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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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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1 03:31:51

지극히 남초적인 성향의 글이라 보시기 불편할 수 있습니다.

 


지금이야 방문 걸어 잠그고 인터넷 접속하면 손쉽게 야동을 접할 수 있지만,

제가 중고딩이었던 90년대에는 야동을 구하기 위해 청계천을 이잡듯이 뒤지고 다녀야만 했습니다.

"세운상가 가서 야동인 줄 알고 샀는데 집에 와서 틀어보니 동물의 왕국이었다."

라는 썰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 뻥 같죠?

진짜입니다.

집에 와서 틀어보면 동물의왕국, 전원일기, 가족오락관 등이 녹화되어 있었습니다.

 

그럼 사기당하고 가만히 있었느냐? 가만히 안 있으면 어쩌겠습니까.

야동사러 갔다가 사기당했다고 부모님이나 학교 선생님들께 알릴 수는 없잖아요.

경찰서 가도 상대도 안해줄거고, 그렇다고 중고딩이 자기 힘으로 어른을 상대로

환불을 받아내기는 더더욱 어렵죠.

사기 당했으면 그냥 똥 밟았다 치고 넘어가야했습니다.

 

물론 저는 한번도 사기를 당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돈 싸들고 세운상가까지 찾아가서는 "포X노 (야동) 있어요?" 라고 물어볼

용기가 없어서 되돌아오는 타입이었습니다.

 

 

 

 

 


각 반에는 꼭 한명씩 야동 공급책이 있었습니다.

위에 말한 대로 야동을 직접 구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보통은 공급책에게 적당한 돈을 주거나, 숙제를 대신해준다든가, 주번을 바꿔주는 등의 댓가를

지불하고 여러 놈들이 테입을 돌려서 봤습니다.

때문에 중요한 부분은 테입이 씹혀서 영상에 흰색줄이 찍찍 그어져 있습니다.

(비디오테입, 카세트테입은 반복재생하거나, 되감기 등을 자주 하면 테입이 씹힙니다.)

 

공급책은 테입을 빌려줄 때 꼭 한가지 조건을 제시하는데,

그것은 "이거 걸리면 니꺼다." 였습니다.

야동테이프는 어김없이 공급책 본인이 아닌 타인에 의해서 선생님에게 적발되고,

야동테이프 걸리는 놈은 백이면 백, 전부다 선생님이 "이거 누구꺼야?" 라고 물어보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쟤요." 라고 말하는 놈들이었습니다.

때문에 야동 걸린 놈과 공급책이 싸우는 일도 흔히 있었습니다. 

 

물론 걸린 놈이 싸움 좀 하거나, 좀 노는 놈이었으면 그냥 넘어갑니다.

 

 

 

 

 


지금의 야동은 파일로 저장하거나 스트리밍을 이용하기 때문에 보관 및 이동, 은닉,

여차하면 삭제 등을 손쉽게 할 수 있으나, 과거의 야동은 비디오테입이라는 물리적인 증거가

존재했기 때문에 야동을 구해왔다면 반드시 이것을 어딘가에 숨겨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비디오테입을 숨긴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닙니다.

내가 '여기에 숨기면 안걸리겠지.' 라고 생각한 장소가 있다면, 엄마도 똑같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래서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나봅니다.

 

때문에 야동 공급책들은 대여자의 인권 및 자기자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비디오라벨에

"용자 라이덴" 같은 엉뚱한 제목을 써넣기도 했습니다. 

간혹 어떤 띨빵한 놈은 리얼리티를 추구한답시고 라벨에 "천녀유혼" 이라고 적기도 했는데,

이 테입이 여동생이나 누나에게 발견되면 진짜 X됩니다.

※ 천녀유혼은 당시 여학생들의 우상이었던 故장국영님이 나오는 영화제목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비디오테입을 플레이해서 야동을 관람하는 그 순간에도 긴장을 풀어서는 안됩니다.

바로 비디오테입이 비디오플레이어에 먹히기 때문입니다.

비디오 테입이 먹히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으나, 앞서 말했듯이 되감기와 반복재생으로

씹혀있는 테입이 비디오헤드에 엉켜서 안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미 반 전체 놈들이 미친듯이 돌려본 비디오라 테입의 상태가 정상일리 없습니다.

