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트윈타워가 될 수 있을까 - 고기타운 이야기
미네소타가 원체 오랫동안 약체팀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지켜온 터라 상대전적이 처참한 팀이 수도 없지만, 그 중에서도 토론토는 그야말로 천적 중 천적이라 할 수 있는 팀입니다.
오늘 경기 전까지 최근 21경기에서 1승 20패. 솔직히 NCAA 정상급 팀이 토론토와 경기를 21번 해도 한 판은 우연으로라도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아무튼, 뻔히 지겠거니 생각했던 경기인데 (특히나 토론토가 이번 시즌 아주 핫하죠.) 팀의 막둥이 칼 앤서니 타운스의 맹활약 속에 승리를 거두었네요. 타운스는 오늘 35점 11리바운드 1어시스트 3블락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습니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더더욱 엄청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타운스입니다. 최근에는 ROY 레이스를 독주하고 있다는 평도 심심찮게 듣습니다. 시즌 평균 17.1득점 야투율 54.4% 10.1리바운드 2.1블락을 기록 중.
오늘 승리로 미네소타는 최근 4경기 중 3승 1패의 호성적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그 3승의 대상은 모두 5할승률 이상의 강호들이었습니다. (정작 해볼만하다 싶은 성적의 뉴올리언스에게는 졸전끝에 완패....;;) 서부 4위 클리퍼스, 동부 7위 시카고, 동부 2위 토론토....
물론 세상만사가 그렇듯이 다~~이유는 있었습니다. 클리퍼스는 그리핀이 부재중이었고, 시카고는 지미 버틀러가 자리를 비웠으며 토론토는...라우리가 너무 안풀린 반면 타운스가 펑펑 터지는 날이었죠. 하지만 지금까지 미네소타는 그렇거나 말거나 압도적인 기세로 패배를 쌓던 팀이기에...최근 경기를 보면 팀이 조금씩이나마 발전하고는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최근 네 경기 성적을 보면 가장 빛나는 선수는 단연코 KAT입니다. 평균 34분 출장에 24.3득점, 13.0리바운드, 1.3어시스트, 2.0블락...야투율은 무려 57.8%에 달하며, 턴오버는 경기당 1.5개밖에 저지르지 않습니다. 스무살의 신인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완성도 높은 스킬셋과 스무살 다운 당찬 패기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고나 할까요. 특히 최근에는 자신의 운동능력을 코트 위에서 보여주는 요령을 깨우친 듯한 느낌입니다. 아래의 장면들을 보시면 이 친구가 데뷔 전에 받았던 '7푸터 치고는 아주 좋은 운동능력의 소유자'라는 평이 굉장한 과소평가였다는 생각이 드실 것 같습니다.
뉴올전에서 갈매기를 제치고 커닝햄 머리위로 터트린 인유어 페이스 덩크.
오늘 발렌시우나스 머리위로 터트린 몬스터 슬램.
수비 리바운드 후 냅다 코트를 내달려 터트린 속공(?) 덩크.
최근 타운스의 하일라잇들을 보면 디안드레 조던, 자발 맥기, 라이언 할린스 등 7풋 운동능력 괴물 (...이지만 보통 BQ를 지적받는)들의 그것을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민첩성과 스피드는 7푸터 중에서는 정말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라 생각됩니다.
데뷔 전 기대치는 위긴스가 훨씬 높았는데, 최근은 오히려 팀의 중심에 어울리는 활약을 타운스가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위긴스가 4쿼터 클러치쇼를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팀을 이끌고 있다'는 느낌은 많이 부족하네요. '팀내 최고의 득점옵션' 정도....4쿼터에 보여주는 엄청난 장면들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집중력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딱 집중했을 때는 진짜 괴물같은 모습인데 1~3쿼터 때는 아무래도 설렁설렁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게다가 아직도 볼핸들링의 한계가 역력히 보이고 득점 이외의 스탯은 아직도 참 겸손하기 짝이 없습니다.(시즌 20.8득점 3.7리바운드 1.8어시스트)
물론 위긴스가 현재 자신의 약점으로 꼽히는 볼핸들링과 외곽슛 장착이라는 양대과제만 해결해도 리그에서 손꼽히는 득점머신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사실은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만, 팬의 욕심으로서는 그 날을 조금이라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조바심이 드네요. 물론 아직 스무살의 어린 선수에게 너무 과한 욕구인 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더 어린 타운스가 당장 보여주는 괴물스러움을 보니 더욱 욕심이...^^;
게다가 최근 미네소타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동안 타운스 바로 다음으로 빛나는 선수는 위긴스가 아닙니다.
가넷 부상 이후 백업 센터에서 주전4번으로 자리를 옮겨 Big KAT과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나이많은 유망주' 골귀 졩 (3년차지만 90년생으로 벌써 27살이죠).
그의 최근 네 경기 성적은 아래와 같습니다.
평균 36분 출장 15.5득점 (야투율 63.9%) 11.3리바운드 4.3어시스트. 그리고 전 경기 더블더블.
온코트 마진도 경기당 평균 +7.5점으로 팀내 1위입니다.
좋은 신체조건과 생각보다 좋은 공격옵션을 갖췄지만 힘이 너무나 부족하고 (샘 미첼이 인터뷰에서 '자신보다도 프레스를 못 든다' 며 비판한 바 있죠.) 수비시 BQ가 떨어지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며 성장이 정체되었다는 평을 듣던 그가, 파워포워드 자리에 적응을 하더니 매 경기 훨훨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벤치 출장 (주로 센터): 43경기 7.9득점 야투율 49.8% 6.5리바운드 1,2어시스트
주전 출장 (주로 파포): 11경기 15.2득점 야투율 62.5% 9.4리바운드 3.2어시스트
(굉장히 의외의 장면들을 많이 보실 수 있는 하일라잇입니다...해설은 시카고측^^;)
7-0의 칼 앤서니 타운스와 6-11의 골귀 졩은 제대로 정착하고 성장한다면 또 하나의 '트윈타워' 소리를 들을 만한 신장의 소유자들입니다. 관절 하나 하나, 동작 하나 하나가 절도 있고 힘찬 KAT과 뭘 해도 구렁이 스멀스멀거리는 듯한 느릿한 느낌이 나는 골귀 졩...묘하게 어울려 보이기도 합니다.
골귀와 타운스.....
(광고는 아닙니다.....^^;)
일명 '고기타운' 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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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올 nba팀 예상해보는 글에서 서드팀 센터로 KAT를 뽑아봤습니다. 최근 기세는 정말 대단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