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식서스 경기 감상 (18.04.30. at BOS, 플옵 2라운드 1차전)
-예상대로 어려운 경기였습니다. 1쿼터에 리드를 내준 이후, 필리는 거의 추격다운 추격을 하지 못하며 무기력하게 첫 경기를 내줬습니다. 따라갈라 치면 턴오버에 찬물 3점을 얻어맞았고, 보스턴은 필리의 득점 폭발을 철저히 봉쇄했습니다.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이 필리를 얼마나 철저히 분석했고, 준비해왔는지 느껴진 경기였습니다.
-필리의 가장 큰 무기는 수비 성공 후 시몬스를 앞세운 트랜지션, 그리고 여기서 연쇄적으로 터지는 3점이죠. 보스턴은 원래 속공 수비가 리그 최상위권인 팀이라, 1쿼터부터 필리의 템포를 늦추며 속공을 당하는 상황을 최대한 줄일 수 있었습니다(보스턴이 분위기 탄 후반전부터는 그냥 달렸지만요). 가뭄에 콩나듯 나오는 필리의 속공 상황에선, 거의 두세명의 수비수를 시몬스에게 붙여 돌파 경로를 틀어막았습니다. 이러면 둘러싸인 시몬스의 킥아웃을 받아 슈터들이 외곽 지원을 해줘야 하는데, 오늘 마커스 스마트를 앞세운 보스턴의 가드진이 필리 슈터들의 움직임을 완전 철저히 봉쇄해버렸죠. 물론 필리 슈터들의 3점 감이 너무 안좋기도 했습니다(5-26). 아무튼 시몬스에게는 답이 없는 상황이었고, 6도움에 7턴오버를 기록하면서 오늘 필리 특유의 속공 전개는 완벽하게 실패했습니다.
시몬스의 속공 전개가 막히면, 필리에는 엠비드가 있죠. 오늘 엠비드는 확실히 뛰어난 활약을 펼쳤습니다(31득점, 야투 12-21, 3점 2-5, 13리바운드, 5도움). 하지만 엠비드 전담 수비수로 나온 베인즈가 엠비드를 일대일 수비로 잘 버텨주면서, 일대일 득점은 내줘도 그에 따른 파생 효과를 최대한 억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엠비드로서는 일찍부터 좀더 적극적으로 들이대서, 보스턴의 빅맨들에게 파울 트러블을 안겨줬어야 했어요. 4쿼터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파울 유도에 들어갔지만, 좀 늦은 상황이었죠. 1쿼터 초반에 에 엠비드가 외곽으로 빠지면서 림으로 돌격하는 사리치를 살리는 장면이 나왔는데, 사리치가 오늘 부진하면서(12득점, 야투 5-11, 3점 0-4) 결과적으로 실패한 플랜이 되었거든요. 이때부터 엠비드가 주구장창 골밑을 팠으면 어땠을까 싶었습니다.
-반면, 필리의 수비 역시 보스턴이 잘 공략해냈습니다. 필리의 수비 기조가 재빠른 스위치, 미스매치는 도움수비로 극복이라는 사실은 여러번 말씀 드렸습니다. 보스턴의 가드들은 복잡한 세팅으로 미스매치를 잘 만들어낸 뒤, 필리의 도움수비가 들어오기 어려운 지점(3점 라인 바깥-3점 라인 두세발짝 안쪽)에서 계속 점퍼를 꽂아댔는데, 특히 로지어의 활약이 대단했고(29득점, 야투 11-18, 3점 7-9) 테이텀은 어떻게든 레딕을 매치업으로 만들어서 탈탈 털어먹었죠(28득점). 여기에 필리가 외곽에서부터 빠른 도움수비로 대응을 하면, 보스턴은 재빨리 빈 곳으로 공을 돌려 쉬운 득점으로 응수해줬습니다. 호포드(26득점, 야투 10-12, 3점 2-3, 4도움)와 스마트(9도움)가 윤활유 역할을 잘 해줬고요.
-헤이워드, 어빙, 브라운까지 빠져도 이렇게 강력한 팀이 보스턴입니다. 브렛 브라운 감독도 경기 전에 이야기하였듯, 필리가 언더독의 입장이라는 건 오늘 경기에서 증명되었다고 봅니다.
다만 필리 입장에서도 아주 희망이 없는 경기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보스턴의 외곽 수비가 워낙 좋았음을 감안해도 필리의 3점이 너무 안 터진 것이 맞고, 로지어가 오늘 같은 고감도의 야투를 시리즈 내내 보여주진 못할 것 같거든요. 3점이 좀 더 들어간다면 시몬스의 돌파가 좀 더 수월해질 것이고, 보스턴의 야투율이 떨어지는 만큼 필리의 리바운드 후 속공 상황도 늘어날 겁니다. 결국 공/수에서 필리 가드진이 보스턴 가드진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네요. 1라운드에서 웨이드의 폭발을 억제하기 위해 심바가 투입되었듯, 2라운드에서는 수비가 좋은 맥코넬이 좀 더 중용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프론트코트에서는 오늘 괜찮은 컨디션을 보여준 엠비드가, 좀 더 날뛰며 보스턴 빅맨들에게 파울을 쌓게 해야 할 것 같고요.
애초에 힘든 시리즈가 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1경기를 내주며 기세 싸움에서 밀린 것도 맞구요. 다만 이대로 당하고만 있지는 않으리라 믿습니다. 1라운드에서도 브렛 브라운 감독이 좋은 전략 대응 보여주며 히트의 스포 감독을 상대로 시리즈를 따냈거든요. 이미 차세대 명장 반열에 들어선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이 상대이지만, 브렛 브라운 감독도 한번 더 능력을 보여줄 차례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원정에서 한 경기 내줬을 뿐입니다. 절대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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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분석 감사드립니다.
지금 엠비드를 리그에서 막을 수 있는 선수도 없을것 같고, 유효한 플랜도 없을것 같습니다. 포기할건 포기하면서 가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