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리그 감상평. 벤 시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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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7-11 22:47:50
◎ 벌크업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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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과도하고 급격한 벌크업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보통 선수들은 본인의 신체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린 상태이다보니 급격한 벌크업은 장점만큼이나 리스크를 많이 동반한다고 보기때문인데요.
사실 단계적인 벌크업은 선수의 피지컬 향상으로 이어져 다양한 장점을 가져오고 선수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주고는 합니다. 조던이나 코비 등은 적절한 벌크업으로 인해 선수 본연의 위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대표적인 케이스죠.
하지만 과도한 벌크업의 경우, 과거에 빅맨을 제외하고는(샤킬 오닐...) 성공한 사례가 잘 없고 특히 스윙맨들은 벌크업으로 인해 순발력이 떨어져버리거나 오히려 잔부상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체지방률은 유지한 채 근육량만 늘린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설사 벌크업에 성공한다 해도 유연성이나 순발력은 잃게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벌크업은 체계적으로 천천히 하는 것을 보통 추천하죠.
특히 순발력(순간스피드)이 떨어지는 점은 상당한 리스크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적절한 벌크업은 선수의 전반적인 피지컬을 향상시켜주지만 과도한(빠른) 벌크업은 파괴력은 증가시켜주는 대신 스피드는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또한 과도한 벌크업은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불현듯 드래곤볼의 트랭크스가 생각나는 군요).
대표적인 예가 과거 벌크업으로 업그레이드해서 나타났던 코비입니다. 1시즌 만에 엄청난 상체벌크업을 성공시킨 후 강력한 파워를 바탕으로 그야말로 엄청난 위력을 보여주었지만(컨테스트 샷의 적중률이 비약적으로 상승했죠. 리그의 지배자 소리를 들을 정도) 각종 부상에 시달리기도 했고(보통 스윙맨의 벌크업은 무릎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죠. 무거운 상체가 순간적인 움직임 시에 무릎에 부하를 주기 때문입니다. 페니가 부상의 악령에 시달린 이유가 벌크업때문이라는 의견이 있는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죠) 특유의 순간스피드나 퍼스트 스텝도 다소 죽은 모습이었죠. 그리고 결국 코비는 다시 날렵해진 몸으로 돌아오는 선택을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개인적으로 스윙맨은 단기간의 과도한 벌크업은 무조건 피해야한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그런 데 여기 스윙맨으로써 성공한 또 다른 벌크업의 사례가 한 명 있습니다. 바로 르브론이죠. 본인의 시그내쳐 무브가 바로 돌파인 르브론은 벌크업으로 인해 본연의 파괴력이 강력해지는 효과를 얻으면서 엄청난 레벨업을 해냈습니다. 특히 르브론이 대단한 점은 단계적인 벌크업으로 순발력이나 유연성의 감소는 최소화한 채 파괴력만 증가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이죠.
◎ 시몬스의 벌크업은?
재밌는 점은 시몬스가 바로 르브론의 전철을 밟아나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몬스는 이번 오프시즌에 9~10 kg의 벌크업을 성공했습니다. 현재는 대략 110 kg의 몸무게를 자랑하는 데요. 르브론의 몸무게가 115 kg 내외라고 알려져 있으니 거의 르브론스러운 수준까지 벌크업에 성공했습니다(신장 대비하면... 르브론의 위엄이 느껴지네요).
어쩌면 과도하다고 할 수도 있을 정도로 많은 몸무게를 빠르게 늘렸는데요. 이 부분을 과도하다고 봐야할 지, 아니라고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무대에서 관찰되었던 시몬스의 신체는 이미 상당히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운동능력도 상당수준에 다다른 상태였죠. 하지만 그럼에도 루키들은 대부분 신체가 완벽하게 완성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이 경우 단기간의 벌크업이 과도한 수준은 아닐 수 있기에 리스크가 클 지의 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이리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활용할 수 있는 신체능력이 90% 이상에 이른 운동선수가 근육을 급격하게 늘리는 것은 장점만큼이나 리스크가 클 확률이 높겠지만, 신체능력이 50% 미만인 일반인이 근육을 붙이는 것은 대부분 장점만이 부각되기에 루키들의 경우 신체가 완벽하게 완성되지 않은 상태라면 벌크업을 빠르게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죠.
