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커스의 드래프트 후보군: 랜들이 정말 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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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4-06-08 17:33:03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뉴스란의 댓글들을 보고 조금은 놀랐네요. 어느정도 분위기를 알고는 있었지만 생각보다 의견차가 더 큰 모양이에요. 제가 알고 있는 선에서 의견이 교환될 수 있는 부분을 정리해보겠습니다.
1. 레이커스에 필요한 포지션이 어디인가
현재 레이커스팬들이 가장 원하는 선수는 마커스 스마트로 보여집니다. 지난 시즌 레이커스의 주전 라인업은 마샬-믹스-존슨-힐-가솔 이었는데요. 이 중에서 가드쪽이 더 취약하다고 보는 시선이 더 많은 탓일까요?
하지만 실상 레이커스에서 부족한 포지션은 '모든 곳'이라고 해야할겁니다. 레이커스의 단장 밋치 컵책도 최근 인터뷰에서 "남은 선수 중 최고의 선수를 뽑겠다"고 말했습니다. 즉, 포지션 관계 없이 가장 평가가 높은 선수를 뽑겠다는 거였습니다.
스마트를 놓치고 파워포워드만 남는다고 해도 레이커스로서는 크게 뼈아파 할 일은 아닙니다. 스마트와 파워포워드 그룹 간의 실력, 포텐셜 차이가 그렇게 크다고 할 수 없거든요. 누가 남든 그 중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를 뽑으면 되는 상황입니다.
2. 그렇다면 어떤 선수가 남게 될 가능성이 높은가
현재 탑3는 거의 고정이고 그 뒤의 엑섬까지도 사실상 7번까지 내려올 가능성은 0%에 가깝습니다. 즉, 레이커스가 절대 뽑을 수 없는 선수는 4명이죠. 파커-위긴스-엠비드-엑섬입니다. 남는 선수는 애런 고든, 마커스 스마트, 쥴리어스 랜들, 노아 본레, 다리오 사리치, 개리 해리스 등입니다. 이 중에서 2명이 사라지고 나머지 중에서 선택해야하는 상황이죠.
일단 아주 일반적으로 4번까지 엑섬이 뽑힌다고 했을 때, 유타의 5번, 셀틱스의 6번이 레이커스 앞에서 행사됩니다. 그럼 팀별로 간단하게 뎁스차트를 좀 살펴볼까요.
유타의 주전급 선수를 보면, 포인트가드에 트레이 버크, 슈팅 가드에 고든 헤이워드와 알렉 벅스, 스몰포워드에 마빈 윌리엄스, 리차드 제퍼슨, 빅맨 포지션에 에네스 캔터, 데릭 페이버스, 루디 고버트 등입니다. 유타 경기를 거의 보지 못했지만 지난 시즌 제퍼슨과 마빈 윌리엄스가 각각 78경기, 50경기나 선발 출장했을 만큼 아예 스몰라인업을 돌린 빈도가 높아보이는데, 이건 빅맨쪽이 부실한 탓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리바운드 마진도 안좋은 편이었고, 빅맨쪽에서 공격해줄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하다보니 야투율도 44.4%로 굉장히 낮은 편이었고요.
물론 고든 헤이워드를 잡지 않는다고 했을 때, 가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인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가능성을 보인 트레이 버크가 루키시즌을 보냈을 뿐이라는 점, 거기다 알렉 벅스의 성장세를 확인했고 고든 헤이워드를 잡을 것 처럼 보인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을 봤을 때, 일단은 현 상황에서 유타는 빅맨을 뽑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보스턴의 주축 선수라고 한다면, 포인트가드인 라잔 론도, 슈팅가드인 에이버리 브래들리와 듀얼가드인 제리드 베일리스, 스몰포워드엔 제프 그린, 제럴드 월러스. 빅맨으론 브랜든 배스와 제러드 설린저, 케빈 올리닉 정도일겁니다.
이 팀은 유타 재즈보다 더 방향이 명확하다고 봅니다. 론도가 트레이드 되지 않는다면 셀틱스는 3~5번을 선택할겁니다. 그래서 전부터 나온 이야기는, 셀틱스가 애런 고든을 지나치지 못할거라는 부분이었습니다. 고든은 일단 제프 그린과 함께 3-4번을 오가면서도 두 포지션을 모두 수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전천후 선수죠. 만약 론도가 트레이드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죠. 론도가 빅맨과 트레이드된다면 마커스 스마트를 지명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은 론도가 트레이드된다고 하기는 어려움이 있는건 사실입니다. 론도같은 올스타급 선수의 트레이드가 그리 쉬운건 아니니까요.
