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리어스 전반기 정리 (화두편)
8
2005
Updated at 2012-02-24 13:05:43
1. 세트오펜스와 템포
프리시즌부터 마크잭슨은 다운템포의 하프코트 오펜스를 갖고 나왔습니다. 구체적으로 빅맨이 밖에서 스크린을 가지 않고 탑에 있는 선수가 볼을 끌다 컬해서 나오는 선수에게 패스를 전달하고 빅맨이나 스윙한 선수가 포스트업을 전개하는 식의.....래리브라운 오펜스와 비슷한 면이 있었죠.
프리시즌엔 엘리스가 탑에서 백다운을 하면서 돌아나오는 선수를 봐주기도 했고 도렐 라이트가 탑에 서서 엘리스에게 포스트업을 만들어주기도 했는데 완성도가 차마 눈뜨고 볼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고 그런 오펜스에 능한 선수들이 아닌지라 세트가 되도 샷클락을 정말 많이 까먹었습니다. 태생적으로스크린 타고 돌파하는 동선에 익숙한 선수인데 등을 져도 다시 돌아서기 마련이죠.
그러면서 단 한번의 예외없이 작년과 똑같은 스타팅을 고집했는데 이 와중에 도렐 라이트의 폼이 형편없이 떨어져 버렸고 장점이었던 폭발력마저 사라지면서 클러치타임에 몬타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커졌죠. 안맞는 전술 아래서 팀이 루키팀 수준의 조직력으로 전락하면서 네이트,아이쉬 스미스,러쉬 같은 영입선수들이 오자마자 대활약을 보였는데 공격무기가 제일 좋은 팀이 막 들어온 네이트의 마구잡이슛에 클러치타임을 의존한다는게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 와중에 라이트는 끝없이 부진했구요.
결국 감독 본인도 안되겠다 싶었는지 어느 경기에서 공격이 더 빨라져야 된다면서 예전 오펜스로 복귀를 천명했는데 커리-엘리스가 널을 뛰는 와중에도 그 후의 승률이 5할이 넘습니다. 골밑을 완전히털리면서 이긴적도 있고 유타를 보드에서 압도한 경기도 있고 벤치로만 승기잡은 적도 있죠.
똑같은 베스트로 팀을 개조하려다 망한 초보감독의 세금인데 생각만해도 짜증이 밀려옵니다. 5점차가 15점차로 보일 정도로 그 당시의 느린 오펜스와 엉성한 결정력은 끔찍하기 그지없었죠.
그 전술은 변칙으로 상황봐가면서 썼어야 됐다고 봅니다. 오랜만에 어제 경기에서 다시 그 오펜스가 나왔는데 프라이에게 매치업에서 우위인 리를 살려주면서 1쿼터에 매우 좋은 효과를 봤죠.
근데 어제 경기때문에 후반기에 또 저걸 밀어붙일까봐 은근히 걱정됩니다.
2. 스윙맨 로테이션
풍부하지만 알고 보면 센터 다음 두번째 구멍이 3번이고 하나씩 큰 핸디캡을 갖고 있어서 로테이션이 제대로 안되는 포지션입니다. 폼이 끔찍한 도렐 라이트가 선발로썬 확고한 신뢰를 받고 있고 러쉬와 탐슨이 약간 다른 영역에서 활약하는데 셋다 출장시간이나 롤이 그리 일정하지 못하죠.
갠적으로 라이트는 많은 문제를 가진 선수지만 선발로 기용하는건 어쩔수 없다고 보는 편입니다. 벤치로 가면 완전히 망가질게 뻔하고 3번급 누구와도 매치가 되는 사이즈나 보드능력 같은게 러쉬나 탐슨과 비교하면 먼저 눈이 가는 면이 있죠. 다만 롤은 극히 제한해야 된다고 봅니다.
