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릴께 웨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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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2-01-18 18:40:59
웨이드가 괴로워 하는 표정을 볼때면 깜짝깜짝 놀랍니다. 플로어에 눕거나 엎드려서 고통을 호소 할 때면 보는 사람들은 심장이 벌렁거리게 되죠. 이미 큰 부상을 한번 당한 선수라면 이후의 부상이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에 대해 신경을 쓰게 됩니다. 특히나 웨이드처럼 동작이 엄청나게 큰 선수들은 부상의 두려움을 늘 안고 뛰게 마련입니다. 웨이드 역시 자신의 저돌적인 플레이들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 있죠. 그래서 늘 잘 넘어지는 훈련(낙법)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며칠전 덴버와의 경기에서 마이애미가 패했습니다. 시즌 4패째 그리고 3연패를 당하는 순간이었지만, 그것보다 더 기분이 나쁜 건 웨이드의 발목 부상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약간의 부상을 안고 플레이를 하고 있었던 터라 어제의 부상은 더 신경이 쓰였죠. 다행히 본인이 처음 느꼈던 때의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후유증은 꽤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덴버전 편집하다가 어처구니없이 동영상을 날리면서 기분이 상쾌해졌네요. (아~ 좋다 ㅠㅠ)
그래서 동영상 포기하고 생각지도 않게 긴 글을 쓰게 되는군요.
솔직히 말하면 전 웨이드가 우승을 한 이후 그 다음 시즌부터 완전 짱 먹을줄 알았습니다.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인터넷으로 경기를 보는 건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었는데, mbc espn이라는 별일 없으면 중계를 해주는 좋은 매체가 있었으니 어렵지않게 파이널을 시청할수 있었죠. 아마도 파이널 퍼포먼스를 생방으로 목격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던 듯 싶네요. 이미 한 시즌 전부터 웨이드는 전국구 스타였지만, 06년엔 파이널에 올라 2경기를 먼저 내준뒤 4경기를 내리 따내며 진정한 슈퍼스타로 발돋움하게 된 거죠. 모든 농구팬들이 그럴테지만, 내가 응원하는 팀이 잘하면 기분이 좋고 내가 좋아하는 선수가 유명해지면 괜히 나의 일처럼 그 사실을 즐기게 됩니다. 저도 웨이드가 유명해지자 이왕이면 최고가 되길 늘 바랐습니다. 굳이 목표점이 있다면 같은 포지션에 있는 코비 위에 서길 바랐었죠. 그 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거 같네요.
웨이드는 늘 자기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선수였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점이 바로 그것이기도 하구요. 그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던 루키 플레이오프부터 첫 국가대표 (아테네 올림픽)와 소포모어시즌 동부파이널 진출등 계속해서 시련을 맛보지만 그와중에도 꾸준하게 성장을 해주었습니다. 특히 소포모어 시즌에 치룬 동부 파이널은 웨이드의 무대라고 해도 될 만큼 마이애미팬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갖게 해주었죠. 물론 아쉽게도 부상을 당하면서 전력에서 이탈하게 되고 3대2로 앞서다 나머지 두경기를 디트로이트에게 내주게 되지만요. 그리고 마침내 3년차에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하게 되고, 웨이드는 그 우승팀의 영웅이 됩니다.
이때 저는 웨이드가 코비보다 좋은 선수가 될것이다라는 생각을 잠시 가진적이 있었는데, 그 이유가 파이널에서 보여줬던 점퍼들이었죠. 이미 웨이드는 돌파덕후로 정평이 나있었지만, 거기에 점퍼가 추가되니 그렇게 완벽해 보일수가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칠수도 있지만 웨이드는 이 당시 그저 돌파만 아는 머저리가 아니었고, 돌파는 하나의 옵션이었던 선수였습니다. 추가로 자유투도 지금처럼 엉망인 선수가 아니었죠. 아마 그런 점퍼의 모습을 보며 '니가 최고다'라고 생각했던것 같네요. 점퍼를 잃어버린 이유는 슛폼의 변화를 준것도 영향이 있었겠지만, 과도하게 키운 상체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슬림했던 과거 모습에 비하면 지금의 웨이드는 우락부락한 근육맨이 되버렸죠. 어깨가 커져도 너무 커졌습니다. 물론 벌크업이 부상의 위험으로 부터 보호 하기 위해서 선택한 수단이었겠지만, 완전체라고 불렸던 08시즌보다도 더 불린탓에 지금 몸은 서서히 바클리화 되어가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게 하네요.
현재 마이애미는 기대보다 좀 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거 같습니다. 소위 빠라고 자처하는 저마저도 이렇게 생각하는데 하물며 좀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분들에겐 더 심각해 보일수도 있을거 같네요. 하지만, 금방 본 궤도에 오르며 좋은 모습을 보여줄꺼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웨이드의 부진은 다소 낯설지만, 이게 오랫동안 지속 될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적지않은 나이에 한살 더 먹은 웨이드라 조금 불안한것도 사실입니다만, 아직 젊고 지금껏 늘 스스로 동기부여를 해왔던 선수라 큰 걱정은 하지 않고있습니다. 뭐 부상은 빨리 회복 되길 바라지만요;;
얼만큼 실수를 했고, 얼만큼 활약을 하고 있는지 경기장에 서있으면 누구보다 선수 자신이 제일 잘 알거에요. 굳이 남이 가르쳐주지 않더라도 웨이드는 자기가 뭘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을겁니다. 잘 표출하진 않지만, 프라이드가 아주 강한 선수이고 코트 안에서의 투쟁심은 그 누구 못지 않은 선수니 아마도 지금 부상 당한 것에 대해 억울해 하고 복귀 할 날을 위해 칼을 갈고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시즌 절친에게 마무리도 못한다고 무시 당한 후 보여줬던 웨이드의 폭발력을 기다리겠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늘 동기부여 하던 웨이드의 모습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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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