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 이모저모 (201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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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31 17:52:53
들어가며
2연패 했습니다. 1점차 석패였지만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황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히트 전에선 존 디펜스가 다시금 나왔고, 필리의 대응은 앞서와 사뭇 달랐습니다. 허나 존디펜스 격파의 선봉장이었던 코크마즈가 부진해서 아쉬움을 남겼죠.
두 경기를 통해 드러난 필리의 문제점은 명확합니다. 필리는 벅스같은 강팀을 상대로도 크게 앞서면서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저력의 팀이지만, 접전 승부에서 엠비드 의존도가 너무 높아 턴 오버로 자멸할 수 있는 팀이기도 합니다.
강팀임에도 접전 상황 턴 오버 파티를 걱정해야하는 팀. 그게 필리의 현 주소이고, 이는 버틀러-레딕이 있던 때 외에는 언제나 필리가 가지고 있던 문제점이었죠.
지금 필리는 두 시즌 전 시몬스-레딕-코빙턴-샤리치-엠비드 라인업의 업그레이드 판입니다. 그때만큼 수비는 강하고, 사이즈 우위는 더욱 명확해졌죠.
허나 레딕도 없는 상황이니 그때보다도 4쿼터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도 분명합니다.
지난 시즌 접전 상황에서 엠비드가 더블 팀에 고전하면 언제나 엠비드 곁으로 달려가던 버틀러-레딕 듀오가 이제 필리엔 없고, 둘이 없으니 필리 로스터는 엠비드가 더블 팀에 갇혀도, 우두커니 서서 캐치 슈팅만을 노리는 선수들로 가득합니다.
역시나 지금 로스터에서 가장 아쉬운 건 시몬스에요.
필리 팬들은 엠비드가 더블 팀에 당할 때 지난시즌 버틀러-레딕처럼 이번시즌에는 시몬스가 엠비드에게 다가가 볼을 받아주길 바랬지만, 시몬스는 여전히 4쿼터가 되면 소극적으로 변하면서 엠비드 고립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시몬스는 4쿼터에 슈팅 문제로 메인 볼 핸들러로 기능못하는 경우도 많죠(4번처럼 기능하는).
히트 전 엠비드는 총 3개의 턴 오버를 기록했으나, 4쿼터에만 2개의 턴 오버를 범했습니다. 그리고 이 2개의 턴 오버가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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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장면에서 필리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시몬스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고, 버크-토비-조쉬는 움직이지 않고 무려 트리플 팀에 시달리고 있는 엠비드를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이게 필리의 가장 큰 문제에요. 만약 레딕-버틀러가 있었다면 저기서 바라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엠비드 곁으로 가서 볼을 받아줬을 겁니다.
그런 후 레딕은 무빙 3점을, 버틀러는 돌파를 시도했겠죠. 조쉬-토비가 나름 잘해주고는 있지만 이 두 선수는 메인 볼 핸들러가 될 수 없는 서브 볼 핸들러 혹은 세컨 푸쉬 옵션이기 때문에 위와 같은 장면에선 한계가 있습니다.
저 상황에 엠비드 곁에 가서 볼을 받아줄 선수가 한 명만 있어도 필리는 지금보다 월등히 강해질 수 있을 겁니다. 이 부분이 필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이고, 이걸 극복하는 건 솔직히 현 로스터로는 힘들어보입니다(재밌는 게 타이불은 한번씩 겂없이 저 상황에 엠비드 곁으로 다가가 볼을 받아줍니다. 타이불도 참 재밌는 선수에요).
상대팀들도 필리의 이 문제점을 다 알고 있어요. 4쿼터에 필리는 엠비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고, 특히 엠비드를 더블 팀으로 가두면 그를 도와줄 공격 옵션이 없다는 걸 상대팀들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4쿼터만 되면 더욱 집요하게 엠비드에 대한 압박을 높이는 데 열중하고 있죠.
2-3 존 디펜스가 필리에 잘 먹히는 것도 마찬가지 문제에서 기인하는 거죠. 엠비드에 대한 압박을 높여도 엠비드 곁에서 그 압박을 풀어줄 아이솔 옵션(혹은 오프드리블 점퍼 옵션)이 부족하다는 것이 필리의 아킬레스 건이니까요.
문제는 그리 압박을 해도 결정적인 순간에 필리 선수들은 엠비드를 위 움짤처럼 방치해버립니다. 엠비드는 가드가 아니고 빅맨이에요.
