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의 첫 승을 통해 살펴본 필리의 초반 경기력 리뷰.
첫 승 리뷰와 함께 미뤄왔던 시즌 초반의 리뷰를 해보려 합니다.
필리 팬 입장에서 본 팀 리뷰인 만큼, 필리 팬분들을 비롯해 NBA 팬분들께서는 가볍게 보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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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의 첫 승은 엠비드 손에서!
필리 팬에게는 최고로 든든한 뒷모습!
역시 엠비드입니다. 팀의 미래답게 이번 시즌 첫 승을 본인의 손으로 쟁취해내었네요. 오늘 경기는 그의 여전한 턴 오버와 파울도 빛났지만(^^;) 그 이상으로 놀라운 골밑 존재감이 돋보인 경기였습니다. 최근 좋은 폼을 자랑하던 마일스 터너를 파울 아웃시키는 한편(본인도 무수한 파울을 했지만), 4쿼터와 연장전에서는 그야말로 대단한 위력을 선보이며 팀에 첫 승을 안겨주었습니다.
특히 오늘 경기는 엠비드를 탑이나 하이포스트에서 패서로 활용하려는 브라운 감독의 의중이 제대로 드러난 경기였죠.
이번 시즌 초반에 계속적으로 나타나는 이러한 시도들은 스트래치에 능한 빅맨인 엠비드 활용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이는데요.
엠비드가 하이 포스트에서 패싱 빅맨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면 필리에는 정말 많은 선택지가 생길 것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백도어 컷을 하는 샤리치에게 엘보우에서 멋진 패스를 찔러 넣어줄 정도로 기본적인 패싱 스킬은 가진 선수이기에 발전 가능성은 높게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 필리 전술의 성장과 변화.
이번 시즌 들어서면서 엠비드, 샤리치의 존재와 함께 홈즈의 성장, 일야소바의 가세로 인해 필리는 스트래치 형 빅맨을 활용하는 전술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특히 오늘 경기에서는 혼즈 셋이 눈에 자주 띄었는데요. 지난 시즌에 혼즈 셋이 필리에서 거의 나타나지 않았던 셋 오펜스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변화는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일야소바나 샤리치, 홈즈는 엘보우부터 윙까지 넓게 위치하며 전형적인 혼즈 셋 구성을 따라간 반면(두 빅맨이 윙에 넓게 위치할 경우에도 구성 자체는 혼즈 셋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엠비드의 경우에는 특이한 구성의 혼즈 셋도 시도했었는데요.
엠비드를 탑에 놓고 만드는 혼즈 셋이 그것입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이런 시도가 몇 차례 나왔었죠.
이 전술은 엠비드가 탑에서의 3점 슈팅이 좋다는 점을 적극 활용한 전술입니다(패싱 빅맨으로 키우기 위한 감독의 의도가 엿보이는).
위의 자세한 설명을 위해 1쿼터 초반에 나온 전술을 하나 살펴보시죠.^^
1. 로드리게즈, 2. 핸더슨, 3. 코빙턴, 4. 샤리치, 5. 엠비드입니다.
혼즈 셋 구성이 특이하죠. 엠비드가 탑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핸더슨이 로드리게즈에게 다운 스크린을 걸어줍니다. 로드리게즈는 스크린을 타고 탑으로 빠져나오고, 엠비드는 탑으로 나온 로드리게즈와 핸즈오프합니다.
패스한 엠비드는 골밑으로 컷 인합니다.
로드리게즈는 엠비드에게 패스를 찔러주었고 엠비드는 오픈 찬스를 맞이해 슛을 시도했습니다. 실제 공격에서는 파울을 얻어내었죠.
위와 같은 혼즈 셋 이외에도 여전히 엠비드나 오카포의 로우 포스트 공격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셋 오펜스들은 충분히 잘 활용되고 있습니다. 혼즈 셋도 오카포 존재 시에는 슈터와 오카포의 포스트 업 모두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잘 활용되고 있으며(혼즈 플레어), 1 in 4 out set offense나 1-4 low set offense도 계속 잘 활용되고 있습니다.
