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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스테이트의 수비와 마크 잭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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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4-02-16 01:31:23

제 블로그에 먼저 올린 글이라 평어체 양해 부탁드립니다. 꾸벅.

 당신에게 "골든 스테이트 농구"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

Refs You Suck? (나는 골든 스테이트의 홈구장 이름을 오라클 아레나에서 MRSCA(Most Refs you Suck Chant Arena)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건 아니라면 이런 것?



그것도 아니면 이런 것? (작년에 이 장면을 라이브로 봤을 때, '와 커리를 막는 건 진짜 불가능하구나'라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머리를 스쳤다. 이게 말이 되나?)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라는 팀에 대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런앤 건"으로 대표되는 공격 농구이다. 90년대 Run TMC 시절부터 배런 데이비스의 1라운드 업셋시절, 리그 최고의 3점 슈터인 커리가 이끄는 지금까지 골든 스테이트는 항상 수비보다는 공격을 우선시하는, 눈이 즐거운 대표적인 팀이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Grantland의 빌 시먼스와 잭 로우의 League Pass Ranking - 각 팀의 경기가 얼마나 보고 싶은지에 대한 랭킹 -에서 워리어스는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골든스테이트는 올해도 6할에 가까운 성적(.585의 승률인데 서부 8위라는 게 함정;;;)으로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진지하게 우승을 노리고 있다. 비록 지금은 서부 8위에 위치해 있지만 골든 스테이트의 득실 마진은 +4.6점으로 서부에서 4번째로 높은 수치이고 이는 골든스테이트가 후반기에 충분히 반등할 여지가 있음을 의미한다.잭 로우는 얼마 전의 글에서, 자신이 2011년 댈러스를 진정한 챔피언 컨텐더로 보지 않았던 과거를 반성(?) 하며 골든 스테이트가 충분히 플레이오프에서 우승권 으로 꼽힐 수 있음을 주장했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골든 스테이트가 지금의 성적을 기록한 주 요인은 그들의 공격이 아닌 수비라는 점이다. 먼저 이번 시즌 지금까지의 DRtg(100 포제션 당 실점) 순위를 보자. 



골든 스테이트는 무려 리그 전체 4위에 랭크되어 있다. 이 기록은 NBA.com에서 가져온 것인데, Basketball-reference를 기준으로 하면 골든 스테이트의 수비 효율은 전체 3위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워리어스를 수비팀으로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이 대량 실점을 하는 경기가 꽤 되기 때문이다. 평균 실점에서 워리어스는 적게 실점하는 순으로 리그 10위에 위치해 있는데, 이는 그들의 페이스가 리그에서 5번째로 빠르기 때문에 실점이 상대적으로 많아 보이는 것일 뿐, 올 시즌의 골든 스테이트는 명백한 수비팀이다. 


 올 시즌 골든 스테이트의 수비가 이렇게 좋은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역시나 이번 시즌 영입된 이궈달라와 지지난 시즌 후반기에 트레이드 되어온 앤드류 보것의 존재감이다. 공격에서 많은 부담을 가지는 커리와 탐슨의 수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이궈달라가 뛸 때 골든 스테이트는 100포제션 당 무려 6.7점을 덜 실점하고 있다. 특히 지금의 NBA에서 우승권 팀에 있는 듀란트나 르브론, 폴 조지를 수비할 때 이궈달라의 존재감은 더욱 빛날 수 있다. 이궈달라의 진정한 가치는 특급 에이스를 상대로 한 1:1 디펜스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앤드류 보것 역시 워리어스의 수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앤드류 보것이 영입된 11-12시즌까지 워리어스의 수비 효율은 2년 연속 뒤에서 5위권이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작년 3월부터 갑자기 건강해진 보것은 워리어스의 골밑 수비를 제대로 업그레이드해주었다. 보것은 자신이 뛸 때 상대방의 림 근처에서의 슛 성공률을 44.5%로 제어해 로이 히버트(41.3%), 이바카(44.5%)와 함께 최상위권에 이름이 올라 있다. 또 보것의 보드 장악력(물론 데이비드 리도 매우 훌륭한 리바운더이다.) 덕분에 골든 스테이트는 DREB%(수비 리바운드를 따내는 비율)에서 전체 3위이다. 보것은 때로는 이런 수비 신기술까지 보여준다. (사실 이 장면은 잭 로우가 아예 따로 떼서 글을 써서 소개할 정도로 더러운 수비법이다.)





