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가드 잔혹사, 얼마나 더 계속될까?
nba시즌 | 1st | 2nd | 3rd | 결승진출 |
90-91 | 매직 존슨 | 케빈 존슨 | 존 스탁턴 | O |
91-92 | | 팀 하더웨이 존 스탁턴 | 케빈 존슨 마크 프라이스 | X |
92-93 | 마크 프라이스 | 존 스탁턴 | 팀 하더웨이 | X |
93-94 | 존 스탁턴 | 케빈 존슨 | 게리 페이튼 마크 프라이스 | X |
94-95 | 페니 하더웨이 존 스탁턴 | 게리 페이튼 | | O |
95-96 | 페니 하더웨이 | 게리 페이튼 존 스탁턴 | | O |
96-97 | 팀 하더웨이 | 게리 페이튼 | 페니 하더웨이 존 스탁턴 | O |
97-98 | 게리 페이튼 | 팀 하더웨이 로드 스트릭랜드 | | X |
98-99 | 제이슨 키드 | 팀 하더웨이 게리 페이튼 | 존 스탁턴 | X |
99-00 | 제이슨 키드 게리 페이튼 | | 스테판 마버리 | X |
00-01 | 제이슨 키드 | | 게리 페이튼 | X |
01-02 | 제이슨 키드 | 게리 페이튼 | 스티브 내쉬 | O |
02-03 | | 제이슨 키드 | 스티브 내쉬 스테판 마버리 | O |
03-04 | 제이슨 키드 | 샘 카셀 | 배런 데이비스 | X |
04-05 | 스티브 내쉬 | | 길버트 아레나스 | X |
05-06 | 스티브 내쉬 | 천시 빌럽스 | 길버트 아레나스 | X |
06-07 | 스티브 내쉬 | 길버트 아레나스 | 천시 빌럽스 | X |
07-08 | 크리스 폴 | 스티브 내쉬 데론 윌리암스 | | X |
08-09 | | 크리스 폴 | 천시 빌럽스 토니 파커 | X |
09-10 | | 스티브 내쉬 데론 윌리암스 | | X |
90-91 시즌부터 09-10 시즌까지 20년간의 All NBA Team 포인트 가드 명단입니다.
우측의 결승진출이라는 항목은 All NBA Team에 선정된 PG들 중에 해당 시즌 파이널에 진출한 선수가 있는지를 체크한 것이구요. 이름이 굵게 표시된 선수가 결승전에 오른 선수입니다.
결과를 살펴보면 총 20시즌 중에 6시즌에 걸쳐 파이널에 진출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우승은 1차례도 없었구요. 만약 기준이 \'퍼스트팀 멤버\'였다면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닙니다. 아무래도 가드 중심의 팀보다는 빅맨 중심의 팀이 더 전력이 안정적일 확률이 높으니까요. 그렇지만 범위를 All NBA Team 전체로 확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우승 기록이 0이라는 것은 눈여겨봐야 할 부분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포지션의 경우는 어떨까요? 한 번 조사해 봤습니다.
시즌 | PG | SG | SF | PF | C |
90-91 | O | O | O | X | X |
91-92 | X | O | O | X | X |
92-93 | X | O | O | O | X |
93-94 | X | X | X | X | O |
94-95 | O | X | X | X | O |
95-96 | O | O | O | O | X |
96-97 | O | O | O | O | X |
97-98 | X | O | O | O | X |
98-99 | X | X | X | O | X |
99-00 | X | O | X | X | O |
00-01 | X | O | X | X | O |
01-02 | O | O | X | X | O |
02-03 | O | X | X | O | X |
03-04 | X | O | X | X | O |
04-05 | X | X | X | O | O |
05-06 | X | O | X | O | X |
06-07 | X | X | O | O | X |
07-08 | X | O | O | O | X |
08-09 | X | O | X | O | O |
09-10 | X | O | X | O | X |
TOTAL | 6회 | 14회 | 8회 | 12회 | 8회 |
놀랍게도 포인트 가드 포지션이 최하위였고 슈팅가드 포지션이 최다 진출횟수를 기록했습니다.
재밌는 점은 90년대 이후 NBA의 흐름을 큰 그림에서 살펴보면 이 결과와 대략적으로 일치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90년대 초반 SG-SF 포지션의 결승진출이 동시에 이루어진 것은 조던-피펜 콤비 때문이고, 90년대 중반의 PG-PF 포지션의 파이널 진출 주인공은 페이튼-켐프, 스탁턴-말론 콤비라는 것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이후 PF 포지션의 초강세는 던컨, 노비츠키, 가넷으로 요약할 수 있겠고 센터 포지션에서는 오닐-하워드가 곧바로 떠오르지요. 슈팅가드 포지션에서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꾸준히 결승에 진출한 가운데 아이버슨과 웨이드의 맹활약이 오버랩됩니다.
물론 포인트 가드 포지션에서도 이런 경향성을 읽어낼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01/02, 02/03 시즌이 결정적인데, 당시 뉴저지 네츠의 2년 연속 결승진출을 이끌었던 제이슨 키드는 단 한 명의 All NBA Team 멤버도 동료로 얻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정확하게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60년 NBA 역사 속에서 인사이드에 All NBA Team 레벨의 선수 없이 팀을 결승까지 끌어올린 포인트 가드는 제이슨 키드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에 좀 더 자세히 분석해 볼 예정입니다.)
제 아무리 위대한 포인트 가드라 하더라도 프런트 코트에서 자신과 비슷한 비중으로 균형을 맞춰줄 또 하나의 코어 플레이어를 보유하지 못한다면 우승은 커녕 결승진출조차 요원한 일이 됩니다. 최소한 지난 20년을 되돌아 봤을 때는 그랬습니다. 유일한 반례라 할 수 있을 제이슨 키드의 위대함은 그래서 더 돋보이게 됩니다. (물론 당시 동부의 많은 팀들이 리빌딩에 실패하고 서고동저 현상이 심화되고 있던 시점이라는 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긴 했습니다.)