저 압박을 빅맨이 혼자만의 힘으로 탈압박한다? 그리 되면 그건 하킴 올라주원이죠. 엠비드는 그 정도의 선수는 아직 아니에요.
시몬스가 성장해서 저 상황에 엠비드 파트너로 기능해주길 바랬지만, 이는 필리 팬의 헛된 꿈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슈팅이슈를 달고 있는 한 저 상황에 시몬스가 엠비드 파트너로 기능하는 경우는 없을 거에요.
그래서 새로운 영입이 필요하고, 그 영입이 코크마즈 이상의 슈터(무빙샷이 가능한 슈터) 혹은 아이솔에 능한 선수이길 바라는 것이죠.
단순한 캐치 슈터는 필리에 필요없습니다. 지금도 훌륭한 캐치 슈터는 로스터에 많거든요. 최소한 오프스크린 활용이 기막히거나 무빙샷에 능한 슈터여야 엠비드를 도와줄 수 있어요. 아니면 아예 아이솔에 능한 선수가 더 좋을 겁니다.
최소한 4쿼터만이라도 엠비드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선수가 필리에 정말 절실히 필요합니다. 다만 그런 선수는 리그에서도 희귀하기 때문에 댓가가 만만치 않을 거라는 것이 문제지만요.
험난한 10경기 일정의 시작. 1승 2패를 당한 필리
험난한 일정이지만 시작은 좋았습니다. 벅스를 홈에서 잡고 출발한 일정이지만 역시나 힘든 원정 4연전, 원정 백투백을 2연패로 마무리한 필리입니다. 아직 원정 4연전이 2 경기나 남아있어서(페이서스, 로켓츠) 안심은 금물인 상황이죠.
2경기 모두 1점차 석패를 당했는데, 안그래도 안 좋은 4쿼터 집중력에서 큰 문제를 드러내면서 자멸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길 수 있는 상황에서 턴 오버나 성급한 공격으로 무너졌다는 점이 아쉬웠죠.
지금 NETRTG +4.5로 리그 8위인데, 단적으로 PIE만 봐도 리그 4위(1위 벅스, 2위 레이커스, 3위 매버릭스)이니 보여주는 전력이 경기력으로 완벽히 치환되는 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NETRTG 8위, 실제 승률은 10위이니까요. 7할을 넘던 승률(한때 동부 2위)이 현재 65.7%까지 고꾸라졌는데 이리 성적이 나쁜 데에는 4쿼터 집중력이 안 좋은 것이 정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필리는 전반전 NETRTG +8.0으로 리그 2위에요. 턴 오버%도 14.8%(리그 18위)로 나쁘진 않고, AST/TO도 1.90으로 리그 5위입니다. 전반전에는 손꼽히는 리그 강팀이에요.
반면,
후반전 NETRTG +1.4(리그 12위), 턴 오버% 15.9%(리그 23위), AST/TO 1.53(리그 14위),
4쿼터 NETRTG -2.3(리그 20위), 턴 오버% 17.2%(리그 28위), AST/TO 1.32(리그 23위)
로 후반전, 특히 4쿼터 경기력이 너무 안 좋습니다. 문제의 상당부분은 턴 오버에서 기인하고 있는데, 4쿼터 집중력이 너무 떨어져서 턴 오버 파티가 벌어지고 있죠. 물론 이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레딕-버틀러가 나간 순간 예상된 것이긴 했으나, 예상보다도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필리는 수비로 승리를 만들어내야하는 팀입니다. 허나 4쿼터 DEFRTG는 107.6으로 리그 14위에 불과합니다. 전반전 DEFRTG가 103.1(리그 5위)이니 수비조차 4쿼터에는 무너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수비가 무너지는 원인도 턴 오버 파티에서 기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4쿼터 턴 오버 지분이 가장 높은 건 역시나 엠비드와 시몬스죠. 둘이 합쳐서 4쿼터에 야기하는 턴 오버만 1.8개에요(엠비드 1.0개, 시몬스 0.8개).
특히 엠비드의 4쿼터 턴 오버 1.0개는 리그 5위에 달하는 기록입니다. 정말 심각하죠.
물론 엠비드는 4쿼터에 필리 내에서 가장 믿음직한 선수이기도 합니다. 평균 6.3 득점, 2.8 자유투 획득, 2.3 리바운드, 3.1 어시스트를 기록중이니까요.
허나 엠비드의 4쿼터 턴 오버는 경기력만큼이나 심각하기 때문에 팀 차원에서 4쿼터 엠비드에게 주어지는 공격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엠비드에게 가해지는 4쿼터 더블 팀을 해소시켜줄 파트너가 절실해요.
