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후기. 멋진 시리즈, 멋진 마무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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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5-13 13:40:16
2019 플레이오프
마지막까지 끝나지 않았다는 희망을 준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습니다. 카와이 레너드의 엄청난 퍼포먼스로 인해 비록 버저비터맞고 패배했지만, 마냥 졌다는 패배감이 들지는 않는 경기였어요.
발목 부상으로 다리절면서도 마지막 동점 샷을 넣어준 버틀러에게 특히 고마웠고, 식서스 모든 선수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언더독다운 열정과 도전정신을 보여준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네요.
제가 플레이오프 전에 말씀드렸던 바와 같이, 필리 입장에선 이번 플옵은 2라운드 7차전까지만 가도 대성공이라 할만 했습니다. 팀으로써 어설프기 그지 없던 조직력 안좋은 팀이 바로 식서스 3.0이었으니까요.
로컬 전문가들조차 대부분 랩터스의 무난한 승리를 점쳤을 정도로 필리에 대한 평가는 박했습니다. 심지어 그 7차전도 버저비터로 졌으니 이번 시즌은 훌륭했다 평해도 될 것 같아요.
이제 중요한 건 오프 시즌이죠. 애초에 미래의 청사진을 위한 빅 트레이드 2건이었고, 버틀러와 해리스를 무조건 남겨야만 성공일테니까요.
다행히도 두 선수의 필리에 대한 애정은 대단해보이고, 특히 버틀러는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팀의 큰형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습니다(토비는 합류 초기부터 이 팀에 남고 싶다고 수없이 얘기했었죠). 전 엠비드가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것을 버틀러를 통해서 처음 보았고, 두 선수의 케미에 많이 감탄했었는데요(5차전에는 엠비드를 위해 버틀러가 인터뷰에 나서줬습니다. 또한 6차전 끝나고는 버틀러가 자신없이 인터뷰에 나섰다고 엠비드에게 불평하기도 했죠. 그만큼 두 선수의 케미가 대단했습니다).
두 선수와 주력 벤치 멤버들이 다 남아서, 조직력 다잡고 다음 시즌에는 정말 일 한번 내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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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비드는 이번 플옵이 많이 아쉬웠을 겁니다.
장염에 호흡기 감염이 연이어 나왔다는 건 몸이 극도로 피로했다는 표시죠. 팀이 그토록 관리해줬지만 엠비드는 처음으로 제대로 된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지난 시즌은 안와 골절로 인해 1라운드 중반에 복귀했고, 몇 경기 안 뛰었죠), 체력적 한계를 크게 느낀 것 같았습니다.
보통 몸이 극도로 피로해 면역 항상성이 깨지면 나오는 증상이 장염과 호흡기 감염이니, 엠비드의 체력 문제가 아쉬웠던 건 분명합니다. 이번 플옵을 통해 처음으로 +10경기를 뛰면서 본인도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고, 이번 경험을 토대로 다음 플옵에선 좋은 몸상태를 유지해주면 좋겠습니다.
전 쉐이크나 햄버거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매일 그것만 먹는 것도 아니고, 실제 엠비드의 식단은 조재희 셰프가 각별히 신경써서 관리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잠시간의 일탈이 음주나 담배가 아니라 쉐이크와 햄버거라면 마냥 나쁜 건 아닌 것 같아요.
다만, 다음 시즌에는 조금 더 프로의식을 가지고 시즌 후반기부터는 완벽한 몸관리를 해주면 좋겠습니다.
체력적 한계로 인한 부진을 이번 플옵에서 한번 겪어봤으니 다음 시즌에는 잘할 거라 믿습니다. 언제나 놀랍게 발전하는 선수가 바로 엠비드이니까요.
마지막 경기에서 터져나온 그 울분이 다음 시즌 성장의 자양분이 될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 엠비드와 함께해서 정말 즐거웠다고, 고마웠다는 말도 전하고 싶어요.
다음 시즌에는 엠비드가 부활해서 버틀러-해리스와 함께 플옵에서 사고 한번 쳐주면 좋겠습니다.
https://twitter.com/NBCSPhilly/status/1127752213676347393?s=20
Thank you, Joel Embiid. You will be back. 울지 말고 다음 시즌에는 더 높이 올라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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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터스 칭찬을 안 할수가 없습니다. 치열한 7차전을 치르는 동안 랩터스 선수들에게 정도 많이 들었고, 랩터스 팬분들과 나눴던 대화들도 정말 즐거웠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큰 잡음없던 정말 멋진 시리즈였다고 생각합니다.
멋진 팬을 둔 멋진 팀이니만큼 랩터스는 승자의 자격이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비록 7차전을 치르면서 몸은 더할나위없이 고되겠지만 랩터스가 컨파, 나아가 결승전까지 나아가길 바랍니다.
