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zers] vs 멤피스 후기
스파크는 2쿼터 초반에 일어났습니다. 포틀랜드는 멤피스 수비가 정돈되기 전에 빠른 템포로 공격을 가했고 그것이 제대로 먹혔습니다. 멤피스가 2빅맨인데 비해 포틀랜드는 로페즈 1빅맨이었음에도 도렐 라이트가 수비 리바운드를 쓸어담아 업템포의 시발점이 되었고 모윌은 돌격대장 역할을 제대로 해냈습니다. 세컨 유닛들이 만들어낸 불씨를 주전들이 이어갔고 포틀랜드는 2쿼터에 32득점 야투율 62.5%를 기록했습니다.
2자리수 리드로 전반을 마친 포틀랜드는 후반에도 그 기세를 이어갔습니다. 전반에 단 3개의 샷만 시도하며 무득점에 그친 릴라드가 3쿼터에 10점을 몰아넣었고 리드는 15점 언저리를 유지했습니다. 물론 멤피스도 꾸준히 따라왔고 경기 내내 달리던 포틀랜드가 막판 다소 힘이 달리는 틈을 타서 한자리수까지 진입했지만 이미 시간이 다 소진된 후였습니다.
[바툼 to 바튼 백도어 앨리웁]
올시즌 멤피스와 2번의 경기에서 압살당했습니다만 마지막 3번째 경기는 달랐습니다. 업템포로 멤피스 수비가 세팅될 틈을 주지 않겠다는 게임 플랜이 성공했고, 선수들의 에너지 자체도 더 좋았습니다. 알드리지가 꾸준히 득점을 올려 든든하게 토대를 만들었고요. 덕분에 3점이 잠잠했음에도(포틀랜드 3점 5-15) 멤피스 시즌 평균 실점(94.2점)을 훨씬 상회하여 포틀랜드 자신의 시즌 평균 득점(106.6점)에 가까운 105점을 올릴수 있었습니다. 시카고와 멤피스라는 동,서부의 손꼽히는 수비팀 상대로 오펜스가 잘 돌아간건 고무적이네요.
앞선 멤피스전 2경기에서 60% 가까운 야투율을 허용하며 무너지던 수비도 46.1%로 비교적 선방했습니다. 로페즈가 포함되지 않는 경우는 새깅만 고집하는게 아니라 스위치를 자주 하고 미스매치에 커버를 적극적으로 들어간게 잘됐습니다. 마이크 밀러를 번번히 놓쳐 오픈을 준다던가 하는 아쉬운 부분은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이만하면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 세컨 찬스나 턴오버에 이은 속공실점 같은 부분을 줄인 것도 승리에 한몫 했고요.
알드리지가 복귀해서 중심을 잡아주자 팀 전체가 탄력을 받는 느낌이네요. 그동안 나머지 선수들이 원래 하던거 이상의 롤을 떠맡아서 부담이 컸는데, 알드리지 돌아오고서 이제는 원래 역할에만 충실하면 되니까 플레이가 잘되는거 같습니다. 주전들이야 꾸준히 제몫 해주고 있고, 그동안 짐덩어리 신세를 면치 못하던 벤치도 덩달아 살아났습니다. 모윌이 포틀랜드에 온 이래 최고의 한주를 보내는 중이고, 토마스 로빈슨도 드디어 뭔가 눈을 뜬듯한 모습입니다(최근 3경기 야투 12-13). 플옵을 목전에 두고서 시즌 초반의 케미스트리가 살아난다는건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듭니다.
- 포틀랜드는 서부 플옵 컨텐더 상대로 정말 오랜만에 승리를 따냈습니다. 지난 1월 댈러스 원정에서 승리한 이후 이경기 전까지 서부 플옵권 팀들 상대로 12연패를 하고 있었습니다.
- 이번 승리로 현재 9위 멤피스와는 4경기차가 되어서 플옵 진출 자체는 거의 굳어진듯 합니다. 이제 문제는 순위 싸움인데 4위 휴스턴과는 2.5경기차, 6위 골든스테이트와는 2경기차입니다. 이제 7경기 남은 상황에서 2경기차는 꽤 크다보니 지금 순위로 시즌을 마감할 가능성이 상당해 보입니다. 주전들의 마일리지가 많이 쌓인만큼 최대한 빨리 순위가 확정돼서 하루라도 더 주전들에게 휴식을 주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 경기 막판에 알드리지가 넘어지면서 코트에 세게 부딪혔습니다. 등으로 떨어진게 지난번과 비슷해서 다들 걱정했는데, 다행히 조금 아프긴 해도 심한 정도는 아니라고 합니다.
- 매튜스는 독감 증세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1쿼터에 7점을 몰아넣어 초반 분위기 싸움을 이끌었습니다.
- D리그로 내려갔던 앨런 크랩이 돌아왔습니다. 인액티브(양복 차림) 신세를 벗어나진 못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블레이져스 경기를 봤는데 연패하던 때와는 다르게 팀 분위기 자체가 좋아진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알드리지가 돌아온 것도 있을테고 원정경기를 마무리하고 오랜만에 홈으로 돌아온것도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