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의 NBA 가능성은 꽤 높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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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4 00:02:59
이종현의 NBA 진출 선언이라는 농구팬들을 흥분시킬 소식이 있었네요. 참으로 오랜만에 국내 선수의 NBA 진출 시도라 기대감이 안들 수가 없습니다. NBA 진출이라... 이건 앞으로 정말 험난한 길이 될 겁니다. 많은 분들이 그랬듯이 도전만으로 충분히 칭찬 받을 일입니다. 국내에 계속 남아 있어도 탄탄대로의 삶이 보장되어 있을텐데 힘든 길을 택했으니까요. 스타 대접을 받으며 많은 롤을 부여받고 뛰는 것 대신에 언어의 장벽과 싸워가며 엄청난 기량의 선수들과 피튀기는 경쟁을 해나가게 됐습니다. 병역 문제라도 해결이 된 점이 다행입니다. 그나마 이 점이 NBA 스카우터 입장에서는 좋은 점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종현의 경기를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대학생임에도 프로급의 기량은 갖춘 것 같습니다. 어린 나이에 비해 국제 무대 경험도 꽤 되고요. 특히 저번 아시안게임에서 블락 능력이 인상깊었고 의외로 미들도 괜찮더군요. 하지만 이건 아시아에서의 얘기지 NBA에서는 통하는 것이 아무 것도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아예 가능성이 없지는 않습니다. NBA의 적극적인 글로벌 정책으로 인해 마케팅 측면으로라도 영입할 가능성이 큽니다. 더 가능성이 없어 보였던 인도 출신 장신 센터 Sim Bullar라는 선수도 계약에 성공했으니까요(10일 계약이었지만...). 그래서 일단 드래프트에는 뽑힐 것 같습니다. 하지만 1라운드는 불가능할 것이고 잘해야 하승진처럼 2라운드 중반대(45픽 내외)에 뽑힐 것입니다. 1라운드가 아닌 2라운드 신인은 개막 로스터에 들기가 힘듭니다. 사실 그 때부터가 고생의 시작일 것입니다. 계약 기간도 짧은데 이 짧은 기간 동안 코칭 스텝의 눈에 들기 위해 기량을 갈고 닦아야 합니다.
당장 필요한 점은 몸싸움 능력을 키우는 것과 미드레인지 점퍼를 안정적으로 구사할 정도가 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동양인 치고는 사이즈에 비해 느린 것은 아니지만 NBA 수준으로 보자면 느립니다. 때문에 몸싸움으로 승부를 봐야 하고 장기인 블락을 살리고, 현대 농구 흐름상 공간 확보를 위한 미드레인지 장착은 필수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강한 정신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대부분의 역대 국내의 NBA 진출을 시도했던 선수들이 그랬듯이 기량도 기량이지만 강한 멘탈이 없다면 불가능합니다. 자신보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을 상대로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은 필수이며, 언어 문제, 문화의 차이, 언제 D리그로 강등되거나 방출될지 모른다는 불안함과 싸워야 합니다. 문제는 국내에 잔류했다면 안 겪어도 될 것이기에 이런 것들을 끝까지 오래 버텨내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냉정히 말해서 이종현이 NBA에 진출한다고 해도 주전급을 꿰찰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데뷔 후 1~2년 간은 잘 성공해봐야 벤치에서 평균 12~15분을 나오며 평균 4득점 4리바운드 1블락을 기록하는 정도라고 봅니다(그것도 중하위권 팀의 경우). 여기서 더 기량을 갈고 닦아 더 성장해 나갈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지만 여기까지 오는 것도 매우 힘든 일일 것입니다. 본인도 그렇고 팬들도 그렇고 겨우 그정도 활약을 하려고 그런 고생을 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가비지타임에나 나오는 단 5분을 뛰는 선수에 머물더라도 많은 격려를 해줘야 할 것입니다. 하승진마저 2년 간 평균 6분 정도를 나오며 평균 1점, 1리바운드 대에 그쳤었으니까요.
현재 NBA 팀들의 로스터 중에서 백업 PF들을 추스려봤습니다. 이종현이 앞으로 경쟁을 해나가야 할 대상들이죠.
