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히트 전반기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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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5-02-13 16:38:21
히트는 웨이드가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지난 4년간 웨이드, 바쉬와 함께 팀을 이끌어 주었던 르브론의 클블과 만나 20점차 대패를 하면서 이번 시즌 전반기가 끝이 났고,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했습니다.
르브론이 떠나면서 걱정과 기대를 안고 시작한 시즌입니다만, 지금까지의 성적이나 경기력을 놓고 보면 시즌 전의 평가나 기대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 번 전반기를 돌아보고, 후반기에 어떤 준비를 하는 게 좋을 지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 봤습니다.
전반기 성적
22승 30패, 동부 컨퍼런스 8위
Pace : 89.6 (30위)
경기당 득/실점 : 92.8 (28위)/ 96.6 (2위)
ORtg/DRtg : 103.6 (23위)/ 107.9 (24위)
가장 긴 연승은 시즌 개막과 함께 했던 3연승이었고, 그 이후에는 2연승이 네 번 있었습니다. 가장 긴 연패는 4연패로, 12월의 시작과 함께 위저즈-호크스-벅스-그리즐리스에게 당했던 것과 12월 말에 그리즐리스-매직-페이서스-로켓츠에게 당한 4연패였습니다. 이 두 연패 기간의 공통점은, 각각 웨이드와 바쉬가 부상으로 결장했다가 돌아온 시점에서 당했던 연패들이죠. 초반에 괜찮다가 첫번째 4연패 기간에 .500 승률이 무너졌고, 두 번째 4연패로 .500 에서 -6 을 찍어버렸구요.
대충 위 스탯만 살펴보면 ORtg 와 DRtg 만 봐도 각각 23위와 24위로 리그 하위권팀의 스탯입니다. 이렇게 낮음에도 불구하고 플옵권에 턱을 걸치고 있는 것은 클러치 타임에 찰머스가 똥을 싸도 어쨌든 접전에서 이기는 경우가 꽤 있다는 점 덕분이라고 봅니다. 피타고리안 승률로 보면 히트는 19승 33패를 기록한다고 나오며, 22승 30패를 기록하고 있는 현 성적은 오히려 확률보다 좋은 편이죠. 이는 질 때는 대패를, 이길 때는 진땀승을 해서 그런데, 진흙탕 접전을 할 때는 지난 4년간 파이널에 올라갔던 팀 답게 어떻게든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지만, 플랜에서 밀려버리는 경우, 전력에서 아예 밀려버리는 경우에는 뒤집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5점차 이내로 패배한 경기는 30패 중에서 다섯 경기 밖에 없는 데 비해 15점차 이상으로 패배한 경기가 15경기나 되죠.
이렇다 보니 최근의 히트의 전술은 어떻게든 템포를 죽여서 진흙탕 싸움으로 끌어들여 접전으로 가는 것 밖에 없는데, 이게 안 될 정도로 공격력이 좋은 팀을 만나거나 상대 슛감이 좋은 날이면 여지 없이 대패하는 패턴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게 가능한 것은, 물론 전반기의 핫이슈인 화잇사이드의 등장 덕분이겠죠.
시즌 시작 전 히트의 화두가 르브론의 잔류 여부와, 르브론 이적 후에는 보강이 어느 정도가 될 지였다면, 전반기 시즌 중의 히트의 화두는 단연 부상, 화잇사이드, 그리고 찰콜네 로 압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싫다.. 그놈의 부상
최근에 히트가 이 정도로 부상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는 시즌은 웨이드의 부상으로 최저 승률 찍었던 시즌 이후로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수많은 부상자들 탓에 히트는 올시즌 전반기 52경기를 치르는 동안 히트는 무려 19번의 다른 스타팅 라인업으로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가장 많은 경기를 선발로 나온 라인업은 콜-웨이드-뎅-션윌-바쉬 로 총 10번이었고 그 다음은 리오-웨이드-뎅-바쉬-버드맨 라인업으로 총 9번이었네요. 전자가 시즌 초반에 주로 썼던 라인업이라면 후자는 최근에 웨이드가 부상 당하기 전에 주로 쓰고 있는 라인업이네요. 그리고 시즌 전 베스트 라인업이라고 생각했던 리오/콜-웨이드-뎅-맥로버츠-바쉬 라인업은 단 세 경기 뿐이고, 화잇사이드와 웨이드가 함께 스타팅 라인업으로 나온 경기는 단 두 경기밖에 없었습니다.