그런데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이 선수들의 수비력을 칭찬하고자 함이 아니다. 내가 진정으로 생각하는 골든 스테이트의 수비력 비결은 다른 곳에 있다. 




마크 잭슨은 2011년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감독에 오르면서 "수비를 강화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과 전문가들은 그를 비웃었다. 빌 시먼스는 당시 자신의 팟캐스트 BS report에서 "수비를 하려는 건 좋은데, 수비할 수 없는 선수들을 데리고 있으면서 수비를 강화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라는 이야기를 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은 잭슨이 골든 스테이트의 농구 색깔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잭슨은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결국 몬타 엘리스와 보것이 트레이드되자 잭슨의 트레이닝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지금 워리어스가 보여주는 수비력의 결실은 단순히 보것 영입으로 한순간에 강한 수비 팀으로 변한 것이 아니고, 잭슨이 그전부터 계속해서 선수들에게 주문한 수비 마인드가 힘을 발휘한 것이다. 잭슨이 부임한 이후 팀의 수비 효율은 27위에서 13위, 그리고 올 시즌 5위로 크게 뛰어올랐다. 잭슨은 그의 팀이 단지 3점슛으로 기억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잭슨은 "워리어스가 3점에 죽고 3점에 사는 팀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그럴듯하게 들리겠지만 우린 3점이 아닌 수비로 먹고사는 팀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경기를 제대로 보지 않고 하이라이트만 보기 때문에 우리가 3점밖에 없는 팀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리그 정상급의 수비팀이고 수비야말로 우리가 이기는 비결이다."라고 대답했다. 


 잭슨은 특히나 픽앤롤을 수비하는 가드들의 수비력을 상당히 중요시하는 편인데, 그 때문에 워리어스 수비에서 커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현대 농구에서는 포인트가드의 수비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은 스윙맨과 다르게 2:2에서 픽을 상대하는 능력이다. 모든 공격의 기초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2:2에서 제일 처음 발생하는 옵션은 스크린으로 자신의 수비가 떨어져 나간 볼 핸들러가 오픈 슛을 던지는 공격이 된다. 빅맨의 헷지, 그리고 그 헷지에 대항하는 롤링 또는 픽앤 팝, 이 롤링을 막기 위해서 필요한 제 3의 수비수 그리고 로테이션...이 모든 것의 출발이 볼 핸들러의 오픈된 상황이기 때문에 이 처음 옵션이 삐걱거리기 시작하면 공격은 꼬일 수밖에 없다. 그 점에서 커리의 스크린을 빠져나가는 능력은 분명 재조명 받아야 한다. 커리에게 스크린이 다가오면 커리는 매우 재빠르게 스크린의 위치와 방향을 파악하고 최대한 빠르게 빠져나가 빅맨이 자신의 수비를 버리고 헬프를 가는 상황을 최소화한다. 특히 커리는 발이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픽을 돌아나갈지, 뒤쪽으로 따라갈지에 대한 선택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크리스 폴을 제외하면 커리는 리그에서 이것을 가장 잘 하는 가드이고 이 스크린을 빠져나가는 능력 하나만으로도 커리는 "공격력은 좋지만 수비는 별로인" 가드라는 평을 들을 이유가 전혀 없다. 

 스크린을 빠져나가는 능력이 아니라도 골든 스테이트의 경기를 보면 커리가 수비할 때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를 쏟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로테이션이 되거나 리바운드 이후 루즈볼 상황에서 커리는 항상 열심히 뛰어서 눈에 들어오는 선수이고, 수비에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공격에서 턴오버가 많은 건 아닌가 의심이 될 정도이다. 


 또 데이비드 리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평은 "득점과 리바운드는 좋지만 수비는 별로인 선수"가 대부분이다. 물론 틀리지 않은 말이지만 리대리는 생각보다 만만한 먹잇감이 아니다. 1월 26일에 있었던 포틀랜드와의 경기에서 알드리지는 경기 내내 데이비드 리를 상대로 공격을 시도했지만 2/14의 처참한 야투율을 기록했고 포틀랜드가 이 경기에서 기록한 33.7%의 야투율은 이번 시즌 리그 최고의 공격팀인 포틀랜드가 기록한 최저 야투 성공률이다.

