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기량과 실력을 평가하는데에 있어서 mvp share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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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0 13:15:38
우선 이 글 역시 주관적이라는 것을 밝히며....
올타임 순위를 매길 때 우승 횟수가 중요하다는 걸 다른 회원분들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우승이 커리어상 누가 더 우위에 있나를 결정지을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습니다.
단지 재미로 커리어상 줄세우기라면 뭐 가볍게 보고 넘길 수 있으나, 그 순위가
'어떤 선수가 다른 선수들누구보다 더 뛰어난 선수다' '농구 기량이 더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라고 단정짓는 핀포인트가 되기에는 개인적으로 좀 힘들다고 봅니다.
nba를 그래도 8년 넘게 보고있고, 매냐 눈팅도 거의 5년 넘게 하면서 많은 팀들의 희노애락과 우여곡절을 직간접적으로 목격했는데요 (사실 매냐에 저보다 훨~~씬 더 많이 보고 식견 깊으신 분들이 많아서...... 감히 이런말을 하기가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럴때마다, 아 우승이라는게 단순히 특정 선수의 실력만으로는 안 되는거구나, 말 그대로 '천운'이 따라줘야 하는구나라는걸 느낍니다.
막 생각난 예들을 들자면, 최근에는 르브론의 빅2 및 주전선수들 부상이탈 후 파이널에서 용쓰다가 떨어진 것(솔직히 누가 어브/러빙 다 나가떨어질 거라고 예상이나 했겠습니까), 밀레니엄 킹스가 조작경기에서 지고 오리꽥샷 맞고 플옵에서 떨어진 것... 등등 찾아보면 더 많을테고....
역사에 가정이란 없습니다만, 조던이 the shot을 던질 때 수비수가 컨택을 해서 밸런스를 잃고 못 넣었는데 심판이 못보고 시카고가 졌다면? 결승전에서 A라는 팀에 리그파괴급 에이스가 있는데 감독의 뻘짓으로 결정적 순간에서 경기를 말아먹고 시리즈를 넘겨준다면? 등등...
우승까지 가는 길은 너무 멀고 험난하고, 결승전에 올라온 팀들과 선수들은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라 진짜 '한끗'(실력이 됐든 외부적인 사소한 요인이 됐든)차이로 결정난다는 것, 그리고 단기전이라는 것...... 어느 특정 팀의 특정 선수의 실력으로 결과가 딱딱 컴퓨터처럼 산출되면 좋겠으나, 개인이 감당하기엔 불가항력적인 요소도 너무 많고, 운도 따라줘야 하는게 사실입니다.
우승과 관련된 얘기에서 넘어와서
mvp share를 선수 기량 평가와 관련해서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첫번째로는 리그는 조직 자체가 '항상성'을 띄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설명하자면, 리그 역사를 통틀어 봤을 때, 잘하는 선수 비율이 10이라고 하고 중간정도 가는 선수들이 80, 못하는 선수가 10의 비율로 있다고 치면, 표본이 크기 때문에 이 비율이나 그 집단에 속한 선수들의 실력이 역사를 돌이켜 봤을 때 비슷하다는 소리입니다.
00년대 초반에 오닐, 던컨, 티맥, 아이버슨이 있듯 00년대 중반에는 코비, 르브론, 내쉬, 폴이 있습니다. 10년도 넘어가서는 현재진행형인 듀란트, 커리, 하든 등등이 있겠구요. 이건 아마 중간집단, 하위 집단에 속하는 선수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nba가 비등비등한 리그가 몇 개 더 있다면, 유럽축구처럼 특정 리그에 좋은 선수가 쏠려 시대별로 수준차이가 날 수도 있겠으나 아주 독보적인 top리그라서 the best of the best 들만 오죠. 그래서 선수 수급에 따른 시대별 수준차이도 아마 없을거라고 봅니다.
두번째로는, mvp share는 평가절하 당하는 시대의 2인자, 3인자들의 실력을 가장 잘 반영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딱 떠오르는게 칼 말론이나 듀란트..... 압도적인 1인자의 그늘에 가려 늘 2인자로 머물었던, 혹은 머물고 있는 선수들입니다.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났다고 하죠. 이런 선수들.. 우승 하기 참 힘이들죠. 말론은 번번히 조던이 가로막았고, 던컨과는 우승횟수 차이로 평가절하 당하고(개인적으로 저는 던컨=말론이라고 봅니다 실력으로는) 듀란트는 기회 한 번 있었는데 르브론에게..... 그리고 각종 award도 항상 세컨팀이죠 르브론이 다 가져가서.....
대신 이러한 선수들이 가장 본인들이 이룬 성과와 관련하여 수치로 그나마 정직하게 나오는 게 mvp share라고 봅니다. 우승을 못해도, 수상을 못해도 정규시즌동안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면 mvp 투표에 반영이 될 것이고, 수치로 나타나기 때문이죠. 매년 반복될 거고, 누적되고, 그 선수가 얼마나 좋은 기량을 가지고 관리를 잘하며 오래 뛰었나가 드러나겠죠.
셋째로는, mvp share는 정규시즌 82경기를 모두 반영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표본이 크고 그로 인해 정확하다는 생각입니다.
플옵에서는, 특정 선수(동료든 상대팀이든)가 미쳐서, 혹은 엄청 잘해주던 동료가 죽을 쒀서 업셋이나 이변이 일어나는걸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아! 저팀 우승후본데, 싶다가 그냥 떨어져 버리는 거죠. 단기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선수의 실력이 이런 요소들에 의해 평가받아야 한다면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이러한 단기전에서 멘탈관리 잘 하고, 이변에 대처해서 시리즈 잡는것도 실력이라고 보시는 분들도 있겠지만요. 생각의 차이니 어떤게 정답이 될 순 없겠죠)
하지만, mvp share는 제가 앞서 말한 리그의 항상성과 생각해 봤을 때, 이런 문제들을 잘 보정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경쟁자들이 어느 시대에 갖다놔도 뛰어난 실력자들이고, 그 상대들과 82경기라는 많은 경기수에서 꾸준히 잘 해야 하고, 또 그걸 몇년동안 계속 유지해야 한다면 mvp share가 선수 줄세우기를 하는 데에 있어서 '시대를 초월할 수 있는' 잣대가 아닐까요?
이런 점들을 생각해 볼 때, mvp share야말로 그 선수가 얼마나 리그에서 준수한 기량으로, 오래 뛰었나를 증명할 수 있는, 바꿔 말하면 농구실력을 측정하는 가장 객관적인 척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누적은 아무래도 share가 높으면 높을수록 비례해서 따라올테고, 여기에 우승이나 각종 award들을 반영하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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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능력 평가에 우승이 너무 몰빵되어있긴 하죠... 단기전에서 어찌될지 모르는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