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 입장에서 트레이드에 대해 몇가지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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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9 11:33:25
결국 팀을 완전 갈아엎었군요.
씁쓸하고 많은 올랜도 팬분들이 실망하신 것 같은데,
저도 실망스럽긴 하지만 몇가지 점에서는 기대가 되기도 하네요.
그냥 몇가지 정보와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트레이드의 의의
한가지 중요한 점은, 이 트레이드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올랜도와 GM오티스의 실패를 선언하는 트레이드라는 것입니다.
우선은 2007년 루이스 맥스계약의 실패를 인정하는 트레이드입니다.
또한 2009년 히도를 놓아주고 영입한 카터 실험에 대한 실패를 인정하며,
이번시즌 우승의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 팀의 총체적인 실패를 인정하는 트레이드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그나마 좋지만, 이 트레이드가 분명 오티스의 마지막 기회입니다.
오늘의 일련의 무브들로 팀이 가지고 있던 대부분 트레이드 자원들을 소진하였고,
2012년까지 크게 팀을 개편하기는 어려울겁니다.
이번 트레이드마저 실패로 끝난다면 당장 2012년 하워드의 재계약이 힘들어질 것이고,
오티스 GM은 그 자리를 유지하기 힘들 것입니다.
그만큼 올랜도로서는 절박한 입장에서 이루어진 트레이드입니다.
우승을 위한 마지막 실낫같은 희망을 잡으려는 것이죠.
2. 트레이드
트레이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형식적인 트레이드는 피닉스 워싱턴과 따로따로 이루어진 것이지만,
올랜도 입장에서 양 트레이드는 한가지 생각을 가지고 이루어진 것이고 사실상 하나의 3자 트레이드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정확한 트레이드는
피닉스 get : 카터, 고탓, 피트러스, 2011년 1라운드 픽, 현금 3밀.
올랜도 get : 히도, 제이리치, 얼 클락
워싱턴 get : 루이스
올랜도 get : 아레나스
트레이드의 목표는 단 한가지입니다 : 외곽 공격력 확보.
경기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올시즌 올랜도의 문제는 크게 두가지였습니다.
외곽에서 상대편 수비를 허물고 안정적인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의 부재와, 꾸준하지 못한 수비력.
그 중에서 더 큰 문제는 공격입니다. 수비는 그래도 100포제션당 101.7점 실점으로 리그 5위이지만,
공격력은 현재 리그 15위입니다. 우승을 노리는 팀으로써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지요.
하워드가 인사이드에서 어느때보다 가다듬어진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외곽 득점력이 얼마나 퇴보하였는지 가늠이 되죠.
이러한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부상 전 모습이라면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득점력을 가진 아레나스
리그 최고수준의 3점능력과 운동능력을 지닌 제이리치
그리고 적어도 공격에서는 못하는게 없는 다재다능한 히도를 다시 영입했습니다.
세 선수 모두 공격에 재능이 있고, 수비에서는 의문부호가 붙는 선수들입니다.
여기서 트레이드의 가장 큰 문제가 드러나죠. 외곽 공격력을 확보하기 수비력을 희생했습니다.
팀내 최고의 윙 디펜더 피트러스를 내주었고,
하워드가 파울트러블에 빠졌을 때 팀수비를 그나마 유지시켜주었던 고탓도 사라졌습니다.
올랜도는 아무리 3점을 쏴대도 결국은 수비로 이기는 팀인데...
오티스로써는 올랜도 수비의 시작이자 끝인 하워드만으로도 어느정도 버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겠죠.
피트러스와 고탓이 없어진 것이 팀수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봐야겠습니다.
3. 샐러리 감축
이 트레이드가 가지는 또하나의 중요한 의미는, 올랜도의 페이롤이 대폭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트레이드 전 94.7밀에서, 현재는 89밀 수준입니다.
피닉스에게 현금 3밀을 주었다고 하더라도, 사치세를 감안하면 총 7밀의 금액을 절약한 것이지요.
구단주가 우승을 위해 지갑을 열었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승 가능성이 매우 높지는 않은 상황에서
더이상 무한정 돈을 쏟아부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는지 모릅니다.
이러한 점은 앞으로 있을 올랜도의 로스터 개편에도 계속 영향을 미치겠죠.
4. 트레이드 후 스타팅 라인업
밴건디가 밝히기를 트레이드 후 스타팅이 보장된 선수는 딱 2명입니다 : 넬슨과 하워드
또한, 일단은 히도를 주전 4번으로 쓸 생각은 없다고 하였습니다.