반면에 빅맨을 중심으로 생각해 봤을 때 결승진출에 All NBA Team 레벨의 포인트 가드 동료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냐고 반문한다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올라주원의 첫우승 당시 팀의 포인트 가드는 새파란 애송이였던 샘 카셀이었고, 2번째 우승 때는 트레이드로 팀에 합류한 클라이드 드렉슬러의 활약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샤킬 오닐이 결승까지 함께한 유일한 All NBA Team 포인트가드는 페니 하더웨이 단 한 명이었는데, 아시다시피 페니는 PG와 SG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였고 팀내 역할도 두 포지션을 모두 겸하고 있었습니다. 팀 던컨은 아예 All NBA Team 포인트 가드와 함께 플레이해본 시즌 자체가 1차례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그 시즌에 스퍼스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었죠. (08-09시즌, 토니 파커 3rd팀 선정) 노비츠키와 가넷? 두 선수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노비츠키는 내쉬와 헤어진 후에, 가넷 역시 보스턴 이적 후에 처음으로 결승무대를 밟아봤죠.
이래저래 구구절절하게 이야기하긴 했지만, 사실 결론은 단순합니다. 포인트 가드 중심의 팀이 우승하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운도 어느 정도 따라줘야 하는데 지난 20년간, 특히 최근 10여년간의 포인트 가드들은 잔인할 정도로 운이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시즌 | 선수 | 순위 | 소속팀 | 성적 |
90-91 | 매직 존슨 | 1st | L.A 레이커스 | 준우승 |
94-95 | 페니 하더웨이 | 1st | 올랜도 매직 | 준우승 |
95-96 | 게리 페이튼 | 2nd | 시애틀 슈퍼소닉스 | 준우승 |
96-97 | 존 스탁턴 | 3rd | 유타 재즈 | 준우승 |
01-02 | 제이슨 키드 | 1st | 뉴저지 네츠 | 준우승 |
02-03 | 제이슨 키드 | 1st | 뉴저지 네츠 | 준우승 |
제가 이 글의 제목을 \'포인트 가드 잔혹사\'라고 설정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90년대 포인트 가드들은 그래도 뛰어난 인사이드 파트너를 만나 밸런스 좋고 공수 양면에서 뛰어난 팀을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95-96 소닉스와 96-97 재즈는 어떤 시즌에 던져 놓아도 우승을 다툴만한 팀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만큼 균형이 잘 잡힌 팀이기 때문입니다. 단 하나 불행했던 점은 공-수 밸런스 최강인 시카고 불스와 리그 최강 센터가 이끌던 휴스턴 로켓츠가 동시대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이었죠.
반면에 2000년대 최고 포인트 가드들은 그야말로 짠합니다. 키드에 대해서는 앞에서 언급했으니 생략하고, 정규시즌 MVP 2연패에 빛나는 스티브 내쉬 역시 개인의 성취와는 반대로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점은 피닉스 선즈가 대단한 강팀이었다는 점입니다. 아마레는 내쉬와 함께 하는 동안 퍼스트팀에 1차례, 세컨드 팀에 3차례에 선정되었고 자타공인 최고의 득점력을 지닌 빅맨으로 성장했습니다. 설령 피닉스의 높이와 수비가 조금 부족했다손 치더라도 결승진출에도 실패할 정도의 라인업은 결코 아니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제 아마레의 뉴욕 이적이 가시화됨으로써 내쉬는 가장 든든한 우군을 잃게 되었습니다.
키드와 내쉬의 뒤를 이을 차세대 포인트 가드들은 어떨까요? 이미 리그 최정상 레벨로 성장한 천재 포인트 가드 크리스 폴은 압도적인 개인 활약에도 불구하고 팀 전력이 너무나도 자신을 뒷받침 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폴의 라이벌이자 2010년대 최고 포인트 가드의 또 다른 후보이기도 한 데론 윌리엄스 역시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팀 전력은 크리스 폴보다 한결 안정적이지만 팀의 또 다른 코어 플레이어였던 카를로스 부저가 팀을 떠날 확률이 높아 현재 전력에서 더 치고 나가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크리스 폴과 데론 윌리엄스 외의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자신의 재능이 \'리얼\'이라는 것을 입증한 데릭 로즈와 그런 로즈보다도 더 뛰어난 자질을 지녔다는 존 월의 소속팀은 모두 우승과 거리가 있는 팀입니다. 그렇다고 인사이드에 All NBA Team 레벨의 스타 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물론 두 팀 모두 샐러리캡의 여유와 트레이드를 활용하여 이 두 선수를 중심으로 빠른 시간 안에 리빌딩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긍정적인 기대만 하기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누군가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주길 강력히 희망하고 있습니다. 포인트 가드가 강력한 빅맨에게 엔트리 패스를 넣어주고 빈 곳 찾아 돌아다니다 킥 아웃 패스 받아서 점프슛만 던지는 오소독스한 하프코트 오펜스 바스켓은 정말 취향에 안 맞고, 강력한 스윙맨과 빅맨 조합은 이미 질릴만큼 봤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는 철저히 제 개인적인 성향일 뿐 어떤 것이 옳고 그르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
리그에 계속해서 좋은 포인트 가드 자원이 유입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10년 동안은 포인트 가드들이 기 펴고 살 수 있는, 운도 왕창 따르는 10년이 되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아우 승상... 개인적으로 타이릭 에반스를 눈요겨 보고 있습니다. 그냥 뉴타입이라고 할까요? 슈가의 플레이는 맞는데
이타적이기도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