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올스타 - 알렉스 렌
안녕하세요. 여러분.
참을 수 없는 유혹(포텐셜)을 가진 '알렉스 렌'에 대해 PR 좀 하고자 이 글을 씁니다.
뭐가 재능이 아니라는 겁니까~! 네~~~ 네~~~
지난 시즌 이 곳 매니아에서 과도한 비판에 직면했었던 알렉스 렌이죠. 사실 NBA팬도 팬이지만 거의 모든 피닉스 팬들이 이 선수에 대한 기대치를 정말 정말로 낮게 잡아서(성장해봐야 백업센터, 잘 되야 로빈 로페즈 등등) 당혹스러웠습니다. 거기다가 이 친구를 배제하듯이 센터를 보강해야 한다는 말들도 참 아쉽게 들렸습니다. 센터로써 타고난 재능이 피닉스에 있는데 말입니다. 물론, 거의 모든 팬들이 이 친구의 NBA 모습만 봤을테니 그런 평가를 하는 것도 이해가 되긴 하지만 그래도 아쉬웠습니다.
저는 사실 이 친구를 처음 본 것은 2012년(NCAA 1학년) 1~2월의 어느 경기였습니다. NBA 팬치고는 다른 분들에 비해서 좀 일찍 본 편이었죠. 그리고 2학년 당시에도 이 친구 경기를 좀 챙겨 봤었습니다. 1학년 시절에는 알렉스 렌의 존재조차 모르고 그냥 우연히 본 경기였는데 이 친구가 눈에 띄어서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학년이 되어서 보여주는 모습들을 보니 상당한 잠재력을 가진 친구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죠. 비록 당장은 거칠은 부분들이 제법 있지만 이 친구가 가지고 있는 실링이 엄청나다는 걸 느꼈습니다. 한마디로 포텐 터지면 모두를 놀라게 할 대박이 될 거란 예감이 들면서 말입니다.
그래서 왜 이 친구를 주목해야 할지 왜 이 친구가 올스타가 될 포텐셜인지에 대해서 써볼까 합니다.
1. 축복받은 신체조건과 매우 뛰어난 운동능력
동영상 20초부터
위 동영상 2개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2미터 16센티(7-1)의 키에 120kg에 육박하는 몸무게를 가지고 저런 점프력과 스피드, 민첩성을 보여줍니다. 한마디로 알렉스 렌은 신에게서 선택 받은 극소수의 인간들만이 가지는 신체를 받은 거죠.
사실 백인들은 키가 크고, 운동능력이 뛰어나도 팔이 짧아서 그 위력을 발휘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알렉스 렌은 윙스팬이 7-4에 가깝습니다. 7-5, 혹은 7-6의 괴물같은 윙스팬을 가진 흑인센터들이 있는 NBA지만 알렉스 렌이 가지고 있는 7-1의 키에 윙스팬이 7-4라면 스탠딩 리치가 상당할 거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친구가 지금도 평균 20분 뛰면서 평균 1.5블록슛을 기록하고 있는 거죠.
또한, 힘이 상당히 좋고, 몸의 밸런스가 잘 잡혀 있습니다. 이는 이 친구가 어렸을 때, 기계체조선수였던 영향이 큽니다. 알렉스 렌은 10살 때부터 13살까지 기계체조 선수로 뛰었고, 주종목이 평행봉이었습니다. 기계체조 선수로 운동을 한 탓에 몸이 상당히 유연하고, 힘이 굉장히 좋습니다. 밸런스가 잘 잡힌 뛰어난 운동능력과 약간 호리호리해 보이는 몸과는 다르게 강한 힘을 가진 이유는 아마 어렸을 적 기계체조를 한 영향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던컨을 제치고 덩크를 할 때, 7-1의 장신이 공중에서 순간적으로 다리를 조던의 에어워크 식으로 벌릴 수 있는 유연함과 밸런스를 가질 수 있었을 거라고 봅니다.)
