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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스 대 휴스턴 3차전 - 스몰라인업과 투 머치 스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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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05-21 19:06:19

초반부터 속공으로 달린 골스가 우세를 가져갔다. 양팀 다 하프코트 상태에서는 야투 부진으로 경기를 시작. 아리자와 고든의 드라이브인 시도가 여전했던 휴스턴은 골밑에서 이지샷들을 놓치며 추격 기회를 잃었다. 골스도 초반 점퍼는 대체로 림을 외면했다.


하든의 커리 공략은 오늘도 여전했다. 커리는 그간 상대 에이스들의 미스매치 농구를 피하기 위해 가능하면 ‘헤지 앤 리커버리’(Hedge & Recovery)라는 수비법을 취해왔다. 스크린이 걸릴 때 커리가 순간 앞으로 튀어나가서 하든을 압박하고(Hedge), 그사이 이궈달라(듀란트)는 스크린을 피해 하든 쪽으로 돌아나온다. 이궈달라가 하든에게 다시 붙을 때 커리는 원래 매치업 공격수에게로 리커버리.


그러나 이러한 헤지 앤 리커버리 동작들은 수비 측이 원하는 대로 리커버리가 정상적으로 되지 않아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문제가 생기기 전에 그냥 리커버리 없이 스위치를 하는 형태로 마무리되기도 한다. 오늘 경기 초반에는 미스매치를 피하려는 움직임이 과하게 진행되다 몇 번의 역공을 맞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미스매치되었을 때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는 점에도 주목하자. 나중에 매치업 스탯들이 나와보면 더 정확히 알 수 있겠으나, 사실 미스매치를 피하는 것보다 미스매치 일대일 수비를 감수하는 편이 더 나았던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물론 미스매치를 피하는 데 활용되는 헤지 앤 리커버리 동작들은 상대로 하여금 미스매치 강제를 위해 더 많은 스크린 세팅을 하게 하고 샷클락을 소모케 하는 효과가 존재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후술하기로 한다.


각설하고, 커리를 일대일로 공략하는 휴스턴의 플랜은 1차전도, 2차전과 3차전도 기대치보다 훨씬 생산성이 떨어졌다. 그 외에 휴스턴은 2차전처럼 스크린 세팅에서 일부 디테일을 섞고, 커리 쪽으로 견인된 도움수비를 역공략하는 농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 일부 숏드라이브인이 마무리에서 실패하고, 코너 쪽 찬스는 생각보다 나지 않으며 경기 플랜이 꼬였다. 아래 장면은 경기 극초반 모습인데, 듀란트가 화면 상단의 코너에서 터커를 수비하며 (자신 쪽으로 돌파가 진행됨에도) 도움수비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 모습이다.

2차전 3점슛에 불을 뿜었던 터커에게 코너 3점의 기회가 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한편, 하든의 주매치업 수비수가 듀란트에서 이궈달라로 변경되었다. 시즌 초 엄청난 수비 퍼포먼스를 보였던 듀란트인데, 플레이오프에서는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하든을 상대로 다소 고전한 지난 두 경기였고, 오늘은 이궈달라가 주매치업이 되었다. 


하든은 이궈달라를 상대로 몇 번의 야투와 돌파 시도를 했을까. 아마 한 손에 꼽을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 그냥 이궈달라와 맞서지 않는 느낌이었다. 거의 모든 공격이 미스매치 공략이었는데, 이 말은 그만큼 많은 스크린 세팅 과정이 필요했다는 말이고, 결국 공격 시 하든의 볼키핑 시간이 증가하고, 볼무브먼트는 단조로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튼 경기 초반 세트오펜스가 말을 듣지 않은 것은 양팀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결국 승부의 전환점은 속공 농구로 귀결되었다. 1쿼터 골스의 속공 득점이 무려 10점이었는데,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 휴스턴의 경기당 속공 실점이 약 9점이었다. 1쿼터에서만도 달리는 농구로 골스가 기선을 제압했음을 알 수 있다.


스몰라인업 대결

스몰라인업 대결은 양팀 간 경기에서 또 다른 핵심 쟁점이다. 스위치 수비농구의 키플레이어인 그린과 터커의 대결은 현지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화두가 되었다. 2차전에서 터커를 센터로 두는 스몰라인업이 대성공을 거두었다. 다섯 명이 올아웃되는 스페이싱 농구로 터커의 코너 3점을 견인하고, 상대 이궈달라와 그린을 일부 버리는 수비로 페인트존 압박수비를 완성했다. 그래서였을까. 오늘 카펠라의 출전시간은 21분으로 크게 단축된다.


