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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AA가 NBA보다 재밌는 몇 가지 요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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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5 19:47:40

제가 NCAA 농구를 접하게 된 계기는 2016, 에콰도르에서 6개월 정도 근무를 하게 되었는데 에콰도르가 미국 E.T(동부 표준시)과 시차가 같다 보니(물론 서머타임이 없어서 1시간 정도 차이는 났지만) 농구보기에는 최적의 근무 환경이었습니다. 퇴근 후에 맥주 한 잔 하면서 NBA를 라이브로 볼 수 있는 NBA 팬의 로망과도 같은 Dream을 현실로 만들었던 순간이었죠. 그러다 보니 NBA 말고도 자연스레 미국 스포츠(NFL, MLB )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었고 그러던 차에 3월의 광란이 시작했습니다.

그 해 3월의 광란 챔피언은 빌라노바. 빌라노바와 UNC의 결승전은 정말로 대학농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결승전과도 같았고 NBA와는 느낌이 많이 다른 학생 스포츠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NCAA는 인기가 많이 없는 것이 사실이고 무엇보다 접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NBA처럼 리그 패스 같은 게 없다 보니 저도 한국 돌아와서는 라이브로 본 경기가 많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CAA는 정말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올 수 없는 마성의 매력이 있습니다. NCAANBA보다 재밌는 요소들을 몇 가지만 주저리 주저리 써 보겠습니다.

 

공격 제한 시간

처음에 NCAA 경기를 접했던 15-16 시즌, 저는 눈을 의심했고 잘못된 건 아닌지 몇 분간 모니터를 응시했던 기억이 납니다. 다름 아니라 공격 제한 시간(Shot Clock) 때문이었는데요. 거기 표시된 샷 클락은 무려 35. , 후반 20분 체제로 운영한다는 건 워낙 유명해서인지 알고 있었는데 샷 클락 35초는 정말 쇼킹했습니다. 과거 농구대잔치 때도 35초는 아니고 30초였던 걸로 기억하는데..그래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봤더니, 이것도 45초에서 10초 줄어서 그런 거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최근에 다시 5초가 줄어서 이제는 30초로 운영이 됩니다.

긴 공격 제한 시간의 취지는 아무래도 팀플레이를 중시하는 학생 농구이고 그러다 보니 시간을 여유있게 쓰면서 약속된 공격을 하고 실패했을 때도 한 번 더 세팅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이것 말고 다른 이유가 있으면 알려 주십시오..)

NBA보다 8분이 적은 40분 경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샷 클락은 더 길다는 게 의미하는 건, 맞습니다. 한 포제션 한 포제션의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입니다. 총 시간은 더 짧은데 공격 한 번 한 번을 할 수 있는 시간은 더 길다는 것은 그만큼 공격을 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적다는 것이고 정말 목숨 걸고매 포제션마다 임할 수밖에 없는 어린 선수들의 열정을 여기서부터가 느낄 수 있다고 봅니다.

 

절대 강자가 없다.

1967년부터 73년까지 UCLA7연패는 논외로 하고, 1990년대부터 봤을 때 NCAA에서 2연패를 한 팀은 딱 두 팀이 전부입니다. 1991, 92년의 듀크, 그리고 2006, 07년의 플로리다. 반면, NBA90년대 시카고 불스의 쓰리핏 2(그 사이 휴스턴의 리핏), 레이커스의 2000년대 쓰리핏 & 리핏, 2010년대 마이애미의 리핏과 골든스테이트의 리핏 & 4년간 3회 우승 등 소위 해먹는 팀들이 해먹는그림이 많이 발생하죠.

물론, NBANCAA는 당연히 구조부터 시작점, 선수들까지 모든 게 다르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을 하는 것입니다. 천문학적인 돈을 받고 전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서 자웅을 겨루는 세계 최고의 프로 농구 리그가 NBA라면 NCAA는 말 그대로 대학생들이 각 대학교가 속한 컨퍼런스에서 학교 협회에서 짠 일정에 맞춰 경기를 하고 본인의 학점 등도 펑크나지 않게 스스로 잘 관리해야 되며(학점 미달로 레드 셔츠 경기에 뛸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 것 를 받아서 경기에 못 뛰는 선수들도 꽤 되죠.) 4학년이 끝나면 졸업을 해야만 하는 학생 리그입니다.

NCAA에서 뛰는 학생들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물론, 소속 학교의 우승도 하나의 목표일 수는 있겠지만 결국은 취업이겠죠. 우리가 다 아는 자이온 윌리엄슨, 자 모란트 같은 선수들도 있지만 현실은 NBA는 쳐다도 못 보는 학생들이 부지기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KBL이라는 태평양을 건너 먼 타지에 와서 고생하는 선수들도 있고 유럽 리그에 가는 선수들도 생기며 그마저도 안 되면 다른 직종을 택하는 선수들도 많죠. 그렇기 때문에 NCAA에서 소속 학교가 파이널 포, 우승 등 좋은 성적으로 전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거기서 조금이라도 활약을 한 선수들은 본인 원래 실력에 비해 주가가 급상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승을 하면 학년에 상관없이 팀 내 1~3,4옵션까지는 싹 다 프로 무대 진출을 선언해 버리는 경우가 대다수죠. 결국 2연패도 엄청 힘들며 3연패는 (특히 현 NCAA에서는) 정말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디펜딩 챔피언이 있고 그 디펜딩 챔피언에 도전하는 나머지 팀들의 고군분투와 같은 그림도 감동을 주지만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개념보다는 매 시즌 매 시즌 색다른 로스터로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350개가 넘는 학교들의 경쟁을 보는 것이야말로 대학 농구가 재밌는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리크루팅

NBA는 프로 무대 진출을 선언하면 로터리 픽 추첨과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지난 시즌 성적 역순이라는 나름의 큰 틀 아래서 무작위로 소속팀이 정해지게 됩니다. 반면, NCAA는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대회이고 대학교이니만큼 각 대학교의 최소한의 기준(학교 성적) 등의 최소 입학 요건, 그리고 그 대학교의 환경 및 감독들과의 관계 등을 통해 그 선수의 학교가 결정이 됩니다. 19-20시즌부터 NCAA 무대에서 뛸 한국의 이현중 선수도 Pac-12 컨퍼런스의 워싱턴과 A-10 컨퍼런스의 데이비슨, 두 군데서 적극적인 구애를 하였고 결국 본인이 최종적으로 스테픈 커리의 모교인 데이비슨을 선택하였죠.

