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핀 중심의 포스트업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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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은 피스톤스 프랜차이즈가 오랜만에 맞이하는 큰 변화의 시즌입니다. 스탠 밴 건디와 결별하고 드웨인 케이시를 새 사령탑으로 맞이했으며, 지난 시즌 입단한 스타 그리핀이 처음부터 시즌을 함께 치릅니다.
올 시즌 케이시 감독은 스페이싱과 패싱 게임을 강조하는 한편, 그리핀에게 상당한 롤을 부여하고 있는데, 올 시즌 경기 당 터치 횟수는 91.7회 리그 1위이며(2위 하든, 88.4회), USG%면에서도 28.6%로 리그 15위권에 올라있습니다. 당연히 팀 내 1위구요, PER은 20.7을 기록 중입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개인적으로는 그리핀의 포스트업 게임을 인상깊게 보고 있습니다.
그리핀이 올 시즌 가장 많이 보여주고 있는 패턴인데, 단순한 포스트업이지만, 상대 수비 강도가 높지 않은 경우에는 주저 없이 골밑으로 파고 레이업으로 마무리를 짓고 있습니다. (비슷한 무브를 드러먼드도 자주 사용합니다.)
저 무브만 보여줬다면, 딱히 주목할 이유가 없겠죠. 그런데, 올 시즌 그리핀이 저 구역에서 상당히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슈터와 합을 맞추는 플레이인데, 엘보와 윙 사이 지역을 점유하면서, 상대 수비에게 2지 선다를 강요합니다. 자신보다 작은 상대에 대해서는 주로 위 움짤과 같은 돌파를 택하는 경우가 많으니, 상대의 헬프를 이끌게 되고, 여기서 킥아웃을 통해 오픈 찬스를 만들어주는 방식입니다. 이 경기에선 1쿼터부터 섹스턴이 저 패턴에 꽤나 애를 많이 먹는 모습을 보이자, 몇 차례 저 패턴을 더 가져가기도 했습니다. (슛이 림을 통과하지 못한 것은 함정)
이런 기조에 주목하는 이유는 지난 시즌 피스톤스가 그 이전과는 달리 포스트업이 아닌 엘보 지역에서의 핸즈오프 플레이를 새 무기로 삼고 재미를 봤던 기억 때문입니다. 드러먼드가 지난 시즌 해당 지역에서 좋은 패서의 모습을 보여줬고, 포스트업 비중을 확 내렸더랬죠. (https://nbamania.com/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170344)
그런데 올 시즌 드러먼드는 다시금 변화를 택했습니다.
드러먼드의 최근 3시즌 터치 분포를 보시면, 올 시즌의 변화가 눈에 띕니다. 지난 시즌 꽤나 재미를 보았던 하이포스트 피딩 역할을 줄이고, 다시 예전의 위치로 회귀한 듯한 인상이죠.
시즌 | Elbow Touches | Post Ups | Paint Touches |
2016-17 | 2.9 | 5.0 | 11.0 |
2017-18 | 5.4 | 3.4 | 11.7 |
2018-19 | 2.8 | 6.5 | 13.4 |
그리고 아래 표는 그리핀 입단 이후 드러먼드와 그리핀의 해당 구역 터치 분포입니다.
선수 (2017-18) | Elbow Touches | Post Ups | Paint Touches |
드러먼드 with 그리핀 | 4.2 | 4.2 | 12.6 |
그리핀 (DET) | 4.8 | 5.3 | 3.1 |
그리핀 (LAC) | 3.1 | 7.3 | 3.2 |
드러먼드의 엘보 터치 빈도가 줄어들고, 포스트업 비중이 늘어난 한편, 그리핀은 반대의 길을 걸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리핀의 돌파 빈도도 경기 당 8회 수준에서 5.8회로의 감소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전반적으로 지난 시즌 그리핀과 피스톤스의 공격 시스템의 상성이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그리핀 본인의 슛 컨디션도 썩 좋은 편이 아니었던 터라 좋은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마 케이시 감독은 이 지점에 손을 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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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bow Touches | Post Ups | Paint Touches |
2018-19 | 2.9 | 9.4 | 3.3 |
위 표는 올 시즌 그리핀의 터치 분포인데, 클리퍼스서 1옵션 롤을 수행하던 시절에 가까워진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표에는 없지만, 돌파 빈도도 경기 당 8.3회로 다시 상승했구요. 이러한 수정을 토대로 그리핀은애매하게 미드레인지를 배회하기보다는 포스트업 돌입 후 돌파/킥아웃을 활발히 활용하게 된 듯 합니다.
물론 저 과정에서 레지 잭슨과 드러먼드의 동선에도 상당 부분 수정이 이뤄졌습니다. 특히나 잭슨의 경우 핸들링 및 출전 시간 비중이 줄어들었고, 캐치앤슛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잭슨의 Assisted shot 비율이 19%에서 45%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증가한 것도 이런 수정과 무관하지 않을 겁니다.
어쨌거나, 최근들어서는 그리핀의 저 지역 포스트업을 억제하기 위한 다양한 대처법들이 나오고는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적극적인 더블팀인데, 아래와 같은 장면들이 슬슬 연출되고 있습니다.
조금 이상해보이기도 하지만, 아래와 같이 그리핀에 두 선수가 붙는 동시에 킥아웃 동선을 가리는 플레이도 나왔었네요.
선수가 올 시즌 좋은 흐름을 보이는 데에는 분명 매우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위에서도 조금씩 언급한 것과 같이 올 시즌 그리핀은 자신감있게 돌파를 시도하고 있으며, 선수 본인의 슛 컨디션도 지난 시즌 대비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어쨌거나, 슈터들이 대규모 난조를 보이는 와중에도 드러먼드와 함께 그리핀이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참 만족스럽습니다.
새리핀의 새는 불사조였던건가요... 부활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