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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너무 가고 싶었던 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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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9-20 07:31:37

잊을만 하면 나오는 스티브 유 사건이네요

최근에 알게 된 병의 기록이라는 웹툰이 있는데, 재미 위주가 아니라, 

너무 사실적으로, 다큐멘터리 처럼 군생활을 묘사해서, 

이거 군보안에 걸리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728619 

 

더욱이 제가 군 생활 하던 딱 그 시절의 모습이라 더 와닿기도 하구요. 

 

저도 참 군대 가기 싫었습니다. 주변에서도 많이 보죠. 빼도 박도 못하게 건강한 친구들은 어쩔 수 없이 다 가야 되는 걸로 생각하고 숙명을 받아들이지만, 가끔은 꼭 

"아 진짜 찌질하게 저렇게까지 안 갈려고 발악을 하냐"

라는 사람들을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딱히 비난할 수 없는 건, 저도 가기 싫었기 때문이죠. 

20대 초반 한창 건강하고 날아다닐 나이지만, 온 몸 어디 성한데가 없는 것 같은, 여기 저기 다 아픈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었죠. 

그래서 이해합니다. 군대 가기 싫은건 정상이에요. 

 

전역을 하고 나서도, 그 후로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군대 가기 싫어하는 동생들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는 다행히도 몸 건강히 제대했지만, 

군대에서 의무병으로 복무한 터라, 아프고 다치는 병사들을 정말 많이 봤습니다. 

사고도 나구요. 

물론 군대 안 가도, 사회에서 병에 걸릴 수 있고, 사고 당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회보다 더 많은 위험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지요. 

 

물론 군대에서 꾀병으로 의무실에 몇 달 씩 입실하며 고문관 급 행보를 보인 병사들도 많이 봤습니다.

반면, 속칭 A급 병사로 인정받는 말년병장이 제대 몇일 남기고, 굳이 안 해도 될 일을 솔선수범해서 작업하다가 큰 사고를 겪은 일도 보았죠. 


그래서 저는 군대를 갈 청년들에게 농담으로라도,

'X뺑이 쳐라' '군대 가서 열심히 해라' 라는 말등을 안 합니다. 

안 할 수 있는 건 안 하는게 좋고, 괜히 나서지 말고, 대충 해도 되고, 무조건 몸 건강히 제대하는 게 최고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군대 가기 싫어하는 마음을 이해하는 것과,  

병역 의무를 편법으로 또는 특권을 이용해서 다하지 않는 것을 비난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막대한 손해와 위험 요인들을 감수하고 충실히 군복무를 이행한 대부분의 군필자들을 생각할 때,

고의적 미필자들을 향한 비난이 과하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건강하게 제대했어도, 군대 갔다 온 모든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군복무를 수행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업무상 국군수도병원을 수도 없이 다니면서 경험한,

"목숨을 걸고"라는 말이 그저 상투적인 표현이 아님을 다시한번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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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09-20 07:45:26

저도 어쩌다 군인들 만나게 될일 있으면 어디 다치지않고 전역만해도 성공한 거라고 해줘요

3
2019-09-20 07:49:04

가고 싶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막상 가서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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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0 07:50:32

전역을 빨리하고 싶어서 군대를 빨리가고 싶었긴 합니다...

2019-09-20 07:51:18

군대라는 곳 좋은 기억 나쁜 기억도 많지만 항상 기억나는 건 선임들이죠. 좋은 선임들도 있고 나쁜 개x도 있었죠.
당시 이등병때는 상병 말년들이 말하는 거 보면 신인줄 알았는데 전역하고 보니까 진짜 별 거 없었네요.
정말 폐쇄적인 곳이지만 나름의 매력도 있기도 했지만
다시 가라면 죽어도 안간다는..

5
2019-09-20 08:26:14

아주 가끔,

좋았던 순간과 사람들은 

그립기도 합니다..

 

그저 버티고,시간 보내기만 하면 되는 곳이라,

잘 해야만 되는 사회생활에서

차라리 군대가 나았다 소리..

얼결에 한두번 했던 것 같고.. 

 

그래도,

다시 가라면

자살할 것 같아요.. 

2
2019-09-20 08:33:18

그 때 나이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군대 두 번 더 가라해도 갑니다
곧 낼모레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네요

32
2019-09-20 08:44:37

저는 13살부터 26살까지 외국에서 살고 영주권도 있어서 안가도 됬었습니다.
근데 삶이 권태하고 새로운 걸 해보고픈 마음에 모든 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입대했습니다. 영주권도 포기했죠.
그리고 보충대 첫날 새벽 불침번서며 후회했습니다.

2019-09-20 08:48:31
2019-09-20 08:53:44

근데 안가도되는데 자원해서 간경우에는 중간에 하기싫다고해도 못나오나요? 무조건 다 해야하는건가요?

2019-09-20 09:10:51

보충대는 어땠는지 모르겠는데

육군훈련소에서는 그냥 일반적인 사람도 신분이 '입소장정'일때는 자의적으로 퇴소할 수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건강상의 이유로 퇴소조치 당하는 사람도 있었구요.

