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는 날 새벽 서울역 근처에서.
10
977
2019-02-16 04:50:51
눈이 옵니다. 빌딩의 불빛은 꺼져있고 멀리 보이는 다리, 사우나, 주유소,
가로수만 새벽을 밝힙니다. 가끔 지나가는 차 소리만 들리고 고요합니다. 나올때는 엄청 피곤하고 빨리 들어가서 쉬자는 마음 뿐이었는데 거리의 고요함과 눈의 포근함에 반해서 두시간이나 길에서 걸었네요. 수많은 것들이 지나간 자리에 고요함과 불빛만 남은 이 시간에는 가지고 있던 고민하고 있는 일 모두 다 별것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은 참 별것 아닌것에 위로를 받는다는 생각에 약간 피식하는 생각도 듭니다. 많이 걸었고 사색도 즐겼으니 이제 들어갈 시간입니다. 일어났을 때에도 지금 느낀 평화의 여운이 남길 바라며 하루를 마칩니다.
2
Comments
WR
1
2019-02-16 15:02:15
강남은 너무 잘 짜여져 있어서 그 영업이 끝난 후 유원지 같은 느낌이 안 나더군요. 저도 비 올때는 찻집에 가서 회상하는걸 좋아합니다. |
글쓰기 |
저도 강남과는 다른 분위기의 서울역-서대문-경복궁쪽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고풍스런 멋과 분위기가 있고, 예전 '접속'같은 한국 영화에서 보던 분위기가 저를 빠져들게 합니다.
커피빈 같은 프렌차이즈보다 이름없지만 작고 예쁜 까페에서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듯 회상에 빠져보는것도 나쁘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