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풍-이정현-에밋 공존이 가능하다고 보시나요?
세명 모두 온볼 플레이어입니다. 이정현이 그나마 덜한 수준이지만 에밋은 정말 끔찍하죠...
기사에서 이정현은 에밋과의 공존이 가능할거라고 하지만 인터뷰에서 "솔직히 걱정된다." 라고 하는 선수가 어디 있습니까?
제 개인적인 생각은 이 트리오는 절대 공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제가 kbl을 봐온 시간이 많은 매냐분들에 비하면 정말 짧지만 그동안 보고 들은 사례에서 포지션이 겹치고, 공격적인 플레이스타일의 선수들이 만나 성공한 경우가 한번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접 본 사례만 몇가지 들어보겠습니다.
1) 주희정-김선형-김효범
주희정은 2~3년 전에 정규시즌mvp를 받은 선수였고 김선형은 황금드래프트 2순위, 김효범은 모비스에서 크게 성장해 FA로 이적한 선수였습니다. 당시 sk의 순위...9위였습니다. 세상에.. 당시 초농알못이었던 제가 보기에도 이 선수들은 시너지 효과가 전혀 나지 않았습니다. 주희정은 실망스러웠고 김효범은 당시 먹튀의 대명사였죠. 오직 김선형의 덩크만이 위안거리였습니다. 이 조합의 답답함은 주희정과 김효범을 벤치로 내리고 김선형을 주전 포인트가드로 올리면서 해결(?)됩니다.
2) 문태영-헤인즈-서장훈
세명 모두 득점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이죠. 이 선수들 역시 조화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문태영과 헤인즈는 정말 '득점만' 잘했고 서장훈은 커리어 최악의 시즌을 보냅니다. 당시 평균득점 순위에서 헤인즈가 1위, 문태영이 7위였지만 팀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합니다.
3) 김태술-전태풍-에밋
김태술의 kcc행이 알려졌을 때. 걱정의 시선도 있었지만 그래도 국가대표 정통 1번이고 BQ가 높은 선수이기 때문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습니다. 결국 김태술은 전태풍과 에밋 사이에서 최악의 시즌을 보냅니다. 팀은 챔피언결정전까지 갔지만 선수 본인은 크게 부진했습니다.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고요.
4) 김선형-화이트
바로 지난 시즌이었죠. 개인적으로 화이트는 지난시즌 기준으로 에밋 바로 아래의 클래스라고 생각할 정도로 뛰어난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김선형과의 조합은 시즌내내 이슈였습니다. 화이트의 지나친 공격성향 때문에 김선형의 재능이 죽어버리고 볼셔틀만 한다는 것이었죠. 정말 sk경기때마다 매니아나 초록창에서 이 이야기가 항상 나왔던 것 같습니다.
유재학처럼 선수의 역할을 잘 제어하는 감독이 아닌 이상 추승균 감독의 의심스러운 지도력으로 이들의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것은 정말 어려워보입니다.
다른 분들은 이정현과 전태풍-에밋(특히 에밋)의 조합의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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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판 팬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될 수도 있습니다.
단, 엄청난 전제조건이 하나 붙죠.
이정현이 오프더볼만 하고 스팟업으로 빠진다면 가능합니다.
애초에 김태술, 전태풍, 에밋이 시너지가 안 났던 것은 김태술이 슈팅이 안됐기 때문이에요. 그렇다고 돌파가 좋았던 것도 아니구요. 전태풍은 슛이 좋으니 스팟업으로 빠져도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즉, 에밋-전태풍 조합은 전태풍이 상당히 양보를 한 덕에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정현도 전태풍같이 롤 축소를 감수하고 스팟업으로 빠진다면 조합이 괜찮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 전제조건이 이뤄질 리가 없다는 것이 문제겠죠. 이제 이정현은 국내 최고 연봉 선수가 될만큼 커버렸으니까요. 절대 롤 축소를 받아들일 리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