3
Updated at 2019-09-20 12:45:56

보충대에선 퇴소 가능한걸로 압니다. 하지만 남들이 만류하는거 뿌리치고 입대했는데 훈련소도 못가고 나오면 쪽팔리잖아요...  26살에 입대하니 중대에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두명이더군요.. 보급관과 중대장.... 심지어 제 맞선임은 후임이 없다가 제가 들어와서 좋아하다 나이듣고 동공이 격하게 흔들리는걸 봤습니다. 

그래도 영주권 입대한 덕분에 정기휴가 9박 10일(일병,상병,병장때 있는거)짜리는 중대장이 4박5일 붙여주어서 14박 15일 외국에 두번 나라돈으로 갔다왔습니다. 대한항공에서 입대장병이라고 출발시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 해주더군요 ㄷㄷ. 그리고 영주권자 모범 장병에 뽑혀서 전국의 영주권다 입대자 150명과 함께가는 2박3일 대한민국 투어도 갔다왔네요. 3박4일 휴가는 덤으로 받아서 더 좋았었네요...

2019-09-20 09:40:21

와... 최근 본 댓글 중에 가장 웃픕네요...  

다녀오고 나서는 어떠셨는지 뒷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1
2019-09-20 12:43:47

전역할떄 국방부에서 입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적힌 표창장하나 주더라구요

그리고 계속 한국에 눌러앉아서 소시민으로 살고있습니다.

하필 한국에 눌러앉으니 랩터스가 너무 잘나가네요

1
2019-09-20 13:01:46

와 그런 표창장을 따로 주다니. 몰랐네요. 신기신기.

궁금증에 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은 소시민 화이팅입니다!!! 

Updated at 2019-09-20 08:58:54

저는 진짜 가고 싶었네요. 건강한 몸뚱이에 군대를 회피할수도 없었고 어차피 가야되는 군대인데 빠른년생이다보니 신검통지서가 늦게 날라오는 상황이었습니다. 해서 공군에 자원입대를 하기 위해 면접을 3번봤었는데.. 다떨어졌습니다. 3번떨어지니 친구들 거진다 들어갔더군요. 결국 신검까지 받고.(공군합격했으면 신검안받고 입대했을상황이었습니다) 제일빠른 날자로 육군에 들어가려니 아버지께서 공군 한번만 더 면접보라고 해서.. 백(?)까지 써서 4번째만에 합격했네요.

2019-09-20 09:13:30

헛소리입니다만.
한 17세 정도에 갔다오는거였으면 갈만 했을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때에는 단체생활도 즐겁게 받아 들일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20살 21살은 정신적으로 너무 성숙하고, 그렇다고 그것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미성숙한 나이인것 같습니다.

WR
2019-09-20 09:59:20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다만 20,21살에 군대 가면 힘든 이유가 고등학교 때까지는 어쨌든 단체 생활과 규율에 얽매이는 삶인데, 고등학교 졸업하면 자유로운 사회 물이 잔뜩 든 상태에서 가려니깐 더 힘든거 같아요

2019-09-20 09:32:08

병장때는 나름 재밌었습니다..
태어나서 그런 권력을 가져본적이 처음이라..
권력의 달콤함이 이런거구나 하는걸 느낀..

Updated at 2019-09-20 11:19:03

저는 글쓴분과 전혀 반대의 상황을 겪은것 같습니다.

군대 가고 싶었습니다.

스무살. 멋있게 그리고 '목숨걸고'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자하는데 거침이 없었습니다. 

먼저 군에간 친구들 배웅하면서 뜨거운 눈물도 흘렸고 저 역시 내 가족, 내 벗들을 

지키러가기에 저의 혈기와 젊음은 전혀 아깝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서울에서 낯선 해군을 지원했습니다.

서해교전 당시 병장이었고 같은종류의 고속정 3XX호정을 오롯이 2년 넘게 탔습니다.

그동안 동경해왔던 군인들에 대한 환상은 함정근무시작과 동시에 깨져버렸고 

온갖 부조리(예비역들은 다들 할말 많으실것이기에 생략하겠습니다)들을 온몸으로 겪다보니

'국방國防'은 없고 '사역使役'에는 장교도 부사관도 따로 없는 곳이었습니다.

군대가 겨우 이런곳인가 하는 실망감과 괴리감에 괴로웠습니다.

훈련소시절 빨간모자 쓴 교관들의 멋짐은 어디가고 실무에서 빨간모자쓰신분들은

배나오고 거들먹거리며 훈련 있을때마다 돈봉투 수거나 하고 있고(사병한테 안보이게나 주고 받던가..)

제가 반골기질이 강하거나 완장차고 나서는 성격이 못되어서 생각과는 반대로 미련맞도록 충실했습니다.

같이 생활하는 사병들에게 피해가 가면 안되고 우리라도 뭉쳐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컸거든요.

중요한 훈련이 있으면 제가 소속되지도 않은 다른 함정에서 저를 호출해서 출항시키는 일도 다반사였으니까요. 

