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
자동
NBA-Talk
/ / / /
Xpert

드러먼드 이적에 관한 생각

 
23
  2445
Updated at 2021-01-19 13:20:36

다소 뜬금 없는 결정이 내려졌더군요. 어제 새벽만 해도 로즈-드러먼드를 비롯해 누구도 피스톤스를 떠나지 않으리란 기사가 올라왔었는데, 뜬금없는 조건으로 캡스와 계약을 성사했습니다.

 

피스톤스는 올 시즌 이후 옵트아웃 조항을 가진 드러먼드의 옵트인을 매우 꺼리는 인상이 짙었습니다. 애틀랜타와 진지하게 트레이드 논의를 진행한 적도 있었고, 당시엔 실제로 드러먼드가 애틀랜타로 떠날 수 있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문제는 드러먼드의 옵트인 가능성을 다른 팀들도 크게 꺼렸다는 거였죠.


사실 이런 상황은 선수 본인의 문제로 치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옵트인을 할 경우, 구단은 드러먼드를 28m이 넘는 가격으로 한 시즌 더 데리고 있어야 합니다. 드러먼드가 좋은 선수이긴 하지만, 사실 저 금액을 들이대고 봤을 때엔 고개가 갸우뚱합니다. 피스톤스는 먼로를 처분하고 드러먼드를 코어로 삼기로 작정하면서, 드러먼드에게 굉장히 호화로운 계약을 안겨줬습니다. 이게 지금와서 굉장히 안 좋은 형태로 풀렸다고 밖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프랜차이즈 선수에 대한 대우 측면에서는 실망스러운 처사임이 분명하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벌어질 수 있는 일이었다고 봐야겠죠...


많은 사람들이 말하지만, 드러먼드가 좀 더 일찍 트레이드되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가치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게 분명합니다. 개인공격이 애매하지만, 그만한 보드장악력과 볼 컨트롤 능력을 갖춘 빅맨은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강팀의 2-3옵션 정도에 위치했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평가를 받았을 거라 생각해요. '어슬레틱'에서 피스톤스를 담당하는 제임스 에드워드는 드러먼드에 대해 아래와 같은 말을 남겼는데, 저도 120% 공감하는 바입니다.
 
'늘 박스스코어를 지배하는 훌륭한 선수이지만, 그의 20-20 퍼포먼스가 승리를 보장해주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걸 드러먼드의 잘못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드러먼드는 지난 2015-16시즌 프라임 타임 레지 잭슨과 함께 뛸 때를 제외하고는 정상급 가드와 플레이한 적도 없고, 그 주변에 평균 이상 수비수들이 많았던 적도 없다.'
(여담으로 팀이 드러먼드를 완전히 1옵션 대우를 해주면서 그를 위해 판은 짜준 적도 없긴 합니다. 물론 그럴 정도의 선수는 아니었다고 보구요.)
 
어쨌든, 저도 드러먼드가 캡스로 트레이드 되리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이번 조건은 드러먼드를 어떻게든 정리해야겠다는 의도가 잘 드러난 케이스였다고 봐야합니다.
 
여기엔 크게 세 가지 요소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우선은 구단 프런트 및 스태프 구성이 지난 해를 기점으로 싹 갈렸다는 것, 두 번째는 디트로이트가 지난 시즌 새 구장을 오픈하면서 무리해야 했다는 것, 마지막으로 선수들 부상 이슈입니다. 세 번째는 다소 뻔한 이유이긴 한데, 무튼 간단히 적어보자면...
 
 
지난 해 케이시 감독이 새로이 감독으로 임명되고, 그에 앞선 18년 3월에는 에드 스테판스키가 단장직에 임명되었습니다. 구단은 이전에 팀을 이끌던 스탠 밴 건디 체제의 실패를 사실상 인정했던 셈이고, 팀은 새 구장 개장에 맞추어 전면 개편 의도를 내비쳤다고 봅니다. 디트로이트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몰락했던 도시가 최근 전면적인 부흥 사업에 힘입어 활기를 띄는 중에 있다고 하며, 새 구장이 다운타운으로 옮김에 따라 신규 관중을 유치할 필요성 또한 강하게 느꼈다고 합니다. 이 일환으로 이뤄진 트레이드가 그리핀 영입이었고, 그리핀-드러먼드에 힘을 실어주며 플레이오프권 진출에 목을 매는 상황이 연출됐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팀 자체가 그리 강한 편이 아니었고, 당연히 결과는 무기력한 1라운드 탈락이 전부였습니다. 냉정히 말하면, 이게 디트로이트의 업사이드였고, 한계였습니다.

하지만 올 오프시즌에서 디트로이트는 계속 달리려는 의지를 보여줬습니다. 로즈를 아주 훌륭한 계약으로 영입했고, 토니 스넬/마키프 모리스와 같은 준척급 선수들도 데려와서 잭슨/로즈 - 케너드 - 스넬 - 그리핀 - 드러먼드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축했습니다. 훌륭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이전 시즌 대비 경쟁력을 끌어오린 모습이었죠.