카펠라를 빼고 모두가 3점을 던지는 이른바 올-아웃 농구를 진행한 것이 후반전 휴스턴 로케츠의 주요 오펜스 컨셉이었다. 핵심 라이업은 폴-하든-그린(고든)-아리자(음바무테)-터커. 음바무테가 골밑 마무리 문제를 드러내면서 라인업 활용에 유연성이 다소 떨어진 것이 아쉬웠다. 이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까. 상대 돌파나 스페이싱에 문제가 발생하면 페인트존 도움수비로 스몰라인업 수비농구가 빛을 발휘할 수 있다. 아래는 오늘 경기 전반(왼쪽)과 후반(오른쪽) 골든스테이트의 샷차트다.

 

 

전반과 후반 야투 분포의 특징이 확연하다. 후반에는 골밑에서 야투허용이 너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이유가 뭘까. 카펠라라는 뛰어난 림프로텍터가 사라지면 당연히 골밑수비가 약해질 수는 있다. 그러나 스몰라인업은 스위치율을 크게 올리며 상대 오픈 공간을 침식하는 수비를 해낼 수 있다는 장점 역시 갖고 있다. 


관건은 아마 다음의 두 가지 정도가 아니었을까 한다. 하나는, 스몰라인업에 스위치 효과를 갖지 않는 제럴드 그린이 들어오면서 미스매치 공략을 주요하게 당했다는 점이다. 그린의 3점 퍼포먼스는 그린의 스위치 수비구멍을 메우기에 충분한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오늘 듀란트의 야투에서 매치업 상대가 된 주요 선수들은 단연 하든과 그린이다. 너무 심각할 정도의 수비 에러 지대가 이 둘을 통해 표출되는데, 듀란트는 너무나 편하게 이들의 공략에 성공한다.

 

기존 휴스턴 스위치 수비의 핵심 중 하나는 미스매치 상황을 적극 감수하는 컨셉에 있었다. 완전히 풀로 스위치를 돌리는 대신, 미스매치된 상태에서 아크 안쪽으로 공격수가 들어올 때 터커 등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도움수비가 진행되는 것이 핵심이다. 대체로 이러한 도움 수비로테이션은 긍정적인 성과를 수반했고, 플레이오프 2라운드까지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상대가 케빈 듀란트라는 점이다. 미네소타는 포스트업으로, 유타는 미첼의 돌파로 미스매치 일대일을 진행했다. 모두 림쪽으로 가까워지는 동선이라 도움수비와 충돌하게 마련인데, 듀란트는 안으로 진입하는 과정 없이 원드리블 후 점퍼 혹은 바로 턴어라운드 점퍼를 던진다. 도움수비의 ‘도움’이 작용할 여지가 없다. 


듀란트의 하든/그린 미스매치 공략이 주는 또 다른 함의는 휴스턴의 스위치 패턴과 관련된다. 간략히만 말한다면, 일종의 ‘투 머치 스위치’가 된다고도 할 수 있다. 스위치에는 다양한 컨셉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예컨대, 최대한 스위치 타이밍을 늦게 잡고 볼핸들러를 늦게까지 따라잡다가 스위치를 하는 ‘레이트 스위치’(Late Switch)가 있다. 보스턴 셀틱스가 주로 하는 컨셉으로, 아래 영상은 어제 경기에서 테이텀이 레이트 스위치를 수행하는 데에서 수비미스를 범하는 장면이다.  

레이트 스위치는 말마따나 스위치를 늦게 하는 것이고, 따라서 위 장면에서 테이텀은 힐을 압박하다가 트리스탄 탐슨에게 늦게 스위치를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가능하면 볼핸들러를 최대한 따라가면서 기존 픽앤롤 수비와 스위치 수비 간의 일정한 타협점을 찾는 것이 기본 컨셉이다(보스턴의 수비붕괴 및 르브론의 픽앤롤 패스게임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루어보자).


반면, 휴스턴에게 스위치는 풀버전으로 존재한다. 그냥 근처에 스크리너가 오면 바로 스위치를 하는 게 핵심이다. 따라서 한 포제션에서도 스위치는 수없이 일어나는데, 이로 인해 상대가 비교적 자유롭게 미스매치 상황을 연출할 수 있게 된다.