즉, 4번까지 엠비드-위긴스-파커-엑섬으로 지명이 고정된다면 그 이후의 두 팀은 스마트를 뽑는 것보다는 다른 빅맨을 뽑을 확률이 더 높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물론 100% 확실한건 없습니다) 그래서 채드포드의 막드래프트에서도 마커스 스마트의 지명 순위는 레이커스 위의 두 팀을 모두 건너뛰고 8번이 되었습니다. (유타는 본레, 셀틱스는 고든)
3. 그런데 탑4팀 중의 한 팀이 스마트를 가로챈다면?
뉴스란에 올라온 것 처럼, 올랜도 매직이 4번으로 엑섬이 아닌 스마트를 지명한다면 이야기는 많이 달라질 수 있죠. (개인적으론 못믿을 이야기이긴 합니다... 만약 스마트가 그렇게 마음에 들면 픽다운을 하면 했지 4번으로 스마트를 뽑으려고 하진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매직의 생각은 일단 올라디포가 1번을 보는 가운데, 엑섬보다는 스마트가 2번으로 뛰면서 리그에 더 잘 적응할거다라는 이야기 같은데...
스마트가 1-2번 모두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일단 신발신고 6-4 미만의 사이즈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분명히 2번에서는 평균 이하의 키입니다. 거기다 포인트가드일 때와는 달리 볼핸들 시간이 더 줄어들테고 스팟업 슈팅을 더 많이 해야할텐데 스마트의 장점이 잘 나올지가 의문이죠. 스마트의 장점은 일단 1번 포지션을 파괴하는 수준의 피지컬레벨, 사이즈와 템포를 푸쉬하는 에너지 레벨이죠. 이건 1번 포지션에서 2번같은 플레이를 했을 때 잘 발휘되는거지 2번 포지션에서는 그 효과성이 떨어질거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매직이 스마트를 2번으로 쓰기 위해서 뽑는다는 이야기는 제가 볼때는 연막이거나 그냥 한번 해 본 이야기일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현재 평가로는 1-4번과 5-8번 사이에는 엄연한 벽이 있어요. 매직이 1번을 뽑길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엑섬을 지나칠 수는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엑섬을 뽑고 올라디포를 2번으로 돌리는게 맞는 선택이에요.
그런데 제 예상이 전부 빗나가서 진짜로 매직이 픽다운도 안하고 4번으로 스마트를 뽑는다면? 그렇다면 유타는 5번픽을 들고 있는 상황에서 엑섬-고든-랜들-본레의 카드 중에서 선택권이 생기게 됩니다. 아무리 유타가 빅맨이 급하다 한들, 엑섬을 지나칠 수는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셀틱스는 고든-랜들-본레의 카드를 받게될테고, 이건 예상하기 어렵겠네요. 레이커스로서는 고든을 뽑길 바라는게 가장 좋은 상황일거라고 생각해요.
즉, 레이커스는 만약 스마트가 4번에서 뽑혔을 경우 고든-랜들 이든지, 혹은 랜들-본레의 선택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을거라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4. 파워포워드 3인방의 가치 차이는 어떤가?
이 시점에서 파워포워드 3인방의 기량과 가치, 상황에 대해서 알아봐야겠군요. 우선 이 중에서 가장 즉시전력감으로 생각되는 선수는 랜들과 고든입니다. 본레는 프로젝트형 선수라고 생각해야합니다. 고든과 랜들을 동시에 즉시전력감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두 선수의 유형이 전혀 다르지만 받는 팀에 따라서 각각의 선수를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고든은 컨텐더팀에 들어간다면 엄청난 활약을 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가령, 마이애미 히트나 멤피스 그리즐리스, 인디아나 페이서스같이 강력한 수비력이 필요한 팀에 간다면 즉시전력감으로 손색이 없는 선수죠. 다른 선수들이 이미 공격력이 강하기 때문에 고든의 공격력 부족은 사실 큰 흠이라고 할 수 없을겁니다. 반대로, 랜들은 강력한 포스트 공격력이 있기 때문에 웬만한 약팀(약팀이 포스트가 강한 경우가 매우 드물죠...)에 드래프트됐을 경우 즉시전력감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노아 본레는 당장은 랜들에 비해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길게 봤을 때 랜들에 비해서도 더 나은 선수가 될 수 있는 포텐셜을 가진 선수라는거죠.
