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식서스 경기 감상 (18.05.09. at BOS, 플옵 2라운드 5차전)
-이번 시리즈가 계속 그러했듯, 오늘도 엎치락 뒤치락 접전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필리는 드디어 TD가든에서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겨놓고 2점차 아슬아슬한 리드를 손에 쥐었죠. 하지만 클러치에서 다시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레딕의 오픈 3점 미스, 사리치와 엠비드의 턴오버, 시몬스의 마지막 패스 실패, 그리고 추격과 역전을 허용했던 마지막 2분 동안의 수비. 필리는 승부에 대한 집중력에서 보스턴에게 밀리고 말았습니다.
-4차전에서 감을 되찾은 사리치가 5차전에서도 활약을 이어갔고(40분 출전, 27득점, 야투 8-14, 3점 3-3, 4오펜보드, 4도움), 고글에서 벗어난 엠비드 역시 감을 찾는 모습을 보였습니다(39분 출전, 27득점, 야투 9-18, 4오펜보드, 4도움, 4블락). 특히 이 빅맨 듀오가 적극적으로 림을 공략하면서, TD가든에서 둘이 합쳐 자유투를 22개 얻으며 보스턴의 골밑을 집요하게 괴롭혔습니다.
다만 두 선수의 턴오버가 결정적인 클러치 상황에서 나왔고, 엠비드의 경우 박스아웃을 소홀히 하면서 베인즈를 위시한 보스턴 선수들에게 연거푸 중요한 오펜리바를 내주었습니다. 물론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겠지요. 다음 시즌 엠비드의 가장 큰 숙제는 체력 보강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한편, 4차전 또 하나의 엑스팩터였던 맥코넬은, 나름 나쁘지 않은 활약이었으나 4차전만큼의 임팩트는 아니었습니다. 맥코넬이 오랜 시간을 뛰면서 또다른 볼 핸들러인 시몬스는 빅맨 역할을 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여러번 쉬운 마무리 찬스를 놓치면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정규시즌에는 식서스라는 팀이 시몬스의 단점을 감추고 장점을 극대화해서 잘 활용했지만, 플옵 2라운드에서는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에 의해 시몬스의 약점이 무자비하게 파헤쳐지고 말았네요. 시몬스 역시 느끼는 바가 있었을 겁니다. 이제 시즌이 끝났으니 열심히 연습에 매진해서 이번 시즌보다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여친이랑 너무 많이 놀지 말고
-이번 시리즈 4번의 패배 중 3번이 접전이었다는 걸 돌아보면, 앞으로 필리가 보완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누구나 예상 가능할 겁니다. 이번 시즌 이후 필리가 어떤 행보를 보이게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지요. 하지만 만약 펄츠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열심히 뛰어줘야 할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필리가 1번픽인 펄츠를 (몸 상태가 완벽하다는 전제 하에)내년에도 그대로 벤치로 쓰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남아서 레딕의 주전 슈가 자리를 꿰차던가, 아니면 트레이드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입니다.
만약 펄츠가 남게 된다면, 시몬스와의 공존 문제는 그리 걱정되지 않습니다. 이번 시리즈 4차전과 5차전, 맥코넬과 시몬스가 함께 뛰는 모습을 보셨다면, 펄츠가 시몬스와 함께 뛰는 모습 역시 어렵지 않게 상상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대학-섬머리그 시절)완전체 펄츠라면 맥코넬보다 수비 1~2랭크 다운, 공격 1~2랭크 업 정도는 될 테니까요. 다만 필리가 펄츠를 기다려줄 지가 관건이겠네요. 저는 필리가 팀으로써 더 성장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필리의 미래 청사진에는 분명 펄츠가 포함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즌 시작할 때, 플옵 욕심 내지 말고 경험 쌓는거나 지켜보자... 하는 생각이었습니다만, 어느새 16연승을 찍고 동부 세미파이널까지 진출해버렸습니다. 오랫동안 탱킹을 감내해야 했던 필리팬이라면 행복할 수밖에 없었던 17-18시즌이었을 겁니다. 2라운드 결과에 대해서 아쉬움이 남는건 어쩔 수 없지만, 상대팀인 보스턴이 워낙 강팀이었고 도전자 입장에서 잘 싸워줬다고 생각합니다. 1년간 모든 필리팬 여러분 고생하셨어요 이제는 다음 시즌 달라질 필리의 모습을 기대하면서 오프시즌을 보내보자구요.
그리고 보스턴 팬분들께 축하를 드립니다. 진정 승리할 자격이 있는 팀이었고, 상대하면서 계속 두려웠지만 한편으로 어떤 전략 전술을 보여줄 지 너무 기대가 되었습니다. 이제 남은 플옵동안 보스턴을 응원하면서, 빵감독과 테이텀이 전설을 쓸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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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는 확실히 조립이 덜된 로봇의 느낌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