투지와 판단력이 극히 떨어지기 때문인데요. 센터때문에 묻어가서 그렇지 잘 보면 이선수도 커-엘 이상으로 로테이션 수비의 구멍입니다. 상대가드를 베이스라인에 가뒀으면 볼이 나올 곳도 정해져 있는데 멍때리다가 컷하는 마크맨을 놓쳐서 실점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고 무엇보다 예쁜 수비입니다. 결과만 보면 컨테스트 하는것 같은데 어그레시브가 없어서 볼가진 선수를 그냥 기다리면서 막다 리듬 다 살려주고 뒤늦게 손만 뻗는 식이죠. 블럭도 거의 없고 돌파수비도 거의 못합니다. 어제 그랜트힐에 대한 수비를 보면서 확신하게 됐는데 떨어지든 붙어 막든 돌파는 하나도 못막더군요.
현지에서 너무 비난받는다 싶었는데 쭉 보니까 이해가 될 정도로 투지와 집중력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스퍼스의 제퍼슨과 비슷한 종류의 상태로 보이는데 몇번 실점해도 너무할 정도로 착한 수비만 꾸준하고 나머지는 잘 되는 경기 내에서도 일관성이 없더군요. 언제 배신할지 모르는 캐릭입니다.
문제는 러쉬나 탐슨이 그를 대체하기에도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는 건데 러쉬는 라이트보다 작은 신장에 드리블이 더 나쁘고 탐슨은 거의 논외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피지컬이 약해서 3번으로는 부적절한 면이 있죠. 제가 감독이라면 그래도 러쉬를 쑤셔넣겠지만 이 경우에 벤치의 라이트가 고철이 되는것까지 고려하면 쉬운 결정은 아닐거란 생각입니다. 러쉬도 주전급으로는 제약이 있구요.
더불어 러쉬-탐슨과 함께 나오는 선수가 네이트인데 네이트는 가진 리치의 한계로 옆으로 스윙시키는 패스조차 짤릴수 있는 선수인데다 스크린 뒤에서 드리블하다 점퍼쏘는게 주특기라 찬스에서 잡지 않으면 할게 없는 러쉬나 아직 일대일 경험이 부족한 탐슨을 오히려 더 괴롭히는 면이 있고 그가 나올때의 팀의 템포가 제일 급해서 저들의 속공피니쉬 부실에 땅을 칠때가 많은데 저 시간대에 차라리 느려터진 다운템포 공격과 작년의 에씨 로우 같은 정통1번이 필요한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3. 최악의 선수
비에드린스에게 공격보다 더 심각한건 수비입니다.
보통 7-1짜리 선수가 가드와 스위치하면 아무리 미스매치라도 처음 한두번은 안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드도 갑자기 생긴 미스매치에선 리치가 거슬려서 당황하기 마련이죠. 물론 저런 상황에 대해 이미지 트레이닝이 끝나고 몇번 시도하다 보면 여지없지만 한두번은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비에드린스는 저런 상황에서 막는걸 거의 못봣습니다. 분명히 컨테스트 했는데 빅맨이건 가드건 전부 자기 자세잡고 편하게 던지고 거의 들어갑니다. 같은 신장의 빅맨이 거리 안주고 붙어서 막는데 점퍼를 아무 꺼리낌없이 던지고 다넣는다는건 단순히 컨디션으로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리치가 아무런 압박이 안된다는건 상대도 수비가 위협적이지 않다는걸 미리 인지하고 있다는 거죠.
게다가 의욕이 하나도 없고 자포자기 상태인데.....어제 초반에 페인트존에서 고탓이 오픈찬스를 잡는 장면을 봤는데 충격이었습니다. 세상에 롱미들도 아니고 페인트존에서 점퍼를 오픈으로 쏘게 하다니요. 그 짧은 거리를 리커버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오픈을 주고 먹는데 황당하더군요.
