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비극의 전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디조던이 떠났네요. 이러니저러니해도 결국 팀에 남을 거라 믿었던 제가 확실히 통수를 맞았습니다.
주전 최고의 조합이라던 지난 시즌에도 컨파에서 물먹는 거 보고, 이 로스터의 한계가 아닐까 걱정했는데 이제 한계를 걱정할 때가 아닙니다.
지난 플옵에서 그리핀의 수비가 비약적으로 좋아졌다고 느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 전 수준에 비한 거였습니다. 거기에 단기간 플옵의 집중력과 항상 그랬듯 그리핀 뒤에 디조던의 써포트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세로수비가 좋았다고는 더더욱 말 못하고요.
지난 두 시즌 클리퍼스에서 가장 중요했던 선수는 폴도 그리핀도 아닌 디조던이었습니다. 폴이 빠졌을 때 그리핀이 캐리했다? 그리핀이 빠졌을 때 폴이 캐리했다? 전 아닙니다. 그걸 캐리한 건 한경기도 빠지지 않고 보드를 사수해준 디조던이었습니다.
그런데 디조던을 잃음으로 해서 문제가 되는 게 단지 수비와 랍시티일까요?
디조던의 이탈은 올 시즌 성적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팀의 안정성에 크게 충격을 줄지 모르겠습니다. 공교롭게도 폴과 그리핀의 계약기간은 동시에 끝납니다. 둘이 플레이어 옵션을 실행하지 않는다면 그 해에 레딕도 끝나고 남은 계약기간은 루키스케일의 윌콬스 뿐입니다.
샐러리 증가의 시즌에 팀은 다시 좋은 구성을 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건 어쩌면 환상일지 모르겠습니다. 레이커스나 닉스의 예에서 봤듯이 샐캡이 비어있다고 좋은 선수가 찾아오는 게 아닌 시대입니다. 그 팀의 미래를 보고 오는 것으로 추세가 바뀌고 있습니다.
다시 예전의 클리퍼스로 돌아가는 비극이 시작된 걸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합류한 폴 피어스가 불쌍해보일 정도입니다.
어떻게든 아마레나 사인엔 트레이드로 쿠포스를 영입하고 과부하가 될 정도로 달려보는 것만이 이 팀의 희망이 될 것입니다.
p.s-이제 와 생각해보면 이번 시즌 디조던 많이 이상했죠. 과도한 액션도 좀 늘었고, 표정도 많이 진지해졌죠. 성장하는 거겠거니 했는데 눈에 거슬리는 장면이 꽤 있었더랬죠. 자유투를 쏠 때 쏘기 전에 다른 동료가 와서 격려하는 걸 짜증나게 반응한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엄청난 스트레스로 왔을 거에요. 오죽하면 홈 팬들이 자유투 때 반응하는 소리도 방해가 된다고 했을까요.
아무튼 가서 잘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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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설마설마 갈려나 햇는데말이죠..
폴이 이적할때 말했던 la를 클리퍼스의 도시로 만들겠다, 너무나도 힘들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