 이 경기에서 데이비드 리의 수비가 더욱 가치 있었던 이유는, 경기 내내 더블팀이 거의 붙지 않았는데도 이런 결과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잭슨의 수비 철학 중 하나는, 지금의 농구에서 많은 팀들은 1:1보다 다른 옵션으로 파생되는 공격으로 득점하는 것에 익숙하고 생각보다 1:1 공격의 효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1:1에서 점수를 좀 주고 파울을 하더라도 헬프디펜스를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리대리 말고도 대부분의 선수들이 1:1을 자신 있게 수비하고 헬프디펜스가 잘 오지 않는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게다가 워리어스에는 이궈달라, 드레먼드 그린, 해리스 반즈, 베이즈모어처럼 가드와 빅맨과 가드를 동시에 수비할 수 있는 운동능력 좋은 스윙맨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을 활용한 스몰라인업을 이용할 경우에도 적극적인 스위칭으로 헬프에 의한 수비 또한 가능하다. 

 

 오히려 골든 스테이트의 약점은 수비가 아닌 공격이다. 골든 스테이트의 공격 효율은 12위로 리그 평균을 약간 상회하는 공격력을 기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골든 스테이트의 턴오버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골든 스테이트는 경기당 16.1개의 턴오버를 범하는데 이는 리그 꼴찌에서 3위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이 턴오버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나 커리인데, 커리는 평균 4.1개의 턴오버를 기록하며 리그에서 가장 실책이 많은 선수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커리의 턴오버 문제는 클러치 상황에서도 큰 골칫거리이다. 

 또 아까 소개한 글에서 잭 로우도 지적했듯이, 골든 스테이트는 너무나 많은 포제션을 아이솔레이션에 쓰고 있다. 이것은 처음부터 의도한 아이솔레이션이 아닌, 스크린과 패턴 플레이를 조금 해보다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상태에서 시도하는 아이솔레이션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골든 스테이트의 경우 10초가 넘는 시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1:1을 하기 위해 드리블하면서 준비하는데 5초를 사용하고 나머지 5초에 어려운 슛을 쏘는 경우가 너무 많이 나온다는 지적이다. 또 오펜스 리바운드를 할 선수가 전혀 없는 트랜지션 상황에서 형편없는 미들슛을 쏘는 경우도 잦다. 이것은 커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워리어스의 단장 밥 마이어스는 커리에게 "나쁜 슛"이라는 게 존재하기는 하나?라고 말했다.) 탐슨, 이궈달라, 반즈 등 대부분의 선수들이 가지는 문제점이다.


 골든 스테이트가 지금은 간신히 플레이오프 라인에 턱걸이하고 있지만 3위 휴스턴과의 승차는 불과 5경기 밖에 나지 않는다. 골든 스테이트가 홈 코트 어드벤티지만 딸 수 있다면 썬더와 워리어스의 역대 최고의 슈팅을 감상할 수 있는 컨퍼런스 파이널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밑거름은 커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빠른 릴리스의 3점과 서커스 샷이 아니라 마크 잭슨이 몇 년간 닦아온 그들의 수비력이다.


이 게시물은 Yu-Na KIM님에 의해 2014-02-16 08:51:25'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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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4-02-16 01:30:27

좋은글인데 밑에서 두번째 문단에 첫번째줄에서 공격과 수비가 바뀐거같아여

WR
2014-02-16 01:30:58

엇 그렇네요!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2014-02-16 03:37:30

선추후독

2014-02-16 09:00:19

와... 딱 저를 대상으로 써주신듯한 글입니다. 스크롤 내리다가 일단 추천 날리고 다시 읽으러 갑니다 

Updated at 2014-02-16 09:42:19
Refs You Suck의 뜻이 뭔가요?
WR
2014-02-16 10:02:25

직역하자면 "심판 당신 구려!"입니다. 콜이 홈 관중들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나오는 구호인데, 오라클 아레나에서는 이 챈트가 정말 자주 나오거든요.

2014-02-16 15:04:39

오 워리어스의 페이스가빠르기때문에 실점도많지만포제션당실점은 적다는거군요

2014-02-17 10:39:25

대단히 고퀄러티의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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