문제는 시작부터 대다수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는 겁니다. 잭슨은 시즌 시작과 동시에 나가리, 그리핀도 지난 시즌 무리한 데 따른 여파로 사실상 나가리, 시즌 초반 좋은 모습 보여주던 케너드도 부상... 사실상 로즈와 드러먼드만 꾸준히 자리를 지키면서 간간히 승리를 따내는 수준에 그치게 됩니다. 이전과 하나도 달라진 게 없었고, 사실 달라질 것도 없었습니다. 구단 부흥 사업의 일환으로 드러먼드의 계약을 계속 안고 가면서 무리했는데, 아무 것도 얻지 못할 상황이 된 겁니다. 구단의 입지는 로즈 영입으로 굉장히 좋아진 축에 속해서 드러먼드에 대한 의존도가 다소 낮아진 것도 큰 몫 했으리라 봅니다.
 
결국 팀은 사실상 리셋 버튼을 누르기로 결정한 듯 합니다. 사실 마키프나 갤로웨이와도 그래서 결렬하리라 예상했는데, 어린 선수들이 지나치게 많은 패배를 경험하며 무너지는 건 바라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캡스에서 데려온 선수들이 기회를 얻긴 하겠지만, 높은 확률로 오래 가기는 어려워보입니다. 이제 세쿠/브루스 브라운/케너드/우드와 같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후일을 도모하는 노선으로 확실히 방향을 정한 모양새입니다. 추가적으로 30밀에 가까운 캡 여유분도 챙길 수 있게 됐구요.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았는데, 사실 저는 이번 드러먼드 트레이드에 아쉬움이 크지만, 어려운 결정을 과감하게 내린 프런트의 용기에도 그리 나쁜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저 이 어려운 결정을 바탕으로 좋은 결실을 만들어내길 바랄 뿐입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팀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정말 마음이 좋지 않을 것 같아요.
 
디트로이트가 손에 넣고도 잘 쓰질 못해서, 팀을 떠난 후에 잘된 선수들이 참 많습니다. 당장 보이는 것만 해도 미들턴과 딘위디, 해리스가 생각이 나네요. 요즘 KCP도 잘한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스탠리, 엘렌슨 같은 아픈 경우도 있지만...) 드러먼드가 이렇듯 탈 디트 효과를 잘 받아서 더 좋은 평가 받는 걸 보면 참 좋겠습니다.
4
Comments
2020-02-08 00:53:55

그리핀만 지난 시즌 성적이나 건강만 유지해줬어도 드루먼드가 트레이드 되진 않았을 거 같아 더 안타깝습니다. 참 올 시즌 피스톤스는 선수들 부상 문제에서는 되는 게 없습니다. 물론 다른 몇몇 팀들처럼 엄청난 부상을 가진 코어를 계속데리고 가는 경우도 있지만, 드루먼드는 거기에 계약의 마감 시기등이 또 안좋게 맞물렸네요. 그리고 드루먼드의 약진을 생각하는 입장에서도 하필 캡스라는 게 맘에 많이 걸립니다. 섹스턴-갈랜드-러브-트탐-래낸주...좋은 라커룸 분위기를 가진 팀이 아니기도 하고, 드루먼드와 함께할 플랜이 명확해보이지도 않고요. 

 드루먼드를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셀틱스나 맵스 같은 팀으로 트레이드 되었으면 좋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WR
2020-02-11 12:13:02

말씀처럼 저도 셀틱스가 드레와 핏이 참 잘 맞을 수 있다고 봤었는데요, 아쉽게 됐습니다 정말... 빵감독이 어떻게 쓸지도 궁금하기도 하고 뭐 그렇네요...

 

차라리 애틀랜타 가서 트레이 영 같은 엘리트 가드랑 뛰는 것도 재밌겠다 싶었습니다만...

 

클블에도 싹이 보이는 섹스턴, 갈란드 같은 핸들러들이 있으니, 올해 어떻게 뛸런지 지켜보려고 합니다.

2020-02-08 00:58:58

이번 데드라인에서 가장 충격적인 트레이드였는데 드러먼드 가치가 이것밖에 안되나였습니다. 지난 레이커스전에서 혼자서 빅맨3명을 상대하는걸 보고(4쿼터에 퍼졌지만) 감탄했습니다.
원래 내년 연봉이 부담스러울정도는 아니였는데 중국 영향으로 샐캡이 줄어드는것도 영향을 끼쳤고, 전반적으로 올드스타일 빅맨들이 예전만큼 대우를 받지 못하는것 같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서둘러서 트레이드한게 아닐까 하네요

2020-02-08 08:02:13

말씀하신 부분에 크게 공감하고
그리핀-드러먼드가 서로 너무 안맞는 점도
반영이 된 것 같습니다.

그리핀이랑 두 시즌 더 같이 가야하는데
드러먼드 데리고 있으면 내년시즌 내내
트레이드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
다른 팀들도 훤히 아니까 가치가 폭락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고요

제일 원망스러운건
애매한 탤런트들에 후한 계약 팍팍 날리고
또 그거 처분한다고 픽까지 우수수 갖다버린
직전 GM, 바로 스탠 밴 건디입니다.

그래도 내년부터는 샐러리 상황이 계속 나아지니
그나마 위안이긴 하네요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