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를 원합니까?’ 듀란트와 워리어스와의 햄프턴 미팅(2)
하지만 선수들과 밖으로 나가기 전에, 듀란트는 모든 사람들이 기다리던 질문을 했다. 아마도 가장 잃을 게 많은 커리가, 왜 듀란트가 팀에 들어오길 원하는지에 대해 말이다.
클레이먼 : 전 듀란트가 그 질문을 하길 바라고 있었죠. 아주 자연스런 대화라서 어색하지는 않았어요. 그냥 두 친구나 동료 사이에 있는 자연스러운 대화였죠.
커크 레이콥 : 우리 모두 그런 질문이 들어올 걸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케빈이 스테프에게 뭘 물어볼 것인가. 그리고 스테프는 뭐라고 답할 것인가. 우린 스테프가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얼마나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는 사람인지 잘 알고 있죠. '내가 여기 오길 원해? 어떻게 생각하는데? 넌 이미 MVP잖아.' 이런 얘길 들으면 스테프는 이렇게 대답할 사람입니다. '네가 여기 왔으면 좋겠어. 같이 뛰었으면 해. 우리가 함께 하면 우리 둘 다 더 나아질 거야.' 미리 대본을 짜지도 않았어요. 그게 스테프니까요.
마이어스 : 전 케빈이 스테프에게서 직접 답을 듣고 싶었다고 생각해요. 한 사람은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잃게 될 테니까요. 스테프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게 관심사항인 적은 한번도 없다는 걸 이미 알지만요. 그는 MVP가 되려고 NBA에 온 게 아니라 이기려고 왔거든요. 아마도 NBA에서 뛴 아버지 옆에서 성장하면서, 유일하게 중요한 건 승리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겠죠. 클레이도 마찬가지예요. 그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아버지 옆에서 자랐죠.
그래서 스테프는 망설임없이 이렇게 말했던 것 같아요.
"물론이지. 우리가 이길 수 있게 네가 도와줄 수만 있다면 말이야. 함께 하자고."
전 사람들이 그 말을 믿기 어려워하는데 놀라곤 합니다. 제게는 너무나 명백한 일이었거든요. 그건 - 실은 나쁜 쪽으로 - 워리어스의 문화를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승리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점에서요. 인정을 받는 것은 승리보다는 덜 중요하죠. 전 어떤 선수가 팀으로서의 승리보다 자기를 드높이는 쪽을 선택할 거라고 사람들이 생각한다는데 항상 놀랍니다. 제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에요. 아무튼 스테프는 그런 쪽을 택할 사람이 아니죠.
스테픈 커리 : 솔직히 그 순간이 잘 기억나지는 않아요. 우린 함께 방안에 있다가 선수들끼리만 밖으로 나갔거든요. 그래서 잘 기억이 나질 않네요. 다만 KD가 그런 질문을 할 거라 생각은 했어요.
우리 팀 케미는 쩌는데다 그를 상대로, 또 미국 국대에서 함께 플레이해본 제 경험상 KD는 우리 팀문화에 딱 맞는 선수였어요. 그리고 이건 싸움에 관한 게 아니니까요. 위대한 팀에서 뛰면서 농구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우리 팀은 정말 좋은 곳이죠.
농구에 관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는 또한 (농구화) 브랜드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커리는 언더아머에 시그니처 브랜드를 갖고 있는 반면, 듀란트는 나이키의 헤드라이너다.
커크 레이콥 : 파워풀한 순간이었죠. 스테프가 뭐라고 말할지 알고 있었다고 해도요. 어쨌든 2번의 MVP를 탔고 우승도 한 선수가 '네가 와도 난 괜찮으니, 네가 여기 왔으면 좋겠어'라고 담담히 말하는 걸 보는 건 정말로 놀라운 일입니다.
