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브라이언트 - 팀 승리시와 팀 패배시의 차이
1. Prologue
어제 엔톡 게시판에 마이클 조던의 팀 승리시와 팀 패배시 성적의 차이에 대한 글을 올렸었습니다. 조던을 조사하다보니, 코비에 대한 궁금증도 생겨서 코비에 대한 조사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코비는 더 오랜 시즌을 NBA무대에서 활약한 만큼 조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그래서 시기별로 나누어서 글을 써볼까 합니다.
2. 1기 : With Shaq
일단 코비가 스타팅 멤버로 나서기 시작한 99-00시즌부터 분석해보았습니다. 그리고 1기는 샼과 함께 했던 03-04시즌까지로 정해봤습니다.
1기의 코비의 팀 패배시와 승리시의 성적을 비교해보면, 일단 필드골 성공률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굳이 이 기간 뿐만 아니라, 코비는 커리어내내 승리한 경기와 패배한 경기에서 비교적 큰 필드골 성공률 차이를 보이는데, 그 차이가 가장 큰 시기가 바로 이 기간입니다. 평균적으로 이 기간 동안에 승리한 경기에서 패배한 경기보다 7.8%나 높은 성공률을 보여줍니다. 어쩌면 기복이 시기였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코비의 슛감에 따라 팀의 승패가 좌지우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암시합니다. 샤크라는 확실한 1옵션이 있었지만, 코비의 영향력도 꽤 컸음을 대변해주는 대목이 아닐까 합니다.
쓰리핏이 끝난 02-03시즌에는 승리한 경기일수록 높은 득점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제가 레이커스팬이 아닌지라 정확히 모르지만, 이 시기쯤 샤크로부터 1옵션을 바통터치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데 그 부분이 반영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3. 2기 : 원맨팀 시기
샤크가 팀을 떠나고 파우 가솔이 레이커스에 오는 07-08시즌 전까지 레이커스의 성적은 좋지 못했고, 이 기간은 사실상 코비의 원맨팀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이 시기에도 마찬가지로 승리한 경기일수록 필드골 성공률이 높습니다. 다만 그 차이가 줄어들어 6.3%정도 패배한 경기보다 좋은 기록을 보여줍니다. 이 시기에 특이한 점은 1기와 다르게 3점슛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합니다. 이 시기에 보면 코비는 '지는 경기일수록 삼점슛을 훨씬 많이 던졌으며, 성공률도 진 경기에서 더욱 좋지 않았다'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11-12시즌에서도 이와 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4. 3기 : 리핏 시기 with Pau Gasol
파우가솔이 가세한 첫해, 준우승시즌과 그 후 두 시즌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한 시즌을 함께 3기로 분류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마이클 조던과의 비교를 위해 '난사'로 논란이 많았던 11-12시즌을 포함시켜보았습니다.
이 시기의 가장 큰 특징은 진 경기일수록 훨씬 많은 슛을 시도했다는 것입니다. 진경기에서는 무려 이긴경기에서보다 4.6개 이상의 슛을 더 시도합니다. 그래서 진경기와 이긴경기의 필드골 성공률 차이가 3가지 시기중에 가장 낮은 5%정도임에도 불구하고, 난사?라는 이미지를 이 때부터 조금씩 주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3점슛의 시도가 크게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슛보다 패스에 집중해서 어시스트 수치가 높을 수록 팀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전체 커리어에서 코비의 어시스트 능력은 승패와 무관하게 항상 일정한 것으로 나오지만, 유독 이 3기에서만 2시즌이나 승패에 따른 어시스트의 격차가 크고 유의미한 데이터로 나옵니다. 이 시기의 특징을 종합하면 슛 욕심을 버리고 패스에 집중할 때 팀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짐을 직접적으로 데이터가 증명하는 듯 합니다.
5. 마이클 조던과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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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제 올렸던 마이클 조던의 데이터 입니다. 코비와 조던의 승패시의 성적차이를 비교해보자면, 전반적으로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두 선수 모두 승리시와 패배시의 필드골 성공률에 차이가 납니다. 다만 그 정도가 조던은 5.8% 코비가 6.6%로 코비가 좀 더 큽니다. 또 하나의 차이는 조던은 승패와 무관하게 일정한 필드골 성공률을 보여준 시즌이 2시즌정도 있었습니다만, 코비는 그러한 시즌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코비나 조던이나 모두 진 경기일수록 더 많은 필드골을 시도했습니다. 조던은 2.05개를 더 많이, 코비는 2.12개를 더 많이 던졌습니다. 이 정도면 아주 미세한 차이라고 생각됩니다.
블랙캣 시절의 조던에 한정짓는다면 조던은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등 다방면에서 팀 승리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옵니다. 코비는 리바운드 수치가 승리에 영향을 미친 시즌은 1시즌에 불과하고, 가솔과 함께 했던 리핏 시기에는 어시스트를 통해 팀 승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옵니다.
가장 큰 차이를 뽑으라면, 아무래도 3점슛입니다. 3점슛이 승패와 무관했던 조던과 달리 3점슛이 주 옵션중의 하나였던 코비인 만큼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고, 특히나 샼이 팀을 떠난 이후로 코비는 진 경기일수록 많은 3점슛을 시도했습니다.
6. 코비는 과연 난사쟁이인가?
실제로 데이터 상으로만 비교해보면 코비가 난사쟁이라고는 할 수 없을것 같습니다. 승리할 때와 패배할 시의 여러 차이점들을 조던과 비교해도 유사하기 때문이죠. 다만 2가지 측면에서 이러한 난사쟁이의 이미지가 발생된다고 봅니다.
1) 조던의 성공률 자체가 워낙 좋다. 그래서 좀 안들어가는 날도 크게 나빠 보이지 않는 반면 코비는 조던보다 기복이 미세하게나마 컸고, 성공률 자체도 조던과 비교하면 5%가량 낮았다.
2) 코비는 진경기일수록 3점슛을 유독 많이 던졌고, 성공률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임팩트가 컸다.
과거 필 잭슨이 조던과 코비의 차이를 언급하면서 '조던은 슛감이 좋지 않은 날은 패스나 수비로 경기를 풀어나가려고 하지만, 코비는 들어갈 때까지 던진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아주 미세하게나마 그러한 두 선수간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만, 그것이 그들의 결정적인 차이라고 언급될 만큼 데이터상으로는 크게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7. Epilogue
사실 코비에게 조던과의 비교는 너무 억울한 측면이 많을 것 같습니다. 조던은 인간계 영역 밖에 있는 존재니까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데이터 상으로만 보아도 코비 브라이언트는 팀의 중심 선수로서 팀의 승패를 좌우할 만한 훌륭한 선수였다는 것입니다. 이상으로 긴 글을 마치겠습니다.
신과 비교되는 인간의 숙명이죠.