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의 가치 (Market Value)
2년전쯤, 보스턴 라디오에서 호스트가 이런 말을 합니다.
‘와, 나 오늘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어. 리그에 있는 단장들이 (동부지구 5위팀) 셀틱스 선수들 중 탐나는 선수가 전혀 없다는 거야. 이게 말이 돼?”
이 질문을 받은 게스트로 나온 전문가가 한참 말을 못하더니만,
‘음…. 어느정도는 사실이야. 하지만 AV 나 크라우더는 그래도 트레이드 가치가 있어.’
‘그럼, 스마트는?’
‘어.. 스마트는 앞의 둘하고는 가치가 제법 차이가 나지.’
‘뭐? 스마트가 6픽에, 2년차에 준수한 활약을 했고, 수비가 그렇게 좋은데 시장가치가 그렇게 없다고?’
그리고, 1년전쯤 고든 헤이워드 영입을 위해 샐캡을 비워야 했던 에인지 단장은 저 세명을 모두 트레이드 블락에 올립니다. 특히 스마트를 적극적으로 팔아보려고 (actively shopping) 했죠. 하지만, 스마트의 형편없는 틀드 가치에 충격을 먹고, 어쩔 수 없이 가장 가치있는 AV 를 팔아 샐러리 캡을 마련합니다.
아, 이러면 누가 물을 지도 모르겠네요. 에인지가 1년전 스마트 연장계약 하려 하지 않았느냐고…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진실은 에인지는 연장할 의사가 없었으나 스마트 측에서 해달라고 졸라서 어쩔 수 없이 협상 시한 마지막에 이르러 자리를 가졌던 것뿐입니다. 에인지는 루키 스케일의 선수중 단 두명 (론도, 퍼킨스) 만을 미리 연장계약 해주었고, 둘다 아주 재능이 넘쳐서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하는 소위 포텐 좋은 유형이었어요. 지금 로지어 처럼 말이죠.
당시 에인지가 스마트에게 오퍼한 금액은 확실치 않지만, 특정 금액을 제시한 후, 한발짝도 양보하지 않았습니다. 에인지는 시장에서 스마트의 가치가 형편없음을 확인했고, 1년후 시장 한파가 닥치면 더더욱 돈을 쓸 필요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에인지 나름대로 선수를 배려한 오퍼였고, 그 이상은 절대 줄 수 없었다는 거였죠.
반대로 스마트의 에이젼트는 1년전 에반터너가 4/70밀에 계약한 걸 기준으로 두고 스마트가 그보다 못한 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했죠. 스마트는 셀틱스에 남기 위해 어느정도 디스카운트할 의사가 있었으나, 피차 스마트의 가치에 대한 의견이 너무 달라 조율할 여지도 없었던 겁니다.
이 때문에 스마트 에이전트가 팔팔 뛰고 난리를 쳤죠. (‘너네 후회할 짓을 하는 거다. 1년 후엔 이보다 훨씬 많은 돈을 오퍼해야만 할 것이다’) 참고로 스마트의 에이젼트는 Happy Walters 로 바로 노엘의 전 에이젼트이기도 합니다. 지금 이 사람은 소속 선수의 가치와 시장 상황에 대한 판단도 못하는 얼뜨기로 업계의 조롱을 받고 있습니다.
리그에서 스마트는 공격은 형편없으나, 수비가 아주 좋고, Intangibles 이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습니다. 특히 셀틱스 구단과 팬들은 스마트의 에너지 넘치는 허슬플레이, Gamer의 본능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플레이를 해주는 능력)을 너무 사랑해서 Cult hero 대접을 해주죠. 그래서 업계에서는 스마트를 가장 고평가하고 좋아하는 구단은 셀틱스이고, 대니 에인지 단장일 거라고 말합니다.
그럼 도대체 왜 스마트의 Intangibles 를 그토록 사랑하는 에인지 마저 왜 그를 내보내려 했는가? 왜 업계 관계자들은 스마트의 가치를 형편없다고 보는가?
단, 하나로 설명이 됩니다. 바로 Ego 죠.