미팅을 시작한지 15-20분 정도 됐을 거예요. 케빈이 방 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죠. 그는 선수들 한명 한명한테 질문이 있다고 했어요. 그 중 가장 기억나는 건 이겁니다. 사실상 이 시점에서 기억나는 유일한 일이네요 : 그들은 언더아머와 나이키에 대한 얘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브랜드가 다르니) 이슈가 되지는 않겠지? 어떻게 생각해? 그러자 클레이가 대답했어요: "안타(클레이와 계약한 중국 신발브랜드)에게도 좋은 일이잖아?"
슛에 대해서는 (기회가 분산될 텐데) 어떻게 생각해? 그러자 클레이가 말했죠. '난 바꾸지 않을 거야. 오픈이 나면 계속 쏴야지. 일이 더 쉬워지겠네.'
— 선수들만의 대화
결국, 5명의 선수들은 집을 떠나 작은 숲 쪽으로 걸어가면서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 집 안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루즈한 분위기에서 말이다.
커리 : (선수들끼리 나가기 전에) 공식미팅이었기 때문에 좀 이상한 분위기였어요. 방에 사람도 너무 많았고요. 선수들끼리 얘기한다면 그.. 좀 덜...
격식적일 거다?
커리 : 네. 그 단어가 딱 좋네요.
이궈달라 : KD가 우리에게 질문을 했죠.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냐고요. 제가 그랬죠. 어떻게 생각하냐고? 젠장, 그저 여기 오기만 해. 네가 원하는 건 뭐든 하라고!
그렇게 간단한 거니까요. 그게 우리가 이때껏 만들어온 문화예요. 이렇게 재능이 넘치는 사람들이 서로를 보완해주고 서로의 경기를 이해하는 케미를 갖추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모두가 자신 외의 모든 사람이 성공하기를 원하는 거죠. 그건 스탯지에는 절대 보이지 않는 거예요.
그게 우리끼리 얘기한 특별한 내용이기도 했어요.
듀란트 : 전 이 팀에 가치를 더하고 싶었어요. 제가 농구하는 방식으로요. 제가 전형적인 팀원이라는 것도 보여주고도 싶었어요. 그래서 어떤 종류의 그룹인지, 연습 때는 어떤지, 누가 보컬리더인지 알고 싶었죠.
전 질문을 진짜 많이 했어요. 왜냐면 이 팀에 가고 싶었고, 내가 갈 필요가 있는지 100% 확신하고 싶었거든요.
이궈달라 : 당시 이런 생각을 하진 않았어요. '좋아, 20년 후에 우리가 이 순간을 되돌아봤을 때 이렇게 말할 수 있겠지. 스포츠계에 있어 결정적인 순간이었다고.' 생각도 않고 있었죠. 이건 가족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거였어요. 가족에게 인사하러 가자는 거였죠. 적어도 전 그랬어요. TV를 위해서나 관심을 얻기 위해서 한 게 아니에요. 그저 평상시대로 한 거죠. 우린 모두 가족이니까요. 우리 팀이라면 누구를 위해서든 그렇게 할 거예요.
그린 : 솔직히 말해서, 전 항상 얘기해요. 안드레도요. 스테프가 말한 게 무엇보다도 중요했다고요. 왜냐면 그 자리에서 다른 누가 하는 말보다도 더욱 의미가 있었거든요. 케빈은 알고 싶어했죠. 결국, "스테프, 넌 MVP지. 어떻게 생각해?" 드레이먼드나 클레이, 안드레는 그가 원하는 걸 말해줄 수 있어요. "하지만 스테프는?"
스테프는 그를 두 팔 벌려 환영했죠.
"누가 프랜차이즈의 얼굴이냐 같은 건 나한테 중요하지 않아. 난 이기려고 노력할 거야."
햄프턴 5는, 거기서 시작된 거예요.
선수들이 얘기하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뭘 하고 있었을까?
밥 마이어스 : 아무것도요. 전 리치 클레이먼과 KD 아버지와 대화했죠. 선수들끼리 얘기하러 간 게 얼마나 기쁜지에 대해서 얘기했어요.
