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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맥형성의 사회학- 깊고 좁게? 얇고 넓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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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1-29 18:42:45

가끔 매니아에서도 빈도높게 올라오는 고민글 중 하나가 이 골치아픈 친구를 어찌할까요? 류의 글입니다.
손절하기는 내 인간성이 안 좋은것 같이 느껴지고 그렇다고 친하게 지내기는 버거운 관계입니다. 저도 나이를 먹어도 어려운 문제인데요.
몇년 전 알쓸신잡에서는 김영하가 행복에 있어서 친구불요설을 이야기하여 당시의 제 감성으로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보통 친구라 할 때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제 이상적인 이미지의 친구는 마치 만화 원피스같은 느낌의 유대가 깊은 친구이죠.
반대로 뭔가 깊은 유대감 없이 얕고 넓은 인맥으로 승승장구하는 사람을 보면 저는 웬지 기회주의자이자 악녀인 히가시노게이고의 소설,백야행의 여주인공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현실에 있어서는 인생의 멘토가 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거나 곤경에 처했을 때에 도움을 받는 데 있어서 가족이나 친한 친구같은 깊은 유대보다 지인의 지인과 같이 얇고 넓은 유대가 훨씬 도움이 된다는 이론이 있어 소개해봅니다.

1973년 스탠포드의 사회학 교수인 matk.s.granovetter가 발표한 약한 유대의 강함- the strength of weak ties 이론입니다. 깊은 유대를 가진 가족이나 친구는 이미 정보를 대부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멘토가 되기 힘들고 혁신도 가져올 수 없지만 얕고 넓은 유대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는 가설입니다.
깊은 유대를 가진 친구는 심적 안정감-이조차도 기복이 있는 을 주는 것 외에 실제로는 변화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이후의 실험들을 통해(예를 들면 ibm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얕고 넓은 유대를 가진 지인이 많은 쪽이 반대의 경우보다 큰 차이의 성과를 보였다던지) 기업에서는 이노베이션의 이론으로 자리잡았다고 합니다.
또 재미있는 실험은 멕시코의 마약간부를 대상으로 한 실험인데 조직에 몸담고 있는 간부보다 개인상이지만 여러 지인을 두루 두고 있는 마약상의 검거율이 낮았다고도 합니다.




저는 원래부터 친구가 별로 없는 편이어서 깊은 유대를 가진 가족과 유대가 아예 없다고 생각하는 그 밖의 사람들이 주변에 있는데 이제 인맥형성을 다른 관점으로 해보려 합니다. 거래처나 단골 같은 경우도 지인이라 인식하면 얼마든지 유대를 가질 수 있죠.

저처럼 천성이 내향적인 사람은 솔직히 이 모든게 귀찮은데 그런 성격의 사람은 이미 인맥을 넓게 가진 슈퍼커넥터같은 사람과의 유대를 통해 적은 노력으로 자기 인맥을 만들 수도 있다고 합니다. 흐흐흐 하고 웃으면서 이걸 쓰고 있는 제 자신이 좀 이미지 안좋아보이지만 이 험난한 세상을 가족과 함께 이겨나가기 위해 이런 작은 생각의 변화쯤이야하고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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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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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9 19:24:30

잘 정리해주셨지만, 목적과 상황에 따라 인간관계 형성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혁신이나 새로운 정보 등의
획득(그라노베터는 일자리 구하기 등을 예시로 들었습니다)을 위해서는 넓고 얕은 인맥이 좋습니다. 그런데, 극심한 변화의 상황에서나 불확실성을 대응하기 위해서는 깊고 강한 유대를 가지는 게 더 낫다고도 합니다 (Krackhardt, 1992). 또한 인간관계에 있어서 당연한 얘기일 수 있지만, 좋은 tie가 있고 나쁜 tie가 있습니다. 말씀드리고픈 것은 결국 확률론적인 얘기들이고, 어떻게 행동하시든 간에 그때그때 하시고픈 대로 하시면 된다는 겁니다. 이러한 네트워크 이론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때도 많았습니다. 도요타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승리를 거둘 당시 weak ties 이론과는 반대로, 대대로 유대관계를 형성해온 하청업체들의 덕을 많이 봤습니다. 이론은 성공의 확률을 높이고 불확실성을 줄여주지만, 정답을 내놓진 않습니다. 글쓴 심플패스 님을 비롯하여, 인간관계로 고민하거나 인간관계를 생각하는 모든 분들이 본인의 선택을 믿으시고 최대한 긍정적인 방향의 삶을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잊고 있던 이론을 들고와주셔서 감사합니다!

WR
Updated at 2020-01-29 19:33:06

좋은 말씀과 더 다양한 관점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이런 이론은 고민을 하기보다는 이런 시각도 있구나하면서 재밌게 보는 편입니다.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2020-01-29 21:19:28

결론은

둘다 좋은게 좋은거군요!!

2020-01-29 22:54:50

깊을수록 진부하지만 안정적이고

얕을수록 불안정하지만 새롭다고 할 수 있겠죠.

뭐든 좋은 점을 잘 취할 수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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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9 22:56:39

마지막 문단에 공감하는 것이 제가 늘 내향적이어서 친구를 폭 넓게 못 사겼는데,

그때 그때의 절친은 유독 발이 넓은 케이스여서 저도 덩달아 발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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