이 정도 신체조건과 운동능력만으로도 사실 누구든지 긁어보고 싶어하는 로또 같은 선수가 바로 알렉스 렌입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알렉스 렌의 무거운 몸놀림과 민첩성이 떨어지는 모습때문에 대다수가 실망을 해서 그런 혹평을 가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 때도 제가 그렇게 이야기했지만(안타깝게도 거의 다가 한 귀로 흘려 버리셨죠...) 피로골절은 어느 부위든지 완벽하게 몸이 돌아오는 데만 거의 1년은 잡아야 하는 부상입니다. 알렉스 렌은 13년 봄에 왼쪽 발목 피로골절 수술을 받았고, 여름에 오른쪽 발목 피로골절 수술을 받았습니다.(오른쪽은 수술을 안해도 될 정도의 경미한 부상이었지만 예방차원에서 했죠.) 당연히 최소 1년은 운동능력이 안나온다는 걸 감안하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건 제가 의사여서 아는 것도 아니고, 단지 제가 NBA를 25년 넘게 본 경험에서 나온 확신이었습니다. 피로골절을 3~4달만에 회복해서 예전같은 모습으로 뛰는 경우를 거의 못봤어요. 쉽게 선즈 사례를 들어서 05-06시즌 중에 커트 토마스가 피로골절로 정규시즌 아웃이 됩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댈러스와 일전을 벌일 때, 잠깐 커트 토마스를 기용하죠. 선즈가 당시에 센터: 디아우, 파포: 매리언 이었을 정도로 빅맨이 급했던 시기라서 커트 토마스를 석 달만에 내보내죠. 당연히 커트 토마스는 정말 아무 것도 못보여줍니다. 베테랑도 그렇게 빨리 몸을 원상태로 복구시키지 못하는데 NBA를 경험도 하지 못한 알렉스 렌이 몇 달만에 몸을 정상 컨디션으로 돌려 놓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더군다나 그 기간 동안 알렉스 렌은 NBA 적응할 몸을 만들 기회도 별로 없죠. 그렇기에 당연히 이 부분을 감안하고 알렉스 렌의 지난 시즌은 그냥 NBA를 맛보는 차원이었다고 말씀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시즌도 섬머리그와 트레이닝캠프 기간에 똑같은 오른손 새끼손가락이 골절되어서 사실 정상적인 경기력으로 몸상태를 끌어올리는데 시간이 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11월말부터 슬슬 몸이 올라오는 게 보이더니 대학시절에 보여줬던 그 잠재력 넘치는 운동능력을 다시 회복하더군요. 오히려 최근의 모습은 대학시절 이상의 운동능력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2미터 16의 키에 120킬로그램의 몸무게, 윙스팬 7-4에 나오는 저 인상적인 운동능력은 그의 성공가능성을 높여 주는 핵심요소입니다.
2. 정상급으로 발돋움 할 수비 잠재력
알렉스 렌의 최근 모습을 통해서 가장 인상깊게 보는 부분이 수비일 겁니다. 평균 20분에 불과한 출전시간임에도 상당히 골밑을 잘 사수하는 모습에서 피닉스팬들은 흐뭇한 웃음을 짓고 있을 겁니다.
알렉스 렌은 수비에 필요한 높이와 힘, 그리고 운동능력이 상당히 잘 조합되어 있는 빅맨입니다. 그렇기에 베테랑들도 이 친구를 상대로 공격을 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선즈 팬들은 아실 겁니다. 최근 팀 던컨, 맑 가솔도 NBA 경험이 일천한 알렉스 렌을 상대로 일대일하기 쉽지 않았던 모습을 말이죠. 그리고 빅맨들은 포스트업 수비 및 박스아웃 등을 할 때 버티는 힘이 굉장히 중요한데 알렉스 렌은 의외로 이걸 잘해 줍니다. 몸무게 120kg과 기계체조를 하면서 키운 힘이 상당한 역할을 해주는 것 같습니다.
