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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이야기 3 - 상영관 청소하면서 봤던 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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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1 02:27:35

아래 영화관에서 어떤 것들을 드시는지 묻는 게시물이 있어서 이렇게 적어봅니다.
아르바이트를 했던 때까지 하면 어언 8년 정도 영화관에서 일한 것 같네요 ;)
그 중 꽤 특이(?)했던 음식들을 몇 개 소개할까 합니다.


1. 컵라면 육개장

알바 친구들이 부르길래 갔더니 한 고객이 나와계세요.
‘아니 옆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는데 그거 안 잡고 뭐하세요’
이 때가 아마 처음이었을 거에요.
상영관에서 그런 것을 먹는 사람이 있구나 라고 느낀 게.

흠.
어떻게 가져갔지?
라는 의문이 듦과 동시에 지금 이 난국을 어떻게 해결해야하나.
사실 해결을 못 했어요.
영화 상영 중에 소란을 피우기는 좀 곤란했거든요.
나와서 항의하신 고객님께는 죄송하다 말씀드리고는 다른 좌석에서 영화를 봐주십사 부탁드렸습니다.

끝나고 청소하러 갔는데 고객은 없고 빈 컵라면 용기만 있더라구요.
나중에 다른 고객들도 꽤 불편하셨는지 나오면서 몇분이 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영화 보면서 보온병에서 뜨거운 물 꺼내서 육개장 끓이더라며.

아-
그럴 수 있구나.
아주 큰 배움을 받은 날.


2. 31 아이스크림

사실 아이스크림은.
저는 먹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청소하러 들어갔는데 꽤 큰 걸로 드셨는지.
아니면 그 큰 컵에 구멍이 난건지.
정말 좌석에 반이 아이스크림으로 꾸덕하게 젖어있었어요.

와-
다음 회차 이 자리 팔렸는데.
근데 사실 보통 고객님들은 다른 좌석으로 흔쾌히 옮겨주시기도 하지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간혹 그 자리 아니면 안된다는 고객님들도 계세요.
암요.
누구보다 빠르게 자리를 선점하셨는데 못 보면 좀 그렇죠.
같은 돈 내고 보는데.

그럴 땐 참 곤란하긴 해요.


3. 홍합? 볶음짬뽕?

뭘 드셨는지는 아주 명확하게는 알 수 없으나.
청소를 하러 들어갔는데 컵홀더에 컵대신 홍합껍데기가 정말, 정말 수북히 쌓여있었어요.
빨간 국물이 좀 진득히 묻어있는 것으로 보아 볶음짬뽕 류로 추측했습니다.

사실 청소 자체는 딱히 어렵진 않았죠.
비닐장갑 하나 끼고 봉지에 담고 홀더는 닦으면 되니까요.

근데 처음 그 홀더에 껍데기가 쌓여있는 것을 봤을 때, 그 비주얼은 꽤 충격적이었네요 ;)


4. 소주와 족발

아-
중년부부께서 소주와 족발을 드신 적이 있었어요.
근데 좀 취하시기도 해서 상영시간 내내 좀 소리를 내기도 하셨나봐요.
족발은 사실 저는 이해합니다만 소주를 상영관에서 드실 줄은 몰랐네요.
이 때도 부부를 다 상대하는게 꽤....
그리고 취한 사람 상대하는 게 힘든거구나.
다시 한번 느꼈다는....


이외 뭐 치킨, 햄버거, 김밥.
맛있게 드시고 잘 치워주고 가셔서.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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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7-10-21 02:49:35

분명히 안 된다는 것도 알거고 남에게 폐를 끼친다는 것도 알텐데 왜 아실만한 분들이 그러실까요..

2017-10-21 05:55:36

역시 세상은 넓고 미친 x들은 많네요. 상상도 못했네요..

2017-10-21 12:46:01

짐 검사 같은 거 하진 않으니, 가방에 넣어가면 그만이긴 하죠. 

그래도 저 정도면 정말 머리에 뇌 없다고 만천하에 공개하는 수준이네요. 

Updated at 2018-03-31 22:42:22

,

2017-10-21 10:38:22

가끔 영화관 좌석이 불결하게 느껴질때가 있는데 좌석 소독 같은것도 영화관에서 따로 하나요?

2017-10-21 12:40:09

상상 이상이네요..

2017-10-21 16:21:41

이 시리즈 오늘 보고 정주행했는데.. 참 고생이 많으시네요
육개장, 짬뽕이라뇨 참 사람들 너무 한거 같습니다 본인의 만족이 모두의 만족이 될 수 없는데 말이죠 정말 저런 상황이 여럿 불편하게 만들고.. 공공장소에서 배려가 아직도 멀었구나 생각합니다.

힘내세요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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