1 in 4 out set offense는 필리의 뛰어난 슈터들을 활용해 두 선수의 로우 포스트 공간을 만들어주는 좋은 전술이며, 스트래치 형 빅맨들과 슈터들의 슈팅능력을 살리는 데에도 제격인 전술이죠. 거기에 이번 시즌에 필리에 가세한 뛰어난 패서들은 두 선수에게 지난 시즌 대비 매우 안정적인 엔트리 패스를 넣어주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굉장히 빠르게 오펜스 세팅이 이뤄지고 있고, 엔트리 패스도 빠르게 진행되면서 1차 공격 세팅이 실패해도 2차, 3차 세팅이 매우 원활하게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런 전술 활용의 발전은 정말 긍정적이라 생각합니다.
필리 경기를 보실 때 다양한 셋 오펜스와 슈터들의 오프 볼 무브를 집중해 보시면 엠비드와 오카포를 살리는 필리 전술의 발전을 체감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필리의 전술 발전은 상당히 순조롭습니다.^^
- 코빙턴의 부활이 주는 의미.
집나간 슛감이 돌아왔네요. 역시 믿을맨입니다. 오늘 경기에서는 다소 부진했지만 직전 2경기에서 놀라운 슈팅 컨디션을 자랑했던 코빙턴의 존재가 이날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들에게 부담감을 주었음은 분명합니다. 이미 수비에서는 대단한 공헌을 해주고 있고(스틸 평균 2개로 리그 7위), 공격에서도 3점 슈팅이 돌아오기 시작하면서 특유의 오프 더 볼 무브도 살아나기 시작한 코빙턴입니다. 거기에 지난 시즌부터 좋아지던 아이솔레이션 능력도 점차 나아지고 있죠(오늘도 결정적인 순간에 과감한 페네트레이션이 돋보였습니다). 역시 코빙턴의 부활이 필리 경기력의 안정으로 이어진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코빙턴이 안정감을 회복하면 팀 경기력도 분명히 좋아질 겁니다.
- 필리 수비는 발전 중.
필리 수비력은 분명히 나아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디펜시브 레이팅(100 포제션 당 실점)은 리그 worst 8위, 평균 실점도 리그 worst 9위에 불과하지만 지난 시즌보다는 분명히 좋아졌습니다(지난 시즌 디펜시브 레이팅 리그 worst 6위, 평균 실점 리그 worst 2위). 특히 지난 시즌 리그 꼴찌였던 리바운드는 상당한 수준으로 개선되었으며(리그 18위!), 스틸은 조금 아쉽지만, 특유의 블락 능력은 여전합니다(리그 2위). 여전히 득점력은 아쉽지만(리그 worst 3위) 개선된 수비력을 통해 한층 나아진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필리인데요.
존 디펜스 활용도 상당히 괜찮게 이뤄지고 있고, 보드 장악력이 개선되면서 상대에게 허용하던 2차 찬스가 놀라울 정도로 적어졌습니다(리그 worst 1위 -> 리그 3위). 여전히 속공 실점은 높고(리그 1위), 1선 압박에 아쉬운 점이 있음에도 2차 찬스를 거의 허용하지 않으면서 수비의 급격한 무너짐이 상당부분 줄어든 것인데요.
역시 이 부분에 일등공신은 엠비드일 것입니다. 엠비드가 보여주는 놀라운 골밑 존재감과 엄청난 수비 반경은 그야말로 압도적입니다.
엄청난 피지컬(7-2인치, 270 파운드라고 브라운 감독이 인터뷰에서 언급했었죠)과 놀라운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어떠한 선수한테도 쉽게 골밑을 내어주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르브론의 돌파마저도 일정부분 막아내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필리의 지난 시즌 수비 약점을 꼽아보면,
1) 아쉬운 보드 장악력
2) 락다운 수비수의 부재
3) 백코트 수비수의 부진으로 인한 수비 밸런스의 불균형
이 대표적이었는데요.
