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zers] at 멤피스 후기

겉으로 보이는 점수차 이상으로 내용 면에서 멤피스가 압도한 경기였습니다. 운좋게 들어간 3점 몇개와 4쿼터에 집중적으로 획득한 자유투가 아니었다면 가비지 타임이 훨씬 일찍 왔을 겁니다. 지난번 첫 대결하고 거의 비슷한 전개의 경기였네요. 

멤피스는 올시즌 포틀랜드와 만난 어떤 팀보다도 효과적으로 포틀랜드 수비를 분쇄했습니다. 돌파와 점퍼 모두 능한 콘리, 넓은 레인지를 가진 가솔. 둘의 2대2에서 파생되는 공격에 거의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시작부터 바툼을 콘리에게 붙여봤지만 지난 경기와 결과는 같았습니다. 또한 멤피스가 3점을 많이 던지는 편은 아니지만 양질의 슈터들을 갖추고 있고, 스크린 한방으로 생긴 넓직한 공간에서 던지는 점퍼들은 포틀랜드에게 끊임없이 데미지를 주었습니다. 여기에 언제든지 1대1로 득점을 할 수 있는 랜돌프의 존재까지.. 그 결과가 멤피스 팀 야투율 56%, 메이드 47개 중 어시스트 27개입니다. 올시즌 2경기 모두 높은 야투율을 허용했는데, 상성이 안좋은건지 전술적인 대비가 안된건지 모르겠습니다. 

명불허전 멤피스 수비에 밀려 스토츠 공격 시스템의 특징인 'flow'는 증발해버렸고, 그나마 한줄기 빛이 되어줄 리바운드조차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수비에서 끊임없이 출혈이 있었으니 패배는 거의 필연적이었죠. 두말할 것 없이 완패였습니다. 

알드리지는 19득점을 하는데 야투 23개를 필요로 했습니다. 복귀하고 나서는 너무 점퍼 일변도로 가고 있네요. 샷 배분의 균형이 깨지다보니까 개인 기록도 슛감에 따라 널뛰기를 합니다. 원래 팀내에서 가장 꾸준하던게 알드리지인데.. 에이스가 흔들리니 포틀랜드의 득점도 꾸준함이 없어졌습니다. 단지 부상 여파 때문만은 아니고, 샷 배분을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인듯 싶습니다. 패턴이 단순해지면 그만큼 막기도 쉬워지니까요. 

릴라드도 팀내 최다인 32득점을 올렸지만 경기가 워낙 압도적이어서 흐름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릴라드 역시 야투는 8-21로 좋지 못했습니다. 3점이 잘 터졌고 자유투를 많이 얻어내서(이건 토니 앨런의 3점 파울 2개 덕을 좀 봤습니다) 보정은 했는데 글쎄요.. 어느 순간부터 플레이하는데 선택지가 줄어들고 그만큼 더 막히는 느낌을 받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요즘은 풀업 3점과 돌파밖에 없는거 같네요;; 4쿼터에 릴라드 타임 본지가 언젠지 가물가물합니다. 

나머지 주전들도 썩 좋지는 못했습니다. 가장 꾸준한 편인 로로는 제대로 임자를 만났고, 매튜스는 존재감 증발, 바툼은 3점 3개 넣었지만 미들은 시망. 벤치는 여전히 랜덤한 가운데 젊은 두 빅맨이 그나마 잘했습니다. 

- 포틀랜드는 시즌 최다인 3연패를 당했습니다. 3연패는 올시즌 들어 2번째 겪습니다. 

- 조엘 프리랜드의 복귀는 플옵에나 가능할듯 합니다. 2월 초에 MCL 부상을 당했을때 4~8주 진단이 나왔는데, 9주 정도 빠지게 되네요. 회복이 생각보다 더디다고 합니다. 

- 모 윌리엄스가 2쿼터 도중에 오른쪽 엉덩이 타박상을 입었고, 라커룸으로 들어갔다가 결국 다시 나오지 않았습니다. 현재 상태는 questionable입니다. 

- 포틀랜드 선수단은 경기 전날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유적지를 찾았습니다. 

휴스턴, 멤피스에 이어 샌안토니오까지 요즘 기세가 최고조인 팀들과 계속 붙네요;; 정말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포틀랜드입니다. 어느새 이번 사웨 원정 스윕의 기운이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