장기 부상을 끊은 선수는 맥로버츠 한 명 뿐이지만 전반기 내내 핵심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전력에서 이탈했습니다. 부상으로 한 경기라도 결장한 선수를 살펴보면, 버드맨, 바쉬, 콜, 뎅, 에니스, 그레인저, 해밀튼, 하슬렘, 맥로버츠, 웨이드, 화잇사이드, 션 윌리암스로 현재 로스터에 있는 선수들 중에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선수는 유일하게 전 경기 출장한 철인 탑텐 포가와 D 리그를 오간 네이피어, 그리고 각각 10경기도 안 뛴 타일러 존슨, 섀넌 브라운, 안드레 도킨스 뿐이네요.
현재 거둔 전반기 22승은 심히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모습이긴 하지만, 안그래도 팀 구성이 많이 변한 팀이, 컨디션이 올라올 만 하면 핵심 선수가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오히려 나름 잘 버티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후반기에는 제발 우리 선수들 부상 좀 안당하고 시즌 마무리를 잘 했음 하는 게 유일한 바람이네요. 부상 없이 잘 뛰면 성적도 저절로 따라올 테니까요.
마이애미의 한 줄기 빛, 하싼
두 번째 화두는 역시 하싼 화잇사이드인데, 정말 하늘이 준 선물이라고 해도 모자랄 정도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5경기(10선발) 평균 19.6분, 10.0 득점, 8.6 리바운드, 0.1 어시스트, 0.6 스틸, 2.4 블락 .642 FG%
그냥 시즌 스탯으로 봐도 굉장히 좋은데, 꾸준히 출장 시간을 부여받기 시작한 12월 27일 멤피스전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12.5-10.5-0.2-0.6-2.8 의 기록이고, 중간에 부상으로 두 경기 결장했다 돌아온 후 엄청난 모습을 보여주었던 시카고전을 이후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15.6-14.4-0.1-0.8-3.1 의 기록입니다. 거의 리그 정상급 센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네요.
이런 활약을 보여주듯 그는 현재 28.4 의 PER 을 기록하고 있으며 WS/48 은 0.236 으로 팀내 2위인 버드맨의 0.155 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ORtg/DRtg 는 118/96 으로 그야말로 압도적인 모습이구요.
실제로 화잇사이드가 활약을 하면서 히트가 그 동안 부족했던 부분이 많이 보완이 되고 있습니다. 가장 좋아진 부분은 역시 리바운드와 블락, 그리고 페인트 존 득점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화잇사이드가 꾸준히 출장시간을 부여받기 시작한 12월 27일 멤피스 전을 기준으로 삼고 전/후의 팀 스탯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리바운드 36.0/40.3
공격 리바운드 8.3/9.2
블락샷 3.4/5.3
상대팀 리바운드 40.4/40.2
상대팀 공격 리바운드 10.3/10.7
페인트존 득점 35.1/37.5
세컨찬스 득점 10.7/12.4
상대팀 페인트존 득점 39.4/40.2
상대팀 세컨찬스 득점 13.4/12.3
화잇사이드 이전과 이후가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히트는 화잇사이드의 합류 이후에도 여전히 리그 최하위권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팀이지만 리바운드 마진에 있어서는 이제 거의 상대팀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로 인해 세컨찬스 득점이 2점 가량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이전에는 전혀 안되던 림 프로텍팅이 되기 시작했네요.
이렇게만 보면 경기력이 굉장히 좋아져야 할텐데, 그러질 못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위에서 언급한 세 번째 화두, 과거 명성이 높았던 넬로링의 아성에 도전하는 찰콜네 때문인데요.