 

다행인 것은 비디오플레이어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가전제품이 고장나면,

보통은 남자들이 손본다는 점 입니다.

그날밤, 아버지는 밤새 비디오플레이어를 손보시고는,

다음날 아침 아들에게 용돈을 주고 출근하십니다.

 

 

 

 

 


당나귀의 서비스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으나,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고서는 드디어 야동을 PC로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당시는 인터넷 속도가 지금처럼 빠르지 않았던 때라 다운로드 받는데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걸렸습니다.

하루죙일 걸리는 것도 보통이라 그냥 PC 켜놓고 외출하고, 잠자고 그랬습니다.

 

장시간 다운로드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보안에도 더욱 신경을 써야만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어릴때 "천녀유혼"을 보고 엄마 아빠에게 꼰질렀던 고것이,

커서는 PC에 이상한 파일이 있어서 속도가 느려진다며,

99.8프로 다운로드 완료된 야동을 지워버리기 때문입니다.

아마 무슨 파일인지 알면서도 엿먹일라고 지웠으리라 봅니다.


토렌트와 파일공유사이트의 시대를 거쳐,

이제는 스트리밍을 통해 야동을 볼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야동을 다운 받고 벌금을 냈다는 등, 우리는 여전히 크고 작은 위험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진리는 반드시 존재합니다.

 

그것은 바로,

"화면속 그녀가 아무리 예쁘다 한들, 현실의 그녀만 못하다" 라는 것 입니다.


물론 매냐인들은 아실리가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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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19-11-11 04:00:03

댓글은 없고 조용히 추천수만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WR
2019-11-11 04:08:27

어째서 댓글들을 안달으시죠?

2019-11-11 04:31:42

고등학생때 친한친구가 옥보단테이프 생일 선물로 줬던게 기억나네요
같은 반 친구는 아버지가 몰래 숨겨둔 전세계 포x노 테이프 컬렉션이 있어서 친구들 수업시간에 그거보고 왔다가 걸려서 난리난 적도 있구요 프랑스편이 그렇게 좋았다는

WR
2019-11-11 05:03:48

프랑스편 말씀만 하셨는데도 눈에 보이네요

2019-11-11 04:48:31

이 글도 마눌님 몰래 작성하신 글이겠죠?
세살 버릇 6반칙까지..

WR
1
2019-11-11 05:05:58

와이프가 등뒤에서 왔다갔다 하는데 메모장에 글쓰다가 와이프 눈치보고 다른창 띄우고... 다른 의미에서 시간이 오래걸린 글입니다

2019-11-11 06:34:44

 당나귀가 스페인어로 되어있다...받고 있는 파일은 리눅스?....

WR
2019-11-11 13:16:46

리눅스라는 야동이 그렇게 재미있다죠? 

2
2019-11-11 06:49:51

이거슨 조선야조실록의 프롤로그입니까?

WR
2019-11-11 13:17:26

역사적 사실을 순수하게 기록하였습니다. 

Updated at 2019-11-11 07:31:55

중학교때인가 친구 집에 가서 친구 부모님이 옷장위에 몰래 감춰두고 이따금씩 보시는 듯한 비디오를 몰래 꺼내봤습니다

중간에 갑자기 예기치 않게 친구 어머님이 들어오셨고 저희는 급하게 비디오를 껐는데 아마 정상적으로 안꺼서 테잎이 비디오에 끼어버렸습니다

저를 포함 다른 친구들은 수습 못하고 바로 도망치듯 나왔고 ...(비디오가 안방에 있으니 친구 부모님께 우리가 왜 안방에 있었는지 설명할 수가 없었죠) 그 이후 친구는 어떻게 되었을지...(비디오가 고장난 것도 그렇고 그 은밀한 곳에 숨겨두었던 테잎이 사라졌으니 친구는 부모님께 사실대로 얘기할 수 밖에 없었을 건데...결과가 너무 끔찍할 것 같아 저는 그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 물어보지는 않았습니다)

WR
2019-11-11 13:21:13

그게 부모님께서 같이 보시던 것이면 끔찍하게 혼났을 것이고, 

아버지께서 숨겨놓은 것이면 아버지랑 같이 끔찍하게 혼났겠죠.