엠비드는 팀에 없던 락다운 디펜더로써의 위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으며, 보드 장악력의 개선에도 큰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핸더슨의 가세로 인해 한결 좋아진 백코트 수비력은 수비 밸런스의 불균형을 상당히 해소해주었죠.
준수한 수비수인 베일리스와 시몬스가 합류하면 필리 수비력은 정말 좋은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라 확신합니다. 특히 시몬스는 좋은 리바운더이기에 보드장악력 개선에도 큰 도움을 주겠죠.
브라운 감독이 추구하는 수비 팀으로의 완성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엠비드 참 대단한 선수예요.^^
- 스크리너 부재가 주는 아쉬움. 그리고 홈즈.
과거에 자주 활용되던 빅맨의 오프 볼 스크린을 적극 활용하는 스택, 스태거트라던지, 최근 자주 활용되는 스플릿 액션, 웨지, 호크 액션 등은 모두 스크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술적 움직임들입니다. 필리도 과거 아이버슨이 있던 시절과 좋은 슈터(코버)가 있던 시기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것들인데요.
필리에는 좋은 스크리너가 적고(유일한 수준급 스크리너가 노엘 한 명), 이로 인해 다양한 스크린 활용 전술들을 사용하기가 상당히 어려웠죠.
하지만 최근 관찰되는 홈즈의 발전은 이런 스크린 활용 전술들을 차후 필리에 정착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홈즈는 수비에서는 그랜트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워주고 있으며, 공격에서는 스크리너로써 너무나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홈즈의 발전은 과거 제가 그랜트에게 원했던 영의 과거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여러모로 벤치에서 좋은 옵션이 될 자질이 충분한 선수입니다.
홈즈의 성장에 더해 팀에서 계속적으로 시도 중인 엠비드의 스크린 개선은 조금씩 조금씩 진행되는 중입니다(4쿼터 박빙 상황에서도 활용가능할만큼 무빙 스크린 빈도가 줄어들었죠). 오카포도 지난 시즌 폼을 거의 찾았고, 샤리치도 존재하기에 필리에서 스크리너를 활용하는 전술은 앞으로 보다 많이 보이게 될 것 같습니다.
- 필리의 일야소바 활용법
일야소바의 가세는 얼리 오펜스에서 안정적인 슈팅 옵션의 추가, 하프 코트 오펜스에서 엠비드와 오카포로 인해 필연적으로 파생되는 외곽 찬스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필리가 추구하는 모션 오펜스에 있어 일야소바와 같은 훌륭한 유틸리티 형 플레이어는 크나큰 쓰임새를 가집니다. 오늘 4쿼터 추격상황에 터진 빅3(앤드원!)에서도 드러났듯이 일야소바는 필리에서 다시금 전성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 샤리치는 잘 적응중!
샤리치의 리그 적응은 걱정보다는 상당히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볼 운반에까지 나설 수 있을 정도로 좋은 볼 핸들링을 팀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팀에 부족한 돌파 옵션으로도 샤리치를 활용하기 시작한 필리인데요. 패스 링커로써의 활용도도 높아지고 있고, 슈팅 난사도 줄어들면서 기록 대비 꽤나 좋은 빅맨으로 성장하는 중인 샤리치입니다. 특히 샤리치-엠비드 콤비는 점차 안정적인 호흡을 자랑하고 있어 미래가 너무나도 기대됩니다.
- 전술 발전을 위해 필요한 단 한 가지. 바로 돌파 옵션의 부재.
시몬스의 부재가 가장 아쉬운 부분이 바로 이 돌파 옵션의 부재입니다.
지난 시즌 필리 공격에 가장 부족했던 두 가지. 바로 미들레인지 옵션의 부재와 돌파 옵션의 부재인데요.
이 중 미들레인지 옵션은 확실한 풀업 점퍼를 장착한 핸더슨의 존재감에 더해 엠비드, 샤리치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많이 개선된 모습입니다.