어쨌든 지나고 결론은 내가 왜 타인의 밥벌이를 대신 해주고 있는지(?) 나라를 지키러 온건지 직업군인들 가족을 부양하러 온건지(?) 저런 사람들이 나라를 지키고 있다고 믿는 바깥의 국민들은 순진한거 였구나 하는 생각.

 

군대가기 전과 극반대로 이후의 저는 불법만 아니면 병역기피 얼마든지 지지합니다.

지금 아들을 키우고 있지만 제 자식이 성인이 되었을땐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길 기원하고 

의무복무제가 하루빨리 폐지되길 누구보다 바라는 마음이 되었습니다.

 

지나고 나면 추억이고 웃을수 있다는데 저는 낭비의 시간이었고 구역질만 납니다.

2019-09-20 10:20:42

같은 해군인데 씁쓸한 이야기네요...
관찰관들이 촌지까지 받았다니

Updated at 2019-09-20 10:37:39

머리 희끗희끗한 노병은 출근해서 커피심부름 시키고 하루종일 누워있다가 

밥먹을때만 일어나는줄 알았는데

아 그동안 먹은 짬이 저럴 때 쓰라고 있는거였구나 했습니다.

그 덕에 훈련은 대충 시늉만 하고 편하게 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서해교전 벌어지고나서 진짜 말도 안되는 긴장의 시간이었고

전부 미친듯이 진지하게 훈련에 임했는데 시늉만 내오던걸 제대로 하려니 

다들 예민해지고 난리였습니다.

2019-09-20 10:21:29

I can do this all day.

가기는 싫었지만 가서는 만족스러웠네요~ 수방사 헌병단이라 군기는 좀 쌨지만 재밌게 마무리했네요. 운동도 열심히해서 체격도 키워서 나왔구요. 전역할때는 좀 시원섭섭하더군요.. 물론 시원99 섭섭1..

2019-09-20 10:55:24

가뜩이나 학교를 늦게들어가서 군입대도 늦어지게 생겼는데 가정상황이 마침 안좋아져서 휴학하고 1년 돈벌고 입대했습니다. 돈벌면서 빨리 군대가야하는데... 가고싶다... 이렇게 생각해본 적은 있습니다.

2019-09-20 10:58:07

36년 살면서 두명 봤네요. 한명은 선배였는데 빡센 부대에 가지 못해 안달이었고 다른 한명은 밀덕이라 군대를 엄청좋아했져.. 

2019-09-20 10:58:33

친구들끼리 술자리에서 군대얘기 할때 빠지지 않을 수 있어서 좋은거 같아요.

1
2019-09-20 11:20:38

군대가 제일 무서운 건 또라이를 만나면 그들을 피할 방법이 없다는 거죠
사회에서 만나면 적당히 무시하거나 정 안되면 내가 직장을 옮기든 부서를 바꾸면 되는데
군대는 안그렇죠..피할 수도 없고 또라이를 계속 상대해야 합니다

온갖 부정부패와 비리의 온상인 것은 제가 근무할때 수도 없이 본 것이지만 개또라이와 같이 있어야 되는 것만큼 큰 고문이 없었네요

2019-09-20 11:32:00

저희 처남이 고등학생때부터 특전부사관 엄청 가고 싶어해서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부터 준비했는데

잘 안되서 결국(?) 육군부사관으로 군복무하고 있네요. 현재 사단 수색대대 하사로 복무중인데, 사단장 표창도 받고 군생활 꽤 잘 하고 있습니다.

2019-09-20 11:37:57

애매하긴 한데 군입대 전 삶이 너무 힘들어서 군대로 도피하고 싶은 생각은 있었습니다.

힘들긴 해도 나름 보람찼구요 군대도.

전역식 때 우울한 모습으로 나오는 건 저밖에 안보이더라구요. 

2019-09-20 12:29:12

전 재밌을 것 같아서 군대 바로가기 누르고 한 달만에 입대했네요. 공기 좋은 곳에서 나름 재밌게 놀다왔습니다. 예비군도 끝나서 총 쏴볼 일이 없다는 게 좀 아쉽네요.

2019-09-20 12:50:54

비슷한 마음입니다. 군인에 대한 대우도 딱히 좋다고 못느끼는 마당에 예비군들이 훈련받을때 현역한테 반말 찍찍하고 막대하는거 등등 이런것들도 다 바뀌어야 할텐데 말이죠. 우리가 서로 존중해줘야 불미스러운 일도 줄어들테고, 장난스럽게 치부하는 일도 없어지겠죠.

2019-09-20 17:33:23

빨리 숙제한다는 마인드로 갔네요
가고 싶어서 간건 아니지만
엄청 긍적정인 마인드로 보냈다고 자부합니다
내가 이걸 여기서 안해보면 어디서 해보냐
남자면 이런것도 할줄 알아야지
다 경험이다 혹은 배운다는 마인드로 해서
일이등병은 지낼만 했습니다

1
2019-09-20 18:51:57

군대 지원했다가 시력이 안좋아서 현역 떨어졌습니다
당시 담당자분 따라 다니며 군대 보내 달라며 졸랐었는데 눈 나쁜건 안된다면서 민방위때 보자더군요

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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