일대일 수비뿐만 팀수비에 대해서도 이해도가 높은 편이고, 무엇보다 굉장히 적극적으로 골밑을 사수합니다. 짧은 출전시간에도 블록슛이 5~6개를 기록하는 경기가 종종 나오는 것이 그 사례죠.
또한, 인상적인 부분이 리바운드 능력입니다. 대학시절부터 리바운드 능력은 그렇게 뛰어나지 않을 거라고 봤는데 최근에 리바운드 능력이 상당히 발전했습니다. 자신의 키와 긴팔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서 높은 위치에서 걷어내는 리바운드 능력이 많이 발전했습니다. 미래에 평균 10개 이상의 리바운드를 잡을 수 있을 거 같단 기대감을 줍니다.
물론, 아직은 경험은 부족하기에 뛰어난 수비수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파울관리도 잘 안되고요. 하지만 경험이 쌓이기 시작한다면 상대편에서는 알렉스 렌이라는 거목이 선즈골밑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낄 것입니다. 수치 상으로도 평균 10개리바운드와 2블록슛은 기본으로 먹고 가며, 일대일 수비, 팀수비에 능한 굉장히 뛰어난 골밑 수비수가 될 포텐셜입니다.
3. 강인함과 좋은 BQ
지난 시즌 닉영과의 다툼, 이번 시즌에서 웨스트브룩과의 신경전 등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젊은 친구가 '깡'이 좋습니다. 어렸을 때, 성룡의 무술을 좋아했다고 하는데 아마 그런데서 강인함을 더 키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빅맨은 터프하고 강하며 독해야 하는데 알렉스 렌은 그런 모습이 보입니다.
알렉스 렌의 강인함은 메릴랜드 2학년 시절부터 눈에 띄었습니다. 당시 2013드래프트 넘버원 후보로 꼽혔던 너렌스 노엘과 운동능력을 갖춘 7-0 센터 윌리 컬리 스테인의 켄터키를 상대로 개막전에서 24득점 12리바운드 4블록슛 필드골 55.6%를 기록합니다. 이 경기는 사실 굉장히 많은 주목을 받는 경기였습니다. 캔터키는 지난 시즌 앤써니 데이비스, MKG의 활약으로 우승을 하면서 더더욱 관심을 받게 되었고, 거기에 넘버원픽 후보로 언급되는 노엘까지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노엘을 4득점 9리바운드로 묶고, 세간의 주목을 알렉스 렌 본인에게 돌리죠. 또한, 듀크를 업셋했던 경기에서는 당시 최고의 센터였던 4학년 메이슨 플럼리를 상대로 19득점 9리바운드 3블록슛 필드골 75%를 기록합니다.(플럼리 역시 4득점 3리바운드) 이렇듯 강팀 강한 매치업 상대로 기죽지 않고, 오히려 더 자신감있게 임하는 알렉스 렌의 강인함은 그가 앞으로 큰 경기, 스타급 선수들과의 매치업에서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안겨 줍니다.
27초부터 패스 3개
13초, 36초, 2분 48초
게다가 알렉스 렌은 BQ가 괜찮아요. 특히나 빈 곳의 선수들을 잘 찾아서 적시에 패스하는 모습을 볼 때면 이 친구가 경기를 읽는 눈이 어느 정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위의 두 개의 동영상을 보시면 중간에 이 친구의 패싱력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백인빅맨 특유의 소프트함이나 아니면 부족한 BQ로 운동능력과 신체조건에 의지하기만 하는 선수가 되지 않을 좋은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담으로 훈련도 열심히 하는 친구입니다. 시즌 들어가기 전에 고란 드라기치가 알렉스 렌과 아치 굿윈의 워크에틱에 대해 칭찬을 많이 했었죠. 정말 열심히 훈련하는 친구들이라고 말이죠.
4. 베일 속에 숨겨진 뛰어난 공격 포텐셜
사실 이것때문에 알렉스 렌이 올스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알렉스 렌의 높은 실링의 정체는 바로 타고난 신체와 함께 공수 밸런스에 있습니다. 이 친구가 NBA 드래프트 되기 전에 장점으로 아직은 덜 다듬어져 있지만 공격과 수비 양측면에서 뛰어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죠.
