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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투 모션과 당신의 투 모션이 다른 이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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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06-17 15:21:20

선수들이 점프슛을 할 때 사용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대동소이합니다.

큰 틀에서 보았을 때 점프슛 메커니즘에서의 힘의 흐름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이것을 이해해야 무엇이 일반인과 다른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이 힘을 이용하는 방법, 특히 하체 힘을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상술하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하체 힘을 상체로 전달하는 방법

점프 슛에 대해 논할 때 '하체를 쓰라'는 말은 귀가 닳도록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하체를 써라, 무릎을 굽혀라, 하체 힘을 이용해서 가볍게 쏴라 등...

특히 '하체 힘을 상체로 전달해라' 라는 말은 머리로는 이해한 것 같은데,

그래서 어떻게 전달하라는 것인지 참 애매하기 짝이 없죠.

힘을 전달한다라... 참 어렵게 들립니다.


그렇다면 하체 힘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이란 대체 뭘까요?


하체 힘을 상체로 전달한다 = 엉덩이로 상체를 밀어준다

 

뭔가 똑같은 소리를 반복한 것 같죠? 

좀 더 디테일하게 알아보도록 합시다.

 

하체 힘을 내주는 엔진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엉덩이 근육, 둔근입니다.

예전에는 무릎을 쓰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

무릎에 자꾸 힘을 주려고 하면 무릎 다 나갑니다. 그렇게 큰 힘을 내는데 적합한 부위가 아니에요.


그렇다면 둔근으로 어떻게 하체 힘을 발생시키고, 상체를 밀어줄 수 있는지 보도록 하겠습니다.

 

볼을 받거나, 드리블을 마쳤을 때 보통 이러한 자세가 됩니다. 

엉덩이가 힘을 내는 주체라면, 팔꿈치는 그 힘을 실질적으로 받아 공을 밀어 올려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즉 하체에선 둔근, 상체에선 팔꿈치로 밀어올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볼을 받은 직후에는 공이 엉덩이-팔꿈치라인(노란선)보다 아래에 있기 때문에

볼을 밀어 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런 식으로 엉덩이와 팔꿈치를 내리 깔아주는 식으로 힘을 발생시켜야 합니다.

하체를 내리 깔아주면서 꿍-하는 동안 팔꿈치를 공 밑으로 집어 넣는 느낌입니다.

 

이러면 이제 노란선 위로 공이 올라와 엉덩이와 팔꿈치로 볼을 밀어줄 수 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하체는 일어나지 않고 꿍- 하면서 힘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 동안 팔꿈치 각을 미리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이제 하체가 힘을 다 받았고, 펴질 일만 남았습니다. 

이때까지(그림1) 팔꿈치의 각을 미리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팔꿈치 각은 고정되고, 둔근에서 발생한 힘으로 하체가 쭉 펴지면서

엉덩이와 팔꿈치가 힘있게 공을 밀어주게 됩니다.

 

각이 미리 완성되어야 손실 없이 볼을 밀어줄 수 있습니다.

 

결국 딜리버리 과정에서 엉덩이, 팔꿈치를 공 아래에 넣는 것이 중요하고

하나의 힘의 방향성 안에서 볼을 밀어올려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딜리버리 Pause가 발생해도 괜찮은 이유

점프슛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선수들은 모두 이러한 흐름에서 볼을 올립니다.

약간의 타이밍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팔꿈치 각을 만드는 시점이라든지)

대체로 힘의 흐름은 비슷합니다.

 

앞서 양홍석 선수, 오승준 선수 등 딜리버리 Pause가 발생하는 케이스를 살펴보았었는데요.

이들이 Pause가 있음에도 원모션처럼 부드러워 보이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수직으로 볼을 밀어 올려주는 힘의 흐름이 같기 때문에 

볼이 이마에 약간 먼저 올라와 잠시 머문다고 해도 큰 틀에서는 비슷한 리듬으로 슛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완벽한 원모션과 딜리버리 Pause가 있는 투모션(그러나 거의 원모션처럼 보이는)의 차이는

이어달리기 주자가 전속력으로 달리면서 바통을 받으려고 하느냐

잰 걸음으로 맞춰가며 바통을 받으려고 하느냐 정도인 것이죠.


잠시 이마에서 멈췄다고 해서 서서 바통을 받는 격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힘의 흐름이 같기 때문에, 팔이 올라오는 속도를 조절하거나 

하체를 조금 덜 앉는다거나 하는 여러 방법을 통해 딜리버리 Pause를 없애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선수들은 그렇게 교정할 필요가 없을 뿐(좋은 신체조건으로 인해 비거리가 이미 충분하기 때문)

그정도 약간 바꿔주는 것은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체감적으로도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딜리버리 Pause가 위험 신호가 되는 경우

본격적인 얘기를 하기 위해 서론이 길었네요.

만약 본인의 딜리버리가 일찍 끝나고, 비거리가 짧아서 타이밍을 맞추려고 하는데

아무리 해도 타이밍이 맞지 않고 무조건 이마에서 멈춰서 눌렀다가 나가야만 리듬이 맞는다.

이런 경우라면 여러분의 딜리버리 Pause가 위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딜리버리 과정은 둔근과 팔꿈치로 볼을 밀어 올려주는 과정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요소가 맞물려 볼을 밀지 못하고 볼을 당겨 올리면

다시 앞으로 나가기 위해 이마에서 무조건 멈췄다가 나가게 됩니다.

 


아마 선수로 역시 유명한 유지호 선수의 슈팅폼입니다.