NBA 선수들은 자의식이 강합니다. 그래서 자기가 중심이 되고, 자기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길 원하죠. 하지만 공은 하나이기 때문에 누군가 내려놓고, 누군가 포기해야만 합니다. 가끔 에고가 지나쳐서 팀 승리에 방해가 되는 일들을 벌이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슈퍼스타의 경우는 구단도 어쩌지 못해 두고 보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는 가치가 폭락하고 타팀으로 보내 버리기도 하죠. 여전히 개인 기량이 출중한 하워드가 왜 그리 충격적인 대접을 받는가? 부상당하자 마자 커즌스의 가치가 폭락해버렸는가? 가 모두 이걸로 설명이 됩니다.
놀랍게도 (수비와 패싱만 가진 롤플레이어) 스마트의 에고는 슈퍼스타들 못지 않습니다.
스마트의 4년간 BPM와 VORP 변화 추이가 이렇습니다.
BPM : 1.1 -> 0.7 -> -0.3 -> -0.7
VORP : 1.4 -> 1.1 -> 1.0 -> 0.6
4년내내 계속 나빠지죠? 이유가 뭘까요? 기량 하락? 아닙니다. 스마트의 기량은 4년 내내 놀랍게도 똑같습니다. 정확히는 오클라호마 대학 1학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내내 같아요. 노력을 열심히 하는 선수이니 만큼 재능의 한계일 겁니다. 그럼 스탯이 하락하는 이유는? 바로 공격 지분의 증가 때문입니다. 수비로 번걸 공격으로 까먹는 선수인데, 해마다 공격 지분이 늘어가 까먹는 게 늘어나니 저모양인거죠.
이번 플옵 때, 스탯을 보면 TS% 가 다음과 같습니다.
호포드 : 63.1
테이텀 : 57.8
브라운 : 56.3
로지어 : 53.8
스마트 : 44.7
하는 역할이 달랐던 선수들은 차치하더라도, 메인 볼핸들러 역할을 맡았던 로지어와도 엄청난 차이가 있죠. 더 기가 막힌 건 스마트의 usg% 가 무려 20.6% 로 로지어와 같습니다. 저렇게 형편없는 슛효율을 기록하는 선수가 1인당 지분을 그대로 가져가는 경우가 있습니까? 10% 초반으로 내리고 자기보다 뛰어난 동료들이 슛을 쏘게 하는 게 정상이 아닌가요?
볼핸들러의 중요한 지표인 어시%, 턴오버% 에서도,
로지어 : 26.3%, 7.0%
스마트 : 27.7%, 17.9%
패싱 쩐다는 스마트와 로지어의 어시 수치가 별 차이가 없습니다. 반대로 턴오버는 엄청난 차이가 나죠. 저런대도 둘의 공소유 시간은 거의 같습니다.
셀틱스팬들 사이에서 Cult hero 의 인기를 누리고, 팀내 입단자중 가장 오래된 선수라는 지위를 이용해 하지 말아야 할 짓을 너무나 많이 벌이고 있죠.
이건 스마트가 브라운이 (1년차때) 드리블 쳤다는 이유만으로 경기중에 갈구는 장면입니다. 아주 살벌해요.
https://www.nbcsports.com/boston/video/marcus-smart-and-jaylen-brown-exchange-words-celtics-bench
메인 볼핸들러란 각팀에서 가장 공격기술이 뛰어난 선수가 차지하는 영광된 자리입니다. 누가 그 역할을 맡느냐를 두고 선수들간에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다른 선수들은 하고픈 욕심이 있어도 양보를 해야 합니다. 농구 공은 하나이기 때문이죠. 기본적으로 메인 볼핸들러는 공을 다루는 스킬, 민첩성, 다양한 테크닉을 갖춘 선수여야 합니다. 그런 선수들이어야 공을 잘 간수하고, 상대 수비진영을 뒤흔들어 놓을 수 있기 때문이죠.