이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시몬스에게서 기인하고 있습니다. 시몬스의 Usg%는 19.2%이나, 4쿼터 Usg%는 15.2%로 뚝 떨어집니다.
그만큼 4쿼터 엠비드에게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고 있는 거죠(Usg% 엠비드 30.7% -> 4쿼터 33.1%). 토비가 상당히 잘해주고 있으나(Usg% 23.5% -> 4쿼터 25.7%), 토비만으론 한계가 있어요.
메인 볼 핸들러의 공격 비중이 4쿼터만 되면 뚝 떨어지고, 그만큼 센터에게 가해지는 공격 부담이 커지니 정상적인 경기 운영이 될리 없습니다.
사실 센터는 4쿼터, 그리고 클러치에 공격 부담이 적어야만 하는 포지션이죠. 메인 볼 핸들러가 4쿼터, 클러치에 공격 부담을 많이 짊어져야 안정감이 생기니까요.
허나 시몬스는 4쿼터에 안정감이 있는 선수도 아니고, 더욱이 슈팅 한계때문에 4쿼터 공격 비중이 극히 적어지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이게 엠비드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고, 결국 그 부담이 엠비드의 턴 오버 파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죠.
지난 시즌에는 4쿼터에 버틀러를 1번으로 활용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했으나, 이번 시즌에는 시몬스 대신 1번이 되어줄 선수가 필리에는 없습니다. 현재는 조쉬가 간간히 3-4쿼터에 1번으로 기능하곤 있지만, 조쉬는 버틀러만큼 볼 핸들러로 기능할 수 있는 선수는 아니죠.
결국 시몬스 본인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4쿼터에 더욱 많은 볼 소유를 가져가줄 필요가 있는 겁니다.
일단 필리는 토비와 조쉬의 4쿼터 공격 비중을 더욱 높이면서 엠비드에게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조쉬 Usg% 21.2% -> 4쿼터 23.8%).
허나 둘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둘은 메인 볼 핸들러가 될 수 없는 선수들이니까요. 그래서 시몬스 각성 혹은 새로운 영입이 필요합니다. 가장 좋은 건 시몬스가 각성하는 것이지만, 이게 안된다면 차선으로 레딕같은 슈터를 영입하거나(캐치 앤 샷과 무빙샷이 동시에 되는 슈터), 4쿼터만이라도 기여가능한 아이솔 옵션을 영입해야만 하겠죠.
어제 히트 전에서도 이 문제는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특히 존 디펜스에 다시금 고전했는데, 브라운 감독이 버크를 중용하고 버크에게 메인 볼 핸들러를 맡기면서 턴 오버 문제를 어느정도 극복했죠. 버크는 4쿼터 클러치 상황과 연장전에 호포드 대신 주전 라인업에 기용될 정도로 신임받았고, 제 몫을 톡톡히 해주었습니다.
허나 결국 이 경기에서도 필리는 결정적인 순간 엠비드의 턴 오버 파티로 패배하고 말았죠. 특히 엠비드가 더블 팀에 갇힐 때 그에게서 볼을 받아줄 선수가 없다는 것이 뼈아팠습니다. 버크가 잘해줬지만 그도 결국 엠비드에게서 볼을 받아줄 수 있는 선수는 아니었죠.
여러모로 시몬스가 아쉽습니다. 4쿼터에 시몬스가 보다 적극적으로 볼을 요구하면서 돌파만 해줘도 엠비드의 공격 부담이 많이 줄어들텐데, 4쿼터만 되면 시몬스는 너무 소극적입니다.
필리는 4쿼터에 어떻게든 턴 오버를 줄여야 해요. 이게 가장 중요하고, 이걸 해결해야 플옵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필리는 명실공히 수비로 이기는 팀이 되어야 하는데, 턴 오버는 수비를 망가뜨리는 지름길이니까요.
허나 현재처럼 시몬스가 4쿼터에 소극적인 모습으로 일관하고(Usg%는 줄어들었는데도, 턴 오버는 0.8개나 범하고 있죠), 필리 선수들이 엠비드의 더블 팀을 해소시켜주지 못한다면 필리는 4쿼터 턴 오버 파티를 절대 극복할 수 없을 겁니다.
필리가 5점 이내로 진 경기만 무려 7 경기입니다. 그리고 3점차 이내 경기가 4 경기에요. 만약 이 중 절반만 잡았어도 필리 승률은 7할이 넘고, 동부 2위권으로 올라섰을 거에요.
