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the money: 리들리 스콧의 정찬
안녕하세요, letheking 입니다.
오랜만에 올리는 영화 후기글 입니다.
리들리 스콧이라는 거장이 또 한 번 작품을 냈기에 기대가 많이 됐었습니다.
크리스토퍼 플러머의 연기도 절정이었다는 소문에 더더욱 마음이 설렜죠.
언제나처럼 조조영화로 혼자 관람을 했습니다. 누나는 알면 또 투덜거릴테니 비밀로 해야겠어요..
거장이 거장인 이유는 두말 필요없이 작품이 보여주기 마련입니다.
이번 영화도 리들리 스콧이라는 그 이름에 걸맞는 훌륭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고는 하지만 플러머의 연기는 주연급이었습니다.
케빈 스페이시가 성추문에 휘말려 뽑혔다고는 하나 애초에 감독이 '존 폴 게티'역으로 낙점했던 배우는 크리스토퍼 플러머였습니다. 네임 밸류를 생각한 소니 픽쳐스의 요구에 따라 감독이 케빈 스페이시를 선택한거죠.
결과적으로 원래의 주인에게 역이 돌아간 셈이고 플러머는 최고의 연기로 이에 보답했습니다.
음악 역시 영화의 분위기를 살리는데 크게 한 몫 한 것 같습니다.
영국 출신의 다니엘 펨버튼이 음악을 맡았는데 전에 카운슬러에서도 스콧 감독과 호흡을 맞춘 적이 있습니다. 웅장한 클래식이 장면마다 이어지는데, 씬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이는데 좋은 효과를 발휘했다고 봅니다.
'칭콴타'라는 캐릭터의 독특한 입체성 역시 눈에 띕니다.
처음에은 그저 납치극 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악당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마크 월버그의 캐릭터와 묘한 대칭 구도를 형성 하더군요. 언뜻 가벼워 보일 수 있으나 스토리 진행에 있어서 월버그가 맡은 체이스 못지 않은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기억에 남는 장면들도 일일이 꼽기 힘들만큼 많습니다.
초반에 유가를 확인하는 채로 손자의 납치 소식을 듣는 게티 회장의 장면.
몸값을 세는 구조측과 범인측의 대칭되는 장면.
폴의 귀가 잘린 1면을 실은 신문 1천부가 게티 회장의 대저택에 휘날리는 장면.
그림을 안고 명멸하는 경보 불빛을 바라보며 죽음을 맞이하는 회장의 장면과 기자들의 명멸하는 플래쉬를 바라보며 집으로 돌아가는 폴의 대비되는 장면.
여담이지만 저는 소위 기자라고 불리는 직업이 싫습니다.
사전적 정의로 기자는 '신문, 잡지, 방송 따위에 실을 기사를 취재하여 쓰거나 편집하는 사람'이지만 그들이 주장하기로는 흔히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진실을 파헤치고 알리는 사람'이라고들 하죠.
하지만 기자란 직업이 존재한 이후로 기자의 정의는 역사상 단 한 번도 저 사전적 정의의 한계를 벗어난 적이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들이 알리고 쓰는건 '기사'이지 '진실'이 아닙니다. 글이 다소 무례했다면 개인적 의견이려니 용서해 주십시오.
이야기가 딴 데로 샜네요.
마크 월버그 역시 인성과는 별개로 영화에서 항상 제 몫 그 이상을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영화에서도 출연료 관련해서 갈등이 많았다는데, 늘 따라다니는 구설수가 아쉬운 배우입니다.
영화를 보고난 느낌은 잘 차려진 정찬으로 식사를 한 느낌같았어요.
시작부터 끝까지 만족스러웠고 결국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을 보며 슬며시 미소를 짓게 되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Shape of water, Phantom Thread 와 함께 기대중인 영화였는데 아주 좋았습니다.
델 토로의 셰이프 오브 워터가 표절 시비에 휘말려 그 진위와 관계없이 시끄러운 가운데, 리들리 스콧을 조용하게 거장의 기량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 같아 팬으로써 흐뭇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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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헉.. 쓰신글보고서 네이버무비 검색하고오는데 영화 너무 재미있어보이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