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76ers 초반 진단 - 3부

http://www.ddueh.com/359

이 시리즈물은 11월 22일 클리퍼스 전(토요일)까지의 기록과 경기력만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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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투 난조. 해결책은 무엇인가.

야투 슬럼프. 현재 필라델피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정말 놀라울 정도로 주전 라인업의 슈팅 컨디션이 저하되어 있는 것이 현재 처한 상황입니다.

일단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브랜드와 이궈달라입니다.

각종 전술들의 중요한 축인 두 선수의 슈팅 컨디션 난조는 결과적으로 필라델피아 공격력의 약화로 이어지고 있죠.

브랜드의 경우, 커리어 통산 야투 율 50.3%를 자랑하는 선수임에도 올 시즌 야투 율은 42.8%에 그치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포스트업과 픽 앤 팝의 비중이 전술적으로 매우 높은 필라델피아이기에 그의 슈팅 컨디션 난조는 상당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물론 브랜드에게만 모든 책임을 묻기에는 현재 상황이 조금 안 좋기는 합니다.

일단 그의 외곽 파트너인 밀러는 3점 슛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이고, 또 다른 파트너인 이궈달라는 현재 극심한 슈팅 난조에 시달리고 있으니까요. 거기에 전술 전개성이 점차 좋아지고는 있지만 냉정히 말해서 아직까지 전술 전반적으로 브랜드가 완전히 적응했다고 보기는 힘이 듭니다. 그만큼 브랜드는 수년간 활동했던 무대와는 전혀 다른 낯선 환경에서 고생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오픈 찬스에서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브랜드의 미들레인지 점퍼는 비단 동료들의 잘못이라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필라델피아의 에이스는 누가 뭐라 해도 브랜드이고 그렇다면 오픈 찬스 정도는 확실하게 메이드 시켜줘야 하는 것이니까요.

브랜드의 컨디션 회복이 시급하다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궈달라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더 심합니다.

이궈달라의 부진은 기록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데, 필드골 성공률이 38.4%, 3점 슛 성공률이 22.6%밖에 안 되는 상황이며, 워낙에 슈팅 적중률이 떨어지니 본인의 시도 자체도 많이 적은 상황이죠.(팀 내 야투 시도 개수 4위)

하지만 그의 슈팅은 필라델피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지난 시즌 칙스 감독이 인터뷰에서 공언한 적도 있을 정도로 슈터 이궈달라는 필라델피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칙스 감독은 인터뷰에서 필라델피아 최고의 슈터는 이궈달라와 그린이라는 언급을 하였었습니다.) 더욱이 밀러가 3점 슈팅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의 부활은 중요합니다.(이번 시즌 3점 슛 시도 개수가 팀내 2위입니다. 컨디션 난조임에도 팀에서 그에게 3점 슛을 기대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필라델피아 외곽에서 그의 위상은 대단합니다.)

이번 시즌이 시작되면서 그린의 벤치 행으로 필라델피아의 주전 라인업은 중대한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시즌 그린은 자칫 밀러와 이궈달라에게로 집중될 수도 있는 리딩을 어느 정도 분담해주면서 팀 내에서 가장 뛰어난 일인 공격 능력을 바탕으로 공격 범위를 넓게 만들어주고, 팀 공격에 유기성을 주는 등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린을 대신해 주전 라인업을 차지한 영은 그린과는 달리 돌파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였고, 그로 인해서 이궈달라와 밀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수 밖에 없었죠.

특히, 돌파 옵션이 세 명에서 두 명으로 줄어든 것이기 때문에 이궈달라의 드리블링 성장은 올 시즌 팬들이 가장 기대한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밀러는 시즌 시작 전에 이번 시즌부터는 리딩에 좀 더 집중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

전천후 득점원인 브랜드를 영입하였고, 영과 이궈달라가 오프 시즌을 거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발언이었죠. 실제로 밀러는 리딩 플레이어로써 득점보다는 리딩에 치중할 때 팀 전력을 더 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리그 내에서도 손꼽히는 선수입니다.

하지만, 이궈달라의 슈팅 컨디션이 최악의 난조를 보임에 따라, 결국 이번 시즌에도 밀러의 득점 부담은 줄어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상대팀 선수들은 현재 이궈달라를 외곽에만 묶어놓는 수비를 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서 밀러와 브랜드는 더욱 극심한 견제를 받고 있죠.