2019-11-11 07:38:48

incoming...맞나요 기억이..

WR
2019-11-11 13:22:29

잊고있었는데 폴더명을 기억하시다니...

2019-11-11 08:17:45

영화 트로이가 처음 나왔을때
다운로드 받아서 부모님과 같이 보려고 했는데
틀자 마자 첫장면이... 아흐....
언놈이 제옥을 그 따구로...


중학교 때 전체 교실에서 티비로 비디오를 튼어준적 있습니다
톰 행크스 주연의 빅 이란 영화인데
커버린 아들 톰 행크스가 집에 가서 엄마한테
자기 맞다고... 바지 벗으며 엉덩이쪽 점을 가리키는 장면이 나오는데
바지 벗으니까 갑자기 교무실 쪽에서 웅성웅성 소리가 나더니 비디오 재생 정지
마구 2분 정도 뒤로가더니 다시 재생된 기억도 있고....

고등학교때 친구가 집에 좋은 비디오 빌렸다고 해서
우르르 몰려가서 스위치 란 영화를 봤는데
기대보단 별로라 실망한 친구들의 짜증난 ㅓㄹ굴도 기억나네요

WR
2019-11-11 13:23:28

스위치에 낚인 애들 엄청 많았습니다. 주제도 뭔가를 기대하게 하는 주제고 

2019-11-11 08:40:58

중학교때 어떤 친구놈때문에 잡지를 접하고 고등학교때 알바를 지하 상가 전자 제품에서 하던 친구때문에 저런 비디오를 봤는데 지금 생각하면 웃음만 나오네요... 저건것도 추억이라면 추억 이려나여

WR
2019-11-11 13:25:56

아름다운 추억이죠. 

그러고보니 전자상가에서도 구할 수 있다는 얘기가 돌았었던것 같네요. 

2019-11-11 09:03:33

부제: 야동의 추억.  

WR
2019-11-11 13:26:20

살흰애 추억 

2019-11-11 09:14:12

국민학교 때 사촌동생이란 막내삼촌 방에 서랍 열었다가 엄청난 량의 비디오를 발견!!!

생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본 충격적인 장면. 인생은 이 사건 이전과 이후로 나뉩니다.

WR
2019-11-11 13:27:28

인류의 어떠한 발견보다도 대단한 발견이네요 

2019-11-11 09:28:16

이제는 어릴 때에 비해 너무 쉽(?)게 구할 수 있는 대야동의 시대에 살고있죠

WR
2019-11-11 13:29:22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덕분에 가치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대충보다 아니면 지워버리고... 그래도 소장용은 여전히 소장용입니다. 

2019-11-11 10:36:47

막줄은...마나님이 뒤에서 왔다갔다 하시기에 최후의 구명책으로 넣으신 것 아닙니꽈?

WR
2019-11-11 13:31:01

막줄 봤으면 "화면 속 그녀가 엄청 예쁜가보다?" 이렇게 나올거에요 

2019-11-11 10:42:40

프루나!!

WR
2019-11-11 13:32:05

당나귀의 다른이름이 뭐였지 하고 한참 생각하고 있었는데... 감사합니다. 

2019-11-11 10:44:26

90년대면 아버지세대인데 그때도 ㅇㄷ이 있었군요..

WR
2019-11-11 13:33:52

ㅇㄷ의 역사는 매우 깁니다. 제 이전 세대들도 할말이 많을거에요 

2019-11-11 12:02:15

추천수 댓글수가 얼마나 늘어날지 기대 됩니다

WR
2019-11-11 13:34:48

추천수가 더 늘어나려면 아재들의 경험담이 올라와야 됩니다. 

2019-11-11 13:32:56

남자들은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WR
2019-11-11 13:39:32

 

그 서랍에 숨기지마... 

2019-11-11 13:41:06

그런데 제가 못 구하는 것일수도 있는데, 확실히 2000년대에 비해서 국산(?)은 구하기 어려워진 사실입니다. 국산은 에로물만 넘쳐나고 진정한 것은 단속 때문인지 구하기 힘들어졌어요. 

WR
2019-11-11 13:47:27

오홋... 국산이 있었나요? 역시 위대한 발견 이후 멈추지 않고 계속 새로운 것을 찾아 나가셨군요. 

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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