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요와 로페즈, 딜레마
유타 재즈, 이제 이 팀의 선전을 강조하는것은 새삼스럽지 않은가. 바로 본론으로 들어겠다.
올시즌 시작전 재즈는 약 20여년동안 팀을 이끌어온 두 기둥을 떠나보냈다. 그로인해 생긴 두자리의 공백.. 이것을 메꾸는 것이 시즌 성적의 성패가 달려있는 최대과제였음이 틀림없다. 인사이드의 공백은 그럭저럭 훌륭하게 매꾸고 있는데 (뒷페이지에 제 칼럼을 보세요, 간접광고-_-) 그렇다면 과연 나머지 한자리, 포인트가드 포지션의 현황을 어떠한가.
현 재즈의 로스터에서 포인트가드는 세 명이다. 지난시즌까지 가비지타임용으로 출전하던 카를로스 아로요와 중고신인 라울 로페즈, 또다른 신인 모리스 윌리엄스. 이 중 모리스 윌리엄스는 아직까지 중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나머지 두 선수에 비해 네임벨류로나 실력으로나 중량감이 많이 떨어진다. 이 글에서 말하려던 것은 아로요와 로페즈, 두 선수이므로 일단 이들의 이야기만 하려고 한다.
제목에서 예상했듯이, 필자는 '아로요가 과연 로페즈보다 월등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가, 로페즈보다 주전에 적합한가' 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우습게도 이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선수취향에서 생긴 의문이었다. 몇해전 재즈가 로페즈를 픽업했을 때부터 로페즈가 스탁턴의 뒤를 이어주기를 바랬고 그의 부상에 안타까워하며 얼른 활약하기를 바란 필자이다. 이런 로페즈를 밀어내고 아로요가 스타팅으로 나오면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니 그에 대한 치기어린 질투로 이 물음이 시작된 것이리라. 거기에다 경기 중간중간에 로페즈가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아로요가 부상으로 빠졌을때도 훌륭하게 팀을 이끄는 것을 보니 그런 생각이 극에 달한듯 하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필자의 이 어린 생각이 틀리지는 않은 듯 하다. 그냥 쉽게 말하자면 '로페즈도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필자 나름대로 돌려보고 뒤집어본 이 두 선수의 비교를 시작하려 한다.
1. Player Introduction
→카를로스 아로요
Born: 07/30/79
Height: 6-2 / 1.88 m
Weight: 202 lbs / 91.6 kg
College: Florida International '01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포인트가드.
플로리다 국제대학 졸업후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아로요는 그 해 자유계약으로 토론토에서 데뷔했다. 그리고 시즌 중반 덴버로 트레이드 되었다. 데뷔 시즌인 이 01-02 시즌에 아로요는 10분 출장에 3득점, 2어시스트 정도의 백엄멤버로써 평이한 수치를 기록했다.
바로 다음 시즌인 02-03 시즌에 재즈로 트레이드 된 그는 존 스탁턴-마크 잭슨이라는 두 선수에게 가려 출장 시간을 잡기 힘들게 되었다. 평균출장시간은 5분대로 하락했고, 가비지타임용 선수로 겨우 로스터에 자기 이름을 올려놓았다.
그리고 대망의 이번 시즌, 주전으로 발돋움한 그는 기대이상의 활약을 보여주며 재즈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겨우 이정도가 아로요에 대해서 조사할 수 있는 한계인듯 하다. 한마디로 커리어가 전무한, 전형적인 벤치 응원단장이었단 말이다. 이런 선수가 단숨에 스타팅 자리를 꿰차고(사실 워낙에 선수가 없기 때문이지만) 이만한 활약을 보이니 재즈팬으로써는 기쁘기 그지없다. 물론 위에서 밝혔듯 로페즈를 밀어낸 것에 대해서는 일말의 아쉬움이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로요가 없었다면 지금 재즈의 성적도 없다는 걸 알기에 용서해주려 한다-_-
포틀랜드와의 개막전에서 18점, 1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돌풍을 예고한 아로요는 그 후에도 종종 20점을 훨씬 넘기는 폭발력을 보여주고 있다. 평균 13.4 득점에 5.3 어시스트. 현재 재즈에게 있어서 절대 없어서는 안될 선수임에 틀림없다.