그리고 그 여파로 밀러의 필드골 성공률은 지난 시즌의 49.2%에서 이번 시즌에는 44.7%까지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상대팀 들은 이궈달라를 외곽에 묶어 놓고, 밀러와 브랜드의 활동 반경을 좁히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데 결국 이것이 전체적인 팀 야투율의 난조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계속적으로 이런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이궈달라는 더욱 더 리딩에만 전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궈달라의 플레이는 리딩이 주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2년 동안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슈팅수를 기록했던 팀의 에이스가 슈팅을 자제하는 것은 결코 팀의 승리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 탓입니다.

더욱이 팀 전체의 공격 전개 능력이 밀러의 리딩 하에서 가장 원활하게 돌아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부분은 더욱 심각한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궈달라의 공격력 부재는 다른 팀원들에게 고스란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공격력 강화를 위해서 이궈달라의 슈팅 컨디션의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될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그 것은 이궈달라의 역할 과부하에 대한 부분인데요.

사실 공격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 강팀이라면 어느 팀이든지 메인 리딩 플레이어 이외에도 서브 리딩 플레이어를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필라델피아에서는 현재 이 역할을 이궈달라가 도맡아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문제는 영의 볼 배급 참여가 너무 적다는 것입니다.

저는 영이 서브 리딩에 참여하기를 원합니다. 물론 영에게 디트로이트의 프린스나 이궈달라 수준의 서브 리딩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순한 볼 배급이라도 참여해주기를 원합니다.(리딩 플레이어의 옆에서 볼을 받아주고 다시 볼을 돌려주는 등의)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가 서브 리딩 플레이어로 두 명의 선수를 활용하기는 하였지만(이궈달라와 그린, 심지어 그린이 벤치로 갔을 때에는 윌리암스를 기용하면서 서브 리딩 플레이어의 수를 두 명 이상으로 맞추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그 이유는 4-1 low set으로 인해 리딩 플레이어 한명의 컨디션에 의해 팀 전력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단점을 메우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궈달라의 기량 발전이 이어진다면 서브 리딩 플레이어는 이궈달라 한명으로 족하다는 것이 제 생각인데요.

실제로 기본 선수 구성에 있어서 포인트 가드가 리딩 플레이어일 경우, 슈팅 가드는 리딩을 보조하는 역할을 겸하고, 스몰 포워드는 득점을 전담하는 것이 팀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추는 데 있어서 상당히 좋다는 것은 어느 정도 검증된 사실이니까요.(심지어 만화 슬램덩크에서도 이런 부분이 설명되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송태섭의 옆에서 리딩을 보조해주던 정대만이 존재하고, 거기에 서태웅이 득점을 전담해주었기에 북산은 강팀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니까요. 하지만 스몰 포워드가 리딩을 보조하고, 슈팅 가드가 득점에 전념하는(슈터 역할도 포함) 형태도 전혀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강팀 중에서는 리딩 보조를 빅맨이 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으니까요.)

실제로 선수의 역할에 리딩이라는 것이 추가되게 되면 그 것은 상당한 정신력을 소모하고 집중력이 분산되게 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그 선수 본연의 득점 능력은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욱이 82경기의 대장정을 치르는 상황이라면 이러한 부담감은 시즌이 지날수록 더욱 더 가중될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죠.

그렇기에 일반적으로 팀을 구성할 때 그 구성원은 리딩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한 명이 리딩을 보조하면, 다른 한 명은 득점을 전담하게 하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영은 너무 볼 배급에 대한 참여 의지가 적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분명한 문제점입니다.

자신이 돌파 능력 자체가 떨어지다 보니, 아예 볼을 잡아서 뭔가를 하려고 하기 보다는 슈터로써의 움직임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움직임에만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이는 데 이것은 분명히 칭찬해줘야 할 부분이지만, 결국 이 부분은 이궈달라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현 시점에서 이궈달라가 심각한 슈팅 슬럼프를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문제점은 더욱 도르라집니다.

물론 현 시점에서도 영은 전술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공격의 시작점으로써 볼 배급에 참여해주고 있습니다.

브랜드에게 엔트리 패스를 넣어주는 경우도 많고요. 하지만 보다 적극적일 필요성은 분명히 있습니다.

볼을 잡아서 돌파를 시도하기도 하고, 과감하게 일인 속공을 시도하기도 하는 등의 적극적인 모습이 지금보다 더 많이 나와 줘야 한다는 것이죠.

영이 현 시점에서 팀의 득점 리더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 부분은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12경기가 지난 현 시점에서 필라델피아 최고의 득점력을 자랑하는 선수는 분명히 영입니다.

하지만 1옵션임에도 영은 지금까지 더블 팀을 거의 유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것은 그의 성향. 즉 팀을 위하고 자신을 희생하고자하는 마인드가 오히려 너무 강해서 일어난 역효과라고 생각하는데요.

