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틱스의 미래, 그리고 상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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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
2011-11-30 01:51:52
1. 론도
출근해서 보니 에인지가 론도를 트레이딩 블락에 일단 올려놨군요.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일이네요. 론도가 트레이딩 블락에 없었던 적을 생각하는게 더 빠를지도 모릅니다. 에인지는 론도 트레이드를 재계약 시즌에도, 부진했던 지난 시즌 말미에도, 늘 언급해왔습니다. 사실 실제로 트레이드된 펔보다도 더 자주 트레이드 루머에 언급되던게 론도죠.단적으로 말해서 에인지의 셀틱스에 언터쳐블이란 없습니다. 있다면 16밀에 데려가기엔 좀 나이가 들어버린 피어스 정도? 지금까지 본 제 생각에 에인지는 론도를 마음에 들어합니다. 하지만 론도는 한계가 분명한 선수죠. 저 또한 아직도 마지막 기대 한줌은 남겨두었지만 이 시점까지 나아지지 않은 론도의 슛은 앞으로도 나아질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그리고 슛이 없는 포가인 론도는 컨텐더의 에이스가 되지 못할 겁니다. 앞으로 셀틱스 리빌딩에 론도를 코어로 남겨두려면 제대로 된 득점원은 꼭 구해와야겠죠. 이런 론도가 언터쳐블일리가요. 더군다나 론도는 딱히 비싸게 계약되어있지도 않습니다. 11밀 정도인데, 이 정도면 현재 빅3 때문에 과대평가되어있든 아니든 현 시장에서 보는 론도의 가치로는 그렇게 비싸지 않습니다. 꽤 괜찮은 트레이드 매물이 될 수 있죠.
하지만 에인지가 쉽게 론도를 내주진 않을 겁니다. 적어도 현재 론도의 시장 가치에 준하는 아니면 그 이상의 누군가를 받아오겠죠. 그런데 그 이상의 누군가를 주면서 론도를 받아오고 싶어할 팀이 있느냐.... 하면. 저는 딱히 떠오르지 않네요. 그래서 제 지금 생각으로는 론도는 블락에만 올라가 있다가 다시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셀틱스 현지 포럼, 블로그에 늘 올라오는 CP3-론도 트레이드설은 뉴올이 미쳤다고 이 트레이드를 합니까 -_ -; 론도는 현 뉴올의 상황에 도움이 될 선수가 아니라고 보고, CP3가 보스턴 아니면 안가겠다고 땡깡을 부리지도 않는 이상, 뉴올은 CP3를 론도와 바꿔오지 않을 겁니다. 뭐 또 모르죠, 상상초월의 삼각딜이 나올지도 모르지만요. 아무튼 저는 론도 트레이드 가능성, 희박하게 봅니다.
2. 하워드
셀틱스가 하워드 노리는건 뭐, 공공연한 비밀이었죠. 12-13 대어는 CP3와 하워드인 상황에서, 론도라는 포가를 잡아뒀고 샐러리는 왕창 비워뒀습니다. 무슨 뜻일까요.
닥도 지난 올스타전에서 셀틱스 1-4번과 하워드를 돌려보고 싶다고 했죠.
지난해 펔을 잡지 않았을 때도 사람들은 다시 한번 하워드 투 셀틱스 설을 떠올렸구요.
그런데 냉정하게 말해서 하워드 입장에서 보스턴이 매력적인 팀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워드의 선택지를 저는 셀틱스팬 입장에서 크게 세가지로 봅니다. 올랜도 잔류, 셀틱스, 그리고 제 3의 팀에서 폴/데론과의 만남.
사면룰이 생긴 지금 올랜도 잔류는 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봅니다. 하워드는 여러번 인터뷰에서 이왕이면 올랜도에 남고 싶다고 했죠. 자신이 커리어 내내 뛰어왔던 팀이고, 아들이 올랜도에 있습니다. 또 누군들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공하고 싶지 않을까요. 이제 아레나스를 버릴 수 있는 올랜도가 크리스폴이나 그에 준하는 누군가의 영입에 성공할 수만 있다면? 한가지 문제라면 아레나스를 버려도 올랜도는 대부분의 나머지 계약에 플레이어 옵션이 걸려있어서 그 선수들이 한 시즌 더 잔류하겠다고 할 경우, 맥시멈 플레이어를 또 영입할만한 캡 스페이스가 없습니다 -_ -; 캡스페이스가 있다 할지라도 아레나스에게 어찌됐건 20밀을 지불해야하는 올랜도가 새로운 맥시멈 플레이어에게 20밀을 또 지불할 여력이 있을지도 의문이죠. 그런건 뉴욕이나 할 수 있는 일 -_ -이죠..... 하지만 또 모르죠, 폴이 만약 올랜도에 가겠다고 지난해 멜로처럼 땡깡을 부린다면...? 위에 잠깐 언급했지만 저는 CP3가 땡깡을 부린다면 뉴욕이나 올랜도를 가겠다고 땡깡을 부리지 셀틱스 오겠다고 징징대진 않을것 같거든요.