결국 4쿼터 경쟁력을 올려야 필리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거겠죠. 이는 팀도 잘 알고 있을테지만, 과연 현재 로스터로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이 문제 해결에 가장 중요한 선수인 시몬스가 지금처럼 계속 소극적이라면 이 문제를 현 로스터로는 절대 극복할 수 없을거라 아쉽기만 합니다.
시몬스의 각성이 정말 필요한 데, 이게 안될까봐 걱정이네요.
존 디펜스에 대응하는 필리의 변화
히트 전에서 필리는 존 디펜스에 대응하기 위해 볼 무브먼트 강화란 카드를 들고 나왔습니다. 패싱게임에 자신있는 필리이니, 패스로 존 디펜스를 흔들겠다는 복안이었죠.
횡패스 횟수를 현격히 늘리고, 계속 횡패스를 하다 코너 오픈/백도어컷/투맨게임 중 하나를 노리는 방식을 들고 나왔는데요.
필리에서 최근 존 디펜스를 깨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해준 코크마즈를 이 경기에서도 신뢰하는 한편, 버크를 적극 활용해 존 디펜스에 대응했습니다.
히트는 2-3 존 디펜스 뿐만 아니라 1-2-2 존 디펜스를 들고 나왔는데, 버크-코크마즈-엠비드 중심으로 횡패스 기반의 패싱게임(아웃존 패스)을 시도해 존 디펜스를 쉽게 이겨냈죠.
필리가 전반전에 코크마즈를 무려 14분넘게 기용했다는 점에서 브라운 감독이 존 디펜스를 얼마나 신경썼는 지를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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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코크마즈는 전반전에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나(5 득점, 3점 1개 성공), 3쿼터에는 최악의 부진을 보여주고 말았죠(3쿼터 슈팅 4개 모두 실패).
게다가 필리는 시몬스 중심 라인업일 때 공수 모두 안되면서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습니다. 엠비드가 쉴 때 리바운드 사수가 안되고, 공격에선 코크마즈의 부진으로 노림수가 무너지면서 필리는 대량 실점을 하고 말았죠.
그래서 브라운 감독은 다시금 엠비드와 함께 버크 카드를 꺼내들었고, 이게 적중해 4쿼터에 다시금 따라잡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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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이 투맨게임에 능하고, 원드리블 풀업점퍼가 되는 버크가 탑에서 활로를 찾아주면서 필리는 다시금 존 디펜스를 극복할 수 있었던 건데요.
버크와 코크마즈가 활약할 때 비로소 필리가 존 디펜스를 극복할 수 있었다는 건 필리에 지금 어떤 형태의 공격이 절실한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이 상황을 계기로 팀 프론트 오피스에서도 많은 고민을 하게 될 것 같아요.
승리를 위해 정말 중요한 리바운드 사수
리바운드 사수는 필리에게는 생명줄이나 다름없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이 건 명확히 드러났죠. 리바운드 앞설 때는 상대를 앞서고, 리바운드 뒤지면 상대에 뒤졌습니다.
히트 3쿼터 역전의 실마리는 공격 리바운드로부터 시작된 거죠(공격 리바운드 4개 허용). 4쿼터에 다시 따라잡고 한때 역전한 것도 리바운드 사수 성공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4쿼터 리바운드 필리 14개(공격 3개) vs. 히트 8개(공격 2개)).
히트 전은 애초에 3쿼터에 리바운드 사수만 잘했어도 이길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만큼 리바운드가 필리에 중요하다는 것이고, 3쿼터 리바운드 사수가 안된 건 엠비드가 없을 때였다는 점에서 보드장악에 있어 엠비드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이 필리의 또다른 문제점입니다.
호포드는 정말 좋은 선수이지만, 호포드가 5번일 때는 상대가 공격 리바운드 가담에 능하면 리바운드 사수가 전혀 안되고 있어요. 3쿼터에도 호포드가 5번으로 뛸 때 버틀러가 공격 리바운드를 계속 잡아내었죠(버틀러 3쿼터 공격 리바운드 3개 성공).
메이어스 레너드 상대로도 리바운드 사수를 못했다는 것이 호포드 라인업의 문제점이고, 필리는 이 문제를 심각히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3쿼터 히트 31득점 vs. 필리 20득점 기록).