쉽게 생각해 보자. 하든이 커리를 미스매치하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 반복되는 스크린 세팅을 한다. 한번의 스크린 세팅이라도 과정은 신중해야 하고, 두세 차례 스크린이 걸려야 하는 경우 샷클락 소모는 커지게 마련이다. 샷클락과 함께 동료 공격수들의 발이 묶이는 현상도 나타난다. 

 

그런데 듀란트는? 듀란트가 미스매치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는 장면을 본 적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냥 근처에 다른 선수가 오면 너무 쉽게 스위치가 되며, 많은 경우는 오프볼 상태에서 이미 미스매치를 연출한 상태로 볼을 받는다. 듀런트의 수비와 관련해서 일종의 투 머치 스위치가 존재하는 게 아닐까 생각되는 부분이다.


다른 하나는 커리의 부활이다. 커리의 부활은 사실 3점으로부터 시작되었다기보다 수많은 컷인과 드라이브인이 선행되며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 3쿼터 6분까지 커리의 야투성공 6개 중 5개가 골밑이었다. 커리는 이른바 리듬슈터인데, 그 리듬은 일반적으로 많이 뛰고, 상대 수비를 교란하는 볼무브먼트에서 나오기 마련이다. 아래는 카펠라를 상대로 한 드라이브인 후 코너로 빠져나가 던진 3점이다.

역시 커리의 전매특허와 같은 3점슛 패턴이다. 미스매치로 드라이브인을 한 후 베이스라인을 돌아 코너로 다시 나오는 동선인데, 매치업 수비수들은 대체로 골밑 수비를 하며 커리를 방치하게 마련이다. 이것이 3쿼터 6분 이전까지 커리가 성공시킨 유일한 3점슛이었다. 스티브 커는 2차전 후 커리를 위한 '리듬'이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그 리듬이라는 것은 바로 위와 같이 볼무브먼트일 것이다.

 

커리가 살아나며 공간창출의 임팩트가 갑자기 커지면서 휴스턴 스몰라인업 수비도 초점을 잡지 못했다. 그런데, 과연 스위칭 스몰라인업에 제럴드 그린이 들어가는 것은 적절한 것일까. 폴은 왜 볼전개의 ‘흐름’ 속에 있지 못한 것일까. 폴과 하든 간의 오펜스 호흡을 다시금 조정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아무튼 휴스턴은 스몰라인업 운영에서 수비의 효과를 크게 보지 못했다. 공격에서는 카펠라가 빠지다 보니 하든의 돌파가 고립되는 느낌마저 있었다. 스몰라인업 수비를 위해서는 음바무테의 경기력 회복이 절실하겠고, 무엇보다 속공 수비에 명운이 걸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골스는 커리의 리듬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남은 시리즈의 관건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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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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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1 13:39:29
좋은 경기 리뷰 감사합니다. 부진한 야투율 이상으로 경기가 너무 안 풀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죠. 휴스턴의 고민이 많아지겠네요. 그린은 플레이오프에서 커리 이상의 수비구멍인데 공격에서의 파괴력이 커리에 비하면 민망한 수준이죠. 음바무테가 부진해서 출전시간이 늘어났는데 왕자님이 빨리 부활해서 그린이 오랫동안 코트를 지킬 일이 없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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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1 15:40:15

골스의 초반부터 달리는 농구가 폴과 하든이 리듬을 찾기 전에 둘의 체력소모를 시켰던게 주효했다고 봅니다!

2018-05-21 18:31:27

우와 아낌님 글 올라왔군요
추천 누르고 정독하겠습니다!
그나저나 닉네임이 닉네임인만큼
로켓츠 응원하시겠죠?

WR
2018-05-21 21:40:18

감사합니다. 그런데 특별히 한 팀 응원은 안하고 있어요. 두 팀 다 잘하면 좋겠고, 눈을 즐겁게 해주면 좋겠네요.

2018-05-22 02:58:11

항상 이 글이 언제 올라올까 몇 번이나 매니아진을 확인합니다. 감사합니다.

WR
2018-05-22 09:26:08

감사합니다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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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05-22 13:51:24

보스턴과 클리블랜드의 3~4차전 경기 https://blog.naver.com/dongdong79/221281449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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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2 17:41:01

듀란트가 미스매치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는 장면을 본 적은 거의 없을 것이다. 
ㅡ이부분 보다 혼자 계속 웃었습니다.블로그에서도 글잘보고 있습니다.정말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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