사실 알렉스 렌의 2학년 시절을 보면 기복은 있었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공격기술은 다양했습니다. 포스트업과 페이스업을 할 수 있고, 좋은 스핀무브와 피벗을 가졌으며, 업앤언더도 할 줄 알고, 중거리슛 능력도 있었습니다. 오펜스리바운드에 이은 풋백득점과 속공시 치고 나가 마무리하는 능력까지도 괜찮았죠. 물론, 기술숙련도는 높지 않았습니다. 거칠었죠. 하지만 이런 다양한 기술을 쓸 줄 안다는 것 자체가 이 친구가 공격에 대한 재능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죠.
하지만 지금의 피닉스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힘들고, 숙련도를 높여줄 경험을 쌓을 여건이 아닙니다. 피닉스는 플레이오프를 목표로 돌진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불확실하고 아직은 어설픈 알렉스 렌의 공격력을 키우고자 승부를 불확실하게 만들 수 있는 모험을 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알렉스 렌의 진정한 공격 잠재력을 볼 기회는 아마 다음 시즌으로 미뤄야 할 겁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선즈가 어떻게든 알렉스 렌의 공격을 확실히 키울 거라는 거죠. 왜냐하면 알렉스 렌은 선즈가 1987년 이후 처음으로 5번픽 이내로 뽑은 유망주이고, GM 라이언 맥도너가 선즈로 오면서 가장 먼저 한 첫 번째 업적이기 때문입니다. 라이언 맥도너가 피닉스 선즈의 GM이 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는 젊은 유망주를 잘 찾아내는 스카우트 능력에 있습니다. 06년 드래프트 때, 라이언 맥도너는 보스턴에서 과감하게 라존 론도가 이번 드랩 최고의 선수라며 적극적으로 영입할 것을 권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 보스턴은 빅3 + 론도로 우승을 차지하게 되죠.
그런 능력을 인정받아 GM이 된 맥도너가 2013 드래프트 사실상 No.1은 알렉스 렌이라고 발언하면서 데려 온 이 친구를 키우지 않고 방치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죠.
아마 이번 여름부터 알렉스 렌은 공격적인 부분에 있어서 집중적인 조련을 받을 것이고, 다음시즌부터는 공격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할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드러나는 공격력은 또 한 번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겁니다. 단순히 수비만 포텐셜이 좋은 빅맨인 줄 알았는데 공격까지 갖춘 실링이 매우 높은 센터구나라고 하면서 말이죠.
사실 이번 시즌 평균 20분 출전하면서 평균 6득점 6리바운드 1.5블록슛을 기록할 정도로 이제 막 NBA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 빅맨입니다. 시행착오도 많이 겪을 것이며, 욕도 먹을 겁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적어도 제 눈으로는 부상만 없다면 조엘 엠비드와 함께 리그를 호령할 최고의 센터 유망주라는 확신이 있기에 한 번 써봅니다. 다른 센터유망주가 일반 커피라면 알렉스 렌은 TOP라는 느낌 말이죠.
알렉스 렌~ 내가 이렇게까지 믿으니 꼭 성공해라!
알면 재밌는 사실 - 알렉스 렌이 국제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은 대회는 2010년 FIBA EUROPE U-18 Championship 이었는데 평균 16점(득점 4위) 11.4리바운드(리바운드 2위) 4.3블록슛(블록슛 1위)를 기록했습니다. 참고로 대회 MVP는 알렉스 렌보다 한 살 더 많은 요나스 발렌츄나스로 19.4점(득점 2위), 13.4리바운드(리바운드 1위), 2.7블록슛(블록슛 2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보게... 보고 있는가? 마뢰군.
자넬 능가하는 뛰어난 인재가 여기에 있네...!!
우리에게 우승을 안겨줄 빅맨 말이네...
막짤..과연 아마레를 넘어설 수 있을까요?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