찰콜네 찰콜네 신나는 노래~ 나도 한번 불러본다~
히트 경기가 있을 때 마다 히트 팬 분들의 한탄이 게시판을 뒤덮는데, 거기에 찰, 콜, 네 의 이름 중 한 명이라도 들어가지 않는 날은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스탯을 간단히 살펴보면,
찰-콜-네 순서로
PER 12.1/9.9/8.9
WS/48 .049/.019/.009
경기 안 보고 이 스탯들만 봐도 한숨이 나올 수준입니다. 그런데 더 가관인 것은 전에 DWade3 님이 소개해 주셨던 적이 있는데, 82games.com 에서 제공하는 포지션 별 생산성 지표를 보면 히트의 포인트 가드 포지션의 생산성, 즉 PER 은 10.2, 히트를 상대하는 팀의 포인트가드 생산성은 19.6 으로 마진이 -9.5 나 되는 현실입니다.
세세한 스탯을 살펴보면 리오가 셋 중에 쬐끔 낫고, 그 아래에서 콜과 네이피어가 엎치락뒷치락 하는 형국인데.. 뭐 그냥 도찐개찐이라 보시면 됩니다. 그나마 특징이라고 한다면 셋다 슛팅 성공률이 극악인 가운데 네이피어는 턴오버가 지나치게 많고(23.9 라는 압도적인 TOV% - 리오 18.4, 콜 15.1) 콜은 공격력이 전혀 없고 3점슛이 거의 안들어가며(26.5%), 찰머스는 둘의 괜찮은 점을 합해서 나누기 2 한 정도랄까요. 보면 볼수록 시즌 초반에 고만고만해도 셋이나 있으니 봐줄 만 하다고 말했던 걸 생각하면 어디 숨고 싶네요
이제 대충 후반기 예상을 해 보자면, 부상이라는 변수가 너무 크기 때문에 예측이 쉽지 않습니다. 웨이드가 건강하게 남은 30경기를 뛸 수 있느냐 없느냐가 관건일 듯 하네요. 나머지 핵심 선수의 부상이 없다 치고 남은 경기 중 웨이드의 결장 경기 수가 5경기 이내라면 플옵은 충분히 갈 것 같습니다. 현재 베스트 라인업은 리오-웨이드-뎅-바쉬-화잇사이드 가 될 텐데, 이 라인업이 제대로 돌아가면 경쟁력은 있다 보구요. 하지만 올시즌 웨이드를 계속 괴롭히고 있는 햄스트링 부상이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거라 한다면 남은 시즌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뭔가 보험을 마련해 놓아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트레이드 데드라인 전에 찰콜네의 처리와 더불어 전력 보강을 위해 뎅, 버드맨, 맥밥 정도 있는 우리 팀의 트레이드 카드를 가지고 뭔가 딜을 해 보려고 할 것 같습니다. 보스가 어련히 알아서 잘 하겠냐마는 잘 재보고 향후 플랜에 지장이 가지 않는 방향으로 해야 할텐데 걱정이네요.
Heatnation.com 의 필진 Rizwan Syed 는 히트가 트레이드로 데려올 수도 있는 다섯 명의 선수로 애런 아플랄로, 조던 힐, 레지 잭슨, 랜스 스티븐슨, 제레미 린을 꼽았네요. 이 중에 딱히 구미가 당기는 카드는 없긴 합니다.
트레이드 말고는 중국 리그에서 뛰고 돌아온 선수들 중에서 보강하는 방법이 있는데, 그 중에서는 계속 링크 났던 블라체 제외하면 조던 크로포드 정도는 긁어볼 만 하다 싶네요.
어쨌든 아무리 부상 핑계를 대더라도 지난 해 파이널 진출 팀이 플옵도 못 나가는 건 너무 부끄러운 일이라 봅니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동안 잘 추스려서 후반기는 다시 한 번 달려봅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후반기에는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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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찰콜네 찰콜네 신나는 노래~ 아, 이러면 안 되는데... 이 노래 어쩐지 자꾸 떠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