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H] 주간 땡벌 센스 통권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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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8 18:26:40
(블로그에 함께 포스팅 되는 녀석이라 평어체로 작성되었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지난 주 결산
11월 3일 vs @휴스턴 : 107-99 승
11월 5일 vs 마이애미 : 96-93 승
11월 6일 vs @밀워키 : 87-81 승
3전 3승 (시즌 6전 6승)
11월 3일 vs @휴스턴 : 107-99 승
11월 5일 vs 마이애미 : 96-93 승
11월 6일 vs @밀워키 : 87-81 승
3전 3승 (시즌 6전 6승)
파죽지세! 개막 6연승
[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뉴올리언스의 연승 행진 ]
설마 설마 이렇게까지 잘 나갈 줄이야. 뉴올리언스는 밀워키 원정 경기에서 승리하며 개막 6연승 가도를 달렸다. 프랜차이즈 개막 최다 연승 기록을 갱신했음은 물론이다. 만만치 않은 팀들을 상대로 거둔 승리들이기에 더욱 가치가 크다.
지난 6경기 동안 만났던 5팀(밀워키 2전)들 중 휴스턴을 제외한 4팀은 모두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은 팀들이었고, 휴스턴은 42승 40패로 5할+승률을 기록하고도 아쉽게 플레이오프 막차 티켓을 놓쳤던 팀이었다. 실제로 뉴올리언스는 단 한 번도 두 자릿수 이상의 점수차로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 게다가 홈과 원정을 오가는 b2b도 두 차례나 치뤘다. 이쯤되면 그들의 연승을 바라보며 단순히 '운이 좋았다'라고 말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번 시즌 NBA의 판도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다크호스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시킨 셈이다.
6번의 승리 중 백미는 단연 메가톤급 Big 3를 결성한 마이애미와의 홈경기였다. 많은 팬들은 마이애미에 의해 뉴올리언스의 연승 넘버가 '4'에서 중단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경기를 지배한 것은 (역시나) 크리스 폴이었다. 폴은 1쿼터에만 9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마이애미 수비 진영을 헤집었다. 단어 그대로 '컴퓨터 게임을 하는 듯' 코트를 누볐는데, 마치 경기장 지붕에서 코트를 바라보는 듯한 시야와 날카로운 패스는 물론이고 필요에 따라서는 정확한 중거리 점프슛과 화려한 돌파로 직접 득점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에메카 오카포와 픽앤롤로 만들어 낸 멋진 앨리웁 덩크는 이번 시즌 최고의 하이라이트 필름 중 하나로 남을 것 같다. 마이애미는 드웨인 웨이드를 폴의 매치업 상대로 내세우며 그의 상승세를 제어하려 했지만 때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승패의 향방이 걸린 4쿼터 막바지 공격에서는 무려 5명 전원이 트랩 디펜스를 펼치며 폴을 막으려 했지만, 폴에게는 트레버 아리자의 결정적인 3점슛을 어시스트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것에 지나지 않았다. 13득점 19어시스트 5스틸. 포인트 가드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감상할 수 있는 경기였고, 동료들의 레벨을 끌어올리는 에이스란 어떤 선수인지를 확인시켜준 경기였다 (아직 경기를 시청하지 못한 NBA 팬들이 있다면, 반드시 찾아보시길 권한다).
하지만 단 한 명의 활약만으로 마이애미 같은 거물을 잡기란 불가능하다. 폴의 분전이 빛날 수 있었던 것은 동료들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선수는 제이슨 스미스다. 스미스는 자칫 경기 초반 위기에 빠질 수 있었던 뉴올리언스를 구해낸 인물이다. 데이비드 웨스트가 경기 시작 3분 만에 파울 트러블로 벤치로 밀려나면서 좋은 흐름이 깨어질 위기를 맞았으나, 교체 투입된 스미스가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맹활약을 펼친 것이다. 폴의 패스를 받아 멋진 슬램덩크로 포문을 연 스미스는 이후 픽앤팝을 통한 점프슛과 성실한 리바운드 가담으로 웨스트의 빈 자리를 지켰다. 그 결과 벤치 멤버들 중 가장 긴 출장 시간(24분 / 웨스트 28분)을 기록했고 12득점 6리바운드 2스틸을 보탰다.