두번째 옵션은 셀틱스. 일단 그런데 셀틱스랑 하워드는 그닥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아무리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지만 어느 정도 감정 문제도 고려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닥도 자신의 거취에 대해 이런 저런 루머가 돌때 언급했지만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지만 그냥 감정이 허락하지 않는 팀들이 있다고 했죠 (ex. 히트, 레이커스). 감정문제를 차치해놓고 보자면 (셀틱스의 현재 페이롤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i.e. 론도가 트레이드 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셀틱스의 매력은 일단 론도라는 준수한 포가가 있습니다. 하워드를 영입해놓고도 캡스페이스가 남아서 이런저런 플레이어들을 영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셀틱스에 오면 자기 혼자 확실한 에이스가 될 수 있습니다. 대신에 다른 슈퍼스타들과의 원투펀치는 포기해야겠죠. 하워드 입장에서 라이벌 팀으로 이적하는 건 확실한 우승 가능성이 보장되지 않는 이상 그다지 매력적인 옵션이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셀틱스가 론도, 이제 늙어가는 피어스, 아직 어설픈 그린을 잡아놓고 "우리 너만 오면 우승권 팀이야!"라고 할 수 있느냐 하면.... 글쎄요 히트가 건재한데 전 조금 회의적입니다.
마지막 옵션은 제3의 팀에서 폴/데론과 만나는 경우입니다. 지난번 히트에서처럼요. 전 이 가능성도 꽤 높게 보고 있어요.
쓰다 보니 얘기가 길어지네요. 하워드가 어디로 갈지는 현재로선 아주 많은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에 닉스, 넷츠 등은 염두에 두지 않고 일단 셀틱스 입장에서 잔류, 셀틱스, 제3의 팀 이렇게 세가지로 생각해봤습니다. 아무튼 셀틱스 입장에서 제 결론은, 지금의 로스터에서 하워드에게 셀틱스가 얼마나 매력적인 옵션일지는 의문이라는 겁니다.
3. 레이, 가넷
순전히 제 생각입니다만, 이번 시즌 이후 저는 레이는 앞으로도 남아서 얼마간 더 뛸 것 같고 가넷은 은퇴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레이는 이미 여러번 이 계약이 끝난 후에도 어떤 식으로든 셀틱스라는 곳에 남아있고 싶다며 셀틱스에 대한 애정을 여러번 표시했습니다. 아픈 아들 문제도 있고, 어릴때부터 떠돌아다니는데에 이골이 난 레이 입장에서 셀틱스에 남는건 여러가지로 괜찮은 선택일거에요. 레이 입장에선 아직 큰 부상도 당한 적이 없어서 몸 상태도 괜찮고, 돈도 이제 큰 문제가 아니고, 벤치 플레이어로 뛸 가능성이 지난해 제기 되었을때 쿨하게 넘겼던 것을 생각하면 더 싼 가격에 셀틱스에 남아줄 가능성이 꽤 크다고 봅니다.
가넷 같은 경우는 글쎄요. 이미 여러번 계약이 끝나면 은퇴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여러번 언급했어요. 가넷은 레이와 달리 셀틱스 와서 이런저런 부상에도 시달렸구요. 더군다나 제가 봤을 때의 가넷은 프라이드가 강한 사람이에요. 이제 삐걱대는 몸을 이끌고 적은 돈을 받고 적은 출장시간의 롤플레이어가 되는건 가넷의 프라이드와 어울리지 않아요. 특히나 이번 시즌 혹시라도 우승한다면 정말 미련 없이 떠날 것 같구요. 이번 시즌 우승이 실패한다고 해도 셀틱스가 하워드 영입에 실패하고 우승 컨텐더가 아니라 플레이오프 컨텐더가 되었을 때 그렇게 미련이 남으려나요. 저는 가넷이 적은 가격에 계속 뛸 가능성은 이 한가지로 봅니다. 셀틱스가 올해 우승에 실패하고 내년에 우승에 또 도전할 수 있는 로스터를 꾸렸을 때.
길게 쓰려고 한게 아닌데 너무 길어졌어요.
당장 생각나는 건 이 정도네요. 조금 비관적으로 본 것 같기도 하지만, 저도 내심 에인지의 수완을 기대해보기도 합니다. 에인지가 또 엄청나게 "창의적"인 트레이드로 팀을 갈아엎을지도 모르죠. 그런데 일단 제 예상으론 큰 변화 없이 이번 시즌을 치루지 않을까 싶어요. 변화가 있다면 론도 트레이드일 것 같고. 과연 이번에야말로 정말 론도를 트레이드하려나요? 과연 어떤 팀이 론도를 데려가려고 괜찮은 딜을 오퍼할지. 셀틱스의 2012 프로젝트는 성공할까요? 이래저래 또다시 흥미진진한 시즌이 이제 곧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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