각 학교, 그리고 각 감독들은 나름의 Concept을 가지고 리크루팅을 합니다. 원앤던(1학년 한 시즌만 치르고 프로에 가는 것) 컨셉으로 매 시즌 선수를 물갈이하면서 대신에 최고의 재능들을 끌어 모으는 듀크&켄터키, 비미국 출신들을 적극적으로 리크루팅해서 미드메이저로써 매년 우승후보 물망에 오르는 곤자가(루이 하치무라 모교), 호주에 빨대(?)를 꽂은 세인트메리(패티 밀스 & 매튜 델라베도바 모교)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리고 선수들이 학교를 선택하는 기준도 제각각이죠. 이름값은 떨어지지만 상대적으로 본인이 에이스로 뛰는 것을 선호하는 선수, 전미 최고의 명문 학교(듀크, 켄터키, UNC )로 가서 전국 방송에 많이 노출되는 것을 선호하는 선수, 고향에서 가까운 걸 선호하는 선수 등등 그렇기 때문에 리크루팅을 보는 묘미도 상당합니다.(물론, 최근에 계속해서 터지는 부정 리크루팅은 좀 씁쓸하지만..)

 

단판 토너먼트

사실 NCAA의 제일 핵심 요소는 ‘Big Dance’라고도 불리는 3월의 광란, 전미 토너먼트라고 할 수 있죠. 선정 위원회의 선정, 그리고 각 컨퍼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팀들이 모여서 350개가 넘는 학교 중 단 68개 학교만이 참가할 수 있는 토너먼트는 대진표(브라켓)가 나오면 승리 팀들을 우승 팀까지 쭉쭉 찍어나가는 브라켓 챌린지 등 재미요소가 아주 많습니다.

3월의 광란은 전세계 스포츠 이벤트 중 무려 5위의 경제 효과가 있다는 기사도 봤는데, 하계/동계 올림픽보다도 높은 순위였습니다.(물론 1위는 압도적으로 슈퍼볼) 3주간 펼쳐지는 이 토너먼트의 묘미는 단판 승부입니다. 농구라는 종목은 구기 스포츠 중에 가장 이변이 적은 스포츠 중 하나라고 하죠. 신체조건이 크게 좌우하고 손으로 하기 때문에 그만큼 이변이 적은데요. 3월의 광란은 단판 승부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변이 많이 일어납니다.

NBA 플레이오프는 모든 라운드가 74선승제로 치러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전력이 약한 팀이 강한 팀을 잡는 업셋이 일어나기가 아주 힘듭니다. 단적인 예로 동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1라운드, 토론토와 올랜도 경기에서 토론토는 홈에서 올랜도에게 1차전을 내주죠. NCAA였으면 바로 탈락, 토론토의 우승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정신차린 토론토는 결국 2~5차전을 다 잡아버리고 4-12라운드에 진출하죠. 단판, 32선승제, 53선승제 등 다전제로 갈수록 이변은 적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 낮은 전력의, 슈퍼스타 한 명 없는 팀들이 리크루팅 싹쓸이로 최고의 재능들을 모아놓은 팀들을 무찌를 때의 쾌감, 단판승부라서 가능한 이 업셋의 쾌감은 NCAA가 재밌는 최고의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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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09-15 20:04:17

요즘은 연속 우승이 더 힘든 것이, 정말 압도적인 선수가 나오면 금방 nba로 진출해버리거나 대학 무대를 거치지도 않죠. 헌데 저 정도로 선수단이 빨리 바뀌면 출신 대학이 아닌 외국인으로선 한 팀에 정 붙이기 어렵지 않나요?

2019-09-15 20:13:52

아주 예전에 한국에서도 방송해줘서 케빈러브 봤었는데 지금은 토렌트아니면 길이 없네요... 예전에 지역방어배우려고 시라큐스경기 많이 봤었는데 템포느린대로 재밌더라구요.

2019-09-15 20:16:22

 March Madness가 미국 대학 스포츠의 꽃이라고 할수 있죠. 총 68개의 팀이 단판 토너먼트하는데 매경기가 win or go home 엘리미네이션 게임이다 보니까 긴장감도 느바의 몇배이어서 재미있습니다. 올해 제가 있었던 미시간 스테이트 상당히 기대중입니다. 

2019-09-15 20:55:32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덧붙여서 저는 마치매드에서 응원팀 소속 컨퍼런스 팀들 행보를 보는 재미도 있더라구여

2019-09-15 21:02:00

사실 현지에서는 대학농구 대학풋볼이 프로 경기보다 인기가 더 많은 주들도 존재합니다
프로로 가기위해 선수들의 허슬 지역연고로 뭉치게 하는 지역주민들의 힘 또한 모든 수입이 대학에 귀속되어 나름 비지니스적으로 규모가 큽니다
국내 대학농구도 그렇게 활성화가 되면 좋으련만...안타깝죠...

2019-09-16 09:30:56

ncaa 농구 공격시간 더 이전인 8~90년대에는 45초 아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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