오카포는 팀 대 최다인 26득점을 기록했고, 경기 최대인 13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폴이 마이애미 수비진을 붕괴시키면서 조엘 앤써니 등의 매치업 상대들이 신경을 쓸 수 없었던 틈을 타 온갖 방법으로 골밑 득점을 성공시켰다. A패스에 이은 득점은 물론이고, 자신 있는 1대1 포스트 업 공격도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 야투율이 무려 92%(12/13)에 육박했다.
아리자도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르브론 제임스의 매치업 상대로 경기에 임하며 좋은 수비를 보였음은 물론이고 (물론 제임스는 20득점 7리바운드 10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하며 트리플 더블급 활약을 펼쳤지만...) 경기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3점슛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폴과 함께 퍼리미터 수비를 이끄는 리딩 디펜더의 역할을 수행하는가 하면, 마르코 벨리넬리와 함께 볼 핸들러의 역할을 겸하며 백코트 과부하를 막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마이애미와의 경기가 끝난 직후...
많은 이들이 이야기했다. "크리스 폴이 없었다면 상대도 안될 팀이었어. 완전히 박살났을걸?"...
맞는 말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폴이 뉴올리언스의 선수인 것을. 폴은 뉴올리언스의 일부이며 팀의 간판 선수다. 그런 폴을 제외하고 뉴올리언스의 농구를 논할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오클라호마에 케빈 듀란트가 없다면? 레이커스에 코비 브라이언트가 없다면? 폴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뉴올리언스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야기했다. "컨디션이 최고조였을 뿐이야. 평소 같았으면 승산 없었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뉴올리언스의 선수들이 마이애미를 상대로 컨디션을 최고조까지 끌어올려버린 것을. 객관적인 전력상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더욱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야하며 어느 때보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 뉴올리언스 선수들은 이에 성공했다.
폴이 없었다면... 컨디션이 최고조였기 때문에...
이런 식의 단서를 붙이기 시작하면 뉴올리언스가 이길 수 있는 팀은 NBA에 존재하지 않는다.
NEW! orleans Hornets!!
[ 리그에서 가장 젊은 감독, 몬티 윌리암스는 돌풍의 중심에 있다 ]
모두의 예상을 뛰어 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뉴올리언스. 프랜차이즈 사상 최고의 시즌 스타트를 보여주고 있는 그들의 선봉에는 신임 GM 델 뎀프스와 리그에서 가장 젊은 감독 몬티 윌리암스가 자리하고 있다. 그들이 오프 시즌 중에 보여준 전력 보강의 결실이 놀라울 정도다. 르브론 제임스를 필두로 거물급 FA와 2010년이 오기 만을 기다려온 큰 손들이 즐비한 오프 시즌이었기에, 그 틈바구니 속에서 뉴올리언스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닥 많지 않아보였다. 하지만 뎀프스 사단은 침착하게 움직였다.
만년 유망주 줄리안 라이트를 떠나보내며 마르코 벨리넬리를 영입했고, 데런 칼리슨을 제임스 포지와 패키지로 엮에 트레버 아리자를 영입하는 카드로 활용했다. 단 두 건의 트레이드로 샐러리 정리와 주전 라인업 재편을 단숨에 해결한 그들은 곧이어 올 시즌 1라운드 루키인 크래익 브래킨스와 다리우스 송가일라를 윌리 그린, 제이슨 스미스와 2대2 트레이드로 맞교환했다. 당시 뉴올리언스 팬들 사이에서 많은 논란을 낳은 트레이드였으나, 현재 그린과 스미스는 벤치의 완소 플레이어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그 외에 무스타파 샤쿠어, DJ 스트로베리, 조 알렉산더, 자네로 파고, 커티스 제럴스 등 가능성은 있으나 NBA에서 날개를 펴지 못한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테스트했고, 테스트를 통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자 미래의 1라운드 픽을 넘겨주는 조건으로 자리드 베일리스를 영입하는 과감함을 보였다.
많은 팀들이 굵직한 슈퍼 스타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을 무렵, 뉴올리언스는 롤 플레이어 영입에 만전을 기한 셈이다.
