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애니메이션(쿄애니) 화재에 대한 심정 글
이번 교토 애니메이션(쿄애니) 화재 사건을 듣고 처음에는 “뭐, 불이야 곧 꺼지겠지”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불이 꺼졌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불이 커진다는 뉴스만 나오더군요. 그 결과 33명의 사람이 사망했고, 많은 사람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어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대로 잠도 자지 못했습니다. 교토 애니메이션은 제게 많은 것을 안겨줬던 회사였고, 또 저의 10대와 20대를 함께 보내줬던 작품들을 많이 만들었던 곳이기 때문입니다. 진짜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지금 글을 쓰는 이 시점에서도 충격이 너무 커서 아무 생각도 안 듭니다. 그리고 아무 의욕도 나지 않아요. 절친한 친구나 가족을 잃은 것만큼 비통한 심정입니다.
저는 교토 애니메이션의 대표작인 ‘케이온’ 빠는 아니었으나, 재밌게 봤던 작품이었고 풀 메탈 패닉 후못후와 스즈미야 하루히, 클라나드, 일상, 빙과, 타마코 마켓, 아마기 브릴리언트 파크, 목소리의 형태, 코바야시네 메이드래곤, 바이올렛 에버가든 등 정말 제가 좋아했던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냈던 회사입니다. 특히, 저는 지금도 빙과를 제일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으로 뽑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만큼 소중했던 추억들을 안겨줬던 회사가 하루아침에 방화범 때문에 불에 타버렸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죽었고요. 2008년 남대문이 불탔을 때는 너무 충격이어서 정말 아무 생각도 안 났습니다. 그런데 이번 교토 애니메이션 화재 사건도 그때만큼 충격이더군요.
이걸 보고 어떤 분은 “아니, 한국인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국보 1호가 탄 것보다 겨우 일본 회사 건물 하나가 탄 것만큼이나 큰 충격을 느낄 수 있냐”라고 말씀하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교토 애니메이션인 경우 제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도 많은 영향을 준 회사인 까닭에 그만큼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예전에 처음으로 풀 메탈 패닉 후못후를 봤을 때 느꼈던 추억과 기억들이 막 떠오르는 것을 시작으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재밌게 봤던 애니메이션이 이제 더는 나오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느끼는 이 기분을 정말 어떻게 표현할 수 없습니다. 정말 비통한 심정 그 자체입니다. 제 인생의 동반자나 다름없었던, 그만큼 제게 많은 추억과 영감을 준 애니메이션 회사가 순식간에 불이 타버렸어요.
어제 사건이 일어난 이후 침대에 누웠는데…교토 애니메이션덕분에 울고 웃었던 옛날의 추억들이 한 편의 영사기처럼 지나가더군요. 그것 때문에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화가 나고 슬퍼서 제대로 잠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옛날 기억을 더듬기 위해 빙과와 바이올렛 에버가든 등 과거 봤던 교토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틀었는데, OST만 들어도 눈물이 나더군요.
그리고 오늘 본업인 기자 일 때문에 기사를 쓰기 위해 의자에 앉았는데…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둘째 치고…너무 슬픈 나머지 눈물이 앞을 가려서 무슨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정말 슬프고 화가 나서 몇 번이나 엎드려서 울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 사람의 말도 안 되는 행동으로 어떻게 이런 대형 참사가 일어날 수 있는지, 너무 화가 나네요.
그리고 사망자 신원이 확인될 때마다 제가 좋아하는 작품들을 만들었던 분들이 세상을 떠나셨고, 이제 그런 작품들을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번 화재로 인해 과거 작품들의 파일을 비롯해서 모든 게 다 불에 타서 소실됐다고 하는데, 정말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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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풀메탈패닉은 저에게도 큰즐거움을 준 작품이었습니다
이번 사건이 정말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