애틀랜타 호크스 - 마이크 스캇, 엘튼 브랜드
보스턴 셀틱스 - 요나스 예렙코
브룩클린 넷츠 - 코리 제퍼슨, 미르자 텔레토비치
샬럿 호넷츠 - 코디 젤러, 제이슨 맥시엘, 노아 본레
시카고 불스 - 타지 깁슨, 니콜라 미로티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 트리스탄 탐슨, 숀 매리언
댈러스 매버릭스 - 찰리 빌라누에바, 드와이트 포웰
덴버 너겟츠 - J.J. 힉슨, 대럴 아써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 앤쏘니 톨리버, 숀 윌리엄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 모리스 스페이츠, 데이비드 리, 제임스 맥아두
휴스턴 로켓츠 - 조쉬 스미스, 도나타스 모티유나스
인디애나 페이서스 - 루이스 스콜라, 라보이 앨런
LA 클리퍼스 - 글렌 데이비스
LA 레이커스 - 에드 데이비스, 카를로스 부저, 라이언 켈리
멤피스 그리즐리스 - 존 루어, 자마이클 그린, 자넬 스톡스
마이애미 히트 - 조쉬 맥로버츠, 유도니스 하슬렘, 마이클 비즐리
밀워키 벅스 - 조니 오브라이언트, 존 헨슨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 앤쏘니 베넷, 에드리언 페인, 로비 험멜, 아린지 오누아쿠
뉴올리언스 펠리컨스 - 라이언 앤더슨, 단테 커닝햄
뉴욕 닉스 - 루 아먼슨, 제이슨 스미스, 퀸시 에이시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 - 닉 칼리슨, 스티브 노박
올랜도 매직 - 채닝 프라이, 카일 오퀸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 토마스 로빈슨, 룩 음바 아 무테, 퍼칸 알데미르
피닉스 선즈 - 마커스 모리스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 조엘 프리랜드, 메이어스 레너드
새크라멘토 킹스 - 칼 랜드리, 레지 에반스, 에릭 모어랜드
샌안토니오 스퍼스 - 맷 보너, 제프 에이어스
토론토 랩터스 - 아미르 존슨, 패트릭 패터슨
유타 재즈 - 트레버 부커, 그랜트 자렛, 잭 쿨리
워싱턴 위저즈 - 크리스 험프리스, 드루 구든, 드후안 블레어, 케빈 세라핀
막상 써놓고 보니 쟁쟁한 선수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아예 틈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저기 적힌 가장 기량이 낮아 보이는 선수들도 이종현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기량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미래를 보고 뽑아 놓았을 선수들이 많은데 그 자리를 노려야 할 것입니다. 7월엔가 있을 NBA 신인 드래프트가 벌써부터 기대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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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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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봤습니다
저도 기대가 되고, 응원 끝까지 할려구요
일단 가서 신체적 우위를 잃어버린 현실을 뼈저리게 느끼기만 해도 최소한 이득은 얻는다고 봅니다
지금은 공 잡고 손만 들어도 방해를 거진 받지 않으니 빨리 뛸 필요도 높이 뜰 이유도 적었죠
그런데 이제는 정 반대의 상황이 많이 나오겠죠
본인보다 높이도 좋기때문에 계속 뛰어야 하고, 넣으려면 뛰어서 던져야 합니다.
스피드는 비교가 안되기때문에 언급하신 것처럼 처절하게 몸싸움으로 미리 경로를 차단해야 하니 경기 내내 자리다툼을 해내야 합니다. 돌파 공간 내주면 쫓아가기 어려울 꺼 예요
가장 큰 문제는 파워입니다
이게 극복이 가능할지 모르고, 어쩌면 가장 회의적인 부분이죠. 솔직히 무리하게 경기에 참여하거나 웨이트 운동을 하게되면 부상위험도 수직상승할 꺼 같아서 걱정이 됩니다. 동양인이 빅맨으로 버티기가 어려운 게 이 부분이라고 생각되기에 오세근보다 한층 단단해지면서 부상 위험을 잘 극복하길 바랍니다
응원하는 팀에 뽑히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