이는 수많은 GM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움직임이다. 많은 구단 관계자들은 팀의 궂은 일을 담당하는 롤 플레이어 보다는 직접 공격과 수비를 마무리하는 타입의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에만 관심이 쏠려있다. 조금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리빌딩을 논하고, 그야말로 갈아 엎기에 바쁜 것이 요즘의 NBA다. 뉴올리언스의 전력 보강을 논하는 팬/전문가들의 의견 역시 "데이비드 웨스트는 폴의 도우미로 함량 미달이다" , "오카포를 트레이드하고 팀의 골밑을 지켜줄 수 있는 정통파 센터를 영입하자" 등이 대부분이었으며, 심지어는 "폴을 트레이드 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 는 의견도 들려왔다.
하지만 뎀프스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크리스 폴 - 데이비드 웨스트 - 에메카 오카포를 확고한 주축 멤버로 규정한 뒤, 이들을 보좌할 수 있는 선수를 영입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췄다. 그 결과 비록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의 영입은 없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완성도의 로스터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매경기 박빙의 상황 속에 6연승을 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의 출장 시간 관리가 완벽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다. 실제로 팀 내에서 가장 오랜 시간 코트를 누비는 폴의 평균 출장 시간마저 겨우 35분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에 비해 3분 이상 줄어든 수치다. 폴의 부상이 커다란 충격보다는 누적된 피로에 의한 것이었다는 점을 떠올려 봤을 때, 폴의 출장 시간이 제대로 컨트롤 되고 있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갖는다. 웨스트 역시 한창 때에는 무려 39.2분(2008-09 시즌)의 출장 시간을 기록했지만 지금은 평균 31분의 출장 시간을 기록 중이다.
뎀프스와 윌리암스의 지향점은 Superstars가 아닌 Team이었다.
6th Man Of The Week
윌리 그린
[ 윌리 그린과 CP3, 뉴올리언스 백코트의 에너자이저들 ]
윌리 그린은 집단 백업 가드 체재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세 명의 선수들(마커스 쏜튼, 자리드 베일리스) 중 가장 많은 출장 시간 (경기당 19.8분)을 기록하고 있는 그린의 역할은 코트에 에너지를 불어넣으며 고속 기어로의 변속을 알리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베일리스가 폴의 백업 역할, 쏜튼이 백코트의 밸런스를 잡아주는 역할을 수행한다면 그린은 팀의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린이 코트에 나서는 순간부터 뉴올리언스의 공격은 점차 빨라지기 시작한다. 몬티 윌리암스 감독이 공언했던 '빠른 농구'가 시작되는 타이밍이다. 윌리암스가 이야기했던 '빠른 농구'란, 피닉스나 골든스테이트가 그러하듯 48분 내내 트렌지션 오펜스 위주의 농구를 하는 것이 아니었다. 경기의 흐름을 가져오기 위해 필요에 따라 순간적으로 코트를 압박하고 피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린은 이 속에서 폴의 백코트 파트너로 부담을 덜어주는가 하면, 풍부한 활동량을 앞세워 직접 득점을 성공시키기도 한다. 마치 지난 2007-08 시즌의 자네로 파고를 보는 듯 하다. 하지만 파고에 비해 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파고는 지나치게 흥분하며 슛을 난사하거나 성급한 디시전 메이킹으로 경기를 그르치는 경우가 잦았지만, 지금까지의 그린은 이런 문제를 전혀 노출하지 않고 있다. 슛이 필요한 시점에는 과감하게 림을 노리지만, 볼을 돌려야 하는 상황에서는 침착하게 동료 가드들을 찾아 패스를 뿌려준다.
수비에서의 공헌도 준수하다. 매치업 상대를 질식시키는 수비수는 아니지만, 부지런하게 도움 수비/로테이션에 가담하고 언제나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윌리암스는 상대팀의 스윙맨이 기세를 올리기 시작할 무렵 아리자가 아닌 그린을 매치업 수비수로 기용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고 있다. 상대에게 돌파를 허용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그린의 모습에 높은 점수를 주는 듯 하다.
벤치의 분위기 메이커로도 맹활약중이다. 코트 위의 동료가 멋진 플레이를 펼칠 때면 가장 큰 소리로 환호성을 지르고, 타임 아웃이 선언될 때면 누구보다 먼저 동료들을 맞이하러 달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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