시몬스의 대학시절 신체수준이 본인의 최대치가 아니었다면 급격한 벌크업은 이해가 됩니다(코치를 붙여서 체계적으로 벌크업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상체만 과도하게 증가되는 등의 특이점은 없었기에 긍정적으로 보고는 있습니다.^^).
벌크업에도 신장 대비 월등한 볼 핸들링은 여전했고 스텝 자체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여기에 볼을 안보고 드리블링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넓은 시야와 그 시야를 돋보이게 하는 특유의 패스 스킬은 안드레 밀러 이후 필리에서 최고로 뛰어난 패서의 등장을 예고하는 듯 합니다.
특히 더 화려하면서도 조금 덜 안정적인 안드레 밀러같은 느낌을 많이 주는 친구입니다(안드레 밀러도 1번 대비 좋은 피지컬과 1번 내 탑급의 포스트 업 스킬을 보유했고, 트랜지션 게임에 능하며 3점이 아쉬운 슈팅 레인지를 가졌던 리그 최상급의 리딩 플레이어였죠. 오프 더 볼 무브에 있어서는 차이가 좀 나지만요.^^).
벌크업으로 인해 파워가 붙으면서 상대의 거친 수비에 튕겨나가는 모습은 확실히 줄어들었습니다. 준비된 신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벌크업으로 인한 단점도 존재합니다.
일단 확실히 대학시절에 비해서는 다소 느려진 모습입니다. 신장 대비 빠른 움직임이 상당한 장점이었던 선수였는 데, 순간 스피드(순발력)가 조금 떨어진 듯 합니다. 순간 스피드가 떨어지다보니 수비수를 완전히 떨쳐내지를 못하는 데, 이것이 순간스피드가 정말 떨어져서인지 서머리그라서 몸을 사리는 건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성이 있을 듯 합니다(후자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또한 유연성이 조금 떨어진 때문인 지(혹은 비시즌이라 준비가 덜 된 상태인 때문인지) 림 피니쉬 상황에 바디컨트롤이 미묘하게 안되는 모습입니다(NEWANSWER님이 지적해주신 것처럼 약간 바디밸런스가 안맞는 느낌도 있습니다). 물론 대학 시절 골밑에서 수준급의 바디컨트롤을 자랑하던 선수였던 만큼 이 부분은 늦어도 후반기 들어설 즈음에는 충분히 극복가능할 거라 믿고는 있습니다(더 빠르길 바라지만요).
서머리그에서의 시몬스 모습때문에 림 피니쉬에 대한 우려가 높은 듯 하지만 사실 대학시절의 시몬스는 최소한 골 밑에서는 언터처블한 위력을 자랑했습니다. 손끝 감각이 상당히 좋고, 바디컨트롤이 좋아서 특별한 스킬없이도(베이비 훅샷은 수준급) 골밑 마무리는 완벽할만큼 잘해내었습니다. 대학시절 림피니쉬의 유일한 약점이 유독 오른손 마무리에 집착한다는 점이었는 데 드래프트 직전 필리와의 워크아웃에서는 왼손마무리도 수준급이라는 것을 보여주었죠. 서머리그에서는 다시금 오른손 마무리를 즐기는 모습인 데 기본적으로 왼손잡이이고, 왼손마무리도 수준급이기에 본 시즌에 들어서면 진화된 모습을 보여줄 거라 생각합니다.
