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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 : 미숙한 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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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12-20 14:08:23

안녕하세요, letheking 입니다.

영화 후기 글은 정말 간만인것 같은데 다시 열심히 쓰려고 합니다. 재밌게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오늘 소개드릴 영화는 연말 기대작 중 하나였던 송강호 주연의 '마약왕'입니다.

글에 앞서 미리 말씀 드리자면 이 영화를 잘 보신 분 들에겐 상당히 불편한 글이 될 것이고 양해 말씀 구합니다.

 그저 전문적인 지식없는 영화 매니아의 투정이라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한 저는 삶이나 영화나 뭐에 대해 비유할 때 음식을 에로 자주 드는 편인데 실제로 가치를 그 정도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비유의 적절성을 위한 표현이니 이해 부탁 드립니다.

 

 서론이 길었고 본론으로 들어가면 제가 본 마약왕은 주연 캐릭터는 '스카페이스'의 토니 몬타나, '범죄와의 전쟁'의 최익현 등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으며 스토리나 캐릭터 간의 전체적인 구도는 리들리 스콧의 '아메리칸 갱스터'에서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우민호 감독은 리들리 스콧이 아니죠. 이 영화는 딱 그 정도의 역량 차이에서 비롯된 아쉬움이라고 봅니다.

우민호 감독의 전작 '내부자들'은 사실 배우들의 연기+원작의 탄탄함이라고 봅니다.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그 밖의 훌륭한 조연들은 기본적으로 맛이 좋은 재료였으며 윤태호라는 이전 셰프의 레시피와 조리방법을 그대로 따라갔고 감독은 사실상 플레이팅 정도만 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마약왕'은 다르죠. 송강호라는 A++ 의 한우, 신선도 최상의 참치가 재료로 주어졌고 나머지는 순전히 감독의 요리 실력에 맡겨진 것입니다. 사실 이미 송강호, 최민식, 설경구 이런 배우들은 뭘 시켜도 잘 해냅니다. 기본적으로 맛이 뛰어난 재료라는 것이죠. 다만 이들에게 뭘 시킬지, 어떻게 요리할지가 감독의 실력에 달린 것입니다.

 

우민호 감독은 내부자들에서도 드러나지만 본인이 고집하는 특정한 클리셰가 있습니다. 그것이 스토리의 전개 방식이건 씬의 구성이건 말이죠. 그 클리셰에 송강호를 포함한 모든 조연들을 끼워 맞추려고 하니 분명 연기는 좋지만 어딘지 작위적인 그런 느낌이 나타나더군요. 마약왕의 배우 라인업은 화려합니다. 국내 영화판의 조연이란 조연을 다 나오다시피 하는데 그 모든 각각의 특성이 다른 재료들을 요리사 본인이 고집하는 한 가지 조리방식, 양념으로만 다뤄버리니 각 재료의 느낌은 다 죽어버리고 요리사의 고집만이 오롯이 담긴 그런 요리 한 그릇이 탄생한 것이죠. 물론 저도 압니다. 말이 쉽지 배우 각각의 특색을 살려 캐릭터를 배분하고 스토리를 구성하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요. 이걸 이뤄낸 영화가 명작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는 거겠죠.

 

다만 저는 관객, 요리를 마주할 손님으로써 송강호라는 최고 재료에 대한 기대감과 거품이 많이 섞였지만 우민호 감독의 전작이 있으니 기대치가 많이 높았던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따라가려고 했던 많은 모티브 작들의 형태적 클리셰와 감독 본인이 가진 클리셰 만이 남은 그런 뒷맛 씁쓸한 요리가 되었다고 저는 평가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감독의 차기작도 전혀 기대가 되지 않네요.

 

이상 허접한 후기 마칩니다.

다시 한 번 영화를 즐겁게 보신 분들에겐 죄송하단 말씀 드립니다.

또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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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18-12-20 12:40:52

저도 굉장히 기대하고 관람했었는데 생각만큼 재밌지는 않았습니다 전작의 내부자들이 훨씬 좋았어요

WR
Updated at 2018-12-20 14: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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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0 13:40:10

팩트가 다른게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파괴된사나이 - 간첩 - 내부자들 - 마약왕순으로

내부자들이 세번째 연출작입니다.

그리고 내부자들은 원작이 있긴 한데, 원작자체는 미완결로 알고 있습니다.

 탄탄한 원작배경이라고 하긴 좀 애매하지 않나 싶습니다.

2018-12-20 14:08:23

저도 내부자들이 첫번째 작품인줄 알았는데 이렇게보니 확실히 내부자들빼고는 진부하고 실망스럽다고 느낀 작품들이 많네요...

WR
2018-12-20 14:42:17

죄송합니다.
제가 본 감독의 첫 작이라는 의미였는데 제가 오해하게 적었군요.

2
Updated at 2018-12-20 14:09:18

클리셰가 진부함이란 의미죠? 즉, 우민호 감독은 특정부분에서 연출기법이 어디에선가 본 것 같은 그런 진부함이 있다. 이런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런지..
영화의 재미와 별개로 영화 평에서 주로 쓰는 클리셰 미장센 이런 단어는 적절히 쉬운언어로 좀 풀었으면 좋겠네요. ‘모티브작의 형태적 클리셰와 본인만의 클리셰만 남았다’ 뭔 말인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영화평을 쓰신다고 하니 감히 부탁드려 봅니다.

WR
2018-12-20 16:20:09

용어의 선택이 부적절했나 봅니다,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클리셰는 진부한 표현이란 의미이며 영상 매체에서는 보통 '판에 박힌 장면'정도로 통용됩니다. 일종의 구조적인 틀로도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모티브작의 형태적 클리셰'는 마약왕의 모티브가 됐을 수많은 '인물 중심의 범죄영화'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구조적인 부분을 말하고 싶었고, '본인만의 클리셰'는 우민호 감독이 자신의 작품들에서 고집스럽게 등장시키는 씬(장면)들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부족한 설명입니다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1
2018-12-20 19:05:43

공감합니다. 우민호 감독의 전작 내부자들은 이병헌의 힘이었고 원작의 힘이 컸지 진정한 우민호의 연출력의 시험대는 마약왕이었는데, 대부분의 평이 송강호의 연기에 몰려있고 우민호의 연출력이나 서사에는 좋은평이 없죠. 윤종빈의 범죄와의 전쟁이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등장인물들이 기억에 남을 정도로 인물 낭비, 이야기 낭비가 없이 촘촘하게 시대상과 장르의 매력을 뽐냈다면, 마약왕은 딱 그 정반대라고 생각합니다.

 

마약왕 보면서 제가 느낀건 정말 과시적인 위용의 스타일과 송강호의 단단한 연기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받쳐줄만한 서사와 구성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지적하신 점처럼 이전 성공한 갱스터 무비들의 클리셰들이 겹쳐있는 것만 자꾸 눈에 밟히네여......제가 갱스터 무비팬임에도 불구하고 이 장르의 생명력이 다 했음을 느낍니다. 해외를 봐도 그렇고 국내를 봐도 그렇고...... 작년 불한당처럼 어떤 예외성이나 변주가 가미되거나, 아니면 이스턴 프라미스처럼 남다른 깊이감을 가지고 있지 않는다면 더 이상 만들어질 필요가 있는가? 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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