커크 레이콥 : 앉아서 기다렸죠. 그냥 잡담이나 했어요. 밥과 리치는 폰으로 많이 얘기했었고 실제로 만난 적도 있었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거든요. 그 때 좋은 관계가 시작되었고 다들 지금도 잘 지내고 있죠.
듀란트를 원한 다른 팀들과의 미팅은 워리어스의 미팅과 매우 달랐다. 소속팀 선수를 데리고 온 팀도 있고 아닌 팀도 있었다. 나는 듀란트에게 물었다 : 왜 4명의 워리어스 선수들을 만나는 게 셀틱스 프레젠테이션 다음 날 톰 브래디(매우 유명한 보스턴 연고의 NFL팀 쿼터백)와 만나는 것보다 더 나았을까?
듀란트 : 그 부분은 멋졌죠. 다만 오해하지는 마세요. 제겐 농구가 전부거든요.
전 톰 브래디를 정말 좋아해요. 하지만 그가 지금 농구코트에서 절 도와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전 사람들이 자기 팀에 제가 오길 바란다는 사실이 정말 좋아요. 하지만 그와 동시에, 저는 코치와 선수들에게서 ‘그들이 필요한 것이 뭔지, 왜 나를 필요로 하는지, 내가 선수로서 뭘 해주길 바라는지’ 같은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요.
제 모든 관심사는 올바른 방법으로 좋은 친구들과 플레이하면서 평생 유지될 유대감을 쌓는 거였죠. 그래서 워리어스가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했어요.
마이어스 : 껄끄럽거나 긴장된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가질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런 분위기였죠. 제가 우리 선수들에 관해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그 친구들이 진짜배기라는 거예요. 안드레는 안드레다웠고 스테프는 스테프다웠죠. 미팅 자리라고 다른 가면을 쓰거나 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드레이먼드도 변함이 없었죠.
우린 이렇게 믿어야 했어요. KD에게 우리 그대로를 보여주자. 그게 마음에 든다면 우리 팀에 오겠지. 마음에 안 들면 안 오는 거고.
커크 레이콥 : 분위기는 부드러웠어요. 진정한 대화를 나눈 느낌이었죠. 미팅이 끝나고 버스로 돌아가면서 선수들에게 잘될 거 같냐고 물었더니, ‘응, 솔직한 대화를 나눴어.’라고 하더라고요. KD가 몇 가지 묻길래 정직하게 대답해줬다고요.
이 선수들이 진짜 대단한 건 서로에게 항상 진실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들이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없었다면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해요. 이렇게 계속적으로 성공할 수도 없었을 테고요.
그린 : 정말로 특별한 순간이었어요. 거기서 이 모든 게 시작되었죠. 우리에게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어요.
— 후폭풍
듀란트와 클레이먼이 짠 스케줄대로, 워리어스 그룹은 몇 시간의 미팅 후 미니버스를 타고 떠났다. 그들은 듀란트가 이어서 다른 4개의 팀과 미팅을 갖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마이어스 : KD가 우리 팀에 올 거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어요. 그런 낌새가 전혀 없었죠. 어쨌든 완전 새로운 관계를 맺는 거잖아요. 2시간 만에 제대로 된 관계를 맺을 수는 없죠.
솔직히 말해서, 그저 우리가 어리석은 얘기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만 만족했어요. 미팅이 충분히 괜찮았다고 믿어야 했죠. 이 미팅은 특별한 비디오나 프레젠테이션에 관한 게 아니라 ‘사람’에 대한 거였으니까요. KD가 우릴 호의적으로 봤다는 사실이 확실히 기뻤어요.
차에 탄 누구도 그가 우리 팀에 올 거라고 말하지는 않았어요. 모두가 이런 느낌이었죠. ‘괜찮아. 와주면 고맙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고.’
커 : 전혀 몰랐어요. 느낌 같은 것도 없었죠. 다른 팀과의 미팅이 어떻게 전개될지 몰랐으니까요.