위의 차트에서 보시듯이 대학 무대에서는 65%의 림어택을 무려 70%의 성공률로 성공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과도한 벌크업은 바디밸런스를 망가뜨려 슈팅 메카니즘을 망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요(미신이라는 얘기도 있긴 합니다). 설사 이런 의견이 맞다하더라도 시몬스의 경우는 슈팅이 원래 없다시피한 선수였기에 벌크업이 슈팅 밸런스를 망가뜨리지는 않았습니다.^^
과거에는 슈팅 시 무게중심의 이동이 나빠서 괜찮은 팔로스로우에도 몸이 좌우로 흔들리는 모습이 다수 연출되었었는 데(극단적으로 표현하면 하체와 상체가 완전 따로 노는 느낌), 오프시즌에 혹독한 훈련으로 인해 무게중심의 이동이 굉장히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점프를 무리해서 올라가지 않고, 팔로스로우도 팔을 덜 뻗어주는 느낌인데 최대타점을 노리지 않는 참을성있는 모습이 오히려 꽉잡힌 슈팅폼을 이끌어내어 전반적으로 슈팅 스트로크가 부드러워졌고, 상당히 안정적으로 변한 느낌입니다. 아직 점퍼의 성공률이 좋지는 않지만 슈팅 스트로크 자체의 개선이 눈에 띄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시몬스의 슈팅은 발전할 거라 생각합니다. 일단 새깅 디펜스가 적용될 정도는 분명 아닌 것 같아요. 폼 자체는 상당히 예뻐졌습니다.
p.s.) 여담이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잉그램도 벌크업은 정말 조심히 체계적으로 했으면 합니다. 물론 신체가 완성된 친구는 아니기에 벌크업 자체는 가능해보이지만 마른 체형을 가진 선수들이 벌크업을 특히 조심하는 이유가 특유의 스피드 상실과 부상때문임을 꼭 명심해야할 거라고 생각해요. 특히 듀란트 수준을 넘어서는 벌크업은 반드시 지양했으면 합니다.
◎ 필리는 시몬스를 어찌 활용할까?
이번 서머리그에서는 생각보다도 훨씬 백코트 플레이어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결국 이 친구의 주 포지션은 3-4번입니다. 그렇기에 필리에서는 이번 오프시즌에 시몬스(and 엠비드)를 보좌할 수 있는 가드진의 영입에 박차를 가했죠.
베일리스-로드리게즈-핸더슨의 영입에 필리팬들이 환호하는 이유는 지난 시즌 필리가 좋은 프론트코트를 보유했음에도 아쉬운 백코트로 인해 시즌내내 고생했음을 알기 때문이고, 특히 수비력은 월등히 좋아질 수 있음에도 1선수비가 무너지면서 결과적으로는 아쉬운 모습만 남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베일리스-핸더슨-루와우는 리그 탑급의 수비수는 아니지만 분명 이쉬 스미스-캐넌-스카우스커스로 대변되던 지난 시즌 필리 주전 백코트보다는 1선 압박이나 대인 방어에 있어서 월등히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지난 시즌 백코트는 사이즈도 너무 작았죠). 이로 인해 필리의 기존 프론트코트 수비수들인 코빙턴-그랜트-노엘에게 걸리던 과부하가 상당부분 해소되면서 다음 시즌에는 전반적인 팀 수비력이 급상승하지 않을 까 기대중입니다.
거기에 이 선수들이 모두 외곽 슈팅에 강점을 가지며 오프 더 볼 무브가 좋은 선수들도 많아 슈팅이 없어 유독 고생했던 지난 시즌 주전 1번 이쉬 스미스의 빈자리를 훌륭히 해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가 큰 선수는 베일리스인데요. 베일리스는 1선 수비력도 준수한 선수이지만 무엇보다 시몬스와 유사한 쿤보와 뛰면서 이미 외곽슈터이자 롤 플레이어로써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바 있기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베일리스는 지난 시즌에 캐치 앤 샷 중 점프샷의 eFG%가 무려 67%로 NBA 내에서도 top 3% 내에 들었던 선수입니다. 그만큼 쿤보와 같은 좋은 선수들과 뛰면서 뛰어난 롤 플레이어인 것을 증명한 선수라는 것이죠. 필리가 이 친구를 FA 중 가장 먼저 영입한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이유로 필리의 개막전 주전 1번은 아마도 베일리스가 되지 않을 까 예상하고 있습니다(물론 로드리게즈가 더 가능성이 높긴 하고, 시몬스가 될 가능성도...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은 합니다). 주전 2번은 아마도 핸더슨 확정일 거구요.^^
루와우는 주전급 선수까지는 아니지만, 서머리그에서 준수한 볼 핸들링과 패스감각, 그리고 의외의 오프 더 볼 무브를 선보였으며 역시나 지난 시즌 Mega Leks에서 입증되었던 트랜지션 게임에서 피니셔로써의 능력은 리얼 임이 드러나면서 더욱 큰 기대를 가지게 하고 있습니다. 시몬스와의 호흡도 좋아보이고 스텝도 나쁘지 않아 미래가 정말 기대되는 친구에요.