유심히 보셔야 할 부분은 엉덩이와 팔꿈치를 잇는 보라선과 공의 위치입니다.

팔의 각이 넓기 때문에 볼이 거의 턱 정도로 올라올 때까지 

볼이 보라선 밑에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면 팔꿈치와 엉덩이가 볼을 밀어줄 수 없기 때문에

볼을 이마로 올리기 위해 팔을 당겨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볼은 이마에 완전히 장착되게 되고, 사실상 슈팅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림1->그림2로 하체가 펴지는 동안 공은 이마에 그대로 머물러 있고,

그림2라는 이상적인 릴리즈 타이밍에 릴리즈를 시작하여 정점에서 마무리하는 정석적인 릴리즈입니다.


 

앞서 살펴보았던 오승준 선수와 딜리버리 완료 시점과 릴리즈 시작 시점을 나란히 붙여 보았습니다.

정지 화면으로는 전혀 차이점이 없어 보이지 않나요?

 

그러나 위의 유지호 선수는 이마에서 힘이 발생하는 슈팅 과정,

아래의 오승준 선수는 명치부근에서부터 힘이 발생하는 슈팅 과정으로

완전히 힘의 흐름이 다릅니다.

 

슈팅 메커니즘의 우열을 가리는 것이 아닙니다.

3점 비거리가 안정적으로 나오고 정확도만 확보되면 어떤 슛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만약 본인이 유지호 선수와 같이 볼을 당겨 올리는데 3점 비거리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비거리를 늘리고 싶어 Pause(=딜리버리 Pause죠) 를 없애 원모션으로 쏘려고 한다.

라고 하면 접근이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비거리때문에 폼을 원모션처럼 바꿨다가 감을 완전히 잃었다거나

웨이트를 해서 신체조건을 좋게 해야 비거리가 는다고 하는 등의 다양한 쟁점들이

바로 여기서 출발합니다.

 

아마 농구에서 내놓으라 하는 두 선수의 상이한 슈팅폼을 보면서 힘의 흐름이 어떻게 다른지

한 번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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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8-06-14 16:54:16

회사라 모바일로 보려니 잘안들어와서 추천 먼저합니다.
안그래도 요즘 슛 기복이 많아져서 다시 연습하려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고 기대하겠습니다.

WR
2018-06-17 14:59:19

도움이 되셨다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2018-06-14 17:21:17

엉덩이로 민다!
그래서 상체가 앞으로쏠리면 안좋은것인건가보네요 둔근의 힘을 고스란히 받질못하니까요 감사합니다

WR
2018-06-17 14:59:56

상체가 앞으로 쏠려 있어도 밑에서부터 밀어 올려서 상체를 세워야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8-06-15 09:14:55

좋은글 감사합니다~

WR
2018-06-17 15:00:20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8-06-15 09:15:54

명글입니다. 글과는 논외로 오승준 선수 폼 참 아름다운 것 같아요

WR
2018-06-16 13:20:55

아크로바틱하죠.

2018-06-15 17:57:00

오승준 선수는 진짜 수비해본 선수중에 가장 슛이 아름답고 잘 들어가는 선수였습니다

WR
2018-06-17 14:58:55

기계처럼 한결같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8-06-15 22:41:06

보실지 모르겠지만 답글 부탁드립니다.

 

저도 슛을 분석하면서 연습하는 중인데

저는 아무리 의식해도 무릎과 팔이 동시에 펴집니다.

 

무릎이 펴지고 발이 지면을 떠날 즈음에 팔이 펴지면 오히려 비거리가 짧아지거나 길어지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교정을 어떻게 해야할까 궁금합니다. 

WR
2018-06-17 14:58:18

사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영상을 찍어보는 게 가장 정확하구요. 보통 팔을 댕겨서 머리에 장착하고 쏘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힘이 뒤쪽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일어설 수가 없어요. 그래서 이마에 올릴 때까지 하체가 거의 그대로 있고, 뒤로 넘어가는 힘이 다 소진돼서 딱 고정되면 무릎과 팔이 동시에 펴지면서 슛을 쏘게 됩니다.(본문의 유지호 선수같은 케이스) 

만약 영상을 찍어서 확인한 게 아니라 그냥 스스로 감으로 판단했을 때 무릎과 팔이 동시에 펴져야 비거리가 잘 나오는 것 같다고 한다면, 그건 그냥 느낌이 그렇지 실제로는 다리가 펴진 후 슛을 쏘고 있을 경우도 있습니다. 진짜 찰나라서 본인은 무릎과 팔이 같이 펴졌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무릎 먼저, 팔 그 다음인 거죠. 역시나 영상으로 찍어보는 게 정확합니다.

2018-06-16 09:32:49

이글 보고 연습했었던 결과로
제가 기존에 하고 있던 슛폼에서 무의식 적으로 하고 있던 거였더군요.
근데 가끔씩 어 빠졌다 싶은 경우가 있는데
둔근을 쓰자 그러려면 엘셰입을 밑에서 완성 시키자로 의식하니깐
훨씬 힘이 잘실리내요.
양질의 글 감사합니다.

WR
2018-06-17 14:51:17

대부분 3점 가볍게 쏘시는 분들은 체득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단지 이미 수행하고 있는 분들은 그냥 '하체 힘으로 쏴야 돼', '무릎을 더 써봐' 정도로 얘기해도 그 흐름 안에서 디테일을 잡기 때문에 바로바로 적용이 되는데, 힘을 싣는 방법을 모르는 분들께 말하면 타이밍만 어긋나고 잘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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