다만 세 선수에게도 각각 리스크 포인트가 있습니다. 일단 고든은 공격적으로 전혀 발전하지 못할 경우 롤이 매우 제한적이 될테고 주전으로 많은 시간 뛰는 선수가 못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랜들의 경우 NBA의 덩치 큰 선수들의 벽에 막혀 생각보다 포스트 파괴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죠. 본레는 BQ가 떨어진다는 평을 극복하지 못하면 그냥 힘만 세고 멍청한 타입으로 성장이 끝날 수도 있습니다.
5. 그럼 누굴 뽑아야하나?
이건 정답이 있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론 마커스 스마트가 좋아서 시즌 시작하기 전부터 마커스 스마트를 뽑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고 다녔지만 스마트의 경우에도 리스크가 없는건 아닙니다. 1-4픽이 아닌 5-8픽의 2nd tier선수들에겐 어느정도의 리스크가 다 존재해요. 본레를 뽑으면 아무 걱정 없고, 랜들을 뽑으면 망하는거고 고든은 뽑을 이유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원하는 운영방향에 따라 맞는 선수가 존재하기는 합니다. 당장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랜들쪽을 선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랜들은 기본적으로 포스트공격이 완성되어있는 선수거든요. 미드레인지 슈팅만 약간 다듬으면 공격에선 이미 NBA급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반면, 당장 성적을 내기보다는 미래에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길 원하신다면 본레죠. 본레는 당장 팀수비 이해도도 떨어지고 포스트무브도 굉장히 단순한 편이지만, 더 좋은 운동능력과 더 큰 사이즈를 가지고 있어서 성장가능폭이 더 큰 선수입니다.
재밌는건 마커스 스마트의 경우 랜들과 본레의 믹스라는거죠. 스마트가 본레의 최대 성장치처럼 엄청난 성장을 할 수 있을까는 솔직히 의문이지만 당장 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슛의 문제가 있어서 랜들처럼 바로 적응하긴 어려울거라고 생각하는 측면도 존재합니다.
고든의 경우 수비중심 선수이기 때문에 레이커스처럼 현재 로스터에 기반이될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한 상황에선 어울리지 않는 카드라고 생각합니다. 고든의 가치 자체는 높다고 생각하지만... 혹시 브라이언트가 2년전 모습으로 완벽히 부활하고 가솔도 돌아온다면 혹시 모르겠네요.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레이커스처럼 아무것도 없는 팀은 일단은 공격을 보강하는게 기본이니까요.
6. 랜들은 꽝 카드가 아니다
결론은, 랜들을 뽑는다고 망하는 거라든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는겁니다. 물론 랜들이 리그에서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실패 가능성은 다른 선수들도 가지고 있는거에요. 심지어 위긴스나 파커, 엠비드도 그런 가능성이 없는게 아니니까요. 실패의 가능성이 있는가 하면,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죠.
랜들은 보기 드물에 달릴 수 있는 빅맨이고 속공의 트레일러로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선수입니다. 페이스업, 포스트업에 모두 능하고 힘만 좋은게 아니라 민첩성도 있는 선수죠. 이 선수를 재크 랜돌프에 많이 비교하는데 전 이 선수가 데이빗 웨스트처럼 성장해갈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이즈가 그렇게 큰건 아니지만, 포스트업과 페이스업 상황에 모두 능하고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갖춘 선수죠. 웨스트에 비하면 예상되는 공격력이 더 강하고 수비력은 약간 떨어지는 버전이 되겠지만 랜들이 점차 커리어가 진행되면서 슛거리를 늘리고 포텐셜을 증명해준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도 있을 거고요.
랜들-고든 모두 아주 강한 드래프트의 로터리 후보입니다. 로터리픽 들은 언제든지 얼마나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선수들이에요. 안드레 이궈달라, 루디 게이, 조아킴 노아가 몇번 픽이었는지 기억나세요? 이들은 전부 7-9번 픽이었지만 지금은 올스타급 선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물며 올해처럼 강한 드래프트에서의 7번이라면 당연히 올스타 혹은 수퍼스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녔다고 생각하는게 당연하죠.
처음부터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마시고 여유있게 오프시즌을 즐기셔도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이번 드래프트는 강하고, 레이커스의 7번은 전력을 보강하기에 충분히 높은 픽입니다.
이 게시물은 연연님에 의해 2014-06-09 06:49:12에 '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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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 컵책이 픽 트레이드만 안 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