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파커 VS 드웨인 웨이드
토니 파커와 드웨인 웨이드. 저는 이상하게 옛날부터 이 두 선수를 볼 때마다 많이 다르지만, 또 어떤 면에선 상당히 흡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시즌, 지지난 시즌 파이널에서 연속으로 만나면서 1승씩 주고받는 모습을 보면서 더더욱 두 선수에 관한 글을 써봐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에서야 써보게 되었습니다.
(절대 두 선수를 비교하거나 누가 더 우위에 있냐를 비교하자는 것이 아닌 선의의 경쟁자이자 라이벌리로 써본 글이니 팬 분들이 기분 나빠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소속팀
파커 : 샌안토니오 스퍼스
웨이드 : 마이애미 히트
생년월일
파커 : 1982년 5월 17일
웨이드 : 1982년 1월 17일
신체조건
파커 : 6-2(188cm), 180Ib(82Kg)
웨이드 : 6-4(193cm), 212Ib(96Kg)
데뷔
파커 : 01-02시즌(01 드래프트 28순위)
웨이드 : 03-04시즌(03 드래프트 5순위)
챔피언 횟수
파커 : 4회(03, 05, 07, 14)
웨이드 : 3회(06, 12, 13)
파이널 MVP
파커 : 1회(07)
웨이드 : 1회(06)
플레이오프 진출 횟수
파커 : 14회(데뷔 이후 모든 시즌 출장!)
웨이드 : 10회(12시즌 중 10회 출장)
올스타 횟수
파커 : 6
웨이드 : 11
All-NBA팀
파커 : 4(세컨드 3회, 써드 1회)
웨이드 : 8(퍼스트 2회, 세컨드 3회, 써드 3회)
All-NBA 디펜시브팀
파커 : 0
웨이드 : 3
득점왕
파커 : 0
웨이드 : 1
통산평균 기록
파커 : 16.9득점 2.9리바운드 5.9어시스트 0.9스틸 야투 49.4% 3점 32.3% 자유투 75.3%
웨이드 : 24.1득점 4.9리바운드 5.9어시스트 1.7스틸 0.9블락 야투 49% 3점 28.9% 자유투 76.5%
키워드로 보는 공통점
“듀얼가드”
파커와 웨이드 모두 듀얼가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파커는 1번이지만, 패스보다는 공격에 더 장점이 있고 특히 지노빌리라는 식스맨과 10년이 넘게 같이 뛴 관계로 지노빌리와 파커가 같이 코트에 있을 때는 지노빌리가 리딩을 하고 파커는 스윙이나 스크린을 타고 나와서 미드레인지 점퍼를 던지는 식의 슈팅가드 롤을 소화할 때가 꽤 있습니다.
웨이드는 2번이지만, 리딩을 상당히 잘하는 선수죠. 특히 웨이드는 커리어에서 좋은 포인트가드와 뛰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우승할 당시에 뛰었던 파트너 게리 페이튼은 너무 노쇠한 상태였고, 그 이후에는 마리오 찰머스 등 올 시즌 후반기부터 뛴 고란 드라기치가 웨이드와 뛴 포인트가드 중 가장 좋은 포인트가드일 것 같습니다. 즉, 2번이지만 1번의 역할을 꽤나 자주 소화한 편이죠.
웨이드와 파커의 통산 어시스트가 평균 5.9개로 똑같습니다. 1번을 베이스로 2번까지 넘나드는 파커, 2번을 베이스로 1번을 넘나드는 웨이드. 주 포지션만 다를 뿐, 듀얼가드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오프 더 볼 무브”
제가 생각하는 두 선수의 가장 큰 가치입니다. 두 선수 모두 유려한 볼 핸들링과 스킬을 가지고 있어서 개인기로 봤을 때 리그 최정상급 선수들입니다. 하지만, 이 두 선수는 상황에 따라 공이 없이도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는 선수들입니다. 아까 예를 든 토니 파커는 지노빌리와 함께 뛸 때 볼없이 빅맨들의 스크린을 타고 나와서 엘보우에서 던지는 미드레인지, 컷인 등 공이 없이 특유의 활동량으로 말 그대로 신출귀몰하게 상대 수비를 휘젓고 다니죠. 파커와 지노빌리의 공존이 가능한 것은 둘 모두 오프 더 볼 무브가 되기 때문에 번갈아가면서 리딩도 볼 수 있고 이는 상대 수비에게 상당한 부담감을 주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웨이드의 오브 더 볼 무브도 유명하죠. 웨이드, 르브론 두 명의 슈퍼스타가 마이애미에서 2연패, 4회 연속 파이널 진출이라는 업적을 만들어낸 것은 웨이드의 희생, 그 중에서도 오프 더 볼 무브가 가장 컸다고 봅니다. 르브론이 리딩을 볼 때 웨이드의 베이스라인 컷인 후 덩크나 레이업으로 마무리하는 것은 마이애미 당시에 가장 확실하면서도 상대방에게는 치명적인 득점 루트 중 하나였죠.
