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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와의 인연 [무릎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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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2-21 17:32:34
아파트에 사는 길고양이와 인연을 맺었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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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꾸준히 고양이를 만나러 나가보고 있습니다. 고양이 간식도 동네에 있는 애완동물샵에서 조금씩 사고 있습니다. 항상 그 마트에 가면 회원이시냐고 묻고 아니라고 하면 등록해드릴까요 이런 질문을 하시는데 저는 필요없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자주 구경오시고, 구매하시는 것 같은데 왜 안하시는지 적립금 쌓인다고 추천을 하시는데요, 제가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거라 어느날 갑자기 걔가 없어지면 살 이유가 없어서 그냥 그때 그때 사가고 그럼 될 것 같아서 안한다고 대답했습니다.

이 고양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것인가 싶었는데 보니 자기가 좋아하는, 자기를 좋아해주는 사람만 좋아하는 것 같더라구요. 저도 나름 선택받은 인간인지, 아니면 제가 선택을 해달라고 졸라서 억지로 받아낸 것인지 모르겠지만 저도 그 고양이의 리스트에는 올라있는 사람인 듯 합니다.

기습적인 한파였던 최근에 저녁먹고 밖에 나가니 혼자 또 서성이고 있길래 불러서 간식을 좀 주고 앉아있는데 갑자기 얘가 제 무릎위에 올라오더니 자리를 잡고 눕더라구요. 엄청 추운 날이어서 그런지 많이 지쳐보였습니다. 새끼를 가진 것 같은 배는 더욱 더 불러와서 뒤뚱뒤뚱 움직이고 있고 한데 따뜻한 온기가 필요했는지 아니면 누군가에게 응석을 부릴 대상이 필요했는지 제 무릎 위에 앉아서는 한참을 가지 않고 떨면서 누워있더라구요. 괜히 안쓰러워서 저도 그 날 밤에는 잠깐이나마 바람을 맞지 않도록 제 몸으로 막고, 안아줬습니다.

한 번 무릎 위에 오르는 맛을 아니깐 최근엔 볼 때 마다 무릎 위에 올라와서 쉬네요. 주말 낮 시간 같은 때에 나가서 간식거리나 통조림 하나 주고 나면 따뜻한 햇살에 노곤노곤 잠이 오는지 옆에 누워서 휴식을 졸고 있네요.



이젠 제 무릎은 아예 저 고양이 자기 자리인 것처럼 눈 한 번 맞추고는 훌쩍 뛰어올라서 바로 무릎 위에 안착을 합니다.



물론 길고양이라서 몸에 먼지도 많고, 부스러기 하며 많은데 옷이야 세탁하면 되니깐... 저도 괜히 올라오면 고양이도 생물이라고 체온이 있어서 무릎 위가 따땃하니 뎁혀지는 기분도 좋구요. 무엇보다 제 무릎 위에서 편하게 있는 모습보면 기분도 좋아집니다.

흔히들 무릎냥이라고들 하더라구요. 이게 애완고양이가 무릎냥이면 엄청난 축복이라고 하던데 이 고양이는 애완고양이가 되면 사랑을 엄청 받을 수 있을 고양이 같습니다. 또 은근슬쩍 부모님께 집에 데려오는 것을 건의해보지만 확고하게 반대를 하시네요. 귀여운 놈, 착한 놈이나 집에선 안된다는 주의



사진 한 번 찍자니깐 엄청 비싸게 구네요. 뭘 찍는거냥!!! 하면서 쉽게 카메라를 응시해주지 않습니다. 조금 마음이 좋아진게 처음에 만났을 때는 울음소리도 잘 안나왔거든요. 뭔가 선천적으로 목이 좋지 않은가보다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최근에는 제법 건강하게 싫지 않은 소리로 잘 웁니다. 며칠 만에 만나게 되면 반갑다고 멀리서 막 뛰어오고 울고 하는 모습보면 짠하고 그래요.

아파트 현관 자동문까지 쫓아와서 문 닫힐 때까지 안가고 앉아있는 것 보면 더 마음이 아프고 그랬습니다. 최근에 딱 그렇게 헤어지고 그 다음 날부터 비가 2~3일 계속오고, 날씨도 추워서 못만나서 그런지 더 마음이 쓰였습니다.

언제 없어져도 이상하지 않다 생각하고 며칠 안보이면 무슨 일 생긴 것 같다 이런 생각하다가도 또 다시 멀쩡하게 잘 지내고 있는 모습보면 요놈 요고 어디갔다 이제 왔는지 이런 이야기도 하고 아무튼 재미있는 동물이네요.


아무튼 이 고양이녀석 엄청 어려보이는데 새끼 가진 것이 거의 확실한 것 같았습니다. 거의 출산 임박 같은데... 어떻게 살아나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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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02-18 15:05:57

하... 마음이 아프네요...ㅠ 저도 길에 강아지든 고양이든 뭐만 보이면 미친X처럼 대화를 시도 하는 타입인데.. 집에서 반대를 해서 못키우네요 ㅠㅠ

여자친구가 강아지가 있어서 그나마 한을 풀고 있죠.고양이는 선택받는 거라던데.. 마음 아프시겠어요 ㅠㅠ

2016-02-18 15:08:16

좋은글 감사합니다.

2016-02-18 15:09:23

무조건 추천

계속 연재해주세요! 하루에 한번씩!!

2016-02-18 16:17:35

간택되셨네요 확실히.
사람한테도 사랑받기 쉽지 않은데 말도 안 통하는 동물과 우연히라도 이렇게 소통한다는 것은 엄청난 감동이라 생각합니다.
담에 어머니랑 같이 밥을 줘보시는 게 어떨까요. 일단 한 명이라도 자기편을 만들어야...
제 아는 분의 부친도 고양이 키우는 거 엄청 반대하시더니 막상 키우게 되니 우리 냥이 냥이~~ 하시며 같이 누워 장난 치시던 분이 계셨습니다.
이제 많이 이뻐하시네요 하면 '내가 언제!! 험! 쓸데 없는 소리!!'이러시면서 고양이랑 놀아주셨던...
아 고양이는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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