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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인종차별당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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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2 22:58:43

아랫글보고 문득 생각나서 글써봅니다.

 

20대중반에 저는 중사 전역을 했습니다. 병사 1년 부사관 4년해서 5년 복무했는데 5년이상 군복무후에 전역하는 군인에게는 전역자 박람회라고 전역후에 뭐하고 살아라 컨설팅해주는 행사가 있습니다.

 

대부분은 연금빼먹으려는 프렌차이즈창업이나 해외이민알선, 보험이나 영업직 취업 이런건데 특이하게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대행해주는 회사가 있더군요. 현지 직업알선과 쉐어하우스, 통장개설, 휴대폰 개통등을 해주는곳이었는데 복학까지 10개월정도 시간이 있어 호주워홀을 가기로 했죠.(영어는 전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호주가서 캔버라 콘더라는 깡촌에 맥도날드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버거만드는 일을 했는데 영어를 잘못해서 짤릴까봐 엄청 열심히 일했습니다. 이게 통했는지 점장이 아침8시부터 저녁4시까지 주5일 일하는  정식 로스터에 포함시켜줬는데(나름 대단한거랍니다) 처음에는 주방파트에 매니저, 크루, 저 이렇게 3명이서 일했는데 몇주 몇달이 지나니까 다들 어디갔는지 주방에 저혼자 일하고 있더군요.

 

사실 혼자 일해도 버거 만드는데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 제가 손도 빠르고 준비도 잘해놓는지라 이런 일을 정말 잘하거든요. 다만 하루에 한번있는 런치러쉬라는 12시에서 1시사이에 주변 학교에서 학생들이 엄청나게 몰려오는 시간이있는데 이때는 정말 바쁩니다.

 

어느날 이 런치러시타임에 정신없이 일하고 있는데 그날따라 오더에서 재촉이 심했습니다. 

Tobee How long time make cheeseburger without pickle,  A :10seconds

Tobee How long time make Quarter pounder cheeseburger, A : 2minutes

 

뭐 이딴 대화가 계속 되고 있는데 바쁘게 일하는 와중에 오더팀을 보니까 한 네명이 웃고 떠들고 있더군요. 애들은 버거 기다린다고 줄을 쫙 서있는데말이죠. 그 중에는 저랑 같이 버거를 만들던 애도 있었습니다. 

 

순간 열이 확 받았습니다.

이것들이 장난하나 바쁘면 와서 돕던가 이런 생각이 나는 와중에 Tobee How long~ 어쩌구 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그때 NOW!! 하면서 만들던 버거를 오더하는애 얼굴에 집어 던졌습니다.

 

그리고 앞치마와 마스크를 집어던지고 주방을 나와서 우리나라로치면 하나로마트나 롯데마트정도되는 울월스라는 마트에 들어가 맥주를 두병사서 마셨습니다.

 

맥주까면서 이제 짤렸구나. 시드니가서 며칠 놀다가 한국에 가야겠다. 이런 생각하면서 짐챙기고 옷을 갈아입으러 다시 맥도날드로 들어갔는데 점장이 주방에서 버거 만들고 있고 다들 조용히 일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점장한테 그만둔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점장이 너는 잘못없다. 내가 크루에 주의를 주겠다. 어쩌구 하면서 계속 일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계속 일했습니다. 별일은 없었구요. 그냥 얘가 성격이 더럽구나 이러고 넘어갔습니다.

 

그 후에 일은 잘했는지 점장이 계속 일해달라고 부탁해서(워홀오면 한직장에서 6개월이상은 일못합니다) 맥도날드에서 10개월채우고 복학 1주일전에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때 시급이 26불이었으니 돈은 정말 많이 벌었네요.

 

인종차별 에피소드가 한개 더 있는데 글이 너무 길어 다음에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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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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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2-12 23:06:42

저도 호주워홀 갔다왔는데 말씀하신 사례는 제 관점에선 인종차별이라 보기는 좀 힘든 것 같습니다. 암튼 일도 잘하시고 당찬 한국인답게 대처도 잘 하시고 생활도 야무지게 잘 하신 느낌이네요 ^^

전 그렇게 잘 생활하지 못했어요 ㅠ

Updated at 2019-12-13 00:20:19

브리즈번 캔버라 시드니 골번 울릉공까지 동부쪽 돌아가면서 5년정도 살았는데 다른곳에서는 못느껴봤는데 제가 느끼기에 유독 캔버라가 인종차별이 정말 많이 심했습니다. 어느날 자고 일어났는데 자동차 유리창다깨지고 싹다털리는 강도 당해서 신고를했는데 심지어 폴리스한테도 인종차별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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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2 23:12:14

전 시드니에서 워홀했는데
사는 곳이 시티 근처 관광지라 호주 시골에서 수학여행을 자주 오더라구요
백인 중고딩들 단체로만 있으면 지나가던 저한테 칭크, 칭챙총, 치노 소리를 엄청 해대서 정말 열받았었어요
윗분께서 말씀하셨듯 토비님께서 겪으신 건 대놓고 인종차별까진 아니겠지만 잘 생각해보면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재촉하듯 놀려대는 것에는 묵묵히 열심히 일하는 영어 못하는 아시아 외노자에 대한 무시가 기저에 깔려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토비님께서 인종차별로 느끼지 않으셨을까 생각합니다. 저도 워홀 시절 주방에서 일했는데 비슷한 느낌을 받았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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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2 23:38:41

 그래도 점장이 괜찮은 사람이었네요. 당연히 양토비님은 잘못 없으시고 다른 크루들이 잘 못이죠. 저는 오히려 미국에서 맥도날드 종종가면서 특정 인종에 선입견이 생길까봐 미치겠습니다.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주가는 맥도날드가 있는데 맥도날드 홈페이지에도 항의했어요. 이 맥도날드 가게는 리더쉽도 없고 일하는 애들이 동기부여도 안 된다고... 인종차별 이런거에 관련 된 일이 아니라 그냥 일을 너무 못 하고 할 생각이 없더라구요.

2019-12-13 13:09:34

 인종차별에 관한 이야기는 아닌거같네요. 그냥 같이 일하는 애들이 농땡이 피우는걸 못참고 화내신거 아닌가요? 아니면 여기에 담지 못하신 뒷이야기가 더 있는것인지?

WR
Updated at 2019-12-13 13:47:42

그 농땡이 피우는 애들중에 제 뒤를 항상 강남스타일스텝으로 따라다니던 호주고딩, 이름대신 버거머신이라고 부르던 콧수염 영국인, 늘 하인취급하던 인도아줌마가 있었거든요. 제가 성격상 당하고 살지는 못해서 전부 비슷한 짓거리를 해줬고 나중엔 친해져서 웃으며 헤어진터라 나쁜기억은 빼고 썼는데 내용전달이 좀 약했나보네요.

2019-12-13 13:44:14

어느나라나 맥날은 틴에이저들이 일하는 경우도 많고 일단 서양인들이 그렇게 빠릿빠릿하지가 않은편이라...특히 오지애들은 유독 더하죠...
그리고 사실 언어가 부족하면 서양 어느 국가에서도 비슷한 일과 더 다양한 인종차별이 끊임없이 발생할거에요. 일단 언어가 필수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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