아로요를 말하면서 득점을 언급한 것에서 눈치채셨을거라 생각한다. 이 선수는 듀얼가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평균 13.4점이라는 놀라운 수치을 기록하고 있으며 수시로 폭발해주는 그의 득점력은 빈곤한 재즈의 외곽 공격력에 그나마 힘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수비를 달고 돌파하고, 점퍼를 쏘는데 주저하지 않는 파이터 타입의 선수라고도 할 수 있겠다. 운동능력도 수준급이다. 가끔 보여주는 공중동작은 탄성을 자아내며 누구와 매치업하든 뒤처지지 않는 스피드를 보여준다.
단점이라면 일단 부상이 잦다는 것. 재즈와 같이 선수층도 얇은 팀은 주축 한명의 부상에도 크게 흔들릴 수 있는데 이런 면에서는 상당히 아쉽다. 대부분 연습시에 생기는 잔부상이었는데 누누히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몸관리도 실력, 조금 더 꾸준한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이 외에도 리딩측면에서의 문제점을 보이는데 이건 뒤에 가서 언급하기로 하겠다.
어쨌든 아로요는 이번 시즌 팀에게나, 본인에게나 희망의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박수를 몇백번 쳐줘도 아깝지 않을 정도이다.
→라울 로페즈
Born: 04/15/80
Height: 6-0 / 1.83 m
Weight: 160 lbs / 72.6 kg
From: Spain
멤피스의 파우 가솔, 그리고 nba 진출거부의사를 밝힌 후안 카를로스 나바로와 함께 스페인의 농구 영웅으로 추앙받는 선수 중 한명. 라울 로페즈이다.
스페인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으로 99년 세계 청소년 챔피언쉽에도 출전했던 그는 99-00 시즌부터 ACB(스페인 1부리그)의 명문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었다. 데뷔시즌에 평균 10득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실력을 입증한 그는 1년뒤 2001 NBA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4번픽으로 유타에 지명되었다. 하지만 오프시즌 중에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부상을 당한 그는 NBA 첫 시즌이었던 02-03 시즌을 통째로 날려버렸다.
그리고 실질적인 데뷔시즌인 올해, 아로요와 함께 재즈의 포인트가드진을 이끌면서 활약하고 있다.
유럽에 있을 당시에는 토니 파커보다 낫다는 평가를 들었던 선수, 선패스 후슈팅을 철저히 지키는 전형적인 퓨어 포인트가드이다. 시즌 시작전까지 아무것도 보여준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팬들 사이에서 네임벨류가 이상할 정도로 높았던 로페즈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그것이 과대평가가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백업이긴 하지만 20분 가량의 플레잉타임을 보장받으면서 신임을 얻고있고, 믿음에 그만큼 보답하고 있는 중이다. 평균 7.6득점에 3.8 어시스트, 이 정도면 외국에서 온 루키로써 준수함을 뛰어넘어 상당한 스탯이지 않은가.
로페즈를 설명하는 데는 크게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다. 그저 '정통 포인트가드'. 비이기적이고 기본기가 충실하다. 아, 여기서 말하는 기본기는 기술상의 기본기라기 보다 전술상의 기본기를 말하는 것이다. 드리블, 패스의 정확도와 같은 것이 아닌 속공을 전개하는 방법, 경기템포을 조율하는 법 따위의 것 말이다. 그리고 코트비젼도 훌륭하다. 이번 시즌 재즈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몇 안되는 팀의 패턴플레이는 대부분 로페즈에 의한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스탁턴의 계보를 이어주길 기대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로페즈에게는 안정성이 부족하다. 출전시간에 비해 상당히 많은 턴오버를 기록하고 있고 아직 어린 선수라 한 번 페이스가 흔들리면 좀처럼 평상심을 되찾지 못한다. 이 외에도 세트슛이 아니면 슛을 던지지 않는(포지션 특성상 잘못된 플레이는 아니지만) 소극적인 마인드와 그 미약한 슈팅능력은 분명 개선해야 할 문제점이다.
2. 스탯으로의 비교
필자의 글 솜씨가 워낙에 딸리는지라 항상 이런식으로 숫자만을 논하게 된다. 스탯의 맹점은 스스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또 필자 자신도 스탯을 신봉하는 것은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이 숫자놀음을 계속하는 것은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구체적인 근거를 보여드리고 싶기 때문이다. 조금 더 솔직히 말하자면 주관적 성격의 칼럼을 썼을때 받게 될 매니아 분들의 따끔한 반론이 두렵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에 양해를 부탁드리며 이야기를 계속하겠다.