또한 시몬스는 탑과 엘보우에서 2 : 2로 게임을 풀어나가거나 하이-로우 게임을 시도하는 모습이 많이 관찰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아무래도 다음시즌에는 스크리너의 존재가 정말 중요할 것 같은데요.
그래서인지 계속 머리 속에 검증된 스크리너인 노엘과의 픽 앤 롤, 혹은 오카포와의 픽 앤 팝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물론 시몬스가 스크리너로 로드리게즈나 베일리스와 2 : 2를 하는 모습도 많이 나오겠지만 시몬스가 저 두 선수와 빅 투 빅 게임을 하는 모습 또한 너무나도 보고 싶네요.^^
노엘은 특히 필리 내 최고 스크리너로써 시몬스와 멋진 궁합을 보여줄 것 같아요(물론 90% 이상 픽 앤 롤이나 픽 앤 슬립 만을 하겠지만요). 개인적으로 노엘은 시몬스와, 오카포는 엠비드와 좋은 궁합을 보여주지 않을 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리치는 아직은 전혀 예상이 안되서 조합을 지켜봐야 알 것 같구요.
이렇듯 필리 빅맨들은 잠재력이 풍부하고 다양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서 조합의 예상이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다음 시즌에는 프론트코트의 다양한 조합을 시험해보면서 최적의 조합을 찾기를 바라므로, 빅맨들의 트레이드는 좋은 카드가 아니면 굳이 빠르게 시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필리는 빅볼과 스몰볼을 혼용해서 쓰는 모습을 경기 중에 자연스럽게 보여주었고, 특히 코빙턴을 4번으로 놓고(월등한 팔길이를 바탕으로 하는 피지컬이 좋고, 리바운드를 잘 잡아서 한시적 스트래치 4번으로는 상당히 매력적이었죠) 스몰볼을 썼을 때 좋은 모습이 많이 나왔었는 데요. 이번 시즌에 노엘 대신 시몬스 5번-코빙턴 4번의 스몰라인업이 나올 경우 상당히 재밌는 그림이 많이 나올 것 같아 큰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특히 속공에서^^).
모션 오펜스에서 시몬스를 어떻게 활용할 지(단순히 탑에서 컨트롤타워로써 쓸지, 2차 공격에서 볼 핸들러로써 사용할 지), 엠비드와의 궁합은 어찌 될지(엠비드의 슈팅 반경이 넓어 좋은 궁합을 보일 것 같습니다) 너무나도 궁금한 점이 많고 시즌을 거듭하면서 과연 팀이 어떠한 팀컬러를 가지게 될지 너무나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변화될 팀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도 즐거워지네요.
이번 서머리그에서 시몬스의 모습은 슈팅부재에도 불구하고 필리 팬들에게는 정말 최고의 선물인 것 같아요.
이제 시몬스를 위한 밑그림은 거의 다 그려졌고, 시몬스는 열심히 뛰고 패스해주면 됩니다. 전 그래서 다음 시즌을 너무나도 기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Run with us! 필리 화이팅입니다!
대학 시절 시몬스 하이라이트입니다. 참 빠르고 위력적이죠.
서머리그 시몬스 vs 잉그램! 시몬스의 패스와 돌파가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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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나름대로 좋은 영입을 했다고 생각은 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