 그래도 그냥 휴가라 생각하고 쉬셈" 이러셨던게 갑자기 오버랩되네요.

연락을 할까요 아니면 기다릴까요? 고민이네요.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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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WR
2016-02-12 20:45:03

결국 내일 취소됐네요. 괜한 제 휴가 날렸습니다.
깊게 생각안하고 그냥 맘 편하게 가질려고요. 악의는 없으실테니까~

Updated at 2016-02-12 21:10:20

음 신체적으로 전혀 안받거나 한거만 아니라면 조금씩은 드셔보시는게 어떨까요?

우리 문화상 조금은 먹는게 여러모로 나을것도 같아서요.
물론 자신이 좋아서 마시는게 젤 좋겠지만요. 어른들문화(특히 직장)에서는
술빼면 대인관계의 8할은 빠져나가는거 아닌가 싶어서요.
담배야 안펴도 대인관계의 1%도 차지 안한다고 보지만 술은 그렇지가 않은 현실.
등산가도 결국 술. 운동회해도 술. 생일파티 술. 송별회 술. 회식 술. 소개팅 술.
친구 술. 여친 술. 장인장모님 술. 명절 술. 술술술....
WR
2016-02-12 21:14:30

사실 제가 술을 안먹는데 평소에 간수치가 높습니다. 정상수치의 2배정도.
그래서 다른 사람보다 휴식을 취해줘야되고요.

저도 억지로라도 맥주2잔, 소주 2잔정도는 먹습니다.(저딴에는 최대한 먹는건데 그분들은 술을 워낙 좋아하시니 만족하지 못하시는거죠.)
사실 먹어라면 더 먹을 수 있어요. 실제로 군대가기전에 2병도 먹어봤어요.
 하지만 종교적신념때문에 먹을 수 없습니다. 이건 저와의 약속이니까요.

2016-02-13 01:40:14

술이 쉬츠님께 너무 큰 스트레스를 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술이 아닌 다른 이유로도 행해지는 주변사람들의 모순된 행동, 이상한 언동까지도 술과 결부시킨다는 느낌?
내가 빠진 모임은 한나절 술판이었을 게 분명해, 라고 단정하는 태도
그리고 저들은 술을 좋아하고 잘 마시는 사람들, 나는 술을 싫어하고 못 마시는 사람 (사실이겠지만) 이렇게 지나치게 구분짓는 태도?

나는 술을 못 마시는데, 싫어하는데, 하면서도
대인관계에서 느끼는 소외감과 긴장감과 염증을
술 못하는 자신에게 은근히 전가하고 계시진 않나 싶어서 우려됩니다.
그런 쉬츠님의 마음고생을 무시하고 보자면,
쉬츠님은 정상적으로 잘하고 계신 것 같거든요.
주변사람이든 자신이든 처벌하지는 마세요.


사실 저는 애주가 수준을 벗어난 알콜중독자이고
지금도 방에서 한 잔 하고 있습니다만
그런 저에게조차도 술이 맛없을 땐 더럽게 맛없습니다.
지금도 맛없어요.
맛없게 마시는 술이 생각보다 흔합니다.
요건 쓸데없는 얘기였구요.
술을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모르겠다는 제 친구들에게 가끔 하는 말입니다.

술을 일정한 빈도 이상(이렇게 모호한 말이)으로 마시는 사람들은
기실 술자리보다 술 자체를 좋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그때 발휘되는 유대감 같은 것도 술이 기분을 좋게 해준 덕분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들끼리의 어떤 공유나 유대를 과대평가하진 마셨으면 해요.
술도 사람도 대개는 휘발됩니다.

그 사람들 눈에 '술 못하는' 쉬츠님이 재미없는 사람으로 여겨진다고 생각하신다면
'술 못하는'이라는 수식어를 빼고
그냥 쉬츠님이 그 사람들 기준에선 재미가 없는 겁니다.
근데 그게 큰일이라면 큰일이겠지만
쉬츠님의 본질적인 결함은 결코 아닙니다.
그 사람들의 결함도 아니고요. 그냥 친하지 않은 겁니다. 그걸 토대로 편을 가른다면 그 사람들이 이상한 거 아닐까요? 그것도 소꿉놀이 모임도 아닌 자그마치 회사에서.

WR
2016-02-13 14:22:14

감사합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정말 재미없는 사람인건 맞아요. 저랑 친한 친구끼리 놀아도 재미없는데, 회사에선 오죽할까..;;
저부터라도 제딴에 최대한으로 다가가려는 노력은 해야겠어요. 굳이 술,담배가 아니라도...

Updated at 2016-02-13 01:47:29

술을 정말 좋아하는 입장에서 얘기하면
술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당연히 술을 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정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술을 피한다고 멀리하거나 편견을 가지는 건 정말 최악이라고 봐요.

억지로 먹이는 인간들은... 말할 가치도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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