아로요와 로페즈, 주전과 백업인 두 선수의 단순스탯비교는 당연히 불가능하다. 그러나 아로요가 부상으로 결장해 로페즈가 스타팅으로 나온 경기가 상당하기 때문에 이런 비교가 가능케 되었다.
⇒스타팅 출장시의 개인스탯
|
출장시간 |
득점 |
어시스트 |
리바운드 |
스틸 |
턴오버 |
팀 승률 |
아로요 |
31.2 |
14.8 |
6.1 |
2.9 |
1.3 |
2.4 |
47% |
로페즈 |
28.7 |
11.0 |
6.3 |
3.1 |
0.6 |
3.4 |
55% |
-아로요가 일단 스타팅으로 출전했지만 부상 후유증으로 조금만 뛰고, 로페즈의 플레잉타임이 많은 경우에는 로페즈가 스타팅인걸로 처리했습니다.
주전과 후보라는 갭을 없애고 최대한 객관화한 수치는 위의 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다. 언뜻 봐서는 별 차이 없는 것 같기도, 어떻게 보면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듯도 하다.
일단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승률이다. 물론 저것만으로 '로페즈가 아로요보다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라고 단정지을 생각은 없다. 재즈의 현재 성적은 25승 26패, 저 수치는 큰 의미가 없다. 그리고 아로요의 경우는 로페즈보다 스타팅으로 출장한 경기가 많다는 것도 감안해야 하고. 짚고 넘어가는 정도로 하고싶다. 얼마 차이나지 않는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누가 스타팅으로 나오던 특별히 팀이 부진에 빠지지는 않는다 정도로 해석하려 한다.
다음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득점력 차이. 확실히 아로요의 공격력은 로페즈보다 한 수 위이다. 3점슛은 그리 좋지 않지만 아로요의 돌파와 미들점퍼는 상당한 위력을 가지고 있다. 출장시간의 차이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어시스트의 경우는 수치상으로는 비슷하다. 두 선수는 어시스트 스타일에서 조금 다른데, 이는 뒤에서 언급할 것이므로 지금은 그냥 넘어가자.
리바운드는 의외이다. 필자가 경기를 볼때는 아로요의 리바운드 가담이 적극적이고 또 상당히 많이 잡아주는 걸로 느껴졌는데 기록으로 확인해본 결과는 위와 같다. 뭐, 크게 차이나지 않는 만큼 이 수치도 크게 신경쓸 필요는 없을 듯 하다.
다음은 스틸. 득점만큼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이것을 수비력의 차이로까지 확대해석 할 필요는 없겠지만 스틸은 거의 속공으로 연결되고, 이 것이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함을 생각해본다면 이 방면으로는 분명 아로요가 로페즈에 비해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아로요의 스틸은 상대의 패싱라인을 미리 읽고 중간에서 인터셉트하는 경우가 많기에 더욱 위력적이다.
자, 이제 드디어 턴오버에 대해 말할때가 왔다. 필자가 오버해서 말하지 않아도 이미 예상하셨으리라 생각한다. 로페즈, 정말 안정성 면에서 심각하다. 로페즈의 저 3.4개라는 수치가 마음에 와닿지 않는 분들을 위해서 하나 더 말하자면 현재 로페즈는 48분 환산 턴오버 숫자에서 nba 전체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중이다-_-
자신이 득점력이 떨어지지만 경기조율을 할 줄 아는 퓨어 포인트가드임을 내세워 가치를 올리기 위해선 뛰어난 패싱력도, 공이 손에 붙은 듯한 드리블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플레이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뛰어난 포인트가드는 창의적인 패스를 해야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턴오버는 눈감아 주어야 한다고들 말하지만 로페즈의 경우는 그런 경우와는 상당히 다르다. 아직 팀의 주도권을 잡기에는 한참 멀은 루키가 엄청난 숫자의 실책을 고비때마다 남발하는 것을 어떻게 좋게 해석할 수 있는가. 아무리 필자가 열심히 푸쉬하고 있는 로페즈라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전혀 변호하고 싶지 않다.