필리는 현재 시몬스 주력 라인업(호포드 5번)이 상대를 압도하면 쉽게 경기를 풀어가고, 이 라인업이 밀리면 경기를 매우 어렵게 풀어가고 있습니다.
상대는 시몬스 주력 라인업의 골밑 경쟁력이 떨어지는 걸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고(올아웃 오펜스에 이은 투맨게임(아이솔)과 백도어 컷으로 계속 골밑 공략), 공격 리바운드에 더욱 적극적으로 가담해 수비를 흔들고 있죠.
상대가 이걸 성공하면 필리는 급격히 무너지곤 합니다. 그래서 최근 브라운 감독은 로테이션에 변화를 줬어요.
엠비드에게 온전히 벤치 멤버를 맡기고, 시몬스 주력 라인업에 조쉬까지 포함시켜 주전 4명 + 에니스로 이뤄진 라인업을 꾸렸습니다.
허나 이 라인업이 벅스-매직 전에는 잘 먹혔지만, 히트 전에선 또 다시 골밑이 무너지고 말았죠.
호포드는 정말 좋은 선수이지만, 높이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필리가 어찌 메울 지를 고민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토비를 4번으로 쓰는 것이 호포드에게 너무 큰 부담을 주고 있으니, 펠레나 오퀸을 5번으로 쓰고 호포드를 4번으로 내려보는 것도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호포드 라인업은 골밑 높이만 해결되면 여전히 경쟁력있습니다. 또한 필리는 어떻게든 엠비드 의존도를 낮춰야만 하고, 그래서 시몬스 주력 라인업의 경쟁력 강화는 정말 중요한 숙제입니다.
주전 중 엠비드만 빠져도 높이가 낮아져 무너진다는 건 사실 정말 심각한 문제이니만큼 필리가 이 문제를 잘 극복해주면 좋겠습니다.
정말 심각한 일정의 빡빡함
여러가지 문제점이 도드라진 가운데 일정마저 빡빡해서 필리에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필리는 리그 내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험난한 스케쥴을 소화중이거든요.
필리는 스케쥴 강도가 높은 게 아니라, 그냥 경기가 너무 많고 일정이 너무 빡빡합니다.
필리는 현재까지 백투백을 총 7회치렀는데, 문제는 이 7회가 모두 4일 3경기 스케쥴입니다. 4일 3경기 백 투 백 7회는 리그 1위 기록이에요. 그리고 백 투 백 5회 이상 소화하고도 소프트 백 투 백이 없었던 팀은 현재까지 필리가 유일합니다.
게다가 경기수도 리그에서 가장 많이 소화했어요. 동부 6강 중 벅스와 동률, 페이서스-랩터스-히트보다 2회, 셀틱스보다는 무려 5회나 경기를 더 치렀습니다.
4일 3경기 백 투 백은 필리 7회, 벅스 6회, 페이서스 4회, 셀틱스 4회, 히트 3회, 랩터스 2회구요.
백 투 백이 많기도 하지만, 4일 3경기 백 투 백을 너무 많이 소화하다보니 안그래도 체력안한 필리가 더 힘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애초에 3일 이상 휴식 경기가 필리는 단 1회 뿐으로 리그 꼴찌에요. 반면, 경쟁팀인 히트와 셀틱스는 3일 이상 휴식 경기가 무려 4회나 있었고, 페이서스도 3회, 랩터스와 벅스도 2회 있었습니다.
필리의 가비지 경기가 7일 5경기 혹은 8일 6경기 마지막날에 주로 나왔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필리의 험난한 스케쥴이 팀에 악영향을 미치긴 하는 것 같아요.
그나마 스케쥴 강도는 상대적으로 약해서 다행이었는데, 10 경기 연속으로 동서부 8위 이내 팀(9팀이 5할 이상 승률 기록)을 만나는 험난한 스케쥴을 치르면서 문제가 더욱 커지는 중이에요.
10경기 중 3경기를 치렀는데 1승 2패로 고전하고 있죠. 그리고 원정 4연전 중 2경기가 남았으며, 총 7경기 상대는 페이서스-로켓츠-썬더-셀틱스-매버릭스-페이서스-넷츠입니다.
이 10경기를 다 치르고 나면 스케쥴 강도도 상위권, 일정의 빡빡함은 여전히 리그 1위인 험난한 일정을 소화하게 되겠네요.
즉, 이 10 경기 일정이 이번시즌 최대 고비가 될텐데요. 현재까지는 1승 2패로 고전 중이지만 남은 경기는 잘 치르면 좋겠습니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요.