시리즈 상대로 보았던 랩터스의 감탄스러웠던 농구를 조금 더 보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올드스쿨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라서 카와이를 마냥 좋아할 수는 없었는데요. 이번 플옵을 보면서 도미넌트함이란 이런 것이구나~ 라는 걸 보여준 카와이에게도 감사함을 표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조던 이후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카와이에게서 느꼈습니다. 정말 대단한 시리즈 퍼포먼스였어요.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7차전 버저비터로 승리를 이끌어내다니, 이런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죠.
필리를 침몰시켰던 슈퍼스타의 플옵이 컨파에서 꺾이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시아캄은 시몬스와 마찬가지로 잘해줬지만, 과제도 많이 부여받은 시리즈였는데요. 시아캄의 약점을 파고든 브라운 감독의 전략이 있어서 필리가 7차전까지 올 수 있었죠.
시아캄도 매 시즌 놀라운 발전 속도를 보여주는 선수이니 다음 시즌에는 이번 부침을 계기로 얼마나 성장할 지 정말 궁금합니다.
남은 플옵 잘 치르고, 다음 시즌에는 더욱 대단한 선수로 돌아올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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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 측에서 이번 시리즈 최고 퍼포먼스는 브라운 감독이 보여줬다 생각합니다. 에이스의 부진이 시리즈 내내 이어진 상황에 팀을 7차전까지 이끈 것만으로도 칭찬을 아끼지 않고 싶어요.
이번 시리즈를 관통하는 딱 하나의 전략을 꼽는다면, 전 브라운 감독이 시아캄-엠비드 대결 구도를 만든 거라 생각합니다.
시리즈 내내 이 구도가 판을 흔들었음은 분명한 사실이고, 이 구도를 만든 덕분에 시리즈가 7차전까지 이어질 수 있었죠. 2차전 먼로 기용도 훌륭했고, 에니스를 다방면으로 활용한 것도 훌륭했습니다.
패색이 짙었던 6차전에 에니스를 카와이 전담 마크로 두고, 시몬스 살리기를 시도한 것도 정말 감탄스러웠구요. 버틀러를 상수로 만들었던 각종 전술들도 훌륭했습니다.
1라운드에서도 브라운은 예상을 깨고 디러셀의 수비를 시몬스에게 맡겼고, 이 것은 성공을 거뒀죠.
팀을 만들 기에 충분치 않았던 시간에도 이 정도의 팀 운용 능력을 보여준 브라운 감독이 감탄스러웠고, 그의 다음 시즌이 어떨 지 정말 궁금합니다.
비록 2차전 시리즈를 패하면서 브라운 감독은 해임 위기에 몰렸지만(Woj와 stein이 연이어 브라운 감독 위기설을 주장하고 있죠), 로컬 언론에서는 브라운 감독의 연임을 목소리 높여 주장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로컬 기자 중 최고봉인 바드너조차 7차전 직전에 브라운 감독의 연임을 원한다는 기사를 실었죠. 사실 구단주는 플옵 전에 이번 플옵 결과와 상관없이 브라운 감독이 연임될 거라 얘기했지만, 이 발언이 어느정도 무게가 있을 지는 누구도 알 수 없겠죠.
저 또한 브라운 감독이 한 시즌 더 식서스를 이끄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주전 라인업이 단 10번만 합을 맞추고 돌입했던 이번 플옵이 아니라, 오프 시즌을 거치면서 충분히 조직력을 다져서 임할 다음 플옵이 기대되기 때문이죠.
또한 브라운 감독이 해임된다면 후임 감독이 누구냐에 따라 버틀러-해리스의 잔류 가능성이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이건 잔류가 확실시되는 레딕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사항이죠(그리고 락커룸 리더 맥코넬이 꼭 남아주면 좋겠습니다).
필리 입장에선 이번 오프 시즌에 팀의 수많은 FA들을 빨리 잔류시키고, 조직력을 가다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브랜드 GM은 그간 브라운 감독과 상의해서 의사결정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브라운 감독의 이탈은 FA 잔류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브라운 감독은 이번 시즌을 통해 자신이 로테이션 운용 능력과 판을 흔드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그러나 이 능력은 조직력이 뒷받침될 때 더욱 강한 위력을 발휘하죠. 즉, 브라운 감독의 진가는 조직력이 다져질 다음 시즌에 비로소 드러날 확률이 높다는 겁니다.
전 조직력이 다져진 팀에서 브라운 감독이 얼마만큼 해줄 지가 정말 궁금합니다. 그래서 브라운 감독이 남아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를 보내면 마땅히 영입 가능한 감독 후보도 없구요(많은 팀들이 노렸던 몬티도 이제 필리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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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그러나 재미있었던 시즌이었습니다. 한 시즌동안 함께 식서스를 응원했던 필리 팬분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저와 즐거운 대화를 나눴던 많은 NBA 팬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맘 편히 플옵을 지켜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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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고기류가 염증 유발 우려가 있어서 꽤 많은 선수들이 붉은 고기류는 철저히 안먹는 식으로 식단관리를 하고 있는 바, 엠비드처럼 염증부상이 잦다면 보다 더 엄격하게 식단관리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