아로요도 특별히 안정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무리한 슛으로 흐름을 끊기도 하지만 그래도 로페즈보다는 훨씬 나은편이다. 로페즈가 아로요에게 스타팅 자리를 내준 요인중 하나가 바로 이 턴오버일 것이다.
단지 표면적인 수치로만 비교해본 결과로는 아로요가 앞선다. 하지만 칼럼 첫머리에서 로페즈도 주전으로써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한 것을 기억할 것이다. 그렇다, 스탯은 이게 다가 아니거든.
⇒스타팅 선수에 따른 팀 스탯 변화
|
득점 |
속공득점 |
허용속공득점 |
페인트존득점 |
필드골% |
아로요 |
91.5 |
10.3 |
13.2 |
37.5 |
43.4% |
로페즈 |
89.4 |
14.2 |
10.5 |
40.1 |
46.8% |
그렇다. 로페즈는 위 표에서와 같은 팀스탯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하나하나 따져보자.
먼저 팀 득점은 아로요 스타팅시에 2점 가량 더 높다. 둘의 개인적인 공격력 차이, 그리고 아로요의 빠른 경기전개 스타일에 의해 저런 차이가 생겼다.
다음은 속공득점. 보시는 대로다. 로페즈가 스타팅 출장시 아로요보다 경기당 4점, 개수로 따지자면 2개 정도나 속공을 더 성공시키고 있다. 소개를 하면서 언급했던 부분이지만 로페즈는 전술적 기본기, 특히 속공전개능력이 상당하다. 속공이 시작되면 꼭 자기가 마무리 A패스를 하려 하기보다는 어떻게 해야 가장 유기적인 볼흐름으로 속공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한다. 속공시 포메이션의 한 가운데서 양쪽으로 날카로운 볼배급을 하는 모습은 정말 스탁턴을 연상시킨다.
상대에게 허용한 속공득점에서도 로페즈가 우위를 보인다. 사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할지는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로페즈의 템포조절이 능숙하다, 백코트가 빠르다 등등 여러 가지로 생각해봤지만 확신이 서지 않는다. 어쨌든 상대에게 속공을 적게 허용한다는건 분명 좋은 것 아니겠는가.
또하나, 로페즈가 스타팅으로 나올 경우 근소하나마 페인트존에서의 쉬운 득점이 많아진다.
줄여서 로페즈는 수월한 이지샷을 이끌어내고, 팀이 확률높은 편한 공격(속공, 골밑득점)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표에서 나온바와 같이 로페즈가 스타팅으로 나오면 필드골 성공률이 상당히 올라간다는 것이 그 증거라 할 수 있겠다.
이제 왜 로페즈도 스타팅으로 출전할 자격이 있다고 필자가 우기는지-_- 이해되시는가. 그렇다. 조금 있다가 또 언급하겠지만 아로요가 스타팅으로 나오는 것은 두 선수의 스타일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지 절대적인 기량차이에서 온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3. 플레이 모습으로의 비교
괜히 했던 얘기를 또 한번 반복하는 게 아닌가 싶다. 공격형과 정통 포인트가드, 이걸로 모든게 다 설명됬을지도. 어쨌든 한가지라도 더 추가해 말하고 싶은 욕심이랄까. '플레이스타일' 이라는 제목을 달고 또다시 얘기해보려 한다.
아까 위에서 확인했듯이 속공득점은 로페즈가 더 많지만 실제 경기템포는 아로요가 더 빠르게 가져간다. 로페즈는 경기흐름을 조율하면서 템포를 계속해서 바꾸는 반면 아로요는 계속해서 빠른 공격을 추구한다. 당연히 교과서적으로 보자면 로페즈가 올바른 것이겠지만 재즈의 팀 특성, 선수 구성 등은 이미 교과서적인 농구와 동떨어져 있다. 누가 올바르다고 할 수 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서 아로요의 한가지 문제점을 꼬집어내자면 슛 셀렉션을 들고 싶다. 수비가 완전히 갖춰진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웃넘버 상황도 아닌, 어정쩡한 상황에서 프론트코트로 넘어온뒤 패스없이 자기가 바로 슛을 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내쉬처럼 그런 슛의 성공률이 높은 것도 아니고.. 정말 자제해줬으면 하는 부분이다.