그에게는 보다 적극적인 모습과 다양한 창의적인 플레이, 그리고 의외성이 필요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상대팀 선수들이 그가 공을 잡으면 두려움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

보다 야투 율이 떨어지고, 실책이 늘어나도 잠재적으로 득점을 전담해야 하는 선수라면 꼭 그런 모습도 보여주어야만 합니다.(현재 필드골 성공률 52.9%, 3점 슛 성공률 38.9%, 필드골 시도, 3점 슛 시도 팀 내 1위)

간간히 전술의 틀을 깨는 돌파도 시도하고, 점퍼도 과감히 날리면서 패스도 간간히 주도하는 그런 모습 말이죠.

단순히 맡은 득점만 해내는 득점 원보다는 팀을 살리는 플레이를 할 줄 아는 에이스가 되어 달라는 것입니다.

득점을 전담하는 선수라고 해서 패스를 신경 쓰지 않는 다면 그 선수의 존재감은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슬램덩크에서의 서태웅 업그레이드. 기억하시죠?)

그의 플레이에 과감함이 보이게 되는 순간, 그의 리딩 참여는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고, 그 것은 이궈달라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주게 할 것입니다.

리고 이궈달라의 부담감이 줄어들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궈달라의 플레이는 살아날 것이고 이궈달라가 살아나게 되면 그 여파로 필라델피아의 공격력은 한층 더 좋아지겠죠.

누가 뭐라 해도 아직까지 필라델피아의 외곽을 책임지는 선수는, 클러치 상황에서 마지막 3점 슛을 맡기는 선수는 이궈달라이니까요.(현재 필라델피아 주전 라인업에서 풀업 점퍼가 가능한 선수는 밀러와 이궈달라 뿐입니다.)

이궈달라의 부활. 그리고 그 것을 위한 영의 보다 적극적인 도전.

더욱 발전해야할 필라델피아를 위해서 꼭 필요한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 해법을 찾아야만 하는 벤치 멤버 기용.

이번 시즌 벤치 멤버 중 가장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그린입니다.

이전에 그린은 여전히 중용될 것이라는 언급을 했던 바 있고, 그만큼 그린의 능력은 공-수에 걸쳐서 필라델피아에 꼭 필요한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그러한 부분을 감안해도 현재까지의 활약상은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공격에 있어서 가장 문제가 되던 볼 캐칭과 마무리 능력, 기복과 함께 수비에서 가장 문제가 되던 로테이션 소화 능력이 벤치로 가면서 상당부분 가려진 것이 그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이유로 생각되는데요.

특히 그의 출전을 보장해주고 있는 칙스 감독의 신뢰에 힘입어서 기복을 성공적으로 줄이는데 성공하였고 이로 인해 자신의 장점인 득점 창출 능력과 수비 시의 빠른 압박, 헬핑 디펜스, 그리고 일인 속공에 있어서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균 20.4분에 8.4점, 2.1 어시스트(필드골 성공률 : 48.8%, 3점 슛 성공률 : 45.5%)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것은 팀 내 벤치 득점 1위, 어시스트 1위의 좋은 기록입니다.

문제는 이런 그린으로 인해서 팀 내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윌리암스입니다.

지난 시즌 팀 내 벤치 득점 1위, 어시스트 1위를 기록했던 선수였지만(11.5득점, 3.2 어시스트) 발전하지 못한 수비력, 여전히 부족한 리딩 능력이 발목을 잡으면서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을 가진 윌리 그린에게 밀리고 있는 형편입니다.

출장시간은 5분 가까이 줄어들었고(23.3->16.8분) 활약상 또한 결코 좋지 못한 상황인데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윌리암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여전히 아쉬운 수비력입니다.

1쿼터 후반 혹은 2쿼터 초반 필라델피아는 상대팀에게 여지없이 고전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시간대가 바로 벤치 멤버가 출장하는 시간대이고, 이 시간대를 책임지는 윌리암스-그린의 라인업은 수비력에서 한계를 드러내면서 대량 실점의 빌미를 계속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윌리암스의 경우 여전히 대인 수비력과 수비 전술 이해도에서 그리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데요. 더욱이 여전히 세이프티를 들어가는 시기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상대팀에게 계속적으로 속공을 허용하는 모습은 그의 식스맨 기용에 대해서 재고를 해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까지도 들게 합니다.

거기에 비슷한 성향의 듀얼가드인 그린의 경기력이 윌리암스보다 월등히 좋다는 것은 더욱 더 그의 입지를 좁게 만들고 있습니다.

