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쓰는 론도 트레이드 이야기
25
4144
Updated at 2014-12-19 16:27:09
모두가 오길 바라지 않았지만 올거라 생각했던 그 날이 왔습니다.
론도 트레이드가 드디어 일어났습니다.
론도 트레이드가 드디어 일어났습니다.
손이 차가워졌습니다. 아니 제가 원래 손이 엄청 따뜻하거든요. 한겨울에도 따끈따끈. 근데 일어나서 론도 트레이드 소식을 확인하니 손이 차가워지더라고요. 핏기가 가신다고 해야할까요? 아무튼 그랬습니다. 그 뒤로 원래 오늘 나가기로 했던 약속 다 취소하고, 방콕 하기로 했죠.
[평소에 론도 싫어하지 않았나요?]
[론도는 어떤 선수였나요?]
저는 원래 지나간 일을 기억을 잘 못합니다. 처음 셀틱스를 응원하기 시작한 2008년은 물론 작년 일도 잘 생각이 안나요. 그런 바보같은 기억력을 가지고 있으니 지금 이 얘기도 좀 객관성이 떨어질지도 모르겠네요.
과거 론도를 회상해보면 론도가 대단했다는 것만 기억이 납니다. 론도가 결승전에서 자유투를 놓쳐서 쩔쩔매거나, 슛이 없어서 플레이오프에서 고생하거나 하는 기억은 하나도 없어요. 분명히 그런 장면이 있긴 있을텐데 말이죠. 생각나는 건 2009년 시카고와의 플레이오프. 론도의 플레이는 기억이 안나는데 시리즈 기록이 트리플 더블이라고 방송 화면에 나왔던게 기억납니다. 아무튼 그 시리즈 뒤로 셀틱스의 광팬이 되었죠.
론도가 쩔었다던 2010년 플레이오프도 잘 기억이 안나네요. 그러고보니 그 때 셀틱스가 굉장한 언더독 팀이라 1라운드부터 전문가 예상을 다 깨고 올라갔다는 것이 기억납니다. 가위치기 참 재밌었죠. 그리고 결승에서 코비가 좋은 활약을 보여주자 '셀틱스가 이기더라도 FMVP는 코비를 줘야한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그 반대 의견이 피어스나 가넷이 아닌 론도한테 FMVP를 줘야한다였어요.
좀 더 론도의 기억이 생생히 나는 건 마이애미와의 경기 때죠. 왼쪽 팔꿈치 탈골 투혼이 2011년이더군요? 그 장면은 기억이 나는데 언제인지는 다른 분 게시물 보고 알았습니다. 놀라운 일이에요 다시봐도 놀랍죠.
2012년에는 새깅 + 점퍼로 마이애미를 상대로 44점을 쏟아부은 경기가 가장 생각나요. 그것도 원정경기에서 말이죠. 그 날 수업이 있어서 4쿼터 마지막 밖에 못봤는데, 론도가 그렇게 미친 슛감으로 연장으로 끌고 가더군요. 결국 지긴 했지만요.
이거 쓰고보니.. 결국 론도에 대해선 좋은 기억 밖에 없네요.
[다른 셀틱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나요?]
팬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현재와 같은 트레이드 상황 발생 시 신속히 아래의 지시를 따라주세요.
[론도가 2008년 우승의 마지막 멤버였죠. 그에 관해서 하실 말씀이?]
2008년 우승의 마지막 멤버라는 건 셀틱스 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저는 딱 우승 시즌부터 보기 시작해서 해당이 안되지만.. 2008 빅3 셀틱스는 래리버드 era 이후 근 20년 동안 암울했던 셀틱스 프랜차이즈를 다시 일으킨 영웅들이었으니까요. 그 중 마지막 남은 론도는 그 영웅담을 상징하고 있다고 봐야죠.
그런 론도가 떠났습니다. 이제 그 영웅담은 완전히 과거의 역사가 되어버렸어요. 심정적으로는 지금보다 피어스와 가넷이 떠났을때가 더 슬펐지만 그 때는 다들 론도가 남아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죠. '이젠 진짜 끝이구나.' 하는 생각은 이번이 더 강한 것 같네요.
[이제 셀틱스 응원 안할 건가요?]
그럴 수 없어요. 진짜로. 론도 뿐만 아니라 소소한 선수들까지 팀을 떠나는 모든 선수들을 보는 건 가슴이 아픕니다. 오늘도 론도만 집중 조명되지만 같이 트레이드 된 드와이트 포웰이나 웨이브된 비터 파베라니 같은 선수들을 떠나보내는 것도 힘들어요. 특히 파베라니는 제가 참 좋아하던 선수이고 지금 부상 중에 웨이브 되어서 더 가슴이 아픕니다.
그렇다고 응원팀을 바꾸는건 저에겐 불가능해요 이제. 차라리 NBA를 끊는다면 끊겠군요. 그러나 지금 이 팀엔 스마트, 설린저, 그린, 올리닉 등등 내가 좋아하는 선수가 아직도 많아요. 물론 저 선수들도 영원히 셀틱스에 남아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셀틱스를 좋아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대니 에인지 씨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에인지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군요.
GIF 최적화 ON
953K 124K
20
Comments
하하, 진짜 론도가 떠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