어시스트 스타일에서도 두 선수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아로요는 대부분의 어시스트를 속공이나 돌파 후의 찔러주기로 기록한다. 이에 반해 로페즈는 패턴플레이의 마무리 A패스와 하프코트 바스켓에서 오픈찬스인 선수를 놓치지 않고 찔러주는 것으로 어시스트를 만들어낸다.
중첩된 이야기겠지만, 두 선수는 지공에서의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도 많이 다른다.
아로요는 선이 굵은 농구를 한다. 키릴렌코, 하프링, 스티븐슨 등에게 1:1 공격을 시키는 것이 주를 이루고 자신이 직접 돌파를 하거나 그 후에 찔러주는 단순한 옵션도 자주 나온다. 복잡한 패턴플레이를 하기 보다는 선수들의 1:1 공격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물론 역시 이것이 잘못됬다는 것이 아니다. 재즈같이 선수들의 박스아웃이 철저하고 오펜스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해준다면 이런 단순한 공격이 더 효과를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공격은 공을 잡은 한 선수에게 맡겨두고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리바운드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페즈는 당연히 이와 상반된 공격을 지시한다. 스탁턴-말론의 재즈에서 볼 수 있었던 2:2 패턴플레이와 빠른 볼 무브먼트로 오픈 찬스를 만들어내는 식의 공격을 전개한다.
4. 그렇다면 왜 슬로언감독은 아로요를 고집하는가.
아로요, 로페즈 모두 장단점이 뚜렷한 선수들이다. 딱히 꼬집어 누가 우위라 말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슬로언 감독은 절대적으로 아로요를 스타팅으로 밀어주고 있다.
사실 당연한 것이다. 재즈라는 팀에 대해 어느정도만 파악하고 계신분이라면 누구나 슬로언 감독의 생각에 동조할 것이다. 하프링마저 시즌아웃되면서 현재 재즈의 외곽공격력은 제로에 가깝다. 기복이 심한 스티븐슨마저 침묵하는 날에는 정말 암울해지는 것이다.'울며 겨자먹기' 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사용할 필요가 없겠지만, 어쨌든 아로요가 스타팅으로 나오는 것은 특별한 전술적 선수기용이라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키릴렌코가 파워포워드로 출전하고, 그에 따라 득점력있는 스윙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재즈의 열악한 상황에서 그나마 득점을 해줄 수 있는 아로요를 기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 아로요는 가끔씩 20점 이상의 고득점을 해주면서 폭발해주기도 하기에(로페즈는 한번도 20점 이상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에 따른 기대심리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로페즈를 키워야 한다. 아직 리그전체의 추세를 운운하기에는 너무나도 어린 루키이긴 하지만 절대적으로 퓨어 포인트가드가 부족한 현 리그에서 로페즈의 가치는 충분하다. 필자의 개인적으로 포인트가드라는 포지션은 리딩능력이 우수한 선수가 주전으로 나오고 득점력 있는 선수가 백업으로 나와 중간에 한번씩 분위기를 바꿔주는 모습이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한다.
샐러리가 남아 넘치다 못해 하한선에 걸릴 지경인-_- 재즈가 오버페이를 해서라도 수준급의 스코어러를 잡는다면 그때부터는 로페즈 체제로 갈 것이다. 분명 지금보다 성장할 여지를 보여주고 있는 선수이니만큼 스타팅 자리를 보장받고 팀에서의 비중이 높아진다면 좋은 모습을 보이리라 기대한다.
괜히 고만고만한 선수둘을 이렇게나 장황하게 비교를 할 필요가 있느냐 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재즈팬인 필자에게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주제였다-_- 로페즈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단 것에 만족하며 끄적거림을 끝내려 한다.
P.S : 글을 다 쓰고 보니 평등한 비교라기 보다는 어떻게든 로페즈를 추켜세우려는 듯한 느낌이 들어 대단히 송구스럽습니다. 밝혔듯이 제 선수취향이 로페즈이기 때문에-_-;
좋은글입니다. 글을 읽는동안 미소가 제 입가에서 떠나줄 모르네여. 아마도 저와 취향이 비슷한 것과 자연스런 글의 흐름과 완성도 추천을 안할수가없게 만드는 그런글이네여. 이거 쓰고 다시 읽어야겠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