더욱이 그린은 공-수를 겸비한 선수입니다. 주전으로 기용하기에는 치명적인 몇 가지 문제점을 가진 선수이지만 벤치에서 출장한 이번 시즌에는 그 문제점을 상당부분 해결한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에 팀에는 이미 검증된 수비력과 좋은 슈팅력, 그리고 리딩 능력을 가진 선수인 로얄 아이비가 존재합니다. 더욱이 아이비는 193cm의 장신을 자랑하는 포인트가드죠. 현재 윌리암스에게 가려서 많은 출장 시간을 얻지 못하고 있는데 현재와 같은 부진이 계속 된다면 칙스 감독은 중대한 변화를 고려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물론 칙스 감독은 두 선수를 동시에 기용하는 데에서 오는 공격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아직까지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그렇기 때문에 두 선수의 동시 기용으로 인해서 생기는 수비력 약화를 해결하기 위해서 에반스를 동시 기용하는 방법을 시도하였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일단 에반스의 넓은 수비 범위 커버로 인해서 어느 정도는 성공을 거두고 있죠. 하지만 이러한 시도들이 확실하게 상대의 공격을 제압할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수비력을 강화시켜 주는 것은 아니고 더욱이 공격에 있어서도 두 선수의 역할이 중복되면서 큰 시너지 효과가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윌리암스는 지난 시즌 카니와 동시에 기용되었을 때 트렌지션 오펜스로 공격 흐름을 이끌면서 공격에서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었습니다.

기용 내내 런 앤 건으로 경기를 이끌면서 윌리암스의 부족한 리딩 능력 또한 어느 정도 커버를 하는 데 성공하였고, 또한 이러한 시도는 수비에 있어서도 큰 문제점을 드러내지 않았죠.

더욱이 카니는 슈터이자 피니셔로써의 역할을 도맡아했었고, 볼 소유욕은 적었기 때문에 윌리암스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던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윌리암스-그린의 라인업은 이러한 시너지 효과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두 선수가 너무 비슷한 스타일의 듀얼가드이기 때문에 나오는 문제점이죠.

더욱이 지난 시즌 윌리암스가 가장 많이 기용된 시점은 그린과의 교체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즉, 지난 시즌에는 두 선수의 맡은 역할 자체가 비슷했었다는 것이죠.

그런데 그런 두 선수를 동시에 기용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필리의 벤치는 오히려 그 힘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으로 인해서 덩달아 에반스 또한 그 힘을 잃고 있죠.

지난 시즌 에반스의 벤치 행은 필라델피아에 큰 힘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윌리암스-카니-에반스가 동시에 뛰면서 이끈 속공은 주전 라인업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이끌어내면서 흐름을 활기차게 이끌어가는 데 큰 힘을 실어주었고, 여기에서 에반스는 속공 시작점이자 연결고리로써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죠.

그런데 윌리암스-그린 라인업이 비슷한 성향으로 인해서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자 지난 시즌 벤치의 히어로였던 에반스마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칙스 감독의 용단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죠.

개인적으로는 카림 러쉬의 활용도를 높여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이 됩니다.

현재 컨디션이 좋은 그린-러쉬의 라인업이나, 윌리암스-러쉬의 라인업을 써보자는 것입니다. 지난 시즌 카니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고, 슈팅력은 더 뛰어난 러쉬의 중용은 분명히 득이 될 것이라 보기 때문인데요.

러쉬의 중용은 사실 현재의 난국을 헤쳐가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궈달라의 컨디션이 난조를 보이는 현 상황에서 198cm의 슈팅 가드 러쉬의 적극적인 기용은 분명히 필요한 부분입니다. 더욱이 그는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뛰어난 슈팅 적중률을 자랑하고 있죠.(필드골 성공률 48%,삼점슛 성공률 46.2%)

성향이 비슷한 두 듀얼 가드를 동시에 기용하기 보다는 지난 시즌 카니를 기용했던 것처럼 러쉬를 기용하여, 서로의 역할을 다르게 지정해주고 러쉬에게 피니셔 및 슈터로써의 역할을 맡겨(카니는 돌파 옵션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러쉬는 이 부분에 있어서 카니보다 더 나은 기량을 가진 선수죠.) 시너지 효과를 유도하는 것이죠.