워리어스는 이틀을 기다리면서 보냈다. 클레이먼과 듀란트는 7월 3일 밤에 마이어스와 조 레이콥에게 전화를 했다. 하지만 듀란트가 언제 결정을 내릴지, 어느 팀을 선택할 지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다. 비록 모든 사람들이 그가 하루이틀 후 햄프턴을 떠나 중국으로 투어를 떠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커크 레이콥 : 그들은 우리 쪽을 몇 번 건드렸어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재미있었죠. 한번은 케빈과 리치가 우리 아빠(구단주)와 밥에게 전화를 해서 긴 대화를 나눴어요. 결정하기 전날 밤의 일이었죠. 계속 ‘내가 이랬을 때, 내가 저랬을 때,’같은 얘기를 했어요. 우리는 점점 신이 났죠. 그건 마치, 오 마이 갓, 케빈이 우리 팀에 오려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대화를 끝마치면서, KD는 ‘좋아요, 자면서 생각해보죠. 내일 결정해서 알려줄게요.’라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어요.
물론 조마조마했죠. 그래도 우린 예전부터 기다리고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일이 어떤 방향으로 가든 우린 괜찮을 거란 자신감이 있기도 했어요. 좌우지간 케빈을 얻게 되어 우리 팀은 확실히 더 나아졌죠. 그가 우리 팀의 위대한 일원이 된 게 정말 행복합니다.
7월 4일 아침 8시 38분, 워리어스와 계약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긴 듀란트의 에세이가 ‘플레이어즈 트리뷴’에 기고되었다.(그 유명한 ‘마이 넥스트 챕터’ 짤 포함) 듀란트는 에세이를 올리기 10분 전에 조 레이콥에게 전화해 자신의 결정을 알려주었다.
https://www.theplayerstribune.com/en-us/articles/kevin-durant-nba-free-agency-announcement
커 : 전 하와이에서 그 소식을 들었어요. 놀러가 있었는데 제 와이프가 트위터에서 먼저 본 거예요. 그래서 새벽 5시에 와이프가 자고 있는 절 때리면서 말했죠. ‘당신 팀에 KD가 온대!’
그렇게 KD가 워리어스로 온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소식을 전해 듣는 아주 괜찮은 방법이죠.
클레이먼 : 7월 3일 밤에, 케빈은 제가 살면서 이때껏 본 것 중 가장 감정적인 모습을 보였어요. (오클라호마씨티의) 커뮤니티와 그의 친구들, 팀원들, 코치들, 그 외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이었죠. 가족들의 인간관계, 뿌리 깊은 기부 활동들, 그가 지원해온 학교들도 마찬가지고요.
무엇 때문에 KD가 OKC를 떠나 워리어스로 오는 최종 결정을 하게 되었을까?
클레이먼 : 잘 모르겠어요. 그의 머리에서 나온 최종적인 결정은, 뭐가 됐든 다른 사람은 알 수 없는 거죠.
그 이유가 무엇이었든 간에, 이 모든 건 2016년 7월 1일의 미팅과 관련되어 있다. 그 밖에 일어난 일들 - 계약, 작년의 우승, 이번 시즌 내내 이어진 환상적인 여정 - 은 바로 거기서 시작된 것이다.
듀란트 : 제가 뛰고 싶은 곳인지 알아내기 위해서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했어요. 그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죠. 제 첫 번째 (FA)미팅이기도 했으니까요. 뛰고 싶은 곳을 알아내기 위해서 이 모든 프로세스를 마칠 필요가 있었죠. 제가 옳은 결정을 내렸는지 확신이 들어야 했어요. 그냥 이렇게 쉽게 말할 수도 있었으니까요. ‘아니, 난 아무도 실망시키고 싶지 않으니까, 그냥 (OKC로) 돌아가야 될 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정말로, 전 이 팀에서 뛰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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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번역 잘봤습니다. 햄튼5가 실내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영화로 만들어도 그림이 잘 나올 것 같네요. 감독은 타란티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