좌절중인 선수들
선수들이 다시금 이어진 2연패를 받아들이긴 쉽지 않은 가 봅니다. 실제로 벅스 전 이후 2연패에 선수들의 좌절감은 상당했는데요.
특히 히트 전 승리를 턴 오버로 날려버린 엠비드의 좌절감이 대단했습니다. 엠비드의 마지막 턴 오버 상황은 감독의 작전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죠.
감독은 더블 팀이 오면 무조건 킥아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경기 후 브라운 감독이 이 부분을 매우 아쉬워 했죠), 엠비드가 파울이 올거라 생각해 패스를 안 한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클러치 자유투에 대한 자신감과 자유투를 자신이 넣어야한다는 책임감이 만들어낸 광경이었는데, 이 판단이 결국 버틀러 스틸-히로의 3점으로 이어졌죠.
사실 엠비드가 턴 오버 문제를 모두 떠안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엠비드에게 볼을 받으러 아무도 가지 않은 것이 더욱 심각한 문제였다 보고 있습니다. 트리플 팀 상황에서 아무도 엠비드에게 볼 받으러 안 갔다는 것이 필리 로스터가 가진 가장 큰 문제인만큼 필리 소속의 모두가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토비와 시몬스는 현재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조금 더 패싱게임에 집중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습니다. 두 선수가 엠비드의 클러치 부담감을 덜어주는 게 정말 중요한만큼 다음 경기에선 두 선수 모두 조금 더 적극적인 면모를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두 선수가 버틀러-레딕처럼 엠비드 옆으로 가서 패스를 적극적으로 원했다면 어제와 같은 턴 오버는 안 나왔을테니까요.
일정도 힘들고, 자꾸 연패를 당하다보니 선수들이 좌절감이 상당한데요. 해결책이 있으니만큼 모두가 잘 추스려서 이겨내주면 좋겠습니다.
일단 험난한 원정 4연전을 잘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겠죠.
마치며
엠비드의 더블 팀 이슈는 엠비드 혼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더블 팀 대처가 미숙한 엠비드의 문제도 있지만, 지난시즌과 달리 엠비드에게 다가가 볼을 받아줄 파트너가 없다는 것도 큰 문제에요.
엠비드가 지난 시즌 대비 더블 팀 대처가 안되는 것도 단순히 엠비드 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필리에는 4쿼터에 보다 적극적으로 엠비드에게서 볼을 받아줄 파트너가 필요합니다. 가장 좋은 건 시몬스가 이 부분에 기여가능한 선수로 성장하는 것이겠지만, 솔직히 현재까지의 시몬스는 그런 면모가 기대되는 선수는 아니죠.
최소한 슈팅 이슈를 어느정도라도 해결해야 시몬스가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겁니다.
토비는 지금도 충분히 잘해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이게 토비의 한계라 생각해요. 지금도 세컨푸쉬옵션이자 캐치 슈터로써 충분히 잘해주고 있는 선수인데 이 이상을 원하는 건 솔직히 무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몬스가 기대에 못 미친다면 필리 입장에서 엠비드 파트너로 기대할 수 있는 선수는 조쉬와 토비 뿐인 것도 심각한 문제죠.
만약 새로운 영입을 하지 못한다면 조쉬-토비가 더 힘을 내줘야할 것 같아요. 그리고 엠비드가 더블 팀에 시달릴 때 지금처럼 모두가 우두커니 서서 엠비드만 지켜보는 상황이 해소되지 못한다면 필리는 플옵에서 더욱 고전할 것 같습니다.
캐치슈터 일색인 현 로스터에서 유일하다시피한 돌파옵션인 시몬스의 소극적인 면모가 정말 아쉽네요.
시몬스의 드라이브 앤 킥이 필리에 중요하다는 것이 각종 기록을 통해 뚜렷히 드러날 정도로 캐치슈터 일색인 필리는 이번시즌 시몬스에 대한 돌파 의존도가 높은 데요. 정작 중요한 순간마다 시몬스가 돌파로 공헌을 못해줘서 아쉽습니다.
이 부분을 시몬스가 극복해주는 것이 가장 좋을 테지만, 시몬스가 이 부분을 극복하지 못한다면(결국 4쿼터에 메인 볼 핸들러로 기능못하는 건 슈팅 문제가 클테니) 팀 차원에서 뭔가 다른 대안을 하루 빨리 찾아야할 것 같아요.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게시물은 아스카님에 의해 2019-12-31 21:34:16에 '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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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오늘도 훌륭한 분석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