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프레임에 대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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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1-02-20 19:14:52
갠적으로 공격에서 S급 선수라면 누가 쏠지 뻔하게 아는 상황에서 그를 겨냥한 겹수비를 뚫고 득점을 짜낼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준은 플옵이나 클러치 타임이구요.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공교롭게도 피펜과 웨이드 때문입니다.
레이커스가 첫 우승을 거두던 서부컨파 7차전에서 포틀은 후반전 20점차 리드를 허무하게 날려버리면서 역사적인 대역전을 허용했었습니다. 당시 점수차가 계속 좁혀지는 상황에서 슬래셔가 없던 포틀은 본지 웰스,라쉬드,피펜 , 스티브 스미스 등이 차례로 포스트업을 하며 지공을 시도했으나 모두가 실패했고 수비에서도 피펜,스미스,데이먼까지 코비를 저지하려 했으나 결국 실패했었습니다.
그 당시 포틀은 확실한 1옵션이 없는 팀이었으나 전원이 준수한 공격력을 갖고 있었고 벤치마저 짜임새나 탤런트가 훌륭한 팀이었기에 막판의 마무리를 제외하면 팀으로써도 나무랄데가 없는 케미였는데 슬래셔 하나가 없어서 그렇게 허망하게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물론 피펜 하나의 책임은 아니겠으나 전권을 쥐고 있던 선수는 분명히 피펜이었고 그 역시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슛을 만들 능력은 못되었기에 두터워지는 수비 앞에서도 그런 공격을 고수할수밖에 없었죠.
제가 볼때 댈러스와 히트의 시리즈도 저 시리즈와 큰 흐름이 비슷했습니다. 전원이 고른 공격력을 갖췄고 밸런스마저 뛰어난 댈러스, 그러나 위기시에 더 샷을 날려줄 선수가 누구냐면 물음표가 붙는.....반면 밸런스에선 쳐지지만 불타오르면 자유투만으로도 다득점이 가능한 슬래셔를 가진 히트...
그리고 끌려가는 분위기에서 웨이드가 폭발했고 시리즈는 뒤집혔죠. 게다가 결과가 파이널에서의 우승이었다는 점에서 그의 활약은 가산점을 받을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가지가 저 둘에 대한 생각이고 샤러님의 논지로 돌아와서
피펜이나 여타 올라운더가 에이스인 팀이 스코어러가 에이스인 팀보다 나을수 있다는 의견은 일리가 있습니다. 갠적으로 피펜의 불스 대신 키드의 넷츠를 예시로 들어도 괜찮을거라 생각합니다. 애초에 스코어러 없이 스코어러의 원맨팀보다 나은 성적을 거두는게 그리 드문 일이 아니죠.
93~94 피펜이 포틀때와 마찬가지로 전권을 쥐고 있는 선수였다는걸 부인하지 않겠고 조던의 공백 속에도 원활하게 굴러갔던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생각하면 그의 존재감이 스코어러 1옵션의 비중보다 적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는 업템포에서 물이 오를데로 올라있었고 팀원들도 거의 커리어 하이를 찍을 정도로 (암스트롱이 아마 올스타였나요?) 당시 시카고는 케미가 훌륭했었습니다.
그리고 포틀랜드의 컨파 7차전과 너무나 흡사했던 닉스와의 승부....막판에 그랜트가 결정적인 블럭을 먹으면서 분루를 삼켰지만 당시 닉스의 위상이나 전력을 생각하면 그 시즌 불스 역시 우승권 근처까지는 갔다고 생각합니다. 플옵 이전까지 대부분의 언론에선 닉스와 소닉스의 파이널을 점쳤었죠.
이 시즌을 근거로 피펜의 1옵션이 어지간한 스코어러 1옵션보다 훌륭했다는 의견이라면 어느정도 수긍할수 있습니다. 이건 키드의 넷츠나 래리브라운의 디트를 평가할때도 마찬가지고 갠적으로 강팀을 만드는데 있어서 S급 스코어러가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생각은 안듭니다.
그래서 1옵션=스코어러, 마지막슛을 던질수 없는 선수=2인자라는 프레임을 깨고 싶다는 주장 자체는 참신하게 들렸고 그에 대해 일부 동의합니다. 너무나 사랑했고 지금까지도 잊을수 없는 나의 팀인 93~94의 슈퍼소닉스, 피펜의 불스....99~00의 포틀, 06~07의 댈러스와 댄토니의 피닉스....모두 S급 슬래셔를 보유하지 못했고 불운과 몇가지 요소로 인해 우승에 실패했다는 아픈 공통점이 있지만 마음속으로 충분히 우승할수있는 전력을 가진 팀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래도 기존의 프레임이 우세할수밖에 없는건 우승이 그만큼 대단하기 때문입니다.
우승이 없으면 67승도 90년대 최다승도 쓰리핏 레이커스를 꺽을뻔했던 과거도 서스펜션도 누구도 기억해주지 않는게 현실입니다. 그게 우승의 위력이고 우승팀과 우승팀을 견인한 에이스의 프리미엄입니다. 스코어러 없이 우승한 팀이 드문데 그 프레임이 깨질래야 깨질수가 없는건 당연한거구요. 패자가 잊혀지는건 동서고금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마찬가지고 이건 농구내적인 편견이 아닙니다.
위에 열거한 팀들이 어떻게 잊혀져갔는지 생각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엔 우승만 남습니다. 저도 이게 아쉽지만 농구에서 우승은 진리고 절대과제입니다. 한경기 차이로 명암이 갈라진 유잉과 올라주원, 우승으로 무수한 스윕시리즈들을 세탁한 오닐이 증명해주지 않습니까?
4강 몇차례,8강 몇차례>>우승 1회+ 나머지 시즌 모조리 탈락 이런식으로 평가할수 없는게 농구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NBA에서 우승이란건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가치를 지닙니다.
피펜의 1옵션 시절에 대한 재평가를 원하신다면 정규시즌이나 여타 성적에 대한 재평가를 시도하심이 먼저가 아닐까 합니다. 샤러님이 보수적이라는 그 프레임은 스코어러가 포함된 팀의 우승이라는 결과로 인해 형성된거지 스코어러라는 플레이 스타일로 인해 형성된게 아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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