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퍼스를 돌아보며
그리핀을 뽑고 꿈을 꾸듯 질주하던 프랜차이즈 역사상 가장 영광스러웠던 시절은 마침내 지나갔습니다. 폴이 그리핀과 듀오를 이룬다고 했을땐 칼말론이 다시 스탁턴을 만나는 것만 같았죠. 그러나 서부의 강자로 군림하던 클리퍼스는 정작 그 이름값에 걸맞는 성적은 내지 못했습니다. CP3의 영입 이후 플옵성적을 보면 안타까운 해도 있었고 머저리같은 해도 있었고....지나고 보니 다 한숨만 나네요.
1년차에는 1라에서 멤피스를 무찌르고 2라운드에서 샌안에게 박살이 났지만, 다음해를 기약할수 있는 시즌이었습니다.
2년차에는 1라운드에서 지보와 그리핀이 열심히 레슬링하는 중에 크폴이 클러치 능력을 간간히 보여줬지만 무난하게 1라에서 탈락했습니다. 그냥 멤피스가 강했던것 같아요. 이 시리즈는 아직 그리핀이 덜 성숙해서 그런가 싶었던지라 아직 내년을 바라볼수 있었던 해였죠.
3년차 클리퍼스는 확실히 강했습니다. 스톱워치 감독인 비니 델 네그로를 자르고 닥 리버스가 왔으며 JJ레딕과 더들리(...)를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합니다. 그리핀은 듀란트랑 릅에 밀려 올느바 세컨을 차지했지만 mvp3위를 차지하며 1픽의 기대치를 충족시켜 주었습니다. 이 시즌엔 디앙이가 급성장했는데 시즌초에는 디앙이랑 가넷이랑 트레이드한다는 루머가 돌아서 아주 좋아 죽었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조던은 10조던이란 불명예스런 별명을 뒤로하고 당시 라이벌인 맥기와 비교를 불허하는 기량을 선보이게 됩니다.
플옵은 1라에서 왕조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던 골스를 누르고(나비효과로 다음 시즌 커감독이 부임하게 됩니다), 2라에서 오클 mvp듀란트를 상대로 크폴이 처절한 수비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졌습니다. 그래도 5라인가 6라에서 대런 콜리슨이랑 자말이 20점 차를 무너뜨리고 승기를 잡아오는 등 보는 재미가 있었던 시즌이었습니다. 1라 골스와의 시리즈도 설익은 커리의 3점쇼를 보는 재미도 있었죠. 만족할 만한 시즌이었습니다.
문제의 4년차인데, 최고이자 최악인 가장 안타까웠던 시즌입니다. 구단주가 발머로 바뀌고 순항하던 클리퍼스는 그만 최종전에서 6위로 삑사리난 무려 작년 챔피언인 샌안(...;)과 조우하게 됩니다. 이 시리즈는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보셔야 합니다. 아니 이 시즌 1라운드는 죄다 미친 극장경기였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빛나던 시리즈는 바로 샌안대 클립이었죠. 딱 한경기 빼고는 다 클러치 경기였는데 마지막 경기에서 다리를 절면서도 팀을 캐리하던 크폴이 잊혀지지 않네요. 그리핀은 트리플 더블을 했는데 묻혔고, 던컨은 매 경기 정말 무시무시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괜히 역대 넘버원 파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라에서 휴스턴을 만났는데 폴이 부상으로 결장한 2경기를 다 잡아서 드디어 컨파가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걸 거짓말처럼 탈락합니다. 이유는 알고 싶지 않고, 다시 그 시리즈를 볼 용기가 안나고 회고하기 싫어요. 마지막 경기에서 어떻게든 컨파가려고 하워드 위에서 어부바 파울을 범한 처절한 cp3의 모습만 기억에 남아 있네요.
롤러코스터는 올라가다 빠르게 하강합니다. 5시즌째부터는 저도 알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이 팀은 뭔가가 부족하다는 것을요. 시즌 초에 그 난리 부르스를 떨며 디조던 잡고 랜스도 데려오면서 뭔가 다른가 싶더니 플옵에서 어처구니없게 그리핀과 폴이 동시에 부상을 당하면서 포틀에게 당하고 맙니다. 오스틴 리버스의 되도 않은 플로터를 볼 때마다 손목가지를 부러뜨리고 싶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참고로 이 시즌에 가능성을 보여준 릴맥듀오의 활약에 고무된 포틀은 무리한 투자를 감행하게 됩니다.
6시즌째, 너무나 중요한 시즌이었는데, 그리핀이 부상으로 누워다니다가 결국 플옵에서도 못나가고 고베어는 날라다니는데 크폴 혼자 뭐 할수 있는건 없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어떻게 이 팀을 응원했나 싶네요. 아니 그리고 원래 클립스 팬인데, 이젠 제발 크폴 잘됐으면 좋겠구요. 클립스는 이제 다시 암흑기가 도래하려 하고 있습니다. 수맥이라도 흐르는건지 거짓말처럼 베벌리가 시즌 아웃되고 테오도시치도 부상중이네요. 오스틴의 플로터를 볼때마다 너무 힘들고 자말형은 루윌로 대체돼서 큰 공백은 없는데 그냥 이 팀을 더 이상 보기가 힘이 듭니다.
미래가 없다는 점이 가장 견디기 힘듭니다. 대체 이 팀은 뭔가. 그리핀의 전성기는 mvp3위하던 시즌이었구나. 닥 리버스 처음엔 좋았는데 이제 그만해줬음 좋겠다. 아들의 플로터 볼때마다 심장이 벌렁벌렁하다. 크폴 분명 6년간 우리의 리더였는데 사실은 곪아가는 팀이었구나, 레딕도 사실 클립스 싫었구나...
요즘 드는 생각이 그냥 이 팀은 안되는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구단주는 돈이 많으니까 과감하게 리셋하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아요. 그리핀 디앙 좋아하고 앞으로도 이들을 응원하지만 우승은 못할것 같아요. 아 주저리주저리 헛소리만 했네요. 요약해볼게요.
1. 크폴오고 6년간 행복했다.
2. 그런데 그 6년간 괴롭기도 했다.
3. 지나고 보니 팀이 내부에서 문드러져 있었고 정이 떨어진다.
4. 요즘 연패하는거 보니 속상하다. 아예 탱킹하고 픽을 노려보는건 어떨까!
이상 클립스 팬이었습니다.
크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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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 플옵에서 그리핀 부상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리고 휴스턴과의 2라운드에서 폴 빠진 경기에서 1승 1패였어요~
어찌됐건 우승은 못했지만 6년간 농구 재미있게 봤으니 나름 만족합니다만.. 마지막 2년은 승패와 관계없이 경기 내용 자체가 좀 재미없는 느낌이었습니다. 초반의 클리퍼스 경기는 정말 역동적이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