미들레인지 게임이 되면서 팀이 선택할 수 있는 전술의 폭도 넓어졌고 전술의 질도 보다 입체적으로 변했죠. 이제 남은 한 가지는 돌파 옵션인데 이 부분만은 여전히 시몬스의 복귀 이후에나 개선될 것 같습니다.
- 시몬스가 돌아오면 얻을 수 있는 것들.
1) 돌파 옵션 확보.
2) 안정적인 리바운드.
3) 위크 사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패스 옵션 추가.
이 세 가지가 대표적이라 봅니다.
1)과 2)는 위에서 설명했으니 3)에 대해서 언급해보면, 로드리게즈는 정말 좋은 선수이지만 플레이 스타일이 2 : 2 게임과 스트롱 사이드 활용에 편중된 감이 있죠. 맥코넬도 지난 시즌의 안정감을 되찾아가는 중이지만 사실 맥코넬이 시야가 넓은 패서는 아닙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위해 현재는 엠비드나 샤리치를 탑이나 하이포스트에 놓고 패싱 빅맨으로 사용하면서 위크 사이드를 활용해보려 하지만 두 선수의 움직임은 다소 정적이라 활용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시몬스 리딩의 최대 장점은 스트롱 사이드와 위크 사이드를 넘나드는 놀라운 시야와 패싱 스킬입니다. 마치 르브론을 연상케 할만큼 위크 사이드의 빈 곳을 보는 눈이 탁월하고 빈 곳에 찔러 넣어주는 노룩 패스가 그야말로 환상적인데요.
지금 필리에는 이런 류의 패스를 해줄 수 있는 선수가 없기 때문에 시몬스의 가세는 필리의 패스들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줄 겁니다. 시몬스의 합류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죠.
필리에 필요한 것은 바로 시몬스의 돌파와 패스!
- 마치며...
필리는 이번 시즌 들어서 비로소 보는 맛이 있는 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명실상부한 하위권 팀이고, 팀의 에이스조차 미숙한 부분이 많은 부족하디 부족한 팀임에도 점차 밝은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시즌은 필리 팬들에게는 암흑같은 시즌이었습니다. 저 또한 거의 대부분의 경기를 봤지만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경기력의 편차가 심했고 가비지 게임도 참 많이 나왔었죠.
아직도 로스터의 특정 포지션 편중은 여전하고, 최대 유망주는 부상 중이며, 에이스도 루키에 출장 시간 제한에 걸린 선수이지만 팀은 점차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선수들도 감독도 부족한 경험으로 인해 클러치 상황을 이겨내는 능력이 부족하고, 특히 지키는 농구를 잘 해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이러한 단점들은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 생각해요.
지금까지 보여준 프론트 오피스의 역량을 신뢰하고 감독의 능력을 믿습니다. 팬들의 오랜 기다림에 서서히 보답을 해주는 필리의 요즘 모습이 너무나도 보기 좋네요.
여담이지만, 한마디 덧붙이자면 전 브라운 감독의 능력을 높게 평가합니다. 팀 구성원에 맞춰 전술 세팅을 하고 선수들의 성장을 끌어내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죠. 자신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 선수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는 감탄사가 나옵니다. 다만 아직까지도 용병술이나 클러치 상황에 대한 대처 등에서 노련한 모습이 부족한 것은 아쉬운 점인데요. 이런 모습들은 마치 그의 롤 모델이자 스승인 포포비치 감독의 과거 모습을 보는 듯 합니다. 하지만 필리는 리빌딩 팀이고 브라운 감독은 사실 지난 시즌까지도 급박한 클러치 상황을 제대로 겪어본 적이 없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에 대한 변호일 수도 있겠지만 전 브라운 감독 또한 팀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믿기에 그를 응원하고 싶습니다.
브라운은 필리에 필요한 매우 좋은 감독임에는 분명하다고 생각해요. 발전하는 팀과 함께 일류 감독으로 성장해나갈 브라운 감독을 응원합니다!
Run with us! 필리 파이팅입니다!
정말 좋은 글입니다! 흥미롭네요. 엠비드와 오카포의 공존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 보이던데, 노엘은 진짜 계륵이 되어 가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