얘는 다른 선수들 사기 차원에서도 쓰면 안됩니다. 가뜩이나 앞선에서 스틸만 있는 팀인데 이 선수의 무기력 때문에 하프코트에서 더 미친듯이 실점하고....전 이선수 나오면 일찍 파울하기만 바랍니다. 다행히 초반에 파울하고 빠져주니까 다행이지 근근히 버틸줄 알았으면 몇경기 더 졌을겁니다.
요한 페트로 이후 이런 선발센터를 다시 보게 될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4. 기대되는 선수
때문에 기대되는 선수는 단연 유도입니다. 비단 지난 경기 활약 뿐만이 아니라 유도는 버티는 수비에 대단한 재능이 있고 퍼리미터 수비도 좋은 편입니다. 로테이션도 잘 찾아가고 내쉬나 폴에 대한 수비에서 봤듯이 스위치해도 훼이크에 잘 속는 선수가 아니라 어느정도 경쟁력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파울 없이 수비가 되고 질겨서 그가 들어가는 시간엔 분위기 상승 효과가 있습니다. 걱정되는건 리바운드 능력인데 이게 원래 약한건지 캐칭 때문에 숫자만 적은건지 확신이 잘 안갑니다.
공격면에서도 일정거리 점퍼는 믿어볼만한 수준 같고 무엇보다 이 선수가 있는 이상 한 선수에게 연속실점하다 수비가 다 붕괴되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애매하면 그냥 얘를 미는게 가능성 면에서나 당장이나 제일 낫다고 봅니다. 그리핀에게 가한 세번의 블럭 중에 두개는 파울이 났지만 굉장히 깨끗한 블럭이었고 알드리지,제퍼슨,커즌스를 모두 이 선수가 중간에 제어하면서 경기를 잡았습니다.
어제 보니까 절뚝거리던데 커리어 하이찍고 당한 부상이라니....난감하더군요.
탐슨도 짧지만 충분히 가능성 있는 활약이었다고 보는데 백코트에 트레이드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아니 네이트가 함께 나오는 이상 탐슨의 활약은 지금처럼 스팟업 슈터로 제한될것 같고 주전으로 나와도 멘탈이 소프트해서 당장의 대활약은 크게 기대하기 힘들지 않을까란 생각입니다.
5. 선수 영입
우선순위는 당연히 센터겠고 주전급이든 아니든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항목은 1. 높이에서 존재감 2. 수비리바운드 3. 웨이트 등인데 저는 시즌초 콰미브라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몸이 안올라온 상태에서도 그의 박스아웃과 수비리바, 몸빵 등이 짧은 시간이었지만 비드린스 후광효과로 인해 대단히 훌륭해 보였는데요. 사실 디조던은 블로커고 덜 만들어진 선수라 저런 부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했을거란 생각입니다. 디조던 타입의 선수는 팀옮겼다 잘못되면 제2의 비에드린스가 될수도 있다고 보는데 제정신이었던 몇년전의 비에드린스도 더블더블 선수였죠.
블럭능력이나 기동력 물론 있으면 좋겠지만 우선순위는 정통센터로의 거점수비, 안정감이라고 보고요. 영입한다면 라쇼-프리즈빌라-퍼킨스-오마 아식 계열의 선수가 최선이라고 봅니다.
비에드린스는 월드피스나 스티븐 잭슨과 바꾸더라도 제거해야 된다고 보고 백코트를 재편되어 탐슨이 주전으로 올라온다면 저는 도렐 라이트도 개인기가 웬만한 3번으로 대체해야 된다고 봅니다. 센터가 힘들면 차라리 퍼리미터 수비가 강한 4번을 하나 더 구해서 물량으로 가는걸 추천....
커리-콰미의 부상과 연쇄부진, 신임감독의 시행착오가 겹쳤다는 점에서 13-17패라는 성적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결과 같고 팀의 위치도 그런것 같은데 후반기엔 더 분발했으면 하네요.
긴글 읽느라 수고하셨고 몇 안되는 골스 팬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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