사실 이번 트레이드로 루이스를 놓아줄 수 있었던것도, 최근 몇경기에서 배스가 주전 역할을 만족스럽게 소화하며
루이스가 떠나면서 생길 파워포워드의 공백을 메꿀 수 있다는 믿음을 준 것 때문이겠죠.
당분간 주전 4번은 배스로 봐도 무방할 것이고, 그러면
넬슨-?-?-배스-하워드 라는 라인업이 됩니다.
새로 영입한 아레나스, 제이리치, 히도 중 한명은 벤치에이스로 내려가야 되겠죠.
그게 누가 될지는 쉽게 예측하기 힘듭니다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제이리치 히도를 선발로 세우고 적어도 당분간은 아레나스를 벤치에이스로 쓸 것 같습니다.
제이리치가 3번도 소화 가능하지만 네츄럴 포지션은 2번이고,
히도는 주전 3번으로 올랜도에서 충분히 성공을 맛본 선수이기에
아레나스 정도의 연봉을 가진 선수가 벤치에서 나오는 것이 껄끄럽긴 하지만,
댈러스의 테리와 같은 역할과 폭발력을 기대해봅니다.
아레나스가 벤치에서 어느정도 회복된 기량을 보여준다면, 넬슨을 밀어내고 주전자리를 꽤찰 수 있겠죠.
사실 넬슨에게도 자신의 장점인 득점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벤치 득점원 역할이 가장 이상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아레나스가 선발 PG를 맡을만한 기량임을 입증한 다음에야 가능하겠죠.
결과적으로 당분간 올랜도의 라인업은
pg -sg -sf -pf -c
넬슨 -제이리치-히도 -배스 -하워드
아레나스 -레딕 -Q맨 -앤더슨 -알런
듀혼 - - -얼클락 -오튼
제이윌
이런 모양이 될것 같습니다.
물론 앤더슨의 부상복귀 전까지는 얼클락이 제2 파포가 되겠죠.
5. 추후 트레이드
일단 라인업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팀에 포가는 너무 많고 백업빅맨은 너무 빈약합니다.
말릭알렌 오튼 둘다 NBA에서 꾸준한 출장시간을 보장받을만한 기량이 아닙니다.
사실상 믿을만한 백업센터가 전무한 실정이죠.
오티스도 이번 트레이드로 잃은 것 중에 가장 걱정되는 것은 '사이즈'라고 하였고,
백업빅맨을 구하기 위한 트레이드를 계속 알아볼 것이라고 합니다.
다만 의외인 것은
아레나스를 영입했음에도 넬슨을 처분할 생각이 없어보인다는 것입니다.
넬슨-아레나스 콤보는 공격에서 너무 겹치고, 수비에서는 둘다 언더사이즈로 더욱 가망이 없어보이는데
둘중에 하나는 특급 벤치에이스로 활용할 공산인가 봅니다.
그렇다면 듀혼-제이윌 중 한명은 잉여전력이 되고,
아마도 둘중에 한명과 알렌/오튼을 이용한 패키지로 백업빅맨을 노려보겠죠.
이 패키지로 어느정도 빅맨을 얻을 수 있을지는 상상도 안갑니다만 -_-;;
6. 마지막 생각
개인적으로 고탓은 보낼 것으로 예상을 하였고, 드디어 주전자리를 위해 경쟁할 수 있는 팀으로 가서
출장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된 것이 기쁘네요. 고탓이라면 내쉬 옆에서 정말 잘해줄 것입니다.
다만, 피트러스를 내준 것이 너무나 뼈아프네요. 오프시즌에 반즈를 놓아주고, 이제 피트러스마저 내주면...
카터와 고탓, 피트러스까지 내주면서 제이리치 히도를 데려올 필요가 있었나 싶네요.
하지만 분명히 올시즌 팀은 크게 실망스러운 모습이었고, 어떤 형태든 변화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아직 올랜도 프런트가 우승을 완전히 포기할 준비는 안되어있고, 어떻게든 노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솔직히 아레나스는 크게 기대는 안되지만, 제이리치는 올랜도와 너무나 잘 맞을것 같습니다.
카터가 올랜도에 녹아들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카터는 효율적이기 위해서 반드시 자신이 공을 손에 쥐고 있어야하지만
제이리치는 보다 스팟업이나 캐치앤슛에 능하고, 한마디로 받아먹기를 잘하는 선수입니다.
넬슨or아레나스-하워드 픽앤롤이 수비를 빨아들이면 외곽에서 3점을 폭격하는 제이리치의 모습이 기대되네요.
그동안 올랜도에서 우승을 위해 노력한 선수들과 그 팬분들에게 모두 고생하셨다는 말하고 싶고
올랜도도, 떠난 선수들도 모두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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