자, 그런데 스마트가 메인 볼핸들러로서 자격이 있습니까? 택도 없는 이야기죠. 기본적인 볼핸들링 스킬, 퀵니스가 모두 낙제입니다. 그런 선수가 자기가 공격을 주도하겠다고 나서면 어떤 일들이 벌어집니까? 상대 수비는 철벽처럼 흔들리지 않고, 우리 공격은 고구마 먹은 듯 답답하기만 하죠. 실력은 둘째치고, 재능조차 없는 선수에게 셀틱스는 무려 4년이나 기회를 줬습니다. 외부에서 보면 어이가 없는 일이예요.
첫 3년간은 그렇다 치더라도, 왜 지난 시즌에도 스마트가 메인 볼핸들러를 하죠? 아이솔레이션 킬러 테이텀, 민첩함으로 코트를 휘젖고 다닐 수 있는 로지어, 아직 투박하지만 빠르게 발전중인 브라운. 저 셋이 스마트 보다 공격재능이 못합니까?
빵감이 이미 지시한 바대로, 어빙이 없으면 테이텀이 공격주도권을 지녀야 합니다. 그런데 스마트는 ‘어빙없으면 내가 왕’이라는 마인드로 절대 후배들에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습니다. 심지어 테크니컬 파울로 얻은 자유투도 지가 던집니다.
스마트의 자해 사건이 무엇 때문에 벌어진지 기억하시죠? 마지막 역전찬스에서 패스 안하고 자기가 공 몰고가다 버져미터 3점슛을 쏘고 안들어 갔기 때문입니다. 사실 버저미터 3점슛은 커리, 릴라드, 어빙 같은 선수가 아닌 한 들어가면 영웅이고 안들어가면 그저 아쉬운 것이기 때문에 별 일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날 현지 팬들과 언론이 폭발한 건, (매니아에서도 스마트에 대한 성토로 불타올랐었죠) 경기에 진것과 더불어 스마트의 에고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3점 가장 못쏘는 선수가, 40% 언저리의 3점 슈터 4명이 코트위에 있는데 왜 패스를 안하고 지가 영웅이 되려고 했냐는 거죠. 그리고 기자들이 이를 추궁하자 스마트가 열받아서 꽝! 치고 손을 다쳤죠.
셀틱스에서는 스마트가 공격을 주도하면서 팀을 궁지에 내몰아도 빵감이 나서서 결국 꾸역꾸역 경기를 이기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팬들은 참 관대해요. 스마트의 재치있는 수비와 패스로 이기는 경기는 있어도, 정작 스마트 때문에 지는 경기는 거의 없으니까요. 그런데 타팀에 가면요? 다 이긴 경기 스마트의 공격 욕심 때문에 헛짓거리 하다 모멘텀 넘어가고 경기에 지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 할 것이고, 그 때마다 여론은 들끓고 스마트는 공적이 될 겁니다.
얼마전 보스턴 라디오에서 스마트의 시장가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전문가로 나온 양반이 스마트의 장점을 한참 거론하더군요. 그러자, 호스트가 ‘그럼, 타팀에서 3년간 총 21밀의 오퍼가 왔다고 치자. 당신이 대니 에인지라면 매치할 것인가?’ 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전문가 왈, ‘나는 스마트의 빅팬이기 때문에 매치할 것이다. 하지만, 에인지가 매치 안한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다.’ 라고 하더군요.
유감스럽지만, 저게 스마트의 시장가치입니다.
모든 이유는 스마트 본인에게 있습니다.
자기가 잘하는 수비, 패스에만 집중하면 훌륭한 벤치멤버로 연간 10밀 이상 받을 겁니다.
시장 상황이 좋고, 운도 따르면 본인이 바라는 12~15밀도 가능하겠죠.
하지만 주제 파악 못하고 지금처럼 계속 저러면,
셀틱스는 모를까 타팀 가선 골치덩어리 취급받게 될 겁니다..
(공격재능이 거의 없는) 벤치멤버가 슈퍼스타에 버금가는 에고와 공격욕심을 부린다면 용인할 팀은 없습니다.
로버슨이랑 비슷하면서 다른 느낌인거 같아요. 저같은경우는 제 응원팀이 큰돈주고 잡는다면 스트레스 꽤 받을거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