이렇게 자신들이 공을 쥐고 하는 농구에 탁월하면서도 공을 쥐지 않고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은 NBA에서 엄청난 장점입니다. 이게 되는 선수가 생각보다 몇 없습니다. 예를 들어 르브론만 봐도 공을 쥐지 않고 움직여서 상대방 수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선수는 아니죠.
“야투율”
이 두 선수의 통산야투율만 보여주면, ‘가드’ 포지션이라는 것을 쉽게 상상할 수 있을까요? 저는 절대 없다고 봅니다. 파커의 49.4%, 웨이드의 49.0%의 통산 야투율은 정말 가드로써 낼 수 있는 어마어마한 야투율입니다. 통산 야투율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죠. 한 시즌만 저렇게 하는 것은 가능한 일일 수도 있으나, 신인 때부터 지금까지 10시즌 넘게 뛴 가드의 통산 야투율이 50%에 육박한다는 것은 이 두 선수가 얼마나 효율이 높은 가드들인지를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파커는 야투 50%를 넘은 시즌이 5시즌, 웨이드는 3시즌이나 됩니다. 20득점 안팎의 평균득점은 기록해주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이 기록은 더욱더 엄청난 것이죠. 만약 빅맨이 20득점 이상에 야투 50%라고 해도 A급 빅맨으로 분류될 것인데 이 두 선수의 효율은 정말 엄청납니다.
“부족한 외곽슛”
반면에, 리그 정상급의 가드들치고는 3점슛은 절대 좋은 편이 아닌 것이 또 이 두 선수입니다. 웨이드의 커리어 하이 3점 성공률은 08-09 시즌의 31.7%이고 통산 성공률은 28.9%. 파커는 기록도 그렇고, 제가 생각할 때는 웨이드에 비해서는 훨씬 좋은 슛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파커는 커리어 후반부로 갈수록 슛이 일취월장해서 최근 5시즌간 성공률은 35.5%이고, 최근 3시즌은 무려 38.8%입니다. 물론, 성공 개수가 경기당 1개가 채 안 될 정도로 많이 던지지는 않지만, 이제는 오픈 찬스가 날 경우에는 꼬박꼬박 넣어주는 느낌이 납니다. 하지만 커리어 초반부에는 지금보다 더 시도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성공률도 좋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좋아진 요즘에도 양쪽 사이드에서 시도하는 슛이 대부분이고, 탑에서는 많이 시도하지 않죠. 아무튼 극강의 미드레인지 게임을 갖고 있는 두 선수가 의외로 3점슛은 그리 강하지 않다는 것은 또 하나의 반전입니다.
시그니쳐 무브
토니 파커 - 티어 드랍
https://www.youtube.com/watch?v=UG4x-r3C78c
파커는 위의 동영상처럼 ‘티어 드랍’이라고 불리는 특유의 플로터를 통해서 작고 마른 신체에도 불구하고 골밑 마무리가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고 야투율의 비결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지금은 수많은 가드들이 이 기술을 사용하지만, 파커 특유의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이면서 던지는 저 실루엣은 파커만이 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드웨인 웨이드 - 스플릿 디펜스
https://www.youtube.com/watch?v=41J8zP0KJV0
웨이드는 ‘스플릿 디펜스’를 가장 잘 쓰는 가드 중의 한명입니다. 빅맨의 스크린 이후, 자신의 수비수와 스크리너의 수비수 사이를 교묘히 파고들어서 아예 수비를 찢어버리는 기술인데, 웨이드 특유의 우아함이 가장 잘 부각되는 기술이기도 하죠.
총평
1982년생으로, 생일도 정확히 4개월 차이나는 두 동갑내기 듀얼가드도 이제 어느덧 12, 14년차의 선수로 노장 반열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파커는 올 시즌 각종 부상으로 인해 천당과 지옥을 왔다갔다 했지만, 그래도 정규시즌 막바지에 본래의 기량을 찾으면서 비시즌에 잘 준비하면 아직도 몇 년은 더 거뜬히 뛸 수 있을 것 같고, 웨이드는 마이애미와의 재계약 문제가 계속 도마위에 오르고 있는데, 어느 팀에 가든 절치부심해서 몇 년은 더 클라스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물론, 마이애미에 남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 험난한 NBA에서 우승이 각각 4회와 3회, 파이널 MVP도 하나씩 갖고 있는 이 두 선수도 추후에 많이 회자될 것이고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들로 기억되겠죠. 두 선수의 커리어를 끝까지 응원합니다.
둘다 간지 작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