이궈달라의 부담감을 줄이고, 아직 돌파 및 일인 공격력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영의 약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팀 내 최고 슈터이자 돌파가 가능한 선수인 러쉬의 중용은 꼭 필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그의 중용은 팀 내 최고의 에너자이져였던 에반스의 활용도도 높여줄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한번쯤 해볼 만한 시도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런 앤 건이 살아나면 에반스도 살아날 겁니다. 지난 시즌 에반스는 앞 선의 가드들을 지원하면서 속공을 시작하게 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었으니까요.)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은 역시 그의 수비력이지만, 이미 윌리암스-그린 라인업이 수비에서 큰 메리트가 없는 상황인지라(일단 두 선수는 신장이 너무 작습니다.188cm-188cm의 라인업이니 작아도 너무 작아요.) 당장 큰 문제점은 없을 듯 보입니다. 오히려 러쉬는 카니보다도 3cm가 큰 선수죠.(카니 195cm)

벤치 멤버 활용의 적절한 변화를 통해서 보다 좋은 경기력을 이끌어 내는 것. 브랜드 및 밀러에게 수비가 집중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현재 필라델피아는 3점슛 성공률 리그 14위입니다.(35.6%인데요. 그래도 작년보다는 일취월장했습니다. 작년 시즌에는 3점 슛 성공률 최하위(31.7%)에 불과했거든요. 가히 놀라운 발전이라 할 수 있죠.) 이궈달라가 부진함에도 영을 필두로 한 벤치 멤버들의 활약으로 3점슛 성공률은 지난 시즌보다 높아졌습니다. 그렇다면 벤치 멤버를 잘 활용할 수만 있다면 지금보다는 더 강해질 필라델피아를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벤치 멤버들의 활용 방안을 칙스 감독이 진지하게 고민해야만 하는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지난 시즌 중반까지 필라델피아의 외곽 공격을 이끌었던 선수는 다른 누구도 아닌 ‘식스맨’ 카일 코버였으니까요.

◎ 마치며...

전 아직도 필라델피아가 시즌을 마칠 때에는 동부 5위 안에 들어갈 것이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간신히 5할 승률을 유지하면서 동부 리그 8위에 그치고 있지만, 팀이 점차 좋아지고 있고, 좋아진 수비력을 바탕으로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팀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위에 언급한 문제점들이 해결되면 팀에 확실한 구심점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 구심점으로 내 외곽에서 이궈달라와 브랜드가 위치를 확고히 하게 되면 팀 전력은 급격히 안정화될 것입니다.

강팀이 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요건중 하나인 승부처에서 흐름을 장악하는 있는 능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필라델피아에게 있어서 두 선수가 구심점이 되어준다는 것은 단순한 전력 상승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즉, 두 선수가 구심점이 되어준다는 것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어느 상황에서도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저력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죠.

그리고 전 브랜드-이궈달라가 충분히 그런 위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수비의 팀 필라델피아. 역습의 팀 필라델피아의 미래를 보다 밝게 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더 높게 비상할 앞으로의 미래를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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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이후 두 경기를 치렀습니다.

러쉬의 기용 폭은 다소 늘어났지만, 여전히 칙스 감독은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러쉬를 쓰려는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루윌-그린의 수비력을 메워주던 에반스의 활용폭이 다시 좁아지는 모습 또한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페이츠의 활약상은 고무적입니다.
수비력도 준수한 편이고, 무엇보다 점퍼가 되는 빅맨이라서 공격에서 쓰임새가 많거든요.

하지만 역시 스페이츠에게 루윌-그린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입니다.
그의 장점을 살릴만한 전술적 소화 능력이나 패싱능력이 루윌에게는 없죠.

그린은 패싱 능력은 있지만 역시 리딩형 가드는 아닙니다.

그렇기에 아이비와 러쉬의 중용을 바라지만 역시 아직까지 칙스 감독은 루윌-그린 조합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올랜도 전에서 두 조합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굳이 리딩에 집중하기 보다는 두 선수 모두 돌파에 치중하면서 새롭게 공격의 활로를 찾은 것이죠.

이 것은 기존의 주전 라인업이 돌파 능력이 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좋은 시도이긴 하지만, 전술적 연계성이 없어서 자칫하면 흐름을 모두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한 시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렇기에 두 선수에게 새로운 파트너(아이비와 러쉬)를 붙여서 새로운 방식의 공격을 모색해보자는 것이죠.

아이비-그린-이기-에반스 라인업으로 수비의 향상을 추구하거나, 루윌-러쉬-스페이츠 혹은 에반스를 활용하여 지난 시즌처럼 벤치 멤버의 런 앤 건을 추구하는 것을 생각해보자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 시즌 루윌-카니 라인업은 런 앤 건에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전력이 있으니까요.

러쉬의 중용을 바라는 이유입니다. 내일 경기에서의 모습이 어떨지 기대되는 요즘입니다.

올랜도 